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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육아기는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입니다

박미라
정리
양한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1.09.24

Q 워낙 활달한 성격이라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활동적인 삶을 살아왔는데 엄마가 된 뒤로 모든 게 달라졌어요. 미혼인 친구들의 자유로운 삶이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친구들은 언제든 아이 데리고 나오라고 하지만 아이는 고작 18개월이에요. 그렇다고 워킹맘인 저를 대신해 한 주 내내 아이를 돌보시는 친정엄마에게 주말까지 아이 맡기고 외출하기엔 너무 미안하고요. 모처럼 약속을 잡더라도 친구들은 저를 배려한다며 일찍 들어가라고 서둘러 보내는데 오히려 더 우울해집니다. (ID 지웅맘경진(31세 초보 엄마))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2년여 동안이나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니 우울해할 만합니다. 정말 답답하지요. 어쩌다 아이를 데리고 친구들을 만나면 애 챙기느라 얘기도 실컷 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고요.

모처럼 아이 맡기고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져도 집에서 엄마를 기다릴 아이와 돌봐주는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간을 좀 오래 보내야 한다는 거예요.

둘째 아이까지 낳게 되면 최소 10년 정도의 육아 모드 생활이 지속될 거고, 그땐 여행이나 친구들 모임, 술자리 등을 갖기가 영 쉽지 않죠.

출산 이전까지는 유지됐던 대부분의 모임이 해체되는 게 바로 이때입니다. 이 시기에 대한 제 충고는 두 가지입니다.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실질적인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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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아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죠. 이제까지 누려왔던 것들, 온전히 자기에게 집중되었던 시간과 노력을 아이에게 할애하며 생활방식과 성향조차 어느 정도 바꾸게 됩니다.

성향이 외향적인 엄마라면 친구와 바깥 세계로 향해 있던 관심사를 안으로 돌려 아이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물론 저는 그런 변화가 부모에게 일방적인 손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육아라는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고 나면 내적으로 보다 성숙하고 풍요로운 30, 40대를 맞게 될 테니까요.

그러나 아직 젊고 활동적인 여성으로서는 희생으로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양육을 위한 희생과 감수는 어떤 엄마도 피해갈 도리가 없습니다. 만일 육아를 누군가에게 완전히 떠맡긴다면 자유로울 수는 있겠지만 이는 자신의 과제를 미루는 일이며, 언젠가는 해결할 것을 요구받게 되니까요.

이제 미혼 여성들의 자유로운 삶, 자신의 과거 삶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심을 내려놓으세요. 아이의 육아기 또한 엄마에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그리고 떠올려보세요. 그 자유로운 시절, 자유로운 만큼 감당해야 했던 불안정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365일 육아 모드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한 거랍니다. 지금부터 지웅맘경진님은 아이를 돌봐줄 탁아기관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마땅한 탁아기관을 찾아서 반나절만이라도 아이를 보내면 어떨까요?

그러면 친정어머니도 매일 손자를 돌보는 일과에서 잠시 놓여날 수 있고, 그 덕에 가끔은 저녁 시간에 아이를 더 부탁드릴 수 있으니 친구들 만날 짬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또한 지금부터라도 남편에게 아빠로서의 육아 의무를 요구해서 그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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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아이의 육아기는 여성들에게 기나긴 동면의 기간입니다. 안타깝지만 지웅맘경진님은 어떻게든 그 단절과 맞닥뜨려야 하고 결국은 극복해야 합니다. 화려했던 관계를 거두어들이고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요.

어쩌면 감정이 좀더 차분해져서 평안함을 느낄 수도 있어요. 희망적인 점은 육아기를 보내면서 그 시기에 맞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너무 낙담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힘내세요, 지웅맘경진님!
 

박미라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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