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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처럼 따뜻한 남자

에릭 남의 즐거운 식탁

On March 14, 2014

귀염성 있는 단정한 얼굴에 퍼지는 유쾌한 미소, 밝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에릭 남의 즐거운 식탁.

떠오르는 요리 훈남

호감 가는 용모에 소위 ‘엄친아’라 불리는 스펙, 부드러운 음색과 노래 실력으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 2> 출연자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에릭 남. 최근에는 한 연예 프로그램의 해외 스타 전문 리포터로서 편안한 인터뷰를 이끌어내는 센스로 더 주목받고 있다.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긍정적인 기운에 주위를 밝게 만드는 에릭 남, 평소 직접 만든 음식을 지인들과 나누며 즐기기를 좋아하는 ‘요리 훈남’이기도 하다.

삶을 사랑하는 만큼 음식을 사랑하는

누군가 그랬다. 먹는 행위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이는 삶의 모든 의욕을 잃은 것이라고. 먹는다는 행위를 기꺼이 즐기는 이들은 삶을 긍정한다.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접 만든 요리로 주위 사람들과 소박한 행복을 나누기도 한다. 각종 조리 도구와 식재료가 가득 찬 테이블 앞에 선 에릭 남의 얼굴은 장난기 가득한 즐거움으로 빛난다. 자기가 만든 음식을 빨리 맛보이고 싶다는 표정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요리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며 칼질을 시작하는 그, “제가 처음 요리한 것은 8살 때였어요.” 어머니가 8살 터울의 동생을 낳았고, 아이를 낳으면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에 미역국을 끓였다. 그렇게 맹랑한 아이였지만 전교에서 유일한 동양인으로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은 차라리 견디는 것에 가까웠다.
주눅 들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부러 더 힘차게 살았지만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었다. “방과 후 혼자 부엌에 서서 요리하는 것이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죠.” 재료를 다듬고 모으고 조물조물 음식을 완성하는 과정은 호기심 강하고 창작욕 넘치는 그에게 걸맞은 놀이이기도 했다. 유년기에는 가족들과 음식을 나누고, 집을 떠난 대학교 시절에는 함께 사는 친구들에게 요리해주는 것에서 행복을 느꼈던 그는 상대방 취향과 기호에도 섬세한 관심을 기울인다. 최근 할리우드 여배우 어맨다 세이프리드(Amanda Seyfried)를 인터뷰하면서는 조미 오징어를 건넸다. “그녀가 무언가 씹는 거를 좋아한다더라고요.” 시청자들은 할리우드 스타가 김치를 먹으며 어색한 한국말을 뱉어내는 촌극을 보지 않아 만족했고 할리우드 여배우는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돌아갔다.

한 박자 태평스럽게

그의 인생 여기저기에서 음식은 파편처럼 빛나고 있다. “학창 시절 파나마에서 3개월간 산 적이 있는데 어느 음식에나 고수가 들어 있었어요. 저는 고수를 끔찍이 싫어했는데 들어가는 양도 어마어마했죠. 마치 고수 지옥 같았다니까요.” 그리고 그는 고수 마니아가 되어 돌아왔다. 음식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는 그의 입이 바쁘다.
“최근에는 부모님에게 연어스테이크를 해드렸어요. 어찌나 맛있게 드시던지, 미국에 계시니 별로 만나지도 못하는데 만날 때마다 ‘이번엔 무슨 음식 해줄 거냐’고 물어보세요.” 그의 스태프가 이구동성으로 그의 연어 요리를 칭찬한다.
“요즘엔 너무 바빠서 요리하고 음식을 나눌 기회가 적으니 아쉽지요.” 봉사 활동에 열성적이고 음식하기를 즐기는 따뜻한 천성이라 연예계에 적응하기가 힘들지는 않을까? 반듯한 이미지를 벗어나 조금은 삐뚤어져 보이고 싶지는 않을까?
“저는 저니까요. ‘무엇’처럼 보이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편해요.” 노래에 맞춰 흥얼거리며 춤을 추던 그가 갓 만든 케사디야를 웃으며 건넨다.

small talk {ERICK NAM}

ESSEN 가장 즐겨 하는 요리는?
보스턴대학을 다닐 때 친구들과 자취를 했는데 그때 가장 즐겨 먹던 것이 멕시코 음식이에요. 만들기는 간단하지만 맛이 보장되고, 푸짐하게 만들어 여럿이 나눠 먹기에 딱이지요. 지금은 거의 마시지 않는데 그 당시에는 술도 엄청 마셔서 친구들과 밤새 수다 떨며 맥주를 들이켜고 음식을 나눴죠. 멕시코 음식 외에 다양한 파스타도 즐겨 만들어요.

ESSEN 새로운 요리를 습득하는 방법은?
한국에 오기 전에는 미국이나 영국의 요리 프로그램을 정말 많이 봤어요. 하루 종일 요리 프로그램만 보는 날도 있을 정도로요. 스타 셰프이자 작가인 앤서니 보댕(Anthony Bourdain)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일 좋아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따라 해보기도 하고 혼자서 이것저것 섞어 새로운 메뉴도 만들곤 했어요.

