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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도, 포르노도 아니다. 100퍼센트 리얼이다. 어느 님포매니악 여성의 이야기.

너무 잘 느끼는 여자

On July 18, 2014

님포매니악, 일명 ‘여자 색정광’은 현실 세계에 분명 존재한다. 그녀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포르노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풀어놓은 경험은 ‘100% 리얼’이다. 볼펜을 딸깍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돼지 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것만 봐도 흥분하는 그 여자의 이야기.

  • <님포매니악>의 조는 두 살 때 클리토리스의 감각을 깨우친 타고난 색정광이다.

첫 오르가슴은 6살 때
내 인생의 8할 아니 9할은 섹스와 자위다. 여섯 살 이후로 단 하루도 섹스나 자위를 하지 않은 날이 없다. 처음 자위를 한 건 유치원 때였다. 우연히 책상 모서리에 그곳이 스쳤는데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그 뒤로 틈만 나면 책상 모서리에 몸을 비비다가 기분이 최고로 좋아지는 지점을 발견했다. 어찌나 짜릿하던지 하루 종일 책상 모서리에만 붙어 있고 싶었다. 클리토리스란 게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고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를 때였는데, 그 어마어마한 기능만큼은 여섯 살 때 이미 다 깨우친 거나 다름없었다. 그 후로 자위는 나의 비밀스러운 취미이자 일상이었다. 하고 나면 온몸이 나른하고 잠이 잘 와서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했다. 할 때마다 죄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은밀하고 재밌는 것일수록 보통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니까. 중학교 때부터 섹스 동영상 소위 ‘야동’을 보기 시작했는데, 영상을 떠올리며 자위를 하니 더 짜릿했다. 한 번은 친구네 집 거실에서 야동을 보다가 매우 흥분해서 누가 보든 말든 거실 바닥에 대고 자위를 한 적도 있다. 내 성욕이 유별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건 그때부터였다. 그래도 뭐 그게 부끄럽지는 않았다.

첫 섹스는 수능이 끝난 직후였다. 중학교 때 처녀 딱지를 떼는 친구들도 많은데, 내가 그 대열에 끼지 못했다는 게 부끄럽고 한심했다.
하루빨리 섹스를 하고 싶어 부랴부랴 채팅으로 한 살 많은 대학생을 만났다. 술을 마시고 비디오방에 가서 섹스를 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섹스가 아니라 그냥 ‘삽입’이었다. 애무라곤 가슴 몇 번 주무른 게 다였고 삽입 후에도 성의 없는 피스톤 운동만 몇 번 한 게 전부였으니까. 예의상 내준 신음소리가 아까웠다. 첫 섹스는 예고편만 요란하고 본편은 볼 거 없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았다. 그럼에도 처녀로부터 해방되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20대 중반까지는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남자들과 원나잇 스탠드 하는 걸 즐겼다. 술기운이 적당히 올랐을 때 자고 싶은 상대에게 사인을 보내서 모텔로 직행하는 게 재미있기도 했고. 나이트에서 만난 직장인과는 한동안 섹스 파트너로 지내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허비하는 시간과 체력 없이 바로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게 섹스 파트너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나라고 만족을 모르는 건 아니야
사람마다 체형과 성기의 생김새가 다르듯 섹스 스타일도 가지각색인데, 그걸 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건 흥미진진한 모험 같았다. 특히 겉모습과는 굉장히 반대의 섹스 취향을 가진 사람을 보면 짜릿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이 남자 저 남자를 전전하며 섹스를 해보니 내가 어떤 섹스를 선호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나는 가학적인 요소가 가미된, 적당히 하드코어적인 섹스가 좋았다. 상대가 내 몸을 너무 애지중지하거나 정상위처럼 평범한 체위만 고수하면 좀처럼 흥분이 되질 않았다. 그동안 짧은 연애도 몇 번 했지만 애인과 하는 섹스는 대체로 만족도가 낮았다. 나만큼 성욕이 끓어 넘치는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하드코어적인 나의 섹스 취향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자기 애인을 거칠게 다룰 수 있는 한국 남자는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도 이맘때였다.

원나잇 상대로 만난 남자들은 내 몸을 요리조리 잘도 공략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가 연애 상대로 택한 남자들은 하나같이 ‘낮져밤져’(낮에도 지고 밤에도 지는) 스타일이었다. 연달아 한 번 더 하자고 하면 은근슬쩍 내빼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남자 친구와 섹스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공허해져 다른 남자를 만나 또 섹스를 하게 됐다. 밥을 먹다 만 기분이라 다시 밥상을 차려야 했던 거다. 그러다 남자 친구에게 들킨 적도 있는데 특별히 변명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내 연애의 목적은 섹스인데, 그걸 만족시켜 주지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피해자라도 되는 양 큰소리치는 남자 친구가 오히려 뻔뻔하게 보였다. 어떤 남자 친구는 자신이 나를 맞춰줄 정도로 정력이 왕성하지 못하니 차라리 바람을 피우라고 강수를 뒀다. 그래서 난 진짜로 그렇게 했다. 그 연애의 끝은 참혹했다.
나로서도 큰 배신을 당한 기분이었다. 이러니 내가 연애보다 원나잇이 편하지 않겠나?

