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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에도 때가 있다

똥고집에 드러눕기는 기본, 떼쓰는 아이 앞에서 엄마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공감과 기다림만으로는 달래지지 않는 아이의 떼쓰기. 과연 어디까지 받아주고 얼마나 단호해야 할까. 떼쓰기의 이유와 대처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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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1  훈육하기 전, 10을 세기 

어린아이들은 원하는 것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 모든 것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미리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도와줘야 한다. ‘떼쓰기’ 역시 자아 형성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

때로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들어줄 수 없거나 그 수위를 낮춰 허용해줄 수 있을 때 아주 잠깐 동안 기다리게 하는 것으로 ‘조절의 힘’을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셀 수 있는 숫자로 대신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령 3까지 셀 수 있는 아이에게는 3초, 5까지 셀 수 있는 아이에게는 5초를 기준으로 하되, 숫자를 세는 속도로 기다림의 시간을 조절하면 된다.
 

떼쓰기에 시간제한이 효과적인 이유

부모와 아이가 약속을 정할 때는 ‘잠깐만, 이따가, 조금만’ 같은 모호한 표현보다 5초, 10초, 1번, 3번과 같은 명확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에게 “시계의 긴 바늘이 5에 갈 때 까지만 해도 괜찮아”와 같이 시계 보기 학습을 함께 해도 좋다.

더불어 크기가 다른 모래시계 2개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개념을 인지할 수 있게 해주자. 아이를 생각의자에 앉아 반성하도록 하는 경우 모래시계를 사용해 위쪽의 모래가 아래쪽으로 다 내려올 때까지라고 정하면 보다 일관된 훈육을 할 수 있다.  
 

TIP 상황별 ‘10초 기다림’ 전략
1 놀이터에서 더 놀려고 할 때
“집에 갈 시간인데 우리 ○○이는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구나”라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준 뒤 “엄마가 많이 기다려줄 수는 없어. 지금 집으로 갈까, 아니면 10초만 더 놀다 갈까?” 하고 물어보자. 아이가 “더 놀다가 갈 거야”라고 대답하면 “그럼 엄마가 10을 세는 동안만 신나게 놀고 집에 들어가는 거야. 알았지?” 하고 한 번 더 확인시킬 것.

그리고 숫자를 1에서 10까지 다 세고 들어갈 때는 “엄마가 많이 기다리지 않게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 내일 또 와서 재밌게 놀자”라며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해 충분히 칭찬해주는 것이 요령이다.

만약 정해진 시간이 지났는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떼를 쓴다면 아이와 눈을 맞추고 “10초 동안만 놀기로 했지? 엄마는 약속대로 10초가 지났으니 갈게”라고 말하고 집 쪽으로 단호하게 발걸음을 옮기자. 아이의 “한 번 더, 한 번 더”에 맞춰 자꾸 기회를 주며 약속을 번복하다 보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규칙도 학습하지 못하게 된다.

2 장난감 때문에 싸울 때
장난감 때문에 싸우는 형제, 자매 또는 친구가 있다면 “○○이가 세 번만 눌러보고 동생(또는 친구)도 세 번 할 수 있게 주는 거야. 그리고 다시 ○○이가 세 번 하는 거야”라고 설명한다. 아이들이 동의할 경우에 장난감을 쥐어줄 것.

시간이나 횟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초반에 규칙을 학습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아이가 규칙에 대해 이해하고 잘 수행할 경우에는 직접 숫자를 정하도록 해도 된다. 지나치게 큰 숫자를 말하면 중간의 숫자로 타협점을 찾을 것.

3 행동을 허락해줄 때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제한적으로 허락하고자 할 때, 혹은 하기 싫어 하는 일을 시도하게끔 유도할 때도 10초의 법칙을 사용할 수 있다. 꼭 시간이 아니라 횟수로 한 번 혹은 세 번, 다섯 번 등으로 응용도 가능하다. 

