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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허세 넘치는 백만장자 사기꾼으로 돌아온 디카프리오. 외모만큼 섹시한 그의 연기 철학.

레오는 도대체

On January 15, 2014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원작을 읽고 “현대판 칼리굴라 같다”며 흥분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기자들은 “죽은 사람도 깨울 만큼 짜릿하다”며 그의 연기에 열광했다. 레오, 대체 뭘 어쨌기에?

  • <그라치아>에 처음 공개되는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비하인드 컷

“이번이 벌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지난 10여 년간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배우로서, 영화 제작자로서 그의 훌륭한 점은 위험을 무릅쓸 줄 안다는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30살이나 어리지만, 내가 그를 통해 영감을 얻는 이유다. 우리는 작품 보는 눈도 굉장히 닮았는데, 그가 관심을 보이는 작품이면 대체로 나도 그렇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와 함께 일할 때면 나는 재부팅이라도 된 것처럼 새로운 에너지로 넘친다.” _ 마틴 스콜세지 감독

새 영화에서 만난 그의 캐릭터는 수위가 꽤 높다. 최근 연기한 <장고 : 분노의 추적자>의 노예상이나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가 순진하게 느껴질 정도니까. 주가 조작으로 20대에 백만장자가 된 월 스트리트의 천재 증권맨 조던 벨포트. 신흥 종교의 교주와도 같은 타고난 달변으로 사람들을 속여 이득을 취하고, 전세기에서 술과 마약으로 진창이 된 난교 파티를 즐기는가 하면, 회사로 창녀들을 불러들여 월 스트리트의 늑대들에게 달콤한 향락을 제공하는 남자. 돈과 마약, 섹스의 삼위일체. 조던 벨포트의 자전적 회고록을 토대로 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다.

처음 원작을 읽었을 때 그는 “마치 현대의 칼리굴라 이야기 같다”며 전율했다.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의 연출을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의뢰했는데, 어쩌면 이건 당연한 귀결이다. 스콜세지 감독은 어느새 네 작품을 함께한 자신의 페르소나이자, 미국 범죄 드라마의 대가이기 때문. 이 영화가 뉴욕 뒷골목의 무법천지를 배경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탐욕을 위해 사람들을 착취하는 인물을 그렸다는 점에서 월 스트리트 버전의 갱스터 무비인 셈. 스콜세지 감독은 이 영화를 탐욕의 파라다이스로 그려냈다. 처음에는 디카프리오조차 당황하며 ‘이렇게까지 나아가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고. 하지만 욕망의 노예가 된 인간이 밟지 못할 땅이 어디 있을까. 디카프리오는 노련한 명감독의 자장 안에서 극한으로 나아갔다. ‘이 상황에 놓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했을 것’이라고 믿으며.

  •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탐욕의 끝을 보여준 레오.

조던 벨포트가 쓴 원작 『월가의 늑대』를 읽었을 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신선했어요. 그는 자신의 과거에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었어요. 숨기는 게 없었고, 적당히 미화해서 쓰지도 않았어요. 저는 새 작품이 주어질 때마다 인물과 이야기에서 솔직한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죠.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전혀 미안해하는 태도가 없었어요. 자신의 탐욕에 대해서도 말이죠. 솔직함은 멋진 캐릭터, 훌륭한 이야기의 기본 조건이에요.

악당에 가까운 주인공이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나요?
영화를 시작할 때마다 항상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해요. 과연 극악무도한 짓을 일삼는 캐릭터에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이건 결국 주제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얼마만큼 솔직하게 인물을 그려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스콜세지 감독이 일찍이 저에게 해준 충고가 있어요. “네가 캐릭터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끝까지 캐릭터를 배반하지 않는다면 관객은 그 어떤 인물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났어요. 돌이켜보면 역사상 훌륭한 캐릭터는 거의 극악무도하고 지독하지 않았나요?

월 스트리트라는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부정적이지 않나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놀란 건 전 세계는 물론, 미국에서도 월 스트리트와 미국 경제계에 대해 심각한 혐오감이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영화 속 인물들이 미국의 경제를 손에 쥐고 제멋대로 날뛰는데, 거기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까 하는 불안도 있었죠. 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자신의 탐욕밖에 모르는 인물들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도 있었어요. 아이러니컬하지만 그런 광경을 구경하는 건 무척 재밌잖아요. 게다가 이건 고전도 아니고 우리 세대에서 일어난 이야기예요. 관객이 공감할 만한 요소가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 세운 원칙이 있나요?
절대 적당히 하지 말자. 사실을 미화하지 말자. 그리고 관객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실제 인물과 다르게 묘사하지 말자. 믿기지 않겠지만 그 시절 월 스트리트에는 어떤 규제도, 규칙도 없었어요. 영화 속 인물들은 그 대가로 추락했지만, 그들이 한 일을 솔직하게 바라보자는 거예요. 분명 그들은 미치도록 좋은 시절을 보냈으니까요.