습관처럼 하던 원나잇도 권태로워질 때쯤, 한 유부남을 알게 됐다. 회식 자리에서 우연히 동석하게 된 옆 부서 사람이었는데, 아내와 섹스리스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았다. 그는 전희 단계에서 항상 오럴을 해줬는데, 혀로 클리토리스를 어떻게 자극하면 되는지 정확히 아는 남자였다. 오럴 후에 하는 삽입은 그냥 하는 삽입과는 차원이 달랐다. 왜 이런 남자와의 섹스를 마다할까. 얼굴도 모르는 그 남자의 아내를 찾아가서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를 만난 뒤론 다른 남자와 섹스하고 싶지 않았다. 섹스 뒤에 밀려드는 공허함도 없었다. 섹스를 통해 충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 건 그가 처음이었다. 연애 감정이 개입되지 않아서 오로지 섹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내겐 정말 안성맞춤인 관계였다. 둘 다 섹스에 있어서만큼은 마르지 않은 호기심과 모험심을 지니고 있어서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카풀을 핑계로 출근길에 카섹스를 하기도 하고, 빈 회의실에서 오럴 섹스를 하기도 했다. 평소엔 별다른 존재감이 없지만 섹스할 때만큼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는 그와의 섹스는 다음 장면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욕하고, 침 뱉고, 때리고, 넥타이로 목 조르고, 나중에는 딜도와 바이브레이터까지 동원됐다. “네 얼굴만 봐도 꼴려.” 그가 귓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일 때면 연기가 아닌 ‘진짜’ 신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그와 섹스를 할 때마다 자극의 역치가 점점 커져서 나중에 어디까지 도달할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유부남과의 관계는 길면 꼬리가 밟힐 게 분명했다. 우리는 둘 다 지저분한 감정놀음은 사절이었다. 반년 동안 이어진 관계는 그가 지방 부서로 발령이 나면서 깨끗하게 정리됐다. 요즘도 지하철에서 적당히 퍼진 엉덩이에 땀에 젖은 와이셔츠를 입은, 누가 봐도 ‘평범한 회사원’ 같은 30대 남자를 보면 그 유부남이 생각난다. 그가 내 목을 조르면서 뒤에서 거칠게 삽입하는 걸 상상하면 속옷이 흠뻑 젖는다.
출근길 그런 평범한 회사원과 살갗이라도 닿은 날에는 회사 화장실에서 자위라도 해야 요동치는 호르몬이 잠잠해지곤 한다.

음란 마귀에 씌었다고?
30대 중반이 된 지금, 결혼을 전제로 한 남자와 만나고 있다. 연애에 환멸을 느끼고 섹스에 집착하는 주제에 무슨 결혼이냐고?
연애와 결혼은 또 다른 문제다. 물론 마음 같아서는 20대 때처럼 이 남자와 저 남자를 오가며 자유로운 섹스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자가 언제까지나 혼자 살 순 없는 노릇이니 적당한 시점이 오면 결혼이라는 타협점을 찾을 생각이다. 나로서는 고통스럽지만 결혼을 위해 큰 걸 포기하는 셈이다. 현재 애인과의 섹스 만족도는 현저히 낮다. 애인은 새로운 걸 시도하기보다 익숙한 것만 하는 전형적인 한국 남자라 내 욕구의 반의반도 못 채워준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의무적으로 하는 섹스 패턴은 늘 똑같다.
기-승-전-사정. 5분 애무하고 5분 삽입하고 꺼내서 몇 번 흔들다가 배 위에 사정하면 끝이다. 오로지 사정에만 목숨을 건 남자 같다.
한 번은 항문 애무를 시도했다가 “너 정말 음란 마귀에 씌었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오럴 섹스도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가학적인 걸 시도해 보고 싶어서 머리채를 잡아달라고 하거나 욕을 해달라고도 해봤지만 “그런 걸 어떻게 해”라는 무미건조한 대답만 돌아왔다.

예전 같으면 다른 섹스 파트너를 찾아 나섰겠지만, 요새는 그마저도 귀찮고 크게 희망도 없어 자위로 해소하고 있다. 자위는 손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으니 편하고 좋다. ‘저스틴’이라고 이름 붙인 바이브레이터를 애용하고 있는데, 가끔은 회사에서도 생각날 만큼 만족스럽다. 저스틴이 없는 삶을 생각하면 공포감이 들 정도다. 지난 주말에는 집단 섹스를 하는 일본 야동을 보며 오전 내내 자위를 했다. 자위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그 유부남이 생각났다. 그가 정성스레 해줬던 오럴을 떠올리니 금세 절정에 이를 수 있었다. 폰섹스라도 하고 싶은데 전화번호를 지워버린 게 아쉬웠다. 그는 잘 지내고 있을까? 그 사람은 지금쯤 아내와 다시 섹스를 시작했을까?
그도 나처럼 자위할 때 날 생각할까? 아… 또다시 흥분되기 시작한다.

EDITOR : 김현민
WORDS : 이슬영
PHOTO : 엣나인필름

발행 : 2014년 34호

님포매니악, 일명 ‘여자 색정광’은 현실 세계에 분명 존재한다. 그녀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포르노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풀어놓은 경험은 ‘100% 리얼’이다. 볼펜을 딸깍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돼지 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것만 봐도 흥분하는 그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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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02호

2014년 07월 02호(총권 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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