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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례식,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

On July 10, 2015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식이 필요한 이유.

“비용이 좀 들지만 수목장을 선택하면 종종 들러서 함께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_2015년 1월 장례식을 치른 박지영

“시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할 때는 업체에 장례 과정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요청하는 게 좋아요.”
_2015년 3월 장례식을 치른 김태희

당신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반려동물 인구 1천만 국가인 한국에서 반려동물 장례식은 이미 흔한 일이다. 반려동물 장례를 주관하는 등록 업체만 해도 전국에 15곳! 그중 한 곳인 ‘잠든강아지’의 박진아 대표이사는 “동물도 사람과 비슷해서 환절기에는 한 달에 200건 정도의 장례식 요청이 있어요. 개와 고양이가 제일 많지만, 햄스터·고슴도치·이구아나·앵무새까지 장례를 치러봤죠”라고 말한다. 와우!

당신은 또 모를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엔 동물 장례에 관한 ‘동물장묘법’ 조항이라는 게 있다. 2007년에 생긴 것으로, 그다음 해엔 자기 땅이어도 마음대로 반려동물의 사체를 매장할 수 없다는 항목이 추가됐다. 즉, 집 뒷마당에 당신의 ‘초코’를 정성껏 묻는 순간 70만원의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든다는 얘기.

또한 동물 전용 소각 시설이 아니면 소각도 절대 불가하다. 황당하지만 죽은 반려동물은 쓰레기처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동물 병원 또는 장례 업체의 따스한 손길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가족같이 지낸 소중한 우리 ‘초코’를 봉투에 담아 버릴 냉혈한이 정말 있을까? 아무리 법이라지만 종량제 봉투는 좀 비현실적 아닌가?

그래서 박진아 대표이사는 반려동물 장례식을 “반려동물 등록제가 일종의 출생신고라면 반려동물 장례식은 제대로 된 사망신고에 해당하죠”라고 설명한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작년 3월엔 ‘반려동물 장례 지도사’라는 자격증 시험(해외에도 없는!)도 생겼다. 한국반려동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벌써 222명이 자격증을 땄다고.

  • 2014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금혜원 개인전 <구름 그림자 영혼> 전시 전경.

반려동물 장례식이 일상화가 되면서 이것을 주제로 전시를 연 작가도 있다. 작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구름 그림자 영혼>을 통해 반려동물 장례식이란 걸 사람들에게 알린 금혜원 작가는 전시를 통해 그 너머의 의미까지 고민했다. “반려동물 장례는 사람 장례의 축소판이에요. 마치 사람의 시신을 다루듯 염습하고 입관하는 예식을 거쳐 화장을 하죠. 가족으로 생각하니까 가능한 거예요.”

작업을 위해 1년간 한국, 미국, 일본을 오가며 반려동물 장례식을 사진으로 남긴 작가는 이 추모 행위를 통해 현대인의 삶을 들여다봤다. “최근엔 펫 로스(Pet Loss)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그만큼 반려동물의 죽음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준다는 얘기죠. 사람들이 심적으로 많이 의지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그런 점을 사회 현상으로 다뤄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금혜원 작가의 말처럼 요즘은 반려동물이 가족 못지않은 중요한 존재가 됐다. 때문에 반려동물 장례식의 수가 늘어나는 건 법의 영향도 있지만, 가족이라는 인식이 점점 깊어진 데서 온 변화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제 반려동물 장례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하는 것 아닐까?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은 인생의 동반자 역할까지도 하죠. 그래서 장례식은 당연한 걸지도 몰라요. 제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한 건 이 추모 행위 너머의 사람들이 갈망하는 이상적인 관계와 사랑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리고 그런 반려동물 문화 속 현대인의 삶의 모습도 함께 드러내고 싶었어요.”
_금혜원 작가

TIP. 반려동물 장례식은 어떻게 치를까?

장례 비용

최소 18만~20만원대로 업체마다 큰 차이는 없다. 반려동물의 몸무게와 예식용품, 처리 방식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국내에서는 최대 90만원까지 든 사례가 있다. 장례식이 부담스럽다면 비용을 덜 내고 치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동물 병원에 의뢰하면 5만~10만원대로 소각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타 의료 폐기물과 함께 소각되므로 유골은 따로 수거할 수 없다.

장례 과정
반려동물이 사망했다면 업체에 직접 찾아가거나 픽업을 요청해 의전팀을 부른다. 장례 의복을 따로 입을 필요는 없으며, 조문객을 부르지 않아도 된다. 소요 시간은 몸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3시간이면 끝난다. 염습이나 입관 등 예식을 거치며, 주인의 종교에 따라 예식 방법을 다르게 할 수 있다. 참관이 어렵다면 꼭 하지 않아도 된다. 무사히 장례가 끝나면 유골은 장례 증명서와 함께 택배로 배송해 준다.

장례 방법
일반적인 화장 방식과 태우지 않고 수분을 건조시키는 건조장을 고를 수 있다. 목걸이나 반지, 팔찌 등으로 제작 가능한 스톤(유골 사리)으로 간직하고 싶다면 화장을, 원하는 곳에 유골을 뿌리고 싶다면 건조장을 해야 한다. 화장을 선택하면 업체가 반려동물의 사체를 협력 관계를 맺은 도시 외곽의 화장터로 보낸다. 그러나 건조장은 다이옥신이나 가스 등 유해 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도심에서도 가능하다. 최종 처리 후에는 유골함을 자택으로 가져갈 것인지, 추가 비용을 내고 납골당에 안치할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 미국의 반려동물 전용 묘지. ‘H45’, 2013, Digital Pigment Print, 60×90cm

EDITOR : 김지훈
PHOTO : Getty Images, 강아지넷, 금혜원

발행 : 2015년 58호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식이 필요한 이유.

Credit Info

2015년 07월 02호

2015년 07월 02호(총권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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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지훈
PHOTO
Getty Images, 강아지넷, 금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