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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의 비밀

‘놀면서’ 배우는 게 유아교육 시장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중심에 보드게임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단순한 유흥거리로 여겨졌던 아이템이 어떻게 학습 교구로 진화하게 된 걸까? 보드게임에 숨겨진 비밀을 낱낱이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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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의 교육적 효과는 이미 국내외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 의하면 유명 보드게임 ‘할리갈리’를 즐겨 한 유아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 연산과 수 세기 등 수학적 능력이 향상되었음이 증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드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뿐 아니라 유아의 사회성 및 정서 발달 등 전인격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1 상황을 통한 학습
단순 암기보다는 직접 경험하거나 특정한 상황을 통한 기억이 오래 남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규칙을 익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듣고, 말하고, 외우는 등 반복 학습을 거치게 된다. 가령 ‘1+1=2’라고 열 번 말해주는 것보다 ‘사과 한 알이 그려진 카드 2장=사과 2알=승리’라는 규칙을 체득하도록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특정 상황을 통해 학습하면 원리를 자연스레 깨치므로 이해하기도 쉽다.

2 수학적 개념 및 사고력 확장
보드게임은 과목이나 소재 구분 없이 인류의 모든 지식과 문화를 활용해 제작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단연코 ‘수학’이다. 수학을 테마로 한 게임이 아니더라도 동일한 숫자로 패를 나누는 것은 기본이고 승패 역시 특정 ‘수’로 가려지기 때문. 다양한 숫자를 접하고 셈하는 과정은 아이에게 수학적 개념을 확장시키며, 게임을 통해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습 태도를 익히게끔 한다. 또한 폭넓은 영역을 다룸으로써 문자 인식, 독해 능력 등 언어적 개념과 인지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3 상호작용을 통한 사회 능력 발달
게임 참가자들 사이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 역시 보드게임의 매력 중 하나다. 이는 아이로 하여금 말로써 상대방과 소통하는 방법,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방법 등을 배우도록 돕는다. 특히 부모와 아이가 보드게임을 하며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애착을 쌓으면 아이의 두뇌 및 정서 발달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또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익숙한 아이라면 번갈아 플레이하는 특성을 통해 차례를 기다리고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고, 생각을 공유하며 같이 플레이하면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PART 1
INTERVIEW 서강대 수학과 김종락 교수를 만나다
“보드게임으로 아이들에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배우는 수학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나는 참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왜 수학을 싫어할까?’ 서강대학교 수학과 김종락 교수가 놀이로 접근하는 신개념 수학을 추구하기 시작한 계기이자 근원적인 질문이다. 김 교수는 어릴 적에 구슬의 개수를 셈하며 홀짝 맞히기, 종이 딱지에 적힌 글자를 세며 ‘글높글낮(글자 수가 높은지, 또는 낮은지)’ 외치기 같은 놀이를 통해 숫자와 크기에 대한 개념을 익혔다고 말한다. 그는 자기가 그랬듯 아이들도 즐거운 놀이를 통해 숫자를 가지고 노는 데 익숙해지면 수학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 거라 믿었고, 이는 곧 수학의 원리를 활용한 창의보드게임 개발로 이어졌다.
“2014년 한 학회에 참석해 오스트리아에서 온 수학자의 강연을 들었는데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수학이 소프트웨어’라는 거예요. 좋은 프로그램일수록 알고리즘이 범용적으로 성립하듯 수학은 공식을 한 번 정해놓으면 변수를 변환해 다양한 곳에 활용하잖아요. 본질적으로 수학과 소프트웨어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같다는 거죠. 그러곤 반문했어요. 이렇게 멋진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많은 건 누가 책임을 져야 하겠느냐고요. 다들 앉아서 논문만 쓸 게 아니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데 정신이 확 들더군요.”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어릴 적 자신처럼 구슬이나 딱지를 쥐어줄 수는 없는 일. 방법을 고민하던 그에게 어느 날 한 교수가 ‘도블(Dobble)’이라는 프랑스 보드게임을 들고 찾아왔다. 수학적인 게임 같으니 그 원리를 알려달라는 게 이유였다. 김종락 교수가 직접 확인해보니 ‘파노 평면’이라는 꽤 어려운 수학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고, 이외에도 ‘SET 게임’ 등 대중성 높은 보드게임 몇몇이 수학 원리를 활용해 만든 것임을 알게 됐다. 드디어 구슬과 딱지를 대체할 아이템을 찾은 것이다.


 >  수학과 보드게임의 연관성
그가 직접 감성수학레드를 설립하고 보드게임 개발에 뛰어들자 수학이라는 학문과 보드게임의 연관성을 묻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김종락 교수는 게임의 언어가 수식으로 되어 있지 않아 인지하지 못할 뿐 논리적인 흐름은 수학이라는 학문과 동일하다고 말한다.
“보드게임은 사전에 규칙을 정하고 플레이를 하며 작전을 짜죠. 대신 수학책에서는 ‘정의’가 존재합니다. ‘위 도형은 세 변의 길이가 같은 정삼각형이다. 한 변의 길이는 3㎝다’라는 조건을 먼저 제시하죠. 아이들은 이 조건으로 ‘다른 변의 길이는?’의 정답을 유추해야 하는 거예요.”
조건을 생각하고 고민해 답을 유추하는 과정, 즉 명제를 만드는 과정이 곧 보드게임에서 규칙을 활용해 승리를 유도하는 과정과 같다는 것. 하지만 단순한 일회성 보드게임이라면 깊은 논리적 추론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다. 오락 요소만 가미되어 있을 뿐 별다른 교육적 효과가 없는 보드게임을 즐긴 다음 어려운 수학책을 내민다면 오히려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부채질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 보드게임을 고를 때 부모가 좀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보드게임을 교구로서 활용한다는 건 말 그대로 게임 자체도 즐겁게 즐기고, 일상생활에 끌어와 이야기도 나누는 등 지도의 일환으로 쓰는 겁니다. 100가지 게임을 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그 게임에 적용된 수학 원리나 아이가 궁금해하는 개념에 대해 한두 마디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게 훨씬 도움이 돼요. 저를 포함해 교육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유익한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니 앞으로 즐길 수 있는 툴이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요?”

 

 +  1258게임 카드를 거꾸로 돌리거나 뒤집어도 숫자가 되는 수 4개를 조합해 점수를 쌓는 두뇌 게임. 김종락 교수가 직접 발명한 게임으로, 수학적 사고력과 공간감각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가격 1만8000원 문의 감성수학레드
(02-705-8875, www.feelmathred.com)
※ 베스트베이비 인스타그램(@bestbaby_magazine) 계정에 깜짝 선물로 찾아올 1258게임을 기대해주세요!

‘놀면서’ 배우는 게 유아교육 시장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중심에 보드게임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단순한 유흥거리로 여겨졌던 아이템이 어떻게 학습 교구로 진화하게 된 걸까? 보드게임에 숨겨진 비밀을 낱낱이 파헤쳤다.

Credit Info

기획
김도담 기자
사진
이성우(인물·세팅), 함태윤(제품 일부)
도움말
김종락(서강대 수학과 교수), 이윤정(<엄마표 두뇌 발달 보드게임> 저자)
제품협찬
감성수학레드(www.feelmathred.com), 행복한바오밥(www.happybaob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