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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크리에이터 기획사 샌드박스의 도티와 이필성

YG엔터처럼 키울 겁니다

On November 23, 2015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대세란다. 오죽하면 ‘키즈 크리에이터 선발 대회’ 같은 행사가 생겼을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뽀로로도 울고 갈 만큼의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초통령 크리에이터 도티와 꿈의 직장 구글 코리아를 그만두고 MCN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필성. 10년지기 베스트 프렌드라는 두 남자는 최근 샌드박스 네트워크라는 크리에이터 집단을 꾸리고 야심찬 첫발을 내딛었다. 두 사람에게 물어봤다. “이제는 정말 구글보다 크리에이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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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도티의 코트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니트 겐조(Kenzo). 슈트 소윙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이필성의 재킷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셔츠 겐조(Kenzo).

(왼쪽부터)도티의 코트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니트 겐조(Kenzo). 슈트 소윙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이필성의 재킷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셔츠 겐조(Kenzo).

 

1일 1업로드

"대형 채널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영상이 올라와요. 구독자들은 하루만 영상이 안 올라와도 ‘어? 이 채널은 성실하지 않구나’라고 판단하죠. 새 영상이 없으면 마치 TV가 꺼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저 역시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2천 개에 가까운 영상을 업로드했어요. 연휴? 휴일? 뭐가 됐든 무조건 하나는 올렸죠."

남들 놀 때 일하기

"크리에이터는 남들의 여가를 책임지는 직업이잖아요? 사람들은 주로 저녁 먹고 쉴 때, 혹은 자기 전에 유튜브를 봐요. 저 역시 주로 밤 8시에서 11시 사이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요. 이때 방송을 한다는 건 놀러 다닐 시간이 없다는 거죠. 친구들과 간단한 약속 하나 잡기도 힘들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세요.”

내 장기로 어필하기

"내 채널을 운영하고 팬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년은 투자해야죠. 지금 당장 게임 콘텐츠가, 뷰티 콘텐츠가 유행이라고 따라 하다 보면 절대 오래 버틸 수 없어요. 본인이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뭔지 제대로 파악한 뒤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두 사람이 1986년생 동갑내기 친구라면서요? 크리에이터 회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뭐예요?
도티 베프라서(웃음)?
이필성 이 친구는 원래 편성 PD 지망생이었다가 우연히 시작한 유튜브 방송이 너무 잘돼서 전업한 케이스고, 저는 구글 코리아에서 제휴 업무를 담당했었어요. 둘이 미국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온라인 비디오 컨퍼런스 ‘비드콘’(Vid-Con)에 참가하게 됐죠. 뉴 미디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다 모이는 자리였는데, 그때 완전 놀랐어요. ‘조만간 한국에도 이 열풍이 굉장히 빠르게 불어닥치겠구나’ 싶었죠.

컨퍼런스에서 뭘 봤는데요?
이필성 유튜브 크리에이터 한 명이 애너하임 컨퍼런스 센터에 딱 들어오는데, 옆에 딸린 보디가드만 다섯 명이었어요. 팬들은 그 뒤를 자지러지면서 쫓아가고요. 완전 슈퍼스타 강림이었죠.

설마 퓨디파이(전 세계 구독자 수 1위의 유튜브 유명 인사)?
이필성 에이, 퓨디파이는 감히 모셔올 수도 없는(웃음) 그런 분이고요. 저희가 본 건 유튜브 안에서 10위권 밖에 있는, 그렇게 큰 스타도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그 정도의 팬덤이 움직이는 걸 목격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걸 내 눈으로 본 이상 아무것도 안 하는 건 굉장히 바보 같은 짓이다, 뭐라도 해보자.’

그래서 그 길로 구글을 뛰쳐나온 거예요?
이필성 하하. 구글을 퇴사하고 바로 샌드박스라는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회사를 차렸어요.
도티 저는 샌드박스의 CCO(최고 콘텐츠 책임자)로 일하게 됐고요.

불안하지 않았어요?
이필성 물론 쉽지 않았죠. 구글이 나쁜 회사도 아니고, 저 또한 구글을 너무 사랑하거든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이 있었어요. 제가 옆에서 직접 도티의 팬덤을 목격하잖아요. 30만~40만 명의 사람들이 도티의 콘텐츠를 구독하고, 하루에 몇천 명이 이 친구 영상에 댓글을 달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거기에 또 기회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은 샌드박스 팀원들.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은 샌드박스 팀원들.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은 샌드박스 팀원들.

초등학생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팬미팅 현장.

초등학생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팬미팅 현장.

