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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누구시니? ③

영어 영재 태연이네 가족의 행복한 우주 탐구 생활

아이를 영재로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있다고 가정한다면, 만일 그게 무엇인가를 당신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을 내놓겠는가? 어떤 이는 비싼 교육비를 대기 위한 금전적 여유를 말할 테고, 또 다른 이는 선천적인 지능을 꼽을 수도 있다. 하지만 태연이네 가족에게는 그 어떤 것도 중요치 않아 보인다. 엄마 두윤경 씨와 아빠 김진율 씨는 아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말한다. 늘 웃음이 넘치는 태연이네 가족을 만나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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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얼굴에 휘어지는 반달눈, 철철 넘치는 애교까지! 김태연 군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야말로 ‘사랑받고 자란 티’가 담뿍 묻어난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책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영어로 된 우주 도서 한 권을 뽑아들더니 금세 빠져들어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꼼짝을 않고, “우주에는 어떤 행성이 있어요?”라고 물으면 하얀 칠판이 빼곡해질 때까지 아는 지식을 적고 또 적어낸다. “영어로 써요? 한글로 써요?”라고 친절히 묻는 것도 빼놓지 않고서. 한창 우주에 관심이 많은 영어 영재 김태연 군은 올해 7세가 됐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는 태연이. 돌 무렵 ㄱ, ㄴ도 채 떼기 전에 알파벳부터 익혔고, 두세 돌 무렵에는 파닉스를 뗐다.
“태연이 돌쟁이 때 집 안에 ABCD 자석이 있었어요. 근데 두 달 가까이 손에서 떼지 않고 그것만 갖고 놀더라고요. 그러다 순서까지 다 꿰찼는데 하루는 한글 자음 ‘ㅌ’을 보고 알파벳 ‘E’라고 읽는 거예요. 그래서 한글 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아이의 영어에 대한 애착은 날이 갈수록 더해져 마트에 가도 장난감 대신 알파벳이 쓰인 책과 스티커, 벽보 등 영어가 적힌 물건 앞에서만 서성이기 일쑤. 우리말보다 영어를 먼저 떼어서인지 일곱 살이 된 지금까지 한글보다 영어가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많다. 현재 태연이의 영어 실력은 원어민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수준. 태연이가 공식적으로(!) 영어 교재를 집 안에 들인 건 생후 30개월 무렵이다.


 >  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낌없이!
부부는 아이의 영어에 대한 호기심이 교육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와 함께 잉글리시에그 놀이센터를 방문했다. 워낙 호불호가 강한 아이라 상담을 한 번 받아보면 커리큘럼에 대한 선호도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 그러나 막상 즐거워하는 태연이의 모습을 보면서도 가격을 알고 나니 구매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교육 쪽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건 오히려 남편 쪽이에요. 잉글리시에그는 태연이가 무척 좋아하고 또 상담을 받아보니 커리큘럼 구성이 훌륭해 욕심이 났어요. 하지만 전집은 가격이 워낙 비싸서 조금 망설여지더라고요. 그런데 남편이 선뜻 그 자리에서 풀 세트를 구입한 거예요. 그게 태연이 생애 처음 들인 전집이에요. 그래서 조심스레 덧붙였죠. ‘파닉스도 하나 해도 될까?’(웃음)”
두 세트를 통틀어 거의 330만원대. 결코 적지 않은 돈이지만 부부는 단 한 번도 그날의 투자를 후회하지 않았다. 전집 세트를 구입한 그날부터 태연이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말 그대로 주야장천 ‘잉글리시에그’만 보았기 때문이다. 급기야 나중에는 파닉스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설명하는 영상을 통으로 외우는 지경에 이르렀고, 선생님이 되어 부모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두 사람 중 더 많이 혼이 나는 쪽은 아빠 진율 씨다.
“저는 파닉스를 안 배웠거든요. 조금 혼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엄청 혼난다니까요. 처음엔 ‘아빠, 거기 틀렸으니까 다시! L 발음이 아니고 R 발음이야’라고 시작하죠. 근데 제가 몇 십 년을 그렇게 발음했는데 쉽게 안 바뀌잖아요. 제 실수가 세 번을 넘어가면 태연이가 화를 내요. ‘아빠, 그게 아니잖아!’ 하고요. 저는 그저 태연이가 먼저 책을 읽어 달라니까 읽어준 것뿐인데 말이에요.(웃음)”

