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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S LOVE SONG

On July 04, 2013

지난 5월 14일, 바네사 파라디가 앨범 <Love Songs>를 내놓았다. 조니 뎁과 딸이 함께 만든 곡도 실렸다.그렇다. 우린 바네사를 조니 뎁의 연인으로 먼저 알았다. 작년 6월, 14년간의 동거 생활을 끝낸 그녀.

뷔스티에 드레스 앨리스 & 올리비아(Alice & Olivia).

바네사 파라디가 종이에 담배를 말고 있었다.
전에 본 적 없는 진회색의 종이다. “혹시 불편하세요?”
그녀가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녀를 만난 건 작은 호텔의 매우 소박한 방이었다. 사치용품 따윈 없었고, 한편에 놓인 침대만이 가볍게 흐트러져 있었다. 오후의 급작스러운 만남을 준비하는 바네사가 연상됐다.

이런 방 분위기는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게끔 만든다. 게다가 그녀의 앨범들은 언제나 섹스에 대해 말하고 있으니까. “사랑 노래인데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음악은 관능과 분리 할 수 없어요. 무대에 서는 건 정말 관능적인 경험이죠. 특히 슬픈 노래를 부를 때면 음악이 저를 감싸 안아요.” 바네사에게 노래는 곧 사랑을 나누는 거다. 설사 현재 연애 중이 아닐지라도.

나는 인터뷰 도중 외투를 벗었다. 바네사는 용맹한 특공대원이 그려진 나의 장밋빛 스웨터에 관심을 보였다. 셔츠 깃의 꽃무늬와 특공대원의 우락부락한 근육의 대조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때서야 내가 아무 옷이나 입고 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졌다.
게다가 나는 그녀가 뭘 입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멍청했다. 인터뷰 기사는 스타가 뭘 입고 있는지 얘기해야 한다. 당연히 지어내선 안 되지만, 바네사의 옷을 묘사하는 건 망설여진다.

그녀는 색조차 희미해진 빈티지 셔츠를 입고 있었다. 낡았다기보단 그저 바네사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바보 같은 옷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바네사는 옷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그런 그녀에게 옛 사랑을 묻고 싶진 않았다. 그녀가 스타이기 때문에 사적인 질문을 당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들의 비밀은 비밀로 내버려두자.

카디건 피피 샤스닐.쇼츠 로샤스. 목걸이 구센즈. 플랫폼 힐 아제딘 알라이아.

호기심 많은 대중에게 그녀 대신 대답해 주겠다. 사랑과 이별, 그건 누구에게나 똑같은 일이라고. 아이들의 아버지와 갈라서는 건 엄청난 패배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마 자신보다는 아이들이 받을 고통이 먼저 걱정됐을 것이다. 14년이란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 때문에 어지러웠을 수도 있다. 그녀는 이 점에 대해선 입을 잘 열지 않는다. 굳이 알고 싶다면 그녀의 앨범을 듣자. 그 앨범에는 헤어진 연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와 여자가 지독한 아픔을 겪고도 서로 사랑하는 세상. 하지만 결국…. 노래는 그녀가 비밀을 터놓는 유일한 창구인 듯 싶다.

바네사는 앨범에 ‘Love Songs’라는 제목을 붙인 뒤, 프랑스의 인기 뮤지션 뱅자맹 비올레에게 곡을 부탁했다. 한 가지 조건은 ‘비 내리는 날 듣는’ 슬픈 노래는 싫다는 것.
“다행히 뱅자맹이 사방에 햇빛을 비추는 듯한 곡을 주었어요.”
이건 그녀의 생각이다.듣는 이들은 대부분 이 앨범의 멜랑콜리에 감동받았다. 특히 노래에 등장하는 사랑은 냉혹하기까지 하다.
순수함도, 순진함도 없다. “20살에는 부르지 않았을, 하지만 70살까지 계속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이에요.” 그녀는 이 말을 하면서 크게 웃었다. “처음의 노래 샘플은 기타 혹은 피아노 반주에 목소리뿐이었어요. 그는 모든 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데 말이죠. 나를 위한 배려였을까요?

우린 함께 리프를 만들면서 ‘오, 이거야! 이건 정말 아름다워!’라며 곡을 완성해 갔죠. 이 앨범에는 처음으로 시도한 것들이 많아요. 그 자체로 특별하죠.” 사실 그녀는 뱅자맹 비올레 외에 자신에게 곡을 준 사람들을 잘 모른다. 그래도 14번째 트랙 ‘New Year’만은 예외다. “타투를 주제로 가사를 쓰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친구인 루스 엘스워스 카터(Ruth Ellsworth Carter)에게 도움을 청했죠.” 이 노래가 더욱 뜻깊은 이유는 자신과 조니 뎁, 딸이 함께 만든 곡이기 때문이다. “딸이 6살 때 이 멜로디의 시작 부분을 콧노래로 불렀어요. 아주 듣기 좋았죠! 우린 그냥 마무리했을 뿐이요. 그렇게 이 노래가 태어났어요.”