초등학생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팬미팅 현장.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있었나요?
이필성 ‘크리에이터들을 많이 모아 그 친구들한테 잘해 주고 광고 같은 거 하면 먹고는 살겠지’란 두루뭉술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더라고요. 실제로 크리에이터를 영입하고, 광고주를 만나 투자를 받는 과정들이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 저는 운이 좋았죠. 그냥 친구랑 의기투합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미 이쪽의 트렌드가 되어 있었으니까요. 창업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연일 사건이 빵빵 터졌고요.

무슨 사건이오?
이필성 CJ E&M은 MCN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했고, 미국의 메이커 스튜디오는 디즈니에 약 1조원에 팔렸죠. 이런 식의 고액 합병이나 투자 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이 업계에 돈이 몰린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아요.

지금 말한 CJ E&M 같은 경우엔 다이아 TV라는 MCN 자회사를 세웠잖아요. 씬님이나 대도서관 같은 인기 크리에이터들도 다이아 TV 소속이고요. 크리에이터라면 이런 대기업에 소속되는 게 더 유리하지 않나요?
도티 대기업은 매체의 힘이 있으니까 킹 크리에이터를 더 돋보이게 해줄 수 있겠죠.
이필성 예전에 씬님이랑 개그우먼 이국주 씨가 같이 협업해 콘텐츠를 만든 적이 있는데요. 이처럼 주류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만나는 접점을 제공해 줄 수도 있고요.
도티 하지만 스타트업이 가지는 강점도 분명히 있어요. 크리에이터 한 명 한 명한테 좀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좀 걱정스러운 면도 있어요. 어느새 산업으로만 보다 보면 자칫 크리에이터들이 소모품이 될 수도 있잖아요. 좋은 콘텐츠로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는 크리에이터가 있고 그다음에 미디어가 붙고 매체의 힘이 생기고 비즈니스가 되는 거지, 먼저 비즈니스가 있고 그 안에 크리에이터들이 모이고 그걸 이용해서 영상이 제작된다? 이렇게 되면 본질이 훼손되는 거죠.

도티는 2년 전에 방송을 시작했다고요? 그때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죠?
이필성 예전엔 TV를 켜는 거 말고는 콘텐츠를 접할 만한 루트가 많지 않았잖아요. 아무리 재능 있는 사람이라도 방송국 아니면 영상을 올릴 곳이 없었죠. 지금의 디지털 유통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요. 한마디로 유통에 있어서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랄까? 게다가 세상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고, 또 그 재능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요. 놀라운 일이죠.
도티 2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 TV의 개인 방송 BJ들이 전부였잖아요. 좋게 말하면 팬 펀딩이지만 나쁘게 보면 자극적인 콘텐츠로 별풍선 받고 그렇게 음지에서 쉽게 돈 버는 이미지가 있었죠. 요즘엔 달라졌어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제작자, 1인 미디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이필성 <마이 리틀 텔레비전>부터 <예띠 TV> 같은 주류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서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창작자라는 이미지도 생긴 것 같고요.

부모님은 뭐라고 하세요?
도티 ‘우리 아들이 네이버 팬 카페 회원만 3만 명이 있다더라’, ‘유튜브 구독자가 50만 명에 달한다더라’ 등의 사실에 크게 공감하지는 못하시죠. 부모님이 보는 미디어에는 제가 나오지 않으니까요. 제가 받아온 선물이나 댓글 같은 거 보고 ‘우리 아들이 이렇게 사랑받는구나’라고 좀 놀라는 것 같아요.

부모 세대가 보는 주류 미디어와 가장 다른 점은 뭘까요?
이필성 예를 들어 <무한도전>이 몇 백만 명이 봐야 수익이 나는 콘텐츠라면, 저희 콘텐츠는 10만 명만 봐도 충분히 성공적인 구조거든요.
도티 이런 댓글도 있었어요. “저는 영화보다 도티님 영상이 더 재밌어서 지금 몰래 유튜브를 보고 있어요.”

좀 충격적인데요?
도티 그들에게는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제 영상이 더 재밌을 수가 있는 거죠.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개념도 변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나한테 재미있는 게 프리미엄 콘텐츠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고 기획에서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고 프리미엄 콘텐츠가 아닌 거예요. 내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가 나한텐 베스트인 거죠.

샌드박스가 저격하는 건 어떤 연령대죠?
이필성 초등학생이오. 어떻게 보면 주류 미디어로부터 소외받은 계층이죠. 초등학생이 되면서 자아가 형성돼 좀 더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원하지만, 그들에게는
유치원 시절에 본 뽀로로 이후로 더 이상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없어요.

팬 서비스로 댄스 무대를 꾸민 도티와 샌드박스 크리에이터들.

팬 서비스로 댄스 무대를 꾸민 도티와 샌드박스 크리에이터들.

