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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떠나야 할까요?

On October 13, 2014

국내 가입자 수 370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검열 논란 때문이다.

굳이 떠날 필요는 없다. 전 국민의 반 이상이 쓰는 여기를 떠나면 대화를 주고받을 상대가 급격히 줄 테니까. 그렇다고 카카오톡이 안전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미 작년에 탤런트 P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카카오톡의 대화 내용이 수사 증거로 활용된 일이 있었다. 공무원이나 경찰의 카카오톡 사용이 보안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 지도 오래됐다. 위험을 과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애당초 사용자 간에 주고받는 메시지를 ‘암호화 없이’ 서버에 저장한다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노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소리다. 저장 기간이 5일이든 한 달이든 그런 건 중요치 않다. 암호화 없이 저장한다는 게 중요하다. 그건 이용자들이 주고받는 메시지를 누군가가 원하면 열람할 수 있는 형태로 회사가 보관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물론 카카오톡이 이런 상황을 원했는지는 의문이다. 카카오톡은 작년 초, “이용자들의 메시지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쪽으로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들은 검찰의 대책 회의에 출석해 “서버에 보관하고 있는 메시지는 수사 영장이 있다면 제공 가능하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CEO 팀 쿡이 “이용자들은 우리의 재산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아직 귀담아 듣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사용자들의 불안이 괜한 호들갑은 아닌 셈이다.

가장 현실적인 제안을 해본다. 국내산 메신저와 외국산 메신저 두 개를 번갈아 쓰면 어떨까? 두 개를 쓴다고 크게 불편할 것도 없고, 중국처럼 가끔 카카오톡을 차단하는 국가를 여행할 때도 더 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텔레그램’은 전화번호가 등록된 사람만 친구로 떠서 좋다. 헤어진 남친이 친구 추천 목록에 뜬다거나 하는 일도 없다. 서로 전화번호를 모르는 사람과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활용한다. 데면데면한 사람이 친구 신청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친구 신청을 받을 때 그를 ‘아는 사람’(아는 사람을 제외한 친구 공개로만 글쓰기 가능)이나 ‘먼 친구’(친구 등록은 했지만 전체 공개 글 아니면 볼 수 없음) 목록에 넣으면 된다.

쉽게 생각하자. 짐 싸서 이사를 가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친구도 그 종류와 역할이 각기 다르듯, 모바일 메신저도 활용성에 맞게 다각화하자는 거다. 행여나 문제가 될 것 같은 연예인이나 정치인 뒷담화는 왓츠앱으로, 고교 동창들과 일상을 나눌 때는 ‘카스’가 있는 카카오톡으로, 애인과의 은밀한 사진 공유는 텔레그램으로, 뭐 이렇게.


보안 끝판왕 ‘텔레그램’
앱 스토어에서 줄곧 찬밥 신세였던 독일의 메시징 앱 텔레그램이 갑자기 무료 인기 앱 순위 1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1 텔레그램 역시 카카오톡처럼 클라우드 서비스인 만큼 일반 대화창에서의 메시지와 사진, 비디오가 서버에 저장되기는 한다.
하지만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읽을 수 없다. 과거에 개발자가 ‘자신 있으면 해킹해 보라’고 상금을 내걸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누구도 풀지 못했다.
2설령 누가 그 암호를 푼다고 해도 서버 자체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텔레그램이 국내 검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상 수색은 불가능하다.
3 그래도 못 믿겠는 사람은 특별히 고안된 ‘비밀 대화창’ 기능을 쓰면 된다. 이 설정을 켜놓으면 사용자 간에 주고받은 내용이 애초에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
4 비밀 대화창은 다른 단말기와의 연동 자체가 불가능하다(일반 대화창에서는 연동 가능).
5 비밀 대화창에는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도 있다. 상대가 메시지를 읽은 뒤 2초, 5초, 1분, 1시간, 하루, 일주일 등 메시지가 ‘자폭’하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읽고 바로 지워주세요’라고 상대에게 신신당부할 필요가 없는 거다.

EDITOR : 김현민
PHOTO : Dollar Photo Club
words : 이요훈(IT 칼럼니스트)

발행 : 2014년 40호

국내 가입자 수 370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검열 논란 때문이다.

Credit Info

2014년 10월 02호

2014년 10월 02호(총권 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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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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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lar Photo 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