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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워킹맘 스스로 ‘유리천장’을 만들지 마세요


Q 3월에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 때문에 고민 중인 워킹맘입니다. 지금껏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셔서 마음 놓고 직장에 다녔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입학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보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네요. 주변에 들어보니 한 반에서 5~6명 빼고는 엄마들이 모두 학급 행사에 참여한다고 하더라고요. 

괜히 아이가 주눅 들지 않을까 싶고, 커리어 쌓는 게 아이와 함께 있는 것보다 과연 나은 걸까 싶기도 해요. 슬슬 일하는 것도 지쳐가는데 이참에 직장생활을 정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ID 튼튼맘

 

일하는 여성 대부분이 직장에서 ‘유리천장(Glass Ceiling, 승진을 가로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경험한다고 하지요. 처음엔 남자 동료들과 별 차이 없이 경쟁할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여성들의 승진에 제동이 걸립니다. 물론 여성에 대한 사회의 암묵적인 차별 때문이에요. 

그런데 여성들 스스로 유리천장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그 능력을 인정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기려 할 때, 바야흐로 직장일이 자리가 잡혀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때, 승진을 눈앞에 두고, 업무가 익숙해져서 좀더 편안해질 때 여성들은 왠지 불안해져서 망설입니다. 

그동안 직장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면서 느꼈던 피로감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아이를 위해서 이젠 퇴직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튼튼맘 님의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니 그 고민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많은 취업맘들이 이 시기에 퇴직을 고려하니까요. 

아이도 새 환경에 적응하느라 내심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고, 초등학교 2학년 정도까지는 학교가 부모에게 요구하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그 시기에 엄마의 부재를 느낄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시겠지요. 그건 엄마로서 아주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튼튼맘 님, 퇴직하고 싶다는 생각 아래 혹시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놀랍게도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겉으로는 성공과 안정, 경제적인 여유를 원하지만 내심으로는 자신이 성공하고 파워를 갖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답니다. 

‘더 이상의 권한과 책임이 두려워서’, ‘그럴 만한 자격이 없다고 느껴져서’ 혹은 ‘파워를 갖게 되면 나빠질까봐’ 같은 이유로 말이지요. 어떤 여성들의 경우는 안정된 삶 자체를 습관적으로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안정감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거죠. 물론 새로 선택한 전업맘의 삶이 지루해지면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싶어질 겁니다. 그래야 살아있다고 느껴지니까요. 이 사례들은 다 불행과 곤란함을 익숙해하고 안정과 행복을 낯설어하는 마음 때문에 생긴답니다.

물론 이 같은 두려움에는 나름의 미덕도 있습니다. 일방통행으로 직진하는 삶에 균형을 가져다주니까요. 열심히 일한 뒤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우리 삶도 발전하고자 하는 측면과 회의하는 측면이 있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직장 퇴직 같은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는 좀더 숙고가 필요합니다. 어려움이 오기도 전에 쉽게 결정해버리면 자신에게 오는 운명을 회피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습관화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앞서 이야기한 부정적인 생각에 따라 결정을 내리다 보면 삶은 발전하지 않고 늘 그 자리를 맴돌거나 자꾸 더 후퇴하게 되겠지요. 그러니 행복도 불행도 충분히 경험한 뒤 결정하겠다는 심정으로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경험의 한계치를 넘어서고 나면 사실 어떤 결정도 축하받을 일입니다.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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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박미라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