팬 서비스로 댄스 무대를 꾸민 도티와 샌드박스 크리에이터들.

그렇다면 샌드박스의 콘텐츠는 ‘뽀로로’와 ‘마리텔’ 사이의 어디쯤이겠네요?
이필성 도티, 양띵, 악어 이런 크리에이터들이 거기 있는 거죠. ‘이리 와 나를 보렴’ 하면서.

지난달엔 팬 미팅 현장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행사가 지연되기도 했다고요.
도티 몇 시간씩 앉아서 사인회(웃음)를 진행하고, 부산이든 서울이든 저를 항상 찾아오는 팬들이 있어요. 팬 레터나 선물도 무척 많이 받고요. 심지어 저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까지 있다니까요? 팬픽 아세요?

알죠(웃음). 완전 아이돌이네요. 방송에서는 대체 뭘 하는 거죠?
이필성 게임 콘텐츠가 핵심인데요. 주류 미디어에선 거의 다루지 않지만, 요즘 10대들에겐 게임이 친구들과의 소통 장치이자 문화 그 자체예요.

솔직히 전 잘 이해가 안 가네요. 남이 게임하는 걸 보는 게 재밌나요?
이필성 사실 게임은 그냥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공간처럼 활용되는 거고, 캐릭터들과의 관계가 재미 포인트인 거죠. 도티는 중재를 잘하는 착한 캐릭터고, 장똘이는 <무한도전>의 노홍철같이 뒤통수를 잘 치는 식이고.

연출인 거예요?
도티 기본적으로는 자기 성격이랑 천성인데, 아무래도 구독자들이 재미있다는 방향으로 따라가게 되죠.

방송을 하면서 점점 찾아나가는군요.
이필성 크리에이터들은 자기가 찍고 자기가 편집을 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두 시간 찍고 열 시간 반복해서 보거든요. 그러다 보면 이렇게 하는 편이 낫겠구나 싶은 순간이 많아요.

얼마 전 벤처 회사로부터 10억 투자 유치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어디에 쓸 계획이에요?
이필성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모아야죠. 그렇다고 무작정 확장을 하진 않을 거예요. MCN 사업의 본질이 사람이잖아요. 소속된 크리에이터 한 명 한 명이 케어를
잘 받는 게 중요해요. 식당이 음식을 내놓을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손님 줄부터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듯이 말이죠.

월수입은 얼마예요?
도티 이렇게 직접적으로(웃음). 지금은 저도 샌드박스로부터 월급을 받는 입장이라.
이필성 이 친구가 개인 크리에이터로 남아 있었다면 대기업 임원 이상은 받았죠.
도티 다른 사람들이 한 달에 족발 두세 번 시켜 먹을 때 일곱 번 시켜 먹어도 걱정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정도(웃음)?

유튜브에서 나눠 주는 수익만으로도 가능하단 얘기인가요?
이필성 유튜브 수익은 정말 깔고 가는 거예요.

그럼 또 무슨 수익이 있어요?
이필성 YG 엔터테인먼트 같은 경우엔 음원이 꾸준한 수익이겠지만 콘서트나 광고 등으로 더 많은 돈을 벌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유튜브 수입은 음원 같은 거고, 크리에이터가 영향력이 생겼을 때 가능한 부가 사업들이 많이 있죠. 실제로 뷰티 쪽 크리에이터만 봐도 그들에게 유튜브 수익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커머스를 연결하거나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게 크죠. 저희는 게임 쪽이니까 게임 프로모션이나 공동 개발 같은 것도 좋을 듯해요. 퓨디파이처럼 자서전을 낸다든지.

CEO, CCO로서 목표가 있다면?
도티 샌드박스는 아이들이 다치지 말라고 집 마당에 모래를 깔아놓은 공간을 의미하거든요.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들처럼 그렇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이필성 지금은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로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론 디지털 그리고 모바일 영역에서 좀 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됐으면 해요. YG 엔터테인먼트처럼요.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대세란다. 오죽하면 ‘키즈 크리에이터 선발 대회’ 같은 행사가 생겼을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뽀로로도 울고 갈 만큼의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초통령 크리에이터 도티와 꿈의 직장 구글 코리아를 그만두고 MCN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필성. 10년지기 베스트 프렌드라는 두 남자는 최근 샌드박스 네트워크라는 크리에이터 집단을 꾸리고 야심찬 첫발을 내딛었다. 두 사람에게 물어봤다. “이제는 정말 구글보다 크리에이터인가요?

Credit Info

2016년 01월 01호

2016년 01월 01호(총권 69호)

이달의 목차
EDITOR
손안나
PHOTO
김영훈
HAIR&MAKEUP
이현정
STYLIST
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