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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상재 교수의 더위를 이기는 보약 밥상

On August 05, 2014

더위로 인해 땀을 흘리는 것은 곧 기가 빠져나가는 것이라 인식하여, 예로부터 복날에는 보양식을 챙겨 먹었다. 거하게 차린 보양식이 아니더라도 더위를 이기는 제철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

여름 질병을 다스리는 식재료 다섯 가지

여름철에 줄줄 흐르는 땀만큼 몸에서 기가 빠져나간다. 또 여름철에는 유독 속병이 잦다. 얼음물이나 찬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도 속병이 생기는 원인이다. 또 여름에 피부가 뜨거워지는 만큼 속은 냉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잘 때 배를 덮지 않아서 속이 냉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속이 냉한데 찬 음식을 먹으니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것이다. 복통, 설사 등 여름 속병을 다스리는 데 최고의 식재료를 소개한다.

1. 땀 흘리는 데에는 황기, 오미자
땀을 많이 흘릴 때 황기를 먹으면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민간요법을 통해 한약재에 관한 다양한 문화적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는 옳은 처방도 있지만 잘못된 방법을 제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름에 땀을 흘리는 것이 건강에 좋은 걸까? 좋지 않은 걸까? 의견이 분분한데, 한의학에서는 땀을 흘린 뒤의 느낌을 중시한다.

땀을 흘리고 나서 개운하고 몸이 가벼워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평소에 땀을 흘리는 것이 좋은 경우다. 이 타입의 사람은 몸에 열이 많기 때문에 땀 흘리는 것이 건강의 징표가 된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게을러서 땀을 내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더 무겁고 피곤하기도 한다.

반면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체질이 있다. 어쩌다 땀을 많이 흘리고 나면 매우 피곤하고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땀을 흘리지 않는 편이 좋은 경우다. 이 경우에 속하는 사람 중에는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고 마른 체질이 많다. 그런데 별 이유 없이 땀이 자꾸 나는 것은 몸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과장해서 말하면 에너지가 떨어져서 땀구멍을 닫을 힘조차 부족해 땀이 나는 것이다.

바로 이럴 때 체표를 튼튼하게 해주는 황기를 섭취해 땀을 멎게 한다. 전통적으로 황기는 기를 보하는 약재로 알려졌다. 땀이 별로 나지 않는 사람이 땀을 많이 흘려 기가 떨어졌으니 황기로 기를 더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여름이라 땀을 더 많이 흘려 힘이 든다면 오미자를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신맛에는 수렴 작용이 있다. 오미자의 신맛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을 막아준다.

2. 더위로 깨진 몸의 균형을 바로잡는 방아 잎
방아를 서양에서는 코리안 민트(Korean mint)라고 한다. 한국 고유의 민트가 방아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서양의 민트처럼 방아는 독특한 향이 강한 풀이다. 한방에서는 곽향이라는 약재의 대용품으로 쓴다.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이라는 처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몸속의 기를 바로잡아주는 것이 곽향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의 기를 흔드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쉽게 걸리는 감기를 비롯해 체기는 물론이요, 심지어 기분이 나쁜 것도 우리 몸의 기를 흔드니 이 현상을 일컬어 ‘기울(氣鬱)’이라 한다. 특히 한여름에는 외부와 실내의 온도 차이로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의 균형이 쉽게 무너지게 마련이다. 곽향은 이렇게 흐트러진 기로 인해 힘든 몸을 치료해주는 약으로 사용된다.

자생력이 강한 방아 잎은 여름이면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으니, 향이 강할 때 잎을 따서 말려두었다가 뜨거운 물에 우려 차로 마시면 음용하기 쉽다. 또 국이나 전을 만들 때 사용하면 독특한 향을 낸다.

3. 빠져나간 진을 보충하는 오이
‘진이 빠지다’는 말에서 ‘진(津)’의 사전적 의미는 ‘식물의 줄기나 나무껍질 등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물질’이다. 진이 빠져나가면 나무는 말라서 죽게 된다. 이렇듯 진은 나무의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는 인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진액’이라 한다.

진액은 정상적인 생명 활동에 필요한 각종 체액, 음식물의 소화 흡수 과정에서 얻어지는 온갖 영양물질 등 다양한데, 단순하게는 인체에 필요한 수분을 말한다. 여름철 땀을 흘리면 몸에서 수분이 빠지니 진액이 빠지게 마련이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채워진 오이는 진액을 보충하기에 적합한 채소다. 게다가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어 무더위로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더없이 긴요한 식재료다.

4. 속병을 치유하는 매실
여름을 타는 현상으로 땀을 많이 흘려서 체력을 소모하거나 속이 차가워지고 식욕이 없어지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입맛이 없다고 해서 라면이나 냉면과 같은 간단한 식사로 매 끼니를 해결하면 영양 부족을 초래하기 쉽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많이 소모되는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적극적으로 보충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의학에서는 신맛이 기가 땀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단맛은 피로를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맛이 나는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매실은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식욕도 생기게 하며, 배탈이 났을 때 속병을 다스려주기도 한다. 기가 빠지고 속이 차가울 때에는 계피와 생강을 팔팔 끓인 뒤 매실청을 타서 마시면 좋다.

