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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힘든 '연년생 육아' 가능할까?

흔히들 형제간에 터울이 적으면 한 번에 키울 수 있고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 좋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정작 엄마들은 쌍둥이 육아보다 더 힘든 게 연년생 육아라고 입을 모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고 웃는 연년생 육아 잘 헤쳐나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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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생에서 형제는 부모 못지않게 중요한 존재다. 그 때문일까, 터울이 많아야 싸우거나 질투하지 않고 오순도순 지내고, 한편에서는 터울이 적어야 친구처럼 공감대를 나누며 잘 큰다는 등 두 자녀의 이상적인 터울에 관해 의견차가 분분하다. 그런데 연년생은 모두가 그 고단함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한 살’이라는 적은 간격이 부모와 아이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연년생을 키운다는 건 끝없는 ‘육아 평행선’을 달리는 것
연년생 육아의 가장 힘든 점은 다른 무엇도 아닌 ‘육아 그 자체’가 고되다는 거다. 임신 중에는 만삭의 몸으로 이제 갓 돌 된 아이를 돌봐야 한다. 출산 후에는 한 아이는 삐악삐악 울어대는 젖먹이, 또 한 아이는 이제 막 뛰어다니는 데 재미 들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뭉치로 업그레이드된 상태. 보통 엄마라면 젖먹이 하나 돌보는 것만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데, 연년생 엄마는 젖먹이는 물론이요, 걷고 뛰기 시작해 집중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한 큰아이까지 감당해야 한다. 한동안은 두 아이 기저귀 가느라 정신없고 끼니 때면 한 아이는 이유식, 한 아이는 유아식 챙겨주느라 정작 엄마는 끼니를 거르거나 아이 이유식으로 때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맏이가 두세 살쯤 되어 이제 좀 말귀를 알아듣나 싶어 잠시 한숨을 돌려보지만, 이내 미운 세 살 ‘3세병’ 시기가 도래해 속을 태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잡고 서기 시작한 둘째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 희망을 걸어보지만 이 힘들고도 기나긴 여정은 적어도 3~4년은 쭉 이어진다. 이렇게 큰아이와 작은아이의 심리·행동 발달 곡선이 나란히 평행선을 이루며 달리다 보니 한동안은 우아한 엄마가 되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퀭한 눈, 질끈 동여맨 머리, 늘어난 티셔츠는 연년생 엄마의 기본 3종 세트. 엄마가 숨 좀 돌릴 수 있는 시기는 적어도 두 아이가 너덧 살은 되었을 때다.



연년생 육아 솔루션
1 첫째에게는 더 많은 관심을 사랑을 준다
으레 부모들은 둘째가 태어나면 큰아이가 의젓하게 맏이 노릇을 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첫째 역시 아직 부모의 품이 그리운 어린아이일 뿐이므로 엄마 아빠는 첫째가 동생에게 갖는 질투나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줘야 한다. 만약 아이가 동생을 때리거나 관심을 받기 위해 퇴행 행동을 보인다면 지적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가르칠 것. “형이 되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야. 만약 동생 때문에 화가 나고 슬프다면 엄마 아빠에게 ‘화가 나요’라고 말을 해. 그럼 엄마 아빠가 네 기분을 알 수 있어서 도와줄 수 있단다”라고 말하며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특히 둘째가 태어나고 처음 6~7개월 동안에는 첫째에게 더욱 관심을 쏟는 것이 좋다. 가족의 모든 관심이 갓 태어난 아기에게 집중되고 생활의 중심이 아기 위주로 돌아가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첫째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비교하는 말은 금물
둘째에게 첫째는 동경의 대상이자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다. 형, 언니와 비교하거나 능력을 칭찬하는 말은 둘째에게 더 큰 열등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삼간다. 만약 둘째가 첫째만큼 잘하지 못해 속상해한다면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좀 더 자라면 언니, 오빠처럼 잘할 수 있다고 알려주자. 육아의 모든 시작을 첫아이와 함께했던 터라 유독 첫째에게 부모의 관심이 쏠리기도 하지만 둘째 역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히 돌봐야 한다. 아이가 관심을 받기 위해 투정을 부리거나 떼를 쓴다면 혼내기보다 하루 중 짧게나마 엄마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마련해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게끔 하는 게 좋다. 또, 나이 터울이 적을지라도 아이들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 각자의 개성을 찾아 이를 지지해준다면 아이들은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는 일이 적어질 것이다.

