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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과 밀라노의 2014 가을/겨울 패션위크는 카라 델레바인이 최고의 볼거리였다.

CARA, CARA, CARA !

On March 21, 2014

어디를 가든 카라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런던에서는 자일스 쇼 런웨이를 아이폰으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밀라노에서는 칼 라거펠트 닮은 인형을 들고 런웨이의 포문을 열었다. 한마디로 런던과 밀라노의 2014 가을/겨울 패션위크는 카라 델레바인이 최고의 볼거리였다.

  • 조단 던,켄달 제너를 거느리고(?) 피날레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를 찍고 있는 카라 델레바인.

자일스 쇼의 런웨이를 걷던 카라 델레바인이 갑자기 휴대폰을 얼굴 앞으로 치켜들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카라의 ‘정신 나간 행동’에 의아해했지만, 그녀는 혓바닥을 내밀고 태연하게 (설마? 진짜?) 셀프 비디오를 찍었다. 곧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오 마이 갓, 런웨이에서 찍은 라이브 비디오"라는 제목의 셀프 비디오가 올라왔다. 백스테이지에서 시작된 카라의 비디오는 피날레까지 총 6개. 최첨단 기기를 동원한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타 브랜드와는 차원이 다른 ‘실시간 중계’다.

  • 펜디 백스테이지에서 칼 라거펠트 미니미를 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영국 태생, 21살의 슈퍼모델 카라 델레바인은 분명 평범하지 않다. 어디서든 시선을 사로잡고, 카메라는 모두 그녀에게 향한다.
진지하게 워킹을 할 때도,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장난을 칠 때도 그녀는 치명적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디자이너가 그녀를 뮤즈로 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오죽하면 가방까지 출시됐다. 런던 패션위크 중 멀버리가 ‘메이드 인 잉글랜드 카라 델레바인’ 컬렉션을 공개한 것. 가방 3개와 카라가 전부였던 심플한 프레젠테이션이었지만, 카라니까 특별했다. 버버리 프로섬에서도 특별 대우는 이어졌다. 피날레의 ‘앞잡이’ 카라에게만 그녀의 미들 네임인 조슬린(Jocelyn)을 더해 ‘CJD’ 블랭킷을 제작해 준 것. 그 블랭킷을 보고 의아해하던 관중들은 구글에서 카라의 풀 네임을 찾느라 바빴다.

  • 버버리 프로섬에 이은 펜디 피날레 앞잡이. 왼손 끝에선 여전히 미니 칼 라거펠트가 달랑이고 있다.

런던에서 끝날 줄 알았던 카라의 이슈 메이킹은 밀라노까지 이어졌다. 칼 라거펠트를 들고(!) 워킹을 한 것. 펜디의 쇼를 오픈한 그녀는 커다란 퍼 후드를 뒤집어쓴 채 미니 칼 라거펠트 백, 일명 백보이 칼리토(Bag Boy Karlito)를 손끝에 들고 신난 여자아이처럼 통통 런웨이를 걸어 나왔다. 백스테이지에서 진짜 칼 라거펠트와 미니 칼 라거펠트를 들고 찍은 인증 샷 역시 바로 카라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됐다.

한 인터뷰에서 카라는 이런 말을 했다. “내 자리에, 내 위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이 버거워질 것 같아요. 일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요? 난 그냥 많은 것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최대한 즐기려고 해요." 카라 델레바인의 매력의 원천은 천진난만한 즐거움이다. 한 디자이너의 쇼를 직접 생중계하는 일,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인형을 들고 런웨이를 걷는 일을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즐기는 것. 그녀를 바라보는 이들 역시 그런 엔도르핀에 감염된다. 어떤 런웨이에도 그 어떤 쇼에도, 카라 조슬린 델레바인만 한 ‘양념’이 또 있을까.

  • 카라 델레바인이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멀버리의 ‘메이드 인 잉글랜드 카라 델레바인’ 컬렉션.
  • 백스테이지에서 동료 모델 에디 캠벨에게 장난을 치는 중.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그녀답다.




카라의 커밍아웃
“나는 그녀를 사랑해요. 진짜 굉장한 여자예요!"
지난 2월, 카라가 여자 친구 미셸 로드리게즈에 대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4살의 나이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할리우드의 골칫덩이로 여겨지는 미셸 로드리게즈라니. 주위에선 눈살을 찌푸린 걱정의 소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할까? 지난 2월 5일, 뉴욕의 닉스 경기장에서도 농구는 뒷전이고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미 둘은 푹 빠져 있는 걸!












쇼는 음악을 타고

  • 미니 콘서트장을 연상시켰던, 버버리 프로섬 쇼를 위한 팔로마 페이스의 열창.
  • 필립 플레인의 쇼장을 후끈 달아올린 리타 오라.

