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교육

내 아이의 올바른 가치관을 위한 명작 동화 다시 읽히기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히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불량식품만큼이나 나쁜 동화를 읽어주고 있다면? 내 아이를 망치는 나쁜 동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3 / 10
/upload/best/article/201904/thumb/41672-362689-sample.jpg

 


아이는 부모가 읽어주는 동화를 통해 세상과 만난다. 책을 읽으며 받은 인상이 잠재의식에 각인되는 것은 물론, 아이의 성장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동화로 습득한 스토리와 상징 코드는 아이의 잠재의식 속에 깊이 숨어 있다가 판단을 요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 만큼 아이에게 잘못된 선입관이나 편견을 심어주는 동화는 피하는 게 옳다.

신간 <나쁜 동화가 아이를 망친다>는 우리가 흔히 명작동화라고 일컫는 고전동화, 전래동화를 살펴보면 현재와 맞지 않는 당시의 시대상이나 가치관이 담겨 있어 아이에게 유익한 콘텐츠가 아니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나쁜 동화'라고 주장한다. 안데르센 동화, 그림 형제 동화는 17~18세기에 쓰였는데, 그 당시는 철저한 계급사회로 사회적 불균형과 남녀 차별이 심하던 때였다.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개념조차 없었던 시대의 이야기가 영유아에게 여과 없이 노출될 경우 과거의 낡은 가치관이나 왜곡된 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잔혹 동화, 내 아이에게 읽혀도 괜찮을까?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은 누구나 아는 고전이자 명작동화지만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는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부모는 가난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하자 아들과 딸을 숲에 버리고 온다. 숲에서 길을 잃고 굶주린 아이들은 과자로 만든 집을 발견하고 과자를 떼어 먹다가 마녀에게 붙잡혀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그레텔의 지혜로 헨젤 대신 마녀가 끓는 솥에 빠져 죽고 아이들은 마녀의 집에 있던 보물을 가지고 집에 돌아와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이야기에서 부모가 아이를 버리는 것은 물론, 아이를 삶아 먹으려는 마녀가 아이 대신 끓는 솥에 빠져 죽는 이야기도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너무 잔혹한 설정이다. 또한 마녀의 집에 있던 보물을 들고 나와 자신을 버린 부모에게 갖다 주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도 요즘 아이들에게 어떤 교훈이나 재미를 줄 수 없는 내용이다. 만약 이런 동화가 창작 동화로 나왔다면 어느 부모도 이 책을 사서 읽히지 않을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뿐만 아니라 많은 명작 동화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잘생긴 왕자가 나약한 공주를 구하고, 못생긴 새엄마가 아름다운 주인공을 괴롭히는 내용, 주인공들이 빠르게 사랑에 빠지거나 무조건 행복하게 살았다는 스토리 등은 현대의 상식과 가치관에 반하는 내용이기에 많은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나쁜 동화의 특징

1. 이분법적 세계관을 가르친다
등장인물을 주로 나 아니면 적으로 구분한다. 그 외에도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등 두 가지 개념으로 세상을 구분하는 게 보편적이다. 이는 동화의 특성상 아이의 눈높이네 맞춰 짧은 글 안에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생긴 결과다. 양측의 대립되는 상황 속에서 갈등이 생겨야 흥미로운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2. 건전한 가족관을 해친다
'신데렐라', '콩쥐팥쥐', '백설공주'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주인공을 괴롭히는(심지어 죽이려고 하는) '새엄마'다. 아빠는 거의 부재하거나 무기력해 괴롭힘을 받는 주인공을 보호하지 않고 늘 집 밖에서 겉도는 존재로 묘사된다.

3. 현실성 없는 판타지를 심어준다
많은 전래동화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것보다는 착한 일을 하라고 부추긴다. '흥부와 놀부'에서 흥부는 제비 다리를 고쳐주어 금은보화를 얻었고, '나무꾼과 산신령'도 나무꾼이 산신령에게 정직하게 대답을 했다는 이유로 금도끼와 은도끼를 얻는다.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모아 부자가 되기보다는 작은 선행으로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쉽다. 또한 공주 이야기는 여자아이들에게 왕자와 결혼해 극적인 신분 상승을 하거나, 신데렐라처럼 자신을 변화시켜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헛된 기대를 하게 만든다.

명작 그림책 잘 읽어주는 방법

1. 이야기를 비틀어 읽어보자
워낙 옛날에 지어진 이야기이다 보니 남녀의 성역할이 고정적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명작 그림책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집안일을 하거나 소극적이 성향이 강한 반면, 남자들은 왕자나 장군 혹은 능력 있고 힘 있는 사람으로 나온다. 이러한 부분이 자칫 성역할에 대한 인식을 고정시킬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남자•여자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자. 만약에 여자가 장군이라면 어떤 점이 좋았을지, 남자가 요리사 역할을 한다면 어떤 점이 좋은지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따금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보는 것도 재미나게 명작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다. 옛날에는 이런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려주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 예를 들어 설명해주자.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된 역발상, 패러디 동화를 찾아 읽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2. 다양한 '열린 결말'을 생각해보자
명작 그림책은 예쁜 공주가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와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미녀와 야수> 등 작품은 여자 혼자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듯이 보인다. 때로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어보자. "백설공주는 유리관에서 깨어날 수 있었을까?", "왕자가 없었다면 어떤 방법으로 깨어났을까?",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며 색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책 속에 그려진 결말이 수많은 결말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된다. 이따금 새로운 결말, 새로운 이야기도 만들어보자. "엄마는 신데렐라가 혼자서도 잘살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바느질을 잘하니까 디자이너가 되었을 수도 있잖아" 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혀주자.