여름 보양식 다섯 가지

1. 황기백숙
2. 오미자차
3. 방아잎추어탕
4. 오이냉국
5. 제호탕

제호탕

에쎈 | 2014년 08월호

  • 주재료

    매실청 적당량, 계피 1조각, 생강 ½쪽, 물 6컵

만들기

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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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계피는 흐르는 물에 씻어 굵직하게 부순다.

  1. 2

    생강은 흐르는 물에 씻어 껍질을 벗기고 모양을 살려 저민다.

  1. 3

    계피와 생강을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중간 불에 20분 정도 끓인 뒤 체에 밭친다.

  1. 4

    컵에 담고 기호에 맞게 매실청을 타서 마신다.

오이냉국

에쎈 | 2014년 08월호

  • 주재료

    오이 1개, 소금 약간

  • 양념

    깨소금 1큰술, 다진 마늘·국간장·참기름 2작은술씩, 고춧가루 1작은술

  • 국물

    식초·물 4큰술씩, 매실청·멸치액젓 1큰술씩, 설탕 1작은술, 구운 소금 약간

만들기

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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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국물 재료를 고루 섞어 살얼음이 낄 정도로 냉동실에 얼린다.

  1. 2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고 필러로 껍질을 대충 벗긴 뒤 동그란 모양을 살려 얄팍하게 썬다.

  1. 3

    양념 재료를 섞어 오이를 조물조물 무친 뒤 그릇에 담는다.

  1. 4

    차게 얼린 국물을 오이에 붓는다.

방아잎추어탕

에쎈 | 2014년 08월호

  • 주재료

    방아 잎 300g, 미꾸라지 1kg, 얼갈이배추 6포기, 불린 토란대 200g, 대파 ¼대, 풋고추·홍고추 ½개씩, 굵은소금 약간

  • 미꾸라지 삶을 물

    대파 ½대, 양파 ¼개, 생강 ¼쪽, 물 10컵 양념 고춧가루·된장 2큰술씩, 다진 마늘·국간장 1큰술씩, 고추장·참기름 2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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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미꾸라지는 굵은소금을 뿌려 씻는다.

  1. 2

    대파, 양파, 생강, 물을 냄비에 담고 미꾸라지를 넣어 20~30분간 끓여 푹 익힌다.

  1. 3

    ②를 한 김 식혀 대파와 양파, 생강을 건져 내고 미꾸라지는 믹서에 곱게 간 뒤 체에 거른다.

  1. 4

    얼갈이배추는 끓는 물에 데친 뒤 길이로 3~4등분한다. 토란대는 6cm 길이로 썬다.

  1. 5

    방아 잎은 씻어 곱게 채 썰고 대파와 고추는 송송 썬다.

  1. 6

    얼갈이배추와 토란대, 미꾸라지 간 것에 분량의 재료로 양념한 뒤 냄비에 담고 걸러 낸 육수를 부어 푹 끓인다.

  1. 7

    추어탕을 그릇에 담고 방아 잎과 대파, 고추를 올린다.

오미자차

에쎈 | 2014년 08월호

  • 주재료

    오미자 ½컵, 물 5컵, 꿀 적당량

만들기

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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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오미자는 씻어 물을 붓고 하룻밤 동안 우려 체에 밭친다.

  1. 2

    오미자차를 차게 식혀 기호에 따라 꿀을 타서 마신다.

황기백숙

에쎈 | 2014년 08월호

  • 주재료

    닭(중간 크기) 1마리, 찹쌀 ½컵, 차조 ¼컵, 마늘 5쪽, 대추 3개,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 황기물

    황기 2뿌리, 대파 1대, 양파 ½개, 생강 1쪽, 물 15컵

만들기

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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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황기물 재료를 모두 냄비에 담고 중간 불에 2시간 정도 우린 뒤 체에 거른다.

  1. 2

    닭은 기름과 날개 끝, 꽁지 끝을 제거하고 배 속을 깨끗하게 씻는다.

  1. 3

    찹쌀과 차조는 깨끗이 씻어 1시간 정도 불렸다가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1. 4

    마늘은 꼭지를 자르고 대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는다.

  1. 5

    찹쌀, 차조, 마늘, 대추를 섞어 닭의 배 속에 채워 넣고 빠져나오지 않도록 닭 다리를 꼰다.

  1. 6

    속이 깊은 냄비에 황기물을 넣고 닭을 담아 센 불에 끓인다.

  1. 7

    물이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어 내고 중간 불로 줄인다. 뚜껑을 덮고 뽀얀 국물이 우러나도록 30분~1시간 푹 끓인다. 먹을 때 기호에 따라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더위로 인해 땀을 흘리는 것은 곧 기가 빠져나가는 것이라 인식하여, 예로부터 복날에는 보양식을 챙겨 먹었다. 거하게 차린 보양식이 아니더라도 더위를 이기는 제철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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