패션쇼도 삶도 어깨를 들썩일 만큼 흥겹거나, 심금을 울릴 만큼 짠해야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 두 쇼를 봤다면 분명 그러했을 테다. 자동차와 주유소, 불꽃까지 광대한 무대를 꾸며놓은 필립 플레인의 쇼장. 이곳을 가득 채운 소리는 리타 오라의 패기 넘치는 샤우팅이었다. 쇼 전에 펼쳐진 그녀의 라이브 공연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벤트! 독일 출신의 필립 플레인과 영국의 팝스타 리타 오라가 펼친 쇼는 열정적인 이탤리언들의 엉덩이를 쉴 새 없이 들었다 놨다 했다. 흥이 아니라 감동을 일으킨 쇼도 있었다.
매번 진한 라이브 공연으로 감동의 도가니를 만드는 버버리 프로섬은 이번엔 영국 여가수 팔로마 페이스의 찰진 노랫가락을 배경 삼아 쇼를 진행했다. 프라다 역시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독일 영화배우 바바라 수코바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으니, 눈뿐 아니라 귀도 즐거웠던 쇼들이다.


패션 전시의 감동

  • 미니 콘서트장을 연상시켰던, 버버리 프로섬 쇼를 위한 팔로마 페이스의 열창.
  • 필립 플레인의 쇼장을 후끈 달아올린 리타 오라.

패션위크의 재미는 런웨이와 스트리트 스타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진정한 영감은 때론 조용한 미술관의 한구석에서 오기 마련. 런던은 패셔니스타들을 감동시킬 만한 전시를 두 개나 준비했다. 서머싯 하우스에서는 30년 경력의 전설적인 패션 에디터 이자벨라 블로우의 개인 컬렉션을 훔쳐볼 수 있는 전이 3월 2일까지 열렸다. 수백 개가 넘는 컬렉션 중에는 알렉산더 맥퀸과 줄리앙 맥도날드처럼 영국 디자이너들의 초기작이 포함되어 있어 흔치 않은 구경이었다.

  • 폴 스미스 LA 매장.

디자인 뮤지엄에서는 런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폴 스미스의 전이 진행 중이다. 전 세계에 포진되어 있는 그의 플래그십 스토어(서울 도산공원 매장도 포함된다)와 그의 개인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놨다고 하니 디자이너로서, 한 사람으로서의 폴 스미스가 궁금하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전시는 6월 2일까지 계속되니까.

  • 폴 스미스 서울 매장.
  • 첫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폴 스미스.




First Look

모스키노의 수장으로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친 제레미 스캇.

단 한 번의 컬렉션으로 이렇게 세상을 들썩이게 할 수 있을까.
제레미 스캇의 첫 모스키노 데뷔 쇼 말이다. 쇼 직후, 밀라노의 모스키노 매장은 제레미 스캇의 뉴 룩으로 뒤덮였고(마땅히 봄/여름 컬렉션은 쇼윈도에서 물러났다), 각종 SNS는 컬렉션 사진을 퍼 나르기에 바빴다. 왜 이렇게 이슈였는지는 몇 컷의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맥도날드 로고를 위트 있게 모사한 모스키노의 로고, 각종 과자 봉지를 실사 프린트해 만든 드레스, 스폰지밥 캐릭터를 이용한 가방 등 이보다 더 유쾌할 수 없다. 또 ‘뉴’를 달고 등장한 쇼는 헌터의 패션쇼. 이제껏 장화로만 알려진 헌터가 그들만의 견고한 콘셉트를 옷으로도 표현했다. 장마에도 끄떡없을 아노락부터 스웨터까지, 영국스럽고 ‘헌터’다웠다.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로 바뀐 발리 또한 놓칠 수 없는 쇼. 파블로 코폴라(과거 디올의 핸드백 디자이너였고, 톰 포드가 여성복 복귀 시 제일 먼저 섭외했던 인물)가 뉴 디렉터로 오면서 발리는 과거의 모습을 완전히 벗었다. 담백해진 슈즈와 백은 두말할 것 없고, 동시대적인 감각이 드러나는 레디투웨어 또한 매력적이었다.

마지막으로 25년 만에 처음으로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패션쇼를 연 조셉. 쇼 내내 조셉만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에 젖어들었다.

  • hunter original

버버리 브릿 ‘리듬’의 광고 비주얼.

런던의 잇 걸은 수키 워터하우스

파티고어이자 런던의 ‘잇 걸’ 그리고 브래들리 쿠퍼의 사랑스러운 애인 수키 워터하우스가 버버리 브릿의 새 향수 ‘리듬’의 모델이 된 건 지난 1월. 그리고 한 달 뒤, 런던 패션위크 중 켄싱턴 가든스의 버버리 프로섬 쇼장에 브래들리 쿠퍼가 프런트 로에 앉아 있음을 보고서야 ‘아, 수키가 런웨이에 서겠구나’를 짐작했다.

