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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포츠가 아이의 경쟁력을 키운다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고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부모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우리 아이 경쟁력, 어떻게 키워줘야 할까?

PART 1
아이의 미래 경쟁력, 해답은 놀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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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지옥의 현실을 풍자한 드라마 <SKY캐슬>이 막을 내리면서 아이 가진 부모 앞에 더 큰 물음표가 던져졌다. 지독한 입시 경쟁을 뚫고도 우리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면 부모는 과연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아이에게 맞닥뜨린 미래를 감당할 수 있을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앞으로 삶은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술 혁명으로 생활은 더욱 편리해질지 모르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들은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양육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아동심리를 기반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플레이웰코리아 임현주 대표는 놀이야말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15년간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며 놀이교육의 무한한 가능성을 목격한 임 대표는 최근 아이의 두뇌 발달에 효과적인 놀이교육을 제안하는 책 <브레인스포츠>를 펴냈다. 임 대표는 현재 레고와 체스를 이용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년 K.F.C(Korean Fun Club) 팀을 이끌고 있으며 FLL, WRO, 로보컵 등 레고와 체스 세계 대회에 진출해 여러 차례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또한 한국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세계 각국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며 놀이문화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놀면서 자란다? 놀면 더 잘한다!
대학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아동심리를 공부한 임 대표는 심리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이 놀이에 몰입할 때만큼은 가장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나간 여러 아이들을 통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놀이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15년 전 센터를 처음 열었을 때 손에 붕대를 칭칭 감은 생후 26개월 아이가 엄마와 함께 저를 찾아왔어요. 과도를 잘못 만져 손가락 근육에 손상을 입었는데 병원에서 레고가 재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천해줬다는 거예요. 그 후 매주 센터에 와서 레고를 가지고 놀며 자연스럽게 손가락 운동신경을 회복하게 됐어요. 그러는 사이 아이는 레고의 재미에 흠뻑 빠졌고 이후에는 놀려고 센터를 찾아왔죠. 레고와 함께 놀면서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하고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일찍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답니다.”
여전히 레고가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하는 아이는 힘들거나 지칠 때 레고 놀이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놀이를 통해 자신이 로봇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로봇 대회에 출전하거나 교내 로봇 볼링 동아리의 회장을 맡는 등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곧 베이징 로봇 챌린지에도 나갈 계획이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노는 것으로만 보일 수 있지만 아이는 놀면서 자신의 꿈을 찾았던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육 전문가 토니 와그너는 아이들의 동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필수 요소로 3P, 즉 놀이(Play), 열정(Passion), 목적(Purpose)을 꼽았다. 좋아하고 즐기며 관심을 쏟는 분야를 가져야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공한 젊은 혁신가들과 인터뷰하며 놀이를 열정과 목표로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사고 능력과 그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춰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놀이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선사한다. 우선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준다. 끊임없이 재밌는 걸 추구하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더 재밌는 놀잇감을 찾기 위해 탐험을 멈추지 않는다. 자기결정력을 키우는 데도 놀이가 큰 도움이 된다. 놀면서 매 순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어떤 장난감으로 어떻게 놀 것인지, 무엇을 만들 것인지 오로지 자기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선택과 결정 기회가 많을수록 아이는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으며 이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기반이 된다.
“놀이의 장점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자기가 어떻게 놀 때 재밌는지 알아내고, 좋아하는 걸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방법을 연구하기도 하고요. 많은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방황해요. 대학에서도 학점에 연연하다 결국 아무런 꿈을 찾지 못한 채 사회에 나가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린 시절 ‘제대로’ 놀았던 아이들을 보면 대학 진학 후 물 만난 고기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컷 놀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충분히 고민한 덕분이죠.”
