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인물

자하 하디드가 거대한 유람선을 동대문에 불시착시킨 이유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On March 13, 2014

동대문의 풍경이 확 바뀌었다. 마치 거대한 우주선이 빌딩 숲 사이에 착륙한 듯하다. 건축가 자하 하디드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만들었나요?”

*자하 하디드*
자하 하디드는 2004년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다. 2007년 초청 형식으로 진행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스티븐 홀, 승효상을 포함한 7명의 세계적인 건축가를 제치고 자하 하디드의 작품 ‘환유의 풍경’이 선정되었다.

”DDP는 서울에서도 가장 복잡한 동대문의 그린 오아시스가 될 거예요. 방대한 조사를 마치고 보니 서울에는 시민을 위한 ‘녹지’가 부족하더군요. 원래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지붕을 개방해 걸어 다닐 수 있는 녹지 공간을 조성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는 못했죠.”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지붕에는 ‘세덤’이라는 다육식물이 심어져 있어 위에서 보면 마치 골프장의 파3홀을 보는 듯하고 건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땅은 잔디와 나무로 덮여 있다.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설계할 때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있었나요?
동대문 운동장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어요. 서울시에서 아이디어 공모를 할 때부터 땅속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옛 성곽의 터를 공원 건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거든요. 야구장이 있던 자리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었죠.
역사적인 상징과 미래적인 건축이 어우러진 공원이 될 거예요. 서울 도심으로서의 동대문 역할까지도 고려했어요.

어떤 점에서요?
안 그래도 복잡한 동대문 지역에 또 다른 네모 빌딩을 세워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DDP는 동대문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적인 건축물 속에서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원의 역할을 할 겁니다.

컨벤션 센터와는 뭐가 다른가요?
DDP는 비상업적인 공간이에요. 일단 공간을 대여해서 수익을 올리는 컨벤션 센터와는 그 목적이 전혀 다르죠. 전 세계의 모든 도시가 공공시설에 더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어요. 공공시설의 디자인이 결국 도시의 경관을 결정하기 때문이죠.

  • 옛 성곽 끝자락에 있는 이간수문.
  • 동대문 로터리 쪽에서 들어올 수 있는 출입구.

”디자인의 핵심은 발굴된 유물이 전시된 ‘동대문 역사 문화 공원’과 새롭게 지어지는 ‘디자인 플라자’를 마치 하나인 것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거였죠. 야구장의 오래된 스탠드와 옛 성곽 등 상징적인 유구들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미래적인 건축과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123m의 옛 성곽과 성곽을 통과하는 이간수문, 훈련도감 산하기관인 ‘하도감’의 터를 비롯, 토기와 그릇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자하 하디드는 부서지고 퇴화된 성곽을 보수해 새롭게 변신시켰다.

”공원과 건물 모두에 입구가 굉장히 많아요. 열린 형태를 취해서 어디가 내부고 어디가 외부인지를 분리하기 힘들게 차별화했죠. 아마 그 공간에 가보면 특별한 곳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 디자인 플라자의 가장 큰 입구는 동대문 역사 문화 공원에서 디자인 플라자 3층까지 연결된 잔디밭으로 이루어진 완만한 경사로다. 실외와 실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려는 고민의 결과다.

건축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건축은 결국 잘 살자고 하는 겁니다. 공간이 사람의 삶을 평온하게 하거나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세팅해 주는 거죠. 다만 저는 일반적인 세팅을 넘어서 사람들의 경험을 좀 더 업그레이드해 주고, 영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현대적 건축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현대적 건축이라면 20세기형의 건축물과는 다른 현대사회의 복잡한 삶을 대변하는 새로운 21세기형의 건축물을 만드는 데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작업들은 새로운 구상, 논리, 방법으로 현대사회의 복잡한 패턴을 표방하고 있어요. 언뜻 보기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디자인이 단순해 보이겠지만 내적으로는 굉장히 복잡하고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렵답니다.

건물의 내부가 온통 흰색이에요. 흰색을 좋아하나요?
맞아요. 제 아파트도 온통 흰색이에요. 가장 심플한 것이 가장 화려하다고 믿어요.

  • 배움터를 에두르며 각층을 연결하는 디자인 둘레길.
  • 배움터를 에두르며 각층을 연결하는 디자인 둘레길.

”자연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사람들이 제게 묻곤 하죠. ‘왜 직선이 없나요? 왜 당신의 작품엔 직각이 없는 거죠?’ 그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현대인의 인생은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야’라고 말이죠. 주변의 자연을 살펴보세요. 네모난 게 있나요? 자연 속에서 평온함을 느끼는 이유는 유동적이고 경계가 없기 때문이에요. 바로 제가 곡선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죠. ”
→외장재로 쓰인 알루미늄 패널은 총 4만5133장인데 비정형의 곡선 모양을 만들다 보니 각 낱장의 곡률이 전부 다르다. 내부의 공간도 대부분 곡선으로 이루어져 외관과의 통일성이 두드러진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죠?
마틴 마르지엘라, 이세이 미야케, 마우리지오 갈란테 등 소재와 구조를 다양하고 다채롭게 쓰는 디자이너들을 존경해요. 패션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도 자주 했죠. 최근에는 스와로브스키와 브레이슬릿을, 카스피타와 링을, 유나이티드 누드와 슈즈를 컬래버레이션했어요.

당신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도시는 어디죠?
런던이에요. 런던에는 도전 정신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이 살죠. 런던에 유명한 건축 학교가 많아 매우 ‘독특한’ 엔지니어와 설계사들이 넘쳐나요. 제겐 아주 중요한 문제죠.

EDITOR : 박세회
PHOTO : 서울디자인재단

발행 : 2014년 26호

동대문의 풍경이 확 바뀌었다. 마치 거대한 우주선이 빌딩 숲 사이에 착륙한 듯하다. 건축가 자하 하디드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만들었나요?”

Credit Info

2014년 03월 02호

2014년 03월 02호(총권 26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세회
PHOTO
서울디자인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