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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이럴 때는 어떻게 하죠?

공공장소에서, 집에서 상황별 훈육방법

On November 13, 2019

훈육의 허와 실을 모른 채 ‘말 잘 듣는 아이’로만 키우려다 중요한 것을 잃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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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 상황별 조언

 

 01 공공장소에서 부모의 역할 
연령에 따라 다르게 대응할 것
서너 살이라면 어른의 지혜로 아이의 관심을 돌리는 편이 낫다. 몇 년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급적 떠들면 안 되는 장소에는 가지 않는다. 그래도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의 관심을 끌 만한 여러 가지 도구를 챙겨간다. 그림책, 장난감, 간식 그리고 스마트폰도 하나의 방법이다. 창가 자리에 앉아 풍경을 보며 계속 시선과 관심을 돌리려 해볼 것. 대여섯 살 정도 되면 주위 상황을 보고 조금씩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 연령대의 아이에게는 어떤 장소에 가기 직전에 긴장감을 주는 방법이 가장 좋다. 지하철을 타기 전에 “지하철에서는 자는 사람도 있고 피곤해서 쉬는 사람도 있으니 큰소리를 내면 깜짝 놀라겠지? 그러니까 지하철 안에서는 쉿 하는 거야”라고 분명하게 전달한다. 떠들면 지하철에서 바로 내릴 것이라는 말로 긴장감을 더한다.

 02 식사할 때 나쁜 버릇, 평생 가지 않아요 
자신의 영양학 지식에 집착하지 말기
아이가 먹지 않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냄새나 씹을 때의 느낌 등 민감한 감각을 가졌다거나 밥과 반찬을 따로 먹는 것은 괜찮지만 함께 먹는 것은 싫어하는 등 아이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원인을 찾아서 이를 제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먹을지 말지, 먹으면 얼마나 먹을지에 대해서는 아이의 의지에 맡겨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영양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불안해 먹여주거나 먹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실은 영양 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요즘 세상에는 ‘뇌를 자라게 하는 영양소’, ‘키를 크게 하는 음식’ 등 부모를 불안하게 하는 정보가 넘친다. 영양에 대한 상식은 자꾸 변한다. 한때 우유가 좋다고 하더니 언젠가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고 하고, 밥 중심의 아침식사가 인기를 끌다가 어느 날부터는 당질이 몸에 안 좋다며 고기 위주로 먹으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전쟁으로 인해 먹을 것이 변변치 않던 시대를 포함해 어느 시대에도 아이들은 잘 자라서 사회를 움직이는 어른이 됐다. 차려진 음식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는 아이의 자율에 맡겨도 된다.

 03 집이 매일 엉망진창, 정리하는 습관 기르기 
훈육보다는 칭찬으로
‘정리’라는 말은 추상적이어서 아이가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에게는 “장난감은 이 상자에 넣어”, 또는 “그림책은 이 책장에 꽂고”라고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물론 정리 정돈은 쉽게 몸에 익지 않는다. ‘어질러져 있으면 정신 사나우니까 정리하자’라는 생각은 중학생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으므로 부모는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 정리된 집에서 자란다면 크면서 그 가정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되어 있다. 하지만 어질러진 방을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난다면 아이방을 따로 마련하고 그곳을 어질러도 되는 공간으로 정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방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면 거실 한구석을 아이의 공간으로 내어준다. 아이는 자기 공간이 정해져 있으면 거기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하고 나름대로 신경을 쓴다. 또 정리를 위해서는 흥미를 잃은 장난감,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장난감 등은 처분하고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만 남겨 집중해서 놀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정리 습관을 들이는 데에는 칭찬이 가장 효과적이다. 부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생활 습관을 제대로 들여주려고 하지만 아이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칭찬이 무조건 필요하다. 부모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 부모에게 칭찬받았다는 사실은 아이에게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04 폭력적인 아이 
언어 능력이 발달할 때까지 기다려주기
유아기의 폭력은 일종의 소통 수단이다. 유아의 폭력은 어른이 생각하는 폭력과 조금 다르다. 서너 살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말로 설명하지 못하기에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폭력을 통한 소통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빨라야 다섯 살 무렵이다. 말로 자기표현을 할 수 있게 되면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의 신체적 표현이 줄어든다. 이때가 되면 감정과 행동이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그만해”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그만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여섯 살 정도 되면 난폭한 아이는 친구들도 멀리하고, 스스로도 객관성이 생기기 시작하는 나이이므로 본인이 분위기 파악을 하고 차츰 행동을 바꾸기도 한다. 폭력으로 자기 요구를 관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것이 난폭했던 아이가 걷게 되는 바람직한 길이다. 그렇게 될 때까지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의 언어 능력이 발달할 때까지 가능한 한 안 좋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피하는 수밖에 없다. 가끔 언어 능력과 상관없이 폭력적인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는 대부분 아주 섬세한 편이고 경계심이 강하고 외로움도 많이 느낀다. 이런 성향의 아이가 폭력을 휘두르면 무조건 먼저 힘차게 끌어당겨서 포근하게 안아준다. 그리고 그 아이의 기분을 대신 말로 표현해준다. 그것만으로도 일단 아이는 안정을 찾게 되고 개운치 않았던 자신의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이해하게 된다. 조금만 건드려도 폭력으로 대응하는 거친 행동은 ‘애정이 부족해요’라는 마음의 소리일 수 있다. 이런 아이에게 엄하게 대하고 때로 체벌을 하게 되면 더욱더 외로워져서 점점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부모가 먼저 온기와 상냥함으로 넘칠 때까지 애정을 쏟아주어야 한다.