그는 자신의 여자 친구가 런웨이에 들어서자 휴대폰을 꺼내 열심히 사진을 찍는 애정 행각(?)을 벌이는 등 외조를 아끼지 않았다. 옆에 앉아 있던 안나 윈투어는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첫 런웨이 데뷔를 무사히 마친 수키, 앞으로 남자 친구의 힘을 얻어 할리우드 데뷔를 꿈꾸고 있다고. 런던 출신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 카라 델레바인, 에디 캠벨처럼 곧 수키 워터하우스도 런던을 대표하는 여자가 될 것 같다.

  • 수키 워터하우스의 첫 버버리 쇼.
  • 프런트 로에 앉아 여자 친구를 응원 중인 브래들리 쿠퍼.




Pret-a-couture
하이 스트리트 패션의 맹공격에 하우스 패션이 자구책을 마련했다. 하우스 패션만이 만들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옷들이 2014 가을/겨울의 런던과 밀라노 패션위크 를 장악했다. 비단 눈에 보이는 디자인은 단순할지 모른다. 핵심은 눈이 아니라 손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터.

fendi

2014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소개하며 가장 아쉬운 점은 잡지의 포맷이 2D라는 것. 보다시피 사진으로 느껴지는 새로운 컬렉션은 다소 밋밋하게 보인다.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본 이로서 말하건대, 이번 컬렉션은 이전의 그 어떤 컬렉션들보다 섬세하고 아트적이며 ‘하이패션’스러웠다. 과거처럼 아주 실험적인 디자인이 없었음은 인정한다.

경제 한파에 몸을 사린 디자이너들이 옷의 실루엣이나 디자인 대신 소재로 눈을 돌렸기 때문. 우선 디지털이 아니라 핸드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그림 같은 프린트들이 눈에 띈다. 퍼 위에 하나하나 붓으로 페인트를 뿌려 장식한 펜디의 퍼 코트는 단 한 벌도 똑같은 것을 찾을 수 없으며, 보테가 베네타의 플리츠 드레스 또한 옷을 모두 재봉한 다음 그 위에 프린트하여 디지털 프린트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크리스토퍼 케인은 또 어떤가. 파이처럼 한 겹 한 겹 겹쳐 만든 드레스는 하이패션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유난히 이번 컬렉션에서 눈에 띄는 건 퍼와 가죽 같은 고가의 패브릭들이 주로 이용됐다는 점. 얇은 가죽으로 실크보다 우아한 곡선을 만들어낸 토즈와 구찌, 퍼는 부해 보인다는 상식을 깨버린 프라다의 빨간 퍼 드레스 등 가격표를 상상하기조차 힘든 룩들로 넘쳐났다.

그리하여 이번 런던과 밀라노 컬렉션은 외적으로는 ‘리얼 라이프’와 훨씬 가까워졌으나, 내적으로는 하이패션의 본때를 보여주며 하이 스트리트 패션이 따라올 수 없는 그들만의 영역이 있음을 확인시켰다.

  • bottega veneta

Editor’s Pick
<그라치아>가 주목하는 4명의 디자이너.
MSGM +Massimo Giorgetti
이제 갓 1년이 된 브랜드이지만 MSG처럼 중독성이 짙은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Emilia Wickstead
우아한 패턴과 고급스러운 원단을 고집하는 그녀. 그녀의 최고 단골은 바로 케이트 미들턴.

Simone Rocha
2013 브리티시 패션 어워드에서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상’을 받은 시몬 로샤. 한마디로 아빠보다 잘나간다.

tod’s+AlessandraFacchinetti
두 시즌 전부터 토즈에 대한 모든 이미지를 리셋시키고 있는 알레산드라 파치네티.

EDITOR : 김민정, 김민지
PHOTO : Imaxtree, Getty Images, ⓒBurberry, Prada, Hunter, Joseph
PHOTO : Design Museum, Somerset House

발행 : 2014년 26호

어디를 가든 카라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런던에서는 자일스 쇼 런웨이를 아이폰으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밀라노에서는 칼 라거펠트 닮은 인형을 들고 런웨이의 포문을 열었다. 한마디로 런던과 밀라노의 2014 가을/겨울 패션위크는 카라 델레바인이 최고의 볼거리였다.

Credit Info

2014년 03월 02호

2014년 03월 02호(총권 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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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민정,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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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xtree, Getty Images, ⓒBurberry, Prada, Hunter, 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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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Museum, Somerset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