3 연년생 엄마는 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연년생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녹록지 않은 유년기를 보내야 하지만 연년생을 키우는 부모 역시 고된 육아를 겪어야 한다. 특히 엄마는 체력적 한계에 자주 부딪힌다. 여자가 출산하고 회복해 다시금 원래 몸 상태로 돌아와 임신하기까지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연년생 임신은 이 순리를 훌쩍 뛰어넘는다. 몸은 몸대로 힘들고 아이들 치다꺼리하며 육아에 시달리다 보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우울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우울감을 무조건 나쁘게 여겨 억압하거나 모성을 의심하지는 말자. 올망졸망한 아이들 돌보느라 꼼짝없이 집에만 갇혀 지내면 누구라도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차라리 자기 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지금 내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힘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쿨하게 인정하는 거다. 어쨌든 아이들은 하루하루 자랄 테고, 더디지만 조금씩 자기 앞가림을 해나가게 돼 있다. 육아는 자기가 원한다고 빨리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일정한 시간과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끝날 것 같지 않은 터널도 결국은 끝이 있으며, 다 지나고 나면 잘 해냈다는 자신감과 뿌듯함이 찾아온다. 물론 힘든 육아 속에서도 이따금 숨통을 틔울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주말 오전,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단 몇 시간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든지 마음 맞는 또래 엄마들과 소통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등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솔루션을 찾아 실천에 옮겨보자.

4 연년생 육아의 핵심 ‘공평’
아이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더 불공평하다고 느낀다. 아이의 시선에서는 엄마 아빠가 항상 다른 형제만 돌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아이에게만 관심을 쏟고 편애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관심받지 못한 아이는 열등감 있는 어른으로 자라기 쉽다. 반면에 편애를 받은 아이는 다른 형제에게 괜한 죄책감을 갖거나 잘못된 우월감에 빠질 수도 있다. 편애는 결코 누구에게도 건강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없다. 아이 앞에서만큼은 공평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일 것. 규칙을 정해두고 훈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한쪽에게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자. 만약 둘째가 어려서 돌보는 시간이 많아진다면 첫째에게 아기 때 이야기를 들려줄 것. “동생은 아직 어려서 혼자서 움직일 수 없어. 네가 동생처럼 아기였을 때도 엄마 아빠가 매일 안아줬단다”라고 말하고 두 아이 모두 똑같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둘째에게 치중된 관심이 결코 자신을 미워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아이도 알게 될 것이다.

5 물건의 소유주는 명확히 정해주자
연년생 형제자매는 4~5살이 지나면 몸집이나 지적 수준이 비슷해져 옷이나 장난감을 공유하는 일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 시기 아이들은 소유욕이 생기면서 자기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 장난감 하나 때문에 매일 집 안이 전쟁터로 변하는 것도 연년생 육아맘들에겐 익숙한 풍경. 이뿐만이 아니다. 물건의 소유주를 나누지 않는다면 “형이니까 동생에게 양보해”라거나 “첫째 먼저”라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양보를 강요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첫째는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는 동생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둘째는 언제나 두 번째라는 생각에 반항심이 생기며 다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이러한 서열 나누기는 삼갈 것. 또한 장난감이나 학용품 등 아이 물건을 구입할 때는 각자의 취향에 맞게 따로 사고 이름표를 붙여 개별 수납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함께 써야 하는 물건이라면 그 점을 명확히 알려주고 순서대로 쓰는 법을 가르친다.

6 1:1 데이트 즐기기
가족 나들이 시간이 난다면 온 식구가 다 같은 스케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이따금 ‘따로 데이트’를 즐겨보길 권한다. 가령 큰아이는 엄마와, 둘째는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것. 모든 식구가 매번 다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접어두자. 따로 데이트를 즐기면 오히려 평소에 어루만져 주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형이나 동생과 나눠야만 했던 엄마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전할 수 있다.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면 아이의 속마음을 들어보거나 평소 아이가 하고 싶었던 일을 같이 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엄마 아빠의 관심이 분산된 2시간보다 ‘1:1로 나만 봐주는 1시간’이 더 알차게 느껴진다.
 

+ PLUS TIP 첫째 둘째 현명한 싸움 중재법
 +  감정을 표현하는 법 알려주기
“화가 났을 때는 ‘나 화났어’라고 말해야 엄마가 화가 난 걸 알 수 있어”, “동생이 장난감을 가져가는 게 싫다면 ‘장난감 가져가지 마’라고 말로 해줘” 등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화가 나거나 억울한 상황을 인형놀이로 재현하거나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

 +  직접 나서지 않기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일부러 더 큰소리를 내거나 고자질을 하기도 한다. 옳고 그름을 가리기보다 아이들끼리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부모는 한걸음 떨어져서 조언을 해주는 정도가 적당하다. 단, 싸움이 과열돼 헐뜯는 말을 하거나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즉시 개입해 종결시킬 것.

 +  두 아이의 입장 각각 들어보기
두 아이가 싸울 때 한 아이만 지적하면 부모가 편애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싸움이 진정된 후 양쪽의 입장을 각각 들어보고 아이들의 감정을 인정해준다. 공공장소나 통제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첫째와 둘째를 서로 잠시 떼어놓는 방법도 좋다.

흔히들 형제간에 터울이 적으면 한 번에 키울 수 있고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 좋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정작 엄마들은 쌍둥이 육아보다 더 힘든 게 연년생 육아라고 입을 모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고 웃는 연년생 육아 잘 헤쳐나가는 법.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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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거진

도움말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소장),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사진
서울문화사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