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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흐릿하고 연하게 생겼지만, 실팍한 잔근육에 남성적인 울대를 가진 남자를 보면 이제 이렇게 외쳐라.

소금남이 온다

On April 14, 2014

얼굴은 흐릿하고 연하게 생겼지만, 실팍한 잔근육에 남성적인 울대를 가진 남자를 보면 이제 이렇게 외쳐라.

소금남(염안남자· 顔男子)이란?
샤프한 눈매, 하얀 얼굴, 고운 페이스 라인, 길고 얇은 체형에 전체적으로 ‘옅은’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들. 2013년 여름 무렵부터 일본 패션 잡지들이 ‘요즘 인기 있는 남성 유형’으로 다루면서 유행된 말이다. 일본 웹상의 ‘넷 용어 사전’(netyougo.com)에 따르면 과거 순백의 미소년 타입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손과 튀어나온 목울대’, ‘살짝 약해 보이지만 남자다운 요소가 확실한 타입’으로 규정짓고 있다. 이 타입에 속하는 대표 연예인으로는 카세 료, 에이타, 니시지마 히데토시, 모리야마 미라이, 무카이 오사무 등이 꼽힌다.

외까풀 내지는 속 쌍꺼풀. 사슴 같은 예쁜 눈보다 길게 찢어진 눈.
얼굴 얼굴선과 콧날, 턱선 등이 날카롭고 말끔하다. 입은 큰 편으로 하관을 넉넉히 채운다.
의외로 남자다운, 뼈가 드러나 있고 울퉁불퉁한 손.
체형 전체적으로 말랐지만 실팍한 근육이 포인트.
헤어 완벽하게 세팅하진 않았지만 지저분하지도 않은 헤어스타일.
남자답게 도드라진 울대와 쇄골.
바지 딱 달라붙지도 않고, 그렇다고 헐렁하지도 않은 사이즈.

  • 발행 : 2014년 28호
  • 세뇨리나 오 드 뚜왈렛

▲ 지난 소치 동계 올림픽 때 ‘꽃미모’로 화제에 오른 피겨 선수 하뉴 유즈루.

지난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 ‘소치 미녀들’ 못지않게 사람들의 무한 알티를 부른 것은 일본의 남자 피겨 선수인 하뉴 유즈루의 미모였다. 그 앞에 서면 소치 미녀들도 모조리 장군감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랄까. 여리여리한 몸매에 툭 튀어나온 목젖과 쇄골, 흰 피부에 얇은 머리카락, 무엇보다 쭉 찢어진 긴 눈시울의 외까풀이 마치 우미노 치카의 순정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그러나 운동선수답게 잘 단련된 몸매로 단순히 예쁜 남자와는 차원을 달리했다. 이 반전 미모는 일본에서 화젯거리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먹혔다’.

2001년 데뷔 이래 줄곧 일본 여성들의 이상형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카세 료.

요즘 일본에서는 외까풀 눈매와 고운 얼굴선, 하얀 피부와 마른 몸매를 특징으로 하는 소금남이 인기다. 하뉴의 외모도 이런 계열에 속한다. 아베 히로시나 장동건처럼 짙은 얼굴이 ‘소스 얼굴’, 코이케 텟페이나 김현중같이 달달한 얼굴이 ‘설탕 얼굴’로 분류된다면 이해가 쉬울까?

즉, 여기서 소금이란 우리말에서 수전노를 형용할 때 으레 쓰이는 이미지가 아니라, 일본 대중 음식인 닭 꼬치구이나 라멘을 먹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담백한 취향을 의미한다. 그런 이미지를 얼굴에 대입해 보라. ‘가끔 쓰는 안경이 잘 어울리는’, ‘독서 취향은 서브 컬처 계열’, ‘딱 달라붙지도 그렇다고 헐렁하지도 않은 바지’ 등 소금남의 특징을 확장시킨 설명을 보면 기본적으로 ‘초식남’ 계열의 연장선에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노골적인 남성성은 금물이며, 과하게 멋을 부리지는 않지만 패션이나 잡화 취향에 세련미가 배어 있는 사람들. 영화로 이미지화하면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이나 <카모메 식당>이 떠오르고, 브랜드로 이미지화하면 딱 ‘무인양품’이다. 무인양품을 입은 카세 료가 오기가미 영화에 나오면 그야말로 ‘소금 결정체’다.




▶ 요즘 일본에서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젊은 피 모리야마 미라이.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바로 그 소년이다.

일본 잡지들이 묘사하는 소금남에 따르면 ‘연서복’(연애에 서툰 복학생) 같은 어이없는 유머나 기도 안 차는 지분거림도, 마초남 같은 뜨거운 집착이나 구속도 없을 것 같다. 가령 한 잡지에서는 소금남에게 끌리는 여성 타입을 “미의식이 높고 몽상가에다, 서브 컬처를 좋아하고, 취향이 까다로우며, 자신도 소금 얼굴에 속하는” 이들이라 정의했는데, 그녀들이 말하는 이상형이나 데이트 취향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간다. “만화 주인공이 입체화된 느낌”, “함께 카메라를 들고 산책하고 싶다”거나 “항상 예쁘고 귀여운 것들에 둘러싸여 있고 싶다”거나. 뭐랄까? 이건 ‘사귀고 싶어’가 아니라 ‘구경하고 싶어’, 나아가 ‘상상 속의 주인공으로 남겨두고 싶어’라는 약간의 현실 도피적인 욕망이 아닐까?

국내만 살펴봐도 김수현, 이종석 같은 요즘 ‘대세남’들은 과거의 청춘스타에 비해 확실히 더 부드럽고 고운 느낌을 갖고 있다. 그리고 외모를 떠나 양국 모두 진하고 부담스러운 남성은 점차 꺼리고 담백하고 산뜻한 남성을 환영하는 추세임이 확실하다.

그런데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OO남, OO계열 같은 구분과 음식·동물에 비유한 카테고리화가 일본 잡지의 오래된 관성이자, 또 이런 유희가 반드시 상품 마케팅과 결합된 형태로 횡행한다는 사실이다. 깊은 남녀 관계를 기피하는 심리와 어떻게든 상품 마케팅의 활력을 쥐어짜 내려는 시도. 소금남의 유행에서 ‘짠 내’ 나는 작금의 일본 현실을 읽는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WORDS 안은별(<프레시안> 기자)


국내 대세남들의 소금도 지수는?

  • 소금도 90
    이종석
    2013년 대세였던 이종석의 얼굴선과 눈매, 도드라지는 울대와 쇄골 등은 소금남의 정의 그 자체다. <노브레싱>에서 보여준 몸매도 미소년 같으면서 남성적인 이중 매력을 지녔다.

EDITOR : 김현민
PHOTO : Getty Images, 영화사조제, (주)영화사수작, (주)팝콘필름, 잠뱅이

발행 : 2014년 28호

얼굴은 흐릿하고 연하게 생겼지만, 실팍한 잔근육에 남성적인 울대를 가진 남자를 보면 이제 이렇게 외쳐라.

Credit Info

2014년 04월 02호

2014년 04월 02호(총권 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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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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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영화사조제, (주)영화사수작, (주)팝콘필름, 잠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