공주가 왕자와 결혼하는 결말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도 있다. 어른의 시각으로는 공주가 남녀관계에서 의존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힘든 역경에 처했던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행복해진다는 것, 즉 사람은 '관계'를 통해 행복해진다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 또한 '공주'나 '왕자'가 단순히 지위 높은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내면에 갖고 있는 빛나고 귀한 부분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공주가 역경 뒤에 왕자와 결혼하는 결말은 삶의 어떤 위험도 우리 내면의 진짜 귀한 가치를 없앨 수 없다는 상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명작 그림책의 미덕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아름답고 매혹적인 명작 그림책

이왕이면 글도 그림도 멋진 명작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다! 세계적인 글•그림 작가들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재현한 명작들.

  • 1. 앤서니 브라운의 <헨젤과 그레텔>

    그림 형제 글, 앤서니 브라운 그림, 1만원, 비룡소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초현실주의적 느낌이 고스란히 담긴 <헨젤과 그레텔>. 철제 쓰레기통이 놓인 이층 벽돌집, 지저분한 벽지와 TV, 향수와 립스틱이 어지러이 놓인 엄마의 화장대….

    작가는 현실과 동화 속 세계의 경계를 가볍게 무너뜨림으로써 독자들이 옛이야기를 현대 가족 구조에 비추어 재해석할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세련된 외모에 유독 화사한 핑크빛 옷을 입고 있는 새엄마의 모습과 이와는 상반되는 우울한 집 안 풍경, 무표정하고 힘없어 보이는 헨젤과 그레텔의 모습은 가정에서 유기되고 방치된 아이들을 연상시킨다. 옛이야기의 틀을 살짝 비틀어 현대적인 배경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는 점점 붕괴되어 가는 삭막한 가정의 단면을 드러내는 듯해 씁쓸하다.

  • 2. 로베르노 인노첸티의 <신데렐라>

    샤를 페로 지음,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8500원, 비룡소

    고전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옛이야기 <신데렐라>를 볼로냐라가치상을 받은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매혹적인 그림으로 만나보자. 작가는 샤를 페로가 그려낸 17세기의 신데렐라를 1920년대 런던으로 과감히 옮겼다. 아르누보가 휩쓸던 벨 에포크 시대답게 그림책 곳곳에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케 하는 요소가 드러난다. 주로 금발로 묘사돼온 신데렐라는 세련된 검은 단발 미녀로 등장하고, 궁전 앞에는 화려한 마차 대신 클래식한 자동차들이 연회장으로 연신 손님을 나른다. 배경에는 버킹엄 궁전, 런던의 상징인 시계탑 빅벤의 모습도 보인다. 오리지널 스토리에 충실하면서도 인노첸티 특유의 시각이 더해져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 특별한 신데렐라 이야기.

  • 3. 화가 찰스 산토레의 <인어공주>

    안데르센 글, 찰스 산토레 그림,1만3000원,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작가정신의 '클래식 시리즈' 중 아홉번째 권. 뉴욕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화가 찰스 산토레가 그림을 그린 동화로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인어들을 만날 수 있다. 환상적인 바다 밑 풍경, 왕자가 사는 궁전 등 19세기 말의 미술 양식인 아르누보 스타일로 표현한 산토레의 그림은 화려함과 웅장함을 한껏 뽐낸다. 바다 세상은 신비로운 푸른색과 녹색으로, 왕자가 사는 인간 세계는 햇빛을 연상시키는 금색과 붉은색으로 표현해 신비로움을 더한다. 충실히 옮긴 안데르센의 원문과 일러스트레이터의 섬세한 그림이 어우러진 수작.

  • 4. 중세풍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그림 형제•랜달 자렐 지음, 낸시 에콤 버거트 그림, 8500원, 비룡소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 형제의 <백설공주> 이야기를 섬세하고 부드러운 중세풍 그림으로 만나보자. 흑단처럼 까만 머리와 눈, 핏방울처럼 붉은 볼과 입술, 여리지만 단호해 보이는 눈망울, 사과처럼 싱그러운 두 뺨, 복숭아 빛으로 물든 손톱…. 머리카락과 눈썹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이야기로 그 어느 그림책에서보다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등장한다. 그림 위에 글자를 앉히는 일반적인 그림책의 구성을 벗어나 글과 그림이 순차적으로 나오도록 교차 편집해 글의 분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그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했다.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랜달 자렐이 글을 쓰고, 칼데콧 아너상의 낸시 버커트가 그림을 그렸다.

5. 밝고 따스한 크레용화의 <빨간 모자>

그림 형제 글, 베네뎃 와츠 그림, 7500원, 시공주니어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는 학자들은 <빨간 모자>가 아이의 잠재의식에 내재된 성적 욕망을 이야기하는 동화라고 말한다. 꽤 많은 <빨간 모자>이야기가 이러한 상징을 직접적, 혹은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러나 베네뎃 와츠는 아이들이 옛이야기로 읽기 적당할 정도로 <빨간 모자> 원작을 완화시켰다. 의도적으로 인물의 동작을 풍부하지 않게 묘사한 기법, 적당히 무시된 원근감, 언뜻 투박해 보일 수 있는 크레파스 터치는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느낌을 주어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한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입히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불량식품만큼이나 나쁜 동화를 읽어주고 있다면? 내 아이를 망치는 나쁜 동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Credit Info

Best Baby 구독 신청

디지털 매거진

사진
서울문화사 자료실
도움말
김이경(<블루버드 세계 명작 그림책> 시리즈 저자, 아름심리발달연구소 연구실장), 김혜경(어린이북클럽 ‘맛있는 책빵’ 대표)
참고도서
<나쁜 동화가 아이를 망친다>(도서출판 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