ESSEN 한식에도 자신 있는지?
한식은 정말 어려워요. 손도 많이 가고요. 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보니 외국 레서피를 접할 기회가 훨씬 많았어요. 가끔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불고기나 김치볶음밥 등을 해주기도 했는데 그래도 곧잘 먹더라고요.

ESSEN 즐겨 찾는 음식점은?
연예계 활동이 규칙적이지 않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일이다 보니 어느 한 곳을 자주 가지는 못해요. 그래도 몇 번 간 곳이라면 이태원의 타코 레스토랑 ‘바토스’예요. 워낙 멕시코 음식을 좋아하는 데다 김치를 얹은 독특한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거든요. 감자튀김에 칠리를 얹어 먹는 것처럼 달게 볶은 김치와 고기, 사워크림을 듬뿍 얹어 먹지요.

ESSEN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데뷔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8kg 가까이 줄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챙겨 먹을 시간이 잘 나지 않아요. 일부러 식사 제한을 하지는 않지만 운동은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일주일에 서너 번 헬스장에 가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하지요.

ESSEN 요리하는 것과 노래하는 것, 무엇이 더 좋은가?
당연히 노래하는 것이 더 좋지요. 하지만 요리는 제 직업이 아니니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온전히 즐길 수 있어 좋아요. 그리고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요리 프로그램 진행이에요.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나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등 무엇이든 잘할 자신이 있어요.

에릭 남이 추천하는 디너파티 party hosting tip

/B>맥주 파티의 감초·과카몰레와 나초
“과카몰레는 무엇보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색이 예쁘다고 연두빛 아보카도를 샀다가는 딱딱해서 제대로 된 과카몰레를 만들 수 없어요. 덜 익은 아보카도는 파프리카파우더와 소금 살짝만 뿌려서 그대로 빵에 올려 토스트 해 먹으면 좋아요.
진녹색 껍질에 버터처럼 부드러운 속살의 아보카도를 구했다면 과카몰레를 만들어봅시다. 아보카드는 길이로 중간을 빙 둘러 칼집을 낸 뒤 과육을 비틀어 씨앗을 제거하고 숟가락으로 속살을 파내 한데 모아요. 다른 재료를 손질하는 동안 쉽게 갈변하니 라임즙을 조금 뿌려놓고요. 파프리카와 적양파는 잘게 썹니다. 매운맛을 더하기 위해 홍고추나 청양고추를 아주 조금만 다져놓아요. 고수 잎도 듬뿍, 아 이거는 먹는 사람 취향을 물어봐서 넣어주세요. 이제 재료들을 한데 모아 라임즙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며 으깨듯 섞어요. 벌써 요리 하나가 끝났습니다. 출출하다며 먹을 것을 찾는 손님들 손에 과카몰레와 나초가 듬뿍 담긴 접시를 건네요. 그러고 차가운 맥주까지 내놓으면 손님들 불만은 금세 사라져요. 이제 여유롭게 다음 요리를 준비할 시간을 벌었어요.”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근사하게·토마토살사와 갈릭치킨케사디야
“케사디야는 그때그때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만들 수 있어요. 오늘은 닭 안심으로 준비했습니다. 일단 닭 안심을 잘 손질해서 올리브유과 파프리카파우더, 소금, 후추로 간해 재워놓아요.
그리고 마늘! 한국인이라면 마늘을 빼놓을 수 없지요. 마늘도 잘게 다져서 뿌립니다. 닭이 재워지는 동안 케사디야와 곁들일 살사를 만들어요. 너무 무르지 않은 토마토를 골라 잘게 다지고 적양파도 같은 크기로 썰어주세요. 여기에 라임즙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고 고수를 더해 섞어요. 벌써 살사 완성! 정말 쉽죠?
살사가 완성되었으니 케사디야에 들어갈 파프리카와 양파를 손질해요. 저는 파프리카가 정말 좋아요. 통째로 불에 직화해 겉껍질을 태우면 더 근사한 향이 나지만 시간이 없으면 생략해도 돼요. 어차피 멕시코 음식은 향이 강하니까. 채소를 다 손질했으면 달군 팬에 소금 간을 하며 달달 볶아요. 재워둔 닭을 이제 팬에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굽습니다. 닭 굽는 냄새에 모두가 군침을 삼키기 시작해요. 닭이 속까지 충분히 익었으면 이제 팬을 닦습니다. 설거지는 정말 싫지만 깨끗한 팬으로 바꿔야 할 때거든요. 냉장 토르티야를 달군 팬에 올리고 그 위에 멕시칸 치즈를 잘게 썰어 녹여요. 이렇게 하면 오븐 없이도 간편하게 케사디야를 만들 수 있어요.
치즈가 녹아들면 볶은 채소와 구운 닭 안심을 올려요, 아 토르티야를 반으로 접을 거니까 전체 면적의 반만 재료를 놓아야 돼요. 재료가 따뜻해지면 토르티야를 반으로 접어요. 재료가 다 흘러내리지 않도록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이제 모든 음식 완성, 살사와 함께 즐기면 됩니다.”

귀염성 있는 단정한 얼굴에 퍼지는 유쾌한 미소, 밝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에릭 남의 즐거운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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