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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지나치게 헌신하면 몸도 마음도 병들어요

박미라
정리
양한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2021.09.27

Q 14개월 된 딸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친정엄마에게 맡겼던 아이를 퇴근하면서 집으로 데려오면, 그 순간부터 아이가 제게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낮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퇴근하자마자 모든 에너지를 아이에게 쏟고 있어요.

아기띠 메고 집안을 계속 왔다갔다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볼풀에서 신나게 공놀이도 해주고, 그림책까지 읽어주고 나면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해지지만 몸은 힘들어 죽을 지경이에요. 남편도 집안일은 물론 육아도 최대한 분담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이가 아빠한테 안겨 있으면 엄마에게 오겠다고 난리랍니다.

아이들이 아빠보다 엄마를 더 따른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너무 힘이 들어요. 우리 아이만 이런 건지, 아니면 저희 부부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아이의 정서에 안 좋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ID 수지83(33세 워킹맘)


직장 여성으로 아이를 키우신다니 얼마나 힘들까요. 정말 수고했다고, 그동안 잘 견디셨다고 등을 쓰다듬어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아이에게 너무 헌신하고 계시네요. 지나친 헌신은 최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최선이란 엄마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상태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너무 지나치게 애를 쓰시면 곧 지치게 되어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고 병을 얻으실 수도 있어요.

그러므로 엄마가 자신의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기 위해선 아이와 적당한 선을 유지해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에 아이에게 항복하고 말지요. 워킹맘들의 죄의식은 더욱 심합니다.

날마다 엄마와 헤어짐을 겪는 아이 생각을 하면 가슴 한편이 늘 납덩이처럼 무거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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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부모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고독, 외로움을 아이에게 투사하고 아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모두 자기 탓일 거라고 생각하지요.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아이를 외롭게 했다고요. 하지만 인간이 가진 절대적인 고독은 그야말로 인간 본연의 타고난 감정입니다. 그러니 아이의 감정을 모두 책임지려 하지 마세요.

님의 아이는 날마다 엄마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두 엄마와 만나는 셈입니다. 두 엄마가 가진 장점이 있잖아요. 좋든 싫든 한 엄마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겁니다. 낮 동안 할머니도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테고요.

아이가 아빠를 외면하고 엄마에게 매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추측하건대 엄마가 너무 잘 놀아주니 아빠에게 가기 싫어하는 게 아닐까요. 아빠는 엄마에 비해 심심하게 느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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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을 읽어보니 아이가 엄마와 있을 때 정말 환상적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그 즐거운 기분을 잃고 싶지 않겠지요.

그래서 더욱더 엄마를 채근하는 겁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이기적입니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선 한 치의 양보도 없으니까요. 아직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시기라 엄마가 지쳤든 말든 상관하지 않지요.

앞으로는 아이를 좀 심심하게 놔두셔도 좋을 듯합니다. 심심해지면 혼자서라도 놀 궁리를 하거든요. 우리 인간은 원래 좀 심심하고 단순해야 창조적이 된다고 하지요. 물론 아이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재미있게 놀아주던 엄마가 달라지면 말이지요. 하지만 그 저항에 항복하지 말고 변화된 모습을 일관성 있게 지키세요. 단, 아이가 보챈다고 화내지는 마시고요. 그러다 보면 심심한 아빠에게도 가게 되고 아빠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끼게 되겠지요.
 

박미라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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