놀이교육 전문가이자 ‘놀쌤’ 임 대표는 놀이의 필요성을 말하며 ‘함께’ 노는 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혼자도 놀 수 있지만 타인과 함께 놀 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참 똑똑해요. 가르쳐주는 걸 금세 따라하고 습득하죠. 이렇게 지식 위주의 성장은 눈에 띄지만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외동아이가 늘면서 부모와는 관계를 잘 맺지만 또래와 어울리는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엄마 아빠랑 놀 때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데, 막상 사회에 나가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훨씬 더 많잖아요. 요즘 아이들이 실패에 쉽게 좌절하는 것도 그런 이유예요. 반면에 또래와 같이 놀다 보면 내가 지는 경우가 생기고, 때로는 내가 더 잘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해요. 내가 못하던 걸 타인과 협력해 극복해나갈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과 의견이 충돌해 다투기도 하는데 그것을 받아들이며 타협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죠. 이처럼 아이들은 함께 노는 과정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며 협력하고 연대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답니다.”
 

 ->  레고와 체스, 최고 놀이 도구
놀이가 아이에게 꼭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놀아야 할지 막막해하는 부모들도 있다. 조급한 마음에 장난감을 사주거나 문화센터에 데려가지만 아이가 금세 놀이에 흥미를 잃거나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해 걱정만 쌓이기도 한다. 임 대표는 아이들의 놀이 도구로 레고와 체스를 추천한다. 놀이에 제약이 적고 무엇보다 전 세계 아이들과 언어 장벽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미술이나 춤, 다른 게임도 상관없는데요. 레고와 체스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제약이 적고 전 세계 아이들과 소통되는 도구라는 점에서 추천드립니다. 특히 레고는 어린아이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에요. 아직 말을 못하는 아이도 레고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하니까요. 혼자서도 놀 수 있지만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고요. 또래 혹은 언니 오빠들과 협력하며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걸 발견하고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어요.”
막상 아이에게 블록을 쥐어줬는데 아이가 의미 없는 구조물을 만들어낼 때면 당혹스러워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면서 과연 레고가 두뇌 발달에 좋은 걸까 의심을 하기도 한다.
“보통 만 3세 이상 아이들부터 레고를 접하기 시작하는데요. 이 시기에는 레고를 만지기만 해도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브릭을 이리저리 옮기고 붙였다 떼는 과정에서 소근육을 활발하게 사용해 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죠. 레고 놀이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드느냐가 아니에요. 아이마다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자라면서 점점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니까요. 그러니 부모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걸 아이가 체득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엄마 아빠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결과물에 사실 굉장히 뿌듯해하고 큰 성취감을 느낀답니다.”
조금 더 큰 아이들에게는 체스를 가르쳐보길 권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임 대표도 자녀에게 레고와 체스만큼은 마음껏 가지고 놀도록 허락한다. 그 덕분에 뭐든지 잘하고 싶어 하는 큰아이가 체스를 통해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 실패에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
“체스는 선택과 결정의 반복이에요. 오로지 자신의 결정으로 승패가 갈리고, 결과 역시 온전히 자신의 몫이죠. 아이가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발판이 된답니다.”
또래 친구들은 물론 엄마 아빠나 다른 어른들과 같이 겨룰 수 있다는 것도 체스의 장점이다. 체스를 어렵게만 느끼던 둘째는 K리그에 참가해 어른을 상대로 승리하는 짜릿함을 맛보기도 했다. 그때의 경험은 아이에게 큰 자부심이 되어 돌아왔다. 체스 말을 움직일 때마다 부담감을 느끼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감 있게 게임을 즐기게 된 것이다.
“어떤 놀이든 좋아요. 엄마 아빠가 아이의 놀이를 지지해주고 지켜봐준다면 아이는 얼마든지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마세요. 놀고 있는 지금도 아이는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중이니까요.”
기계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계라 할지라도 인간에게 어떤 욕구나 동기를 부여할 수 없지만, 놀이는 열정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변화에 맞서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열정을 놓쳐서는 안 된다. 놀이는 그 힘을 기르기 위한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지금 아이를 놀게 하자. 잘 노는 아이가 세상을, 그리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이끌어나갈 것이다.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고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부모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우리 아이 경쟁력, 어떻게 키워줘야 할까?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취재
전미희(프리랜서)
사진
이지아, 서물문화사 자료실
도움말
임현주(플레이웰코리아 대표)
참고도서
<브레인스포츠>(임현주 저, 다차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