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비하인드 그라치아

2014년 2월 2호 EDITOR'S LETTER

On February 03, 2014

이번 호는 남성 스페셜 이슈다.

EDITOR IN CHIEF 안성현




이번 호는 남성 스페셜 이슈다.
그래서 남자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이건 여자들의 얘기다. 여자 맘속에 있는 남자들을 끄집어내 잘게 채친 거니까.
<그라치아>는 남성 이슈를 일 년에 두 번씩 발행한다. 초봄에 한 번, 초여름에 한 번. 그중 하나가 2월 5일자인 이번 호다. 남자를 다루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보고 싶은 남자를 보는 거다. 두 번째는 아리송하다 못해 벽창호 같은 남자의 뇌 속을 들여다보는 거다. 세 번째는 남자와 여자의 교집합 속에서 생겨나는 사회적인 이슈를 분석해 보는 거다. 우리는 이 세 가지를 차지게 반죽해 이 호에 버무렸다. 일단 ‘보고 싶은 남자’의 대표 주자를 정했다. 돌아온 동방신기를 간판으로 내걸기로. 솔직히 판매 욕심이 났다. <그라치아>가 정성으로 빚은 남성 이슈가 폭발적으로 여인네들의 손에 들리길 원했다. 이미 아이돌의 범주를 벗어나 데뷔 10년차 거물이 된 그들이라면 우리의 바램을 이뤄줄 거라 믿었다. 우리 편집부엔 원조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이 있다. 그녀의 나이 방년 37세. 그녀를 보며 깨달았다. 10년차 팬들은 이 가수들과 함께 원숙해지고 있었구나. 치열한 워킹 우먼이 되어 있는 팬들은 <그라치아> 독자 타깃과 싱크로율 100%였다. 망설일 필요가 단 0.1%도 없는 선택, 허나 어려웠다. 예상대로 그들의 스케줄은 바늘구멍 하나 없이 빡빡했으니까.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두 번 감동했다. 섭외가 되었을 때 한 번, 결과물을 보고 또 한 번. 그들을 촬영한 밀착에선 성실함이 농밀하게 묻어났다. 밀착을 보고 이런 기분 느낀 건 오래간만이다. 한 컷도 허투루 찍힌 게 없었다. 데뷔 10년 차 연예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그쯤 되면 어깨에 힘깨나 들어갈 거라는 구태적 선입견). 성실한 자는 그림자마저 성실하다고 믿는 나로서는 그 한 컷 한 컷에 흐르는 태생적 성실함에 놀랐다. 그런 남자들이었구나, 동방신기는. 입가에 옹달샘처럼 퍼져나가는 중년 남자의 주름이 성실하게 살아온 자의 훈장이라고 여기는 나에겐 그들의 이십 년 후가 아름답게 그려졌다. 그런 남자가 되겠구나, 동방신기는. 맨 이슈의 두 번째 화두인 ‘남성의 뇌 속’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았다. 책 곳곳에 독자들이 궁금해 할 코드들을 심고 또 심었다. 남자가 갑자기 동굴로 숨어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솔직히 그럴 때마다 살의를 느끼시죠?), 남자의 행동 중 참고 넘어가야 하는 건 무엇인지(살의를 억눌러야 하는 경우 말이죠), 남자 역시 참고 있는 건 또 얼마나 많은지(그들도 우리에게 살의를 느낄 경우가 있겠지요...). 여기에 덧붙여 남자들이 받으면 좋아할만한 것까지 차고 넘치게 실었다. 마지막으로 세상살이 씨실과 날실인 남녀의 교집합 이슈를 적재적소에 삽입했다. 쉽게 말해서 커플 이슈. 브란젤리나 커플이 자녀와 함께 사는 방식, 남편과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대권 추구 커플 클린턴의 전략, 올랑드 대통령 커플의 프렌치 스타일 이별 공식. 세상만사알고 보면 남녀의 케미가 얽히지 않은 게 없으니 이슈는 무궁무진하나 <그라치아>의 본질에 맞는 최신 리얼 라이프만을 편집했다. 사실 커플 이슈의 정수는 같이 입는 옷, 같이 먹는 밥, 같이 즐기는 문화. 이건 당연히 놓치지 않았고! 이리 했는데도 아쉬움이 남아 이번 호 끄트머리에 작가가 추천한 남자 심리 참고서 10권까지 추려 놨다. 그중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발췌한 글줄이 압권이다. “할아버지 왜 우세요?” “얘야, 내가 저렇게 많은 계집아이들을 남겨놓고 죽어가는데 울지 않게 생겼니?” 으이구, 남자들이란....

P.S
앞서 말한 <그라치아>팀 내 동방신기 팬클럽 누나는 이번호 표지 촬영 날 담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로 향했답니다. 그녀의 팬심을 알기에 저 또한 등 두드려 보내줬죠. 여기서 퀴즈 하나! 그럼 그녀는 그 촬영장에서 뭘 했을까요?
1. 십 년 묵은 팬이라며 방정을 떨다가 그라치아에 싸인을 받았다. 2. 울컥 울었다. 3. 그들을 위해 촬영 어시스턴트를 자청했다. 4. 액자처럼 벽에 붙어 있었다.

정답은? 그래요, 4번입니다. 그녀가 감기를 앓고 있었거든요. 혹시라도 두 분께 옮을까봐 그랬대요. 무생물 코스프레...그거요.

EDITOR IN CHIEF : 안성현

발행 : 2014년 24호

이번 호는 남성 스페셜 이슈다.

Credit Info

2014년 02월 02호

2014년 02월 02호(총권 24호)

이달의 목차
EDITOR IN CHIEF
안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