가족에 대해 말할 때 바네사의 얼굴은 보름달처럼 환히 빛났다. 그러곤 활짝 열린 창으로 다가가 파리를 내려다봤다. 과연 그녀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그녀는 프랑스로 돌아와 살고 싶다고 했다. “파리는 예술가의 도시기 때문이죠.” 그러곤 다분히 프랑스적인 몸짓으로 돌아와 앉았다.


VANESSA’S NICKNAME

2008년 80회 오스카 시상식에 참석한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

1. 조니 뎁의 연인

최근 바네사 파라디와 조니 뎁의 재결합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앨범에 조니 뎁과 함께 만든 노래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 하지만 바네사는 그들의 러브 스토리에 대해선 어떤 발언도 꺼리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내 고통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항변했을 정도. 우리에게 바네사는 조니 뎁의 연인으로 더 유명했다. 14년간의 동거, 딸 릴리로즈(15)와 아들 잭(12)을 둔 세기의 커플은 작년 6월 결별했다.

이유는? 너무 잘난 남자 조니 뎁의 바람기 때문이다. 그는 전용기의 승무원, 23세 연하의 배우 앰버 허드와의 염문설로 바네사를 힘들게 했다(바네사의 젊은 시절과 앰버 허드는 놀랍도록 닮았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아들딸과 함께 휴가를 보내곤 한다.
아이들에게만은 따뜻한 가정을 빼앗고 싶지 않기 때문.

솔로가 된 바네사 역시 몇 차례 연애를 했다. 2011년 영화 <파리의 몬스터>에서 함께 OST 를 부른 마티외 셰디를 비롯해 CEO이자 백만장자인 데이비드 가비와 데이트를 즐겼다.
지금은? 음악과 사랑에 빠졌다.

2012년 5월, 샤넬 21012/13 크루즈 컬렉션의 파티. 다정한 칼 라거펠트와 바네사 파라디.

2. 샤넬의 뮤즈

지난 6월 5일 파리의 팔레드 도쿄에서 막을 내린 . 샤넬의 대표 향수 N° 5를 작품으로 해석한 대규모 전시였다. 이 오프닝에는 많은 예술가와 배우가 참석했는데, 그중 칼 라거펠트의 에스코트를 직접 받은 VIP가 바네사 파라디다. 그녀는 샤넬의 뮤즈다.

1990년 12월, 15m 높이의 공중그네에 매달려 새장에 갇힌 새를 연기한 코코 향수의 광고를 기억하는가? 벌어진 앞니로 휘파람을 불던 소녀를! 이후 바네사는 코코 코쿤 백, 샤넬 루쥬 코코샤인의 뮤즈로도 등장하는 등 샤넬의 지속적인 편애를 받고 있다. 올 초엔 H&M의 컨셔스 컬렉션의 캠페인 모델로도 기용됐지만, 바네사는 역시 칼 라거펠트의 여자다.

바네사 파라디의 새로운 앨범 의 커버.

3. 프랑스 톱 가수이자 배우

그녀에게 무명은 없었다. 1987년 4월, 16살의 바네사는 ‘조 르 탁시’(Joe le taxi)란 노래를 부르며 스타덤에 올랐다. 큰 스웨터를 입고 노래하는 긴 생머리의 소녀에게 프랑스 사람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 후 최근작 를 포함해 총 7개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했으며, 2008년 5월엔 앨범 로 빅투아르 드 라 뮤지크(Victoires de la musique)가 선정한 ‘그해 최고의 가수’가 됐다. 이는 프랑스의 대중음악 상 중 하나다(멜빵에 물방울무늬 넥타이를 맨 시상식 패션도 따로 상을 줘야 한다!).

그렇다면 영화는? 1989년 첫 영화 <하얀 면사포>로 세자르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늙은 교수와 사랑에 빠진 롤리타로 분한 바네사를 만날 수 있다. 그녀는 2011년 다운증후군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로 열연한 <카페 드 플로르>로 캐나다 지니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0년 ‘시라노 연애 조작단’ 같은 <하트 브레이커>로 프랑스에서 흥행 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최근엔 우디 앨런과 함께 출연한 코미디 영화 <페이딩 지걸로>를 준비 중이다. 아, 조니 뎁의 스캔들만 없었다면 완전체였을 인생이다.

EDITOR : 김나랑
WORDS : ANNE BEREST
PHOTO : Driu & Tiago/H & K, Getty Images

발행 : 2013년 9호

지난 5월 14일, 바네사 파라디가 앨범 <Love Songs>를 내놓았다. 조니 뎁과 딸이 함께 만든 곡도 실렸다.그렇다. 우린 바네사를 조니 뎁의 연인으로 먼저 알았다. 작년 6월, 14년간의 동거 생활을 끝낸 그녀.

Credit Info

2013년 07월 01호

2013년 07월 01호(총권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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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ANNE B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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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u & Tiago/H & K,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