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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게임 말고 놀이터

매일 같이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는 요즘이지만 아이가 또래와 교류를 하며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이 ‘집 앞 놀이터’라는 것만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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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는 오롯이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 모여 또래 친구들과 만나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조금씩 성장해간다. 그러나 놀이터가 단지 여럿이 모이는 만남의 장으로서 기능만 하는 건 아니다. 놀이터는 아이들의 신체, 정서, 인지, 언어, 사회성 등 사실상 모든 영역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소, 미끄럼틀, 그네 등 놀이기구를 타고 조작하며 몸을 움직이는 신체활동을 통해 대근육과 소근육 발달은 물론 시각-운동 협응 능력, 평형감각, 순발력, 지구력, 심폐 기능 등 신체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감 등 긍정적인 감정은 정서적 안정을 돕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을 놀이 활동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감정을 이완하고 정서를 발달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놀이터에서의 여러 경험을 통해 실내와 다른 차원의 사회적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놀이 방법을 터득하고 숙달하는 과정과 친구나 형, 누나로부터 모방하며 배워가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 아이의 지적 능력, 즉 인지 영역의 두뇌 발달을 촉진한다.

또래 친구들과 교류하며 언어 발달이 이루어지고, 협력해 놀이하는 과정을 통해 대화, 타협, 양보 등 대인관계에서의 갈등 해결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이처럼 놀이터라는 작은 공간이 아이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셀 수 없이 많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흐르는 공기를 들이마시며 꽉 막힌 천장 대신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보고, 마음껏 쿵쾅거리며 뛰어다녀도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으니 놀이터는 그야말로 ‘천국’인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이 놀이터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놀이터의 구조 속에도 숨겨져 있다.


놀이기구로 이해하는 아이의 욕구
어린아이는 아직 신체적 발달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뜀틀이나 자전거 등 능숙한 신체 조절을 필요로 하는 기구는 이용하기 어렵다. 보다 단순한 기본 동작을 활용한 기구를 사용함으로써 신체 발달을 촉진할뿐더러 부수적인 영역의 발달도 이루어진다. 가령 시소를 타며 힘의 원리를 깨치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을 배우는 식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발달을 이루어낼 수 있다.

  • 1 정글짐 -> 빠르고 광범위하게 몸을 움직이고 싶은 이동 욕구를 반영
    기본적으로 큐브 형태로 이루어진 철제 구조물로 공간을 여러 조각으로 분리함으로써 아이로 하여금 입체감을 느끼게 해주니 지루할 틈이 없다. 하나의 큐브에 몸을 걸치면 공간이 꽉 차는 느낌이 들고, 이는 상대적으로 ‘내 몸이 크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줌과 동시에 아이 스스로 공간을 지배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온전히 나의 세상에서 이리저리 원하는 공간으로 마음껏 움직일 수 있으니 자유와 독립심이 충족되고 자신감도 향상되는 것.

  • 2 그네 -> 높이 날고 싶은 욕구와 빨라지려는 속도 욕구를 반영
    그네를 움직이려면 처음에는 발을 땅에 딛고 힘차게 굴러야 한다. 그다음 속도를 높이려면 뒤에서 누군가 힘껏 밀어주어야 하고, 그 뒤에는 아이 스스로 균형감각과 몸의 움직임을 이용해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이러한 힘의 ‘역학적 구조’ 자체가 아이에게는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 또 점차 빨라지는 속도를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으니 재미있고, 자신의 몸이 빨라지는 걸 보며 성취감을 느낌과 동시에 스스로를 대단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 3 미끄럼틀 -> 빨라지려는 속도 욕구를 반영
    누군가 아래로 끌어당기는 듯한 중력에 의해 빠르게 내려가는 것 자체가 아이를 열광시킨다. 마찰력으로 인한 촉감 또한 아이를 즐겁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 무엇보다 아이의 몸이 미끄럼틀 바닥에 닿아 마찰열을 일으키며 미끄러지는 힘이 발생하는데 이 신비한 힘이 아이를 짜릿하게 만든다.

  • 4 시소 -> 힘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욕구를 반영
    자신의 무게로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고 반대로 내가 허공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나를 끌어내리며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무척 흥미롭다.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아이가 탔는데도 나를 꼼짝 못하게 만들고 앉는 위치에 따라 힘의 균형이 달라지니 그저 신기할 따름. 이리저리 옮겨 타며 균형을 맞추는 과정을 통해 물리적 원리를 깨닫고, 내가 누군가를 올리거나 내려줄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는다.

PLUS TIP 아이에게 ‘흙장난’은 필수
아이들이 ‘흙’을 좋아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선 흙은 자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자연물로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호감을 느끼며 감촉 자체가 매우 특이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손에 쥐고 조몰락거리면 자기 마음대로 갖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소유’와 ‘통제’라는 심리적 만족감과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보드라운 흙을 만지작거리며 노는 동안 심리적 안정감도 느낀다. 즉, 어린아이에게는 ‘흙장난’이 곧 자연물로 즐기는 훌륭한 촉각놀이다.


놀이 기구 못 탄다고 겁쟁이라 놀리지 마세요!
아이가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지 않고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엄마 입장에서는 속상한 것이 사실이다. ‘얘는 왜 이렇게 겁이 많을까’하는 걱정도 되고, 이것도 타보고 저것도 타보라며 아이를 독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정 놀이 기구를 잘 타지 못한다거나 싫어하는 것은 몸의 감각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몸이 먼저 공포를 느끼고 반응하는 것을 두고, 겁쟁이라고 비난 해선 안 된다. 또한 무리하게 놀이기구를 타도록 요구하면 오히려 거부감만 가질 수 있다. 유아기 몸에 대한 자신감은 매우 중요하다. 내 몸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아이의 자존감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놀이 기구를 두려워한다고 핀잔을 주거나 걱정을 하기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곁에서 찬찬히 지켜보며, 아이가 차츰 차츰 놀이 기구를 친근히 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같이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는 요즘이지만 아이가 또래와 교류를 하며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이 ‘집 앞 놀이터’라는 것만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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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거진

도움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원민우((원민우아동청소년발달센터 원장), 함현진(도담언어심리발달센터 원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ba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