 05 형제간의 싸움 
최소한의 싸움의 규칙을 두고 내버려둘 것
형제가 다툴 때는 그냥 내버려둔다. 싸움이 생기면 재판관이 되려고 하는 부모가 많다. 양쪽의 이야기를 듣고 공정하게 판단하려고 애쓰지만 애초에 양쪽 모두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모가 잘잘못을 따지는 순간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싸움의 내용이 중요하지 않게 되고 누구 편을 들어주느냐에 집중하게 되므로 어느 한쪽에 불만을 남긴 채 싸움이 끝나게 된다. 단, 최소한의 싸움의 규칙을 두고 내버려둘 것. 모든 싸움은 맨손으로, 그러다가 한 명이 전의를 상실하면 등장해서 “어떻게 할래?”라고 묻고, 그만두겠다고 하면 그걸로 상황을 종료한다. 다른 한쪽이 아직 흥분하고 있더라도 전의를 상실한 상대는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이제부터는 내가 상대할게” 하며 어른이 받아주면 된다. 싸움 자체에 대해서 책망하거나 원인은 묻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막상 이기고서 기뻐하는 아이는 별로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형제나 친구를 울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풀이 죽는 아이는 이긴 쪽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싸움은 안 된다고 훈육부터 하려 든다. 하지만 아이들이 싸움을 해봐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 기분도 있다.

 

 

Q&A SOS, 이럴 때는 어떻게 하죠?

 

 Q  싫어를 연발하는 네 살 남자아이, 결국 때려서 말을 듣게 합니다.
‘제1의 반항기’인 것 같네요. 자아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반항은 ‘엄마의 일방적인 명령에는 따르지 않을래요, 제 의견도 듣고 존중해주세요’라는 메시지입니다. 결코 부모를 화나게 하려는 행동이 아니지요. 생각을 달리 해보면 아이의 의견은 존중하지 않고 양보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부모일지도 모릅니다. 아이와 의견이 부딪치면 가위바위보를 해서 결정을 하거나 어느 쪽으로 갈지 실랑이를 벌이게 되면 막대기를 잡았다 놓아서 쓰러진 곳으로 결정하는 방법을 사용해보세요. 아이에게 부탁을 하거나 아이스크림 등으로 유혹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에게 논리를 따지며 무조건 어른의 생각을 따르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자아가 싹트는 네 살에도 항상 엄마 말대로만 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가 더 걱정입니다.

 Q  다섯 살 여자아이, 툭하면 짜증내는 아이에게 저도 욱하게 됩니다.
짜증이 많은 아이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의지가 강한 아이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밖에서는 아주 착하게 행동하고 집에 와서 감정을 풀어내기도 하죠. 아이가 짜증을 낼 때는 충분히 짜증을 부리게 해주세요. 다섯 살쯤 되면 아이도 나름의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아이가 많습니다. 집에서 엄마를 상대로 그런 스트레스를 토해낼 때 달래려고만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불을 돌돌 말아서 샌드백으로 만들어 격렬한 몸놀이를 하는 등 스트레스나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런 아이는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쉽게 짜증내는 일이 초등학교 4학년까지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조금 길기는 하지만 이를 잘 극복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뜰히 챙길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될 겁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세요.

 Q  일곱 살 남자아이, 몇 번을 말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해서 결국 제가 폭발합니다.
혹시 본인이 아이에게 온종일 명령만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래서 아이도 고분고분 “네”라고만 대답할 수 없는 겁니다. 일곱 살이니 부모에 대한 비판적인 마음도 자랐을 거고요. 부모가 잔소리를 할수록 아이는 흘려듣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아이가 아무리 말해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말을 하든 안 하든 결국 결과는 똑같은 것 아닐까요? 우선 아이에게 명령조로 말하는 것부터 그만둡시다. 명령조 대신 돌려 말하거나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을 정하는 걸로 바꿔보세요. 이 방법으로 계속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 그냥 넘어가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는 본인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합니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의사를 전달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Q  세 살 여자아이, 외출만 하면 위험한 행동을 자주 해서 자주 혼을 냅니다.
아이들은 평범하게 걷지 않아요. 항상 뛰어다니고 잰걸음으로 이동하기를 좋아합니다. 또 시야가 좁아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면 바로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아이는 갑자기 변할 수 없습니다. 혼을 내고 체벌을 해도 발달단계를 뛰어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어느 정도 주변을 살필 줄 알고 위험의 의미를 알게 될 때까지는 아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손보다는 손목을 잡고 반복적으로 위험 요소를 알려주세요. 아무리 천방지축인 아이도 다섯 살 정도가 되면 “여기선 절대 뛰면 안 된다”라고 긴장감을 가지고 말하면 위험성을 인지합니다. 그러니 그 전까지는 아이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잘 보살펴야 하겠지요.

《오늘부터 훈육을 그만둡니다》(진선출판사) 힘든 육아 상황을 체크리스트와 만화로 풀어내고 베테랑 유아교육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훈육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

훈육의 허와 실을 모른 채 ‘말 잘 듣는 아이’로만 키우려다 중요한 것을 잃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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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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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훈육을 그만둡니다》(진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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