 PART 2  아이들의 때쓰기 대처 전략 - 심화편 

아이의 떼쓰기가 유독 심하다면 기질·발달을 고려하라

고집이나 떼쓰는 게 유독 심해서 통제하기 힘들다면 기질이나 발달 문제, 양육 태도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가령 수줍음이 많고 예민한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쉽게 자극받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엄마에게 자주 짜증을 내거나 떼를 부릴 수 있다.

활동성이 많은 아이는 정서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활동성이나 충동성이 높은데, 부모 또한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면 충돌하는 경우가 더 잦아진다. 이러한 아이의 떼쓰기를 고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야단칠 때 치더라도 평소 즐거운 놀이로 친밀감을 많이 쌓아둘 것. 간혹 기질적 요인을 넘어 발달 문제로 인해 떼쓰기가 심한 아이가 있다. 보통 언어 능력과 사회성이 좋아지면서 떼쓰기가 줄어드는데, 발달 문제가 있는 아이는 돌 전까지 매우 순하다가 갑자기 그 이후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떼쓰기가 심해진다.

만일 아이가 전반적으로 발달이 더디고 눈맞춤에 문제가 있으며, 떼쓰기가 또래보다 심각하다면 전문의를 찾아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는 게 좋다.
 

‘분노는 나의 힘’ 존재감 알리기

떼쓰는 행동 뒤에는 분노라는 감정이 있다. 분노는 칭얼거림이나 짜증부터 격노, 격분, 강한 흥분 상태 등 단계가 다양하다. 그래서 떼쓰기가 극에 달하면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엄마를 때리기도 한다. 분노를 느끼면 대뇌 변연계가 자극되어 뇌에서 카테콜라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공격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는 왜 이렇게 분노할까? 이는 목표 달성을 위한 본능이라 할 수 있다. 분노는 어떤 욕구나 목표를 달성하려는 행동을 저지당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그래서 아이는 “안 돼!”라는 말에 격렬히 떼쓰는 것. 또 본인이 얼마나 다급한 상태인지 부모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그동안의 반복을 통해 화가 났다는 것을 부모에게 알리면 상대가 ‘아차’ 하며 자기 행동을 멈추거나 요구를 들어준다는 걸 터득한 것이다. 적당한 분노는 권리와 자존심을 보호받는 방법.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가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동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방법이 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아가 강해지는 신호

떼쓰기와 고집은 보통 생후 18~24개월 무렵이 가장 심하다. 아이는 걸핏하면 “싫어”, “안 해”를 외치고, 만 2년간 참고 참아온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의 “싫어”는 일종의 독립 선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엄마의 도움 없이 두 발로 걸으며 내 뜻대로 몸을 움직인다는 자신감은 독립심으로 이어진다.

‘나’, ‘내 것’에 대한 인식, 즉 자아가 발달하면서 이제 엄마에게 의존해 살아가던 지난날과 작별을 고하고 무엇이든 자기 맘대로 해보려는 의지가 생기는 것. 설령 도움을 주는 손길이라도 자신의 의지를 꺾는다고 느끼면 화를 내며 고집을 부리지만, 아직까지도 아이는 미숙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그러니 아이로서도 참 답답한 노릇이다.

떼쓰는 심리 속에는 분노, 그 밑에는 좌절감이 깔려 있을 수 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니 화가 나고 짜증과 떼쓰기가 심해지는 것. 아이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상 고집과 떼쓰기 단계에 돌입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것만 아니라면 혼자 하면서 실수도 경험하고 더욱 단단해지고 자존감도 키울 수 있다.  

똥고집에 드러눕기는 기본, 떼쓰는 아이 앞에서 엄마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공감과 기다림만으로는 달래지지 않는 아이의 떼쓰기. 과연 어디까지 받아주고 얼마나 단호해야 할까. 떼쓰기의 이유와 대처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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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사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