 

■ PLUS TIP
태연이는 이렇게 공부했다! 태연이의 최애 학습 아이템

  •  +  알파벳 교구

    첫돌 무렵부터 ‘가나다라’보다 ‘ABCD’에 관심이 많았던 태연이. 덕분에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고, 또 많이 갖고 놀았던 장난감은 자동차도, 변신 로봇도 아닌 알파벳 교구다. 그중에서도 태연이가 가장 아끼는 두 가지는 알파벳이 큼직하게 인쇄된 그림책과 알파벳 도장. 그림책은 내부가 말랑말랑한 퍼즐로 되어 있어 페이지마다 알파벳을 끼우며 놀 수 있다. 알파벳 도장은 아직까지도 마음에 드는 곳에 원하는 글자를 찍어 문장을 만들며 놀다 보니 태연이의 손때가 까맣게 묻었다.

  •  +  잉글리시에그 패키지

    태연이가 온종일 반복해 듣고 또 들었다는 잉글리시에그 패키지. 잉글리시에그는 아이의 일상을 영어로 담아낸 영유아 전용 프리미엄 영어교육 브랜드다. 콘텐츠가 생활영어 형식으로 구성되어 특히 홈스쿨링 교재로 인기가 높은 편. 태연이는 잉글리시에그를 하루에도 몇 시간이고 틀어둔 채 놀곤 했는데, 그렇게 꾸준히 영어 노출을 반복한 결과 전문 영어기관에 다니며 공부한 또래 아이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게 됐다고. 태연이네가 당시 구매한 패키지는 ‘STEP3 전집’과 ‘드라마 파닉스’ 두 가지다.

 >  첫째는 영어, 둘째는?
그러나 방송을 통해 ‘영어 영재’로 알려진 것과 달리 태연이의 지적 능력은 영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학, 중국어, 우주 등 여러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태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우주와 태양계다. 행성에 관해서는 크기와 특성, 순서까지 폭 넓은 지식을 자랑하는데 전부 태연이 스스로 학습한 내용이라고.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분야가 생기면 해당 지식을 완벽히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때까지 책이나 동영상 등 자료를 찾아 여러 번 읽고, 보고, 듣기를 반복한 덕분이다. 그런데 이처럼 태연이의 지적 능력이 폭넓게 발현된 데에는 부모의 양육 태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도대체 이들 부부는 태연이에게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


 >  맞벌이라도 괜찮아
맞벌이를 하다 보니 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평소 퇴근 후에는 꼭 아이와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부부. 솔직히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엄마!” 하고 달려오며 방긋 웃는 아이 얼굴을 보면 그마저도 싹 씻겨나간단다.
“아무리 피곤해도 태연이가 원하면 재밌게 놀아주는 게 원칙이에요. 아이가 잠든 후에야 쉴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태연이가 밤 12시가 다 되어야 잔다는 거예요. 일찍 자다가도 저희가 퇴근하는 저녁 8시 무렵이면 벌떡 일어나 뭔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니까요.(웃음)”
이처럼 아이와 노는 데 열심인 아빠가 또 있을까. 지난 <영재발굴단> 방송에서는 태연이와 함께 노래에 맞춰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진율 씨는 태연이와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날마다 뭘 하고 놀지 정하는 건 항상 태연이 몫이에요. 노래가 흘러나오면 함께 춤도 추고 숨바꼭질, 보드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하며 놀아요. 태연이가 만든 게임도 열심히 하고요. 가끔 책을 읽어 달라고 하면 읽어주기도 해요.”