즉흥 연기도 많았다고 들었는데요.
맞아요. 장면에 관한 큰 방향은 있었지만 매우 자유로운 현장이었어요. 마치 연극 무대에 선 사람들처럼 한 장면을 놓고 몇 시간이고 다양하게 연기해 보곤 했죠. 출연 배우들이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 가능했던 일이에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다시 작업한 느낌은 어땠나요?
그와 함께 일하는 건 항상 즐거워요. 저는 스콜세지 감독이 이번 영화보다 더 즐겁게 작업한 적이 없었을 거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어요. 그가 현장에서 그렇게 자주 웃는 걸 본 적이 없어요.

  •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한장면

두 사람 사이의 끈끈함은 어느 정도인가요?
우린 깊은 신뢰로 맺어진 사이고, 취향도 비슷하죠. 둘 다 굉장히 섬세한 편이라 서로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잘 알아요.
언제나 전작보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이번 영화와 지난 두 편의 영화에서 어떤 공통점 같은 게 느껴져요. <위대한 개츠비>와 <장고 : 분노의 추적자> 말이에요.
세 편 모두 기회의 땅인 미국의 부와 그 타락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장고 : 분노의 추적자>의 노예상은 돈을 신봉해 노예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죠.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는 사랑을 위해 부를 쌓아 지하 왕국을 만들고요.

출연 전에 세 편의 공통점을 인식하고 있었나요?
사실 작품을 끝마치기 전에는 몰랐어요. 그저 ‘뭔가 내 심금을 울리는데?’라고 생각했을 뿐이죠. 그리고 저는 어떤 역할을 맡을 때 특별한 의문을 갖지 않아요. 그저 그 인물 자체가 되려고 하죠.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제작하는 데 6년이나 걸렸어요.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요?
조던 벨포트의 책을 영화화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스콜세지 감독이 <휴고> 촬영 중이라 몹시 바빴어요. 하지만 기다렸죠. 미국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그처럼 잘 그려낼 수 있는 감독은 없으니까요. 재정적인 문제로 다른 감독을 물색하자는 얘기도 잠깐 나왔지만, 저는 스콜세지 감독이 제격이라고 끝까지 주장했죠.

왜 꼭 마틴 스콜세지여야 했나요?
스콜세지 감독은 캐릭터의 어두운 면에 생명력과 리얼리티, 유머를 부여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능력을 가진 감독은 매우 드물거든요. 테렌스 윈터의 시나리오에는 유머가 많이 녹아 있었는데, 스콜세지 감독이 “<좋은 친구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사실 거의 블랙 코미디였다”라고 말한 게 생각났어요. 그게 자신의 제작 의도였다고요. 그래서 저는 스콜세지 감독에게 연락해 “제작에 있어 완전한 자유를 줄 테니 우리와 함께하자”고 설득하고 또 설득했죠. ‘19금’ 버전에, 1990년대 미국의 대서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제작비도 확보했다고요.

이 영화를 찍으며 당신 안의 늑대를 어떻게 끌어냈나요?
늑대요? 조던 벨포트는 양심의 가책 같은 걸 느끼지 않았어요.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허점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려 하고,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바랐죠.

그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데요?
(웃음)제 안의 늑대를 어떻게 끌어냈는지 모르겠네요. 조던은 불타올랐고, 추락했고, 그의 이야기는 월 스트리트의 괴담이 되었죠. 그리고 놀랍게도 사람들은 여전히 세계 경제 속에서 그의 환영을 보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세상에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여긴다면, 돈은 당신에게 있어 마약과 같을 거예요. 영화 속 남자들이 그래요. 절대 멈추지 못하죠.

시상식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배우 생활을 하며 배운 게 있다면 사람들의 반응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거예요. 영화를 찍고 나면 그저 사람들이 제 연기를 좋아해 주길 바랄 뿐이죠.

이번에 오스카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기대하나요?
오스카상을 원하지 않는 배우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게 제 꿈은 아니에요. 제 꿈은 멋진 동료들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거예요. 열다섯 살에 처음 연기를 시작하면서 1년 반 동안 엄청나게 많은 영화를 봤어요. 가능한 한 가장 훌륭한 작품들을 챙겨서 봤죠. 그러고는 제 자신에게 물었어요. ‘내가 어떻게 하면 저 작품들을 흉내 낼 수 있을까?’ 여전히 그게 제 꿈이자 목표예요.

EDITOR : 김현민
WORDS : Hilary Morgan
PHOTO : (주)더쿱

발행 : 2014년 22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원작을 읽고 “현대판 칼리굴라 같다”며 흥분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기자들은 “죽은 사람도 깨울 만큼 짜릿하다”며 그의 연기에 열광했다. 레오, 대체 뭘 어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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