 >  가장 훌륭한 선생님, 엄마와 아빠
태연이는 호불호가 강한데다 고집도 제법 센 편이다. 평소에 엄마 아빠가 자기가 원하는 바를 대부분 들어주기에 도드라지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 지나치게 고집을 부려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일례로 얼마 전 숙제를 내일 하느냐, 오늘 하느냐로 옥신각신했던 일이 대표적이다.
“태연이가 종일 졸려 하더니 저녁 6시부터 잠이 들었더라고요. 너무 피곤해 보이기에 아침까지 자게 두려고 일부러 조용히 있었거든요. 그런데 10시쯤 성질을 부리면서 벌떡 깨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태연아, 왜 그래? 계속 자, 괜찮아’라고 하니까 ‘숙제해야 돼’라면서 계속 성질을 부렸어요.”
그 뒤로 자라고 만류하는 윤경 씨와 숙제를 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태연이 사이의 실랑이가 한참 동안 계속됐다. 승자는 당연히 태연이. 졸린 눈을 비비며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꾸역꾸역 숙제를 다 하고야 잠자리에 들었다. 그뿐이랴. 윤경 씨는 “숙제 안 해도 돼. 태연이 졸리니까 자고 해. 내일 새벽에 엄마가 깨워줄게”라고 말을 건넸다가 “난 이걸 해야 하는데 엄마는 왜 자꾸 자라고 해!”라는 분노 섞인 외침까지 들었단다. 남들이 들으면 ‘참, 아이가 숙제를 스스로 한다니 부모는 행복하겠다’ 할지 모른다. 그러나 태연이가 이처럼 남다른 책임감을 갖게 된 건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운 탓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누구나 “다음에 하자”, “나중에 사줄게” 식으로 그 순간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약속 아닌 약속을 쉽게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윤경 씨와 진율 씨에게 ‘그냥’ 하는 말은 없다. 태연이에게 말한 건 꼭 그대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게 부부의 철칙이다.
“아이가 놀이동산에 가고 싶다거나 뭘 먹고 싶다는 얘기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럼 저희도 다른 부모처럼 ‘그래, 주말에 그렇게 하자’라고 말해요. 그리고 주말에 놀이동산에 가는 거예요. 아이가 먹고 싶다던 걸 먹고요. 한 번 약속을 깨기 시작하면 아이도 ‘에이, 그냥 하는 말이구나’라고 생각할까 봐 꼭 지키게 돼요.”
월식을 보기 위해 새벽 3시에 온 가족이 짐을 싸들고 하천으로 향하기도 했으며, 2주 전에 초대했던 파티에 참가하라는 태연이의 느닷없는 기상 서비스에 자다 말고 일어나 새벽 파티를 열기도 했다. 태연이가 말 한마디도 허투루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보니 부부 스스로도 아이와의 약속을 보다 신중하게 하고 또 그만큼 소중히 여기게 됐다. 게다가 이를 보고 자란 태연이 역시 부모와의 약속은 물론이고 스스로의 책임감도 강한 아이로 성장했다고.
“제가 휴대폰을 보며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권했을 때는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책을 읽고 있는데 아이 스스로 책을 들고 와 곁에서 같이 읽는 거예요. 그때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생각과 행동이 절대적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태연이가 책을 읽게 하고 싶으면 함께 책을 읽으면 되는 거구나 싶었죠.”
태연이가 좋아하는 관심사는 온 가족이 함께 공유하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태연이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다. 한창 우주에 푹 빠진 태연이를 위해 주말에 전시관 나들이를 가는가 하면 집 안의 물건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같이 사소한 문제에도 태연이의 생각을 물어본다. ‘이렇게 해’ 대신 ‘해보자’라고 제안하는 것.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보다 아이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게 이들 부부가 택한 육아 방식이다. 훌륭한 부모의 양육 태도를 밑거름 삼아 태연이는 오늘도 무럭무럭 성장하는 중이다.
“태연이가 좋아하는 것에 늘 흥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곧 우리 가족의 즐거운 추억이 되고, 또 아이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아이를 영재로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있다고 가정한다면, 만일 그게 무엇인가를 당신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을 내놓겠는가? 어떤 이는 비싼 교육비를 대기 위한 금전적 여유를 말할 테고, 또 다른 이는 선천적인 지능을 꼽을 수도 있다. 하지만 태연이네 가족에게는 그 어떤 것도 중요치 않아 보인다. 엄마 두윤경 씨와 아빠 김진율 씨는 아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말한다. 늘 웃음이 넘치는 태연이네 가족을 만나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봤다.

Credit Info

기획
김도담 기자
사진
김덕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