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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⑰

유아에게 '기하학'을 가르칠 수 있을까?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오나요?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 되며,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해야 수학의 첫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열일곱 번째 칼럼은 ‘공간지각능력’에 대해 다룹니다.

PROFILE

PROFILE 
박영훈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몬타나주립대학에서 수학 M.A를 취득하였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수학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생활 속의 수학’을 알려주고자 수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 중고등 수학 교과서를 집필했으며 <당신의 아이가 수학을 못하는 진짜 이유>(동녘), <기적의 유아수학>(길벗) 시리즈 등 다수의 수학서를 집필했다. <베스트베이비>의 칼럼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를 통해 유아 수학의 기본을 차근차근 짚어주고 있다.


이번 호에서도 유아 기하학을 조금 더 다루어보겠습니다. 공간에서 사물의 관계를 인지하는 ‘공간지각능력’에 대한 내용을 배워보도록 하지요.

유아 기하학의 목표는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공간을 파악하고 이를 언어화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공간지각능력은 성인도 일상에서 경험하고 알아야 할 생활 수학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말에 ‘길치’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방향이나 위치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뎌 길을 바르게 인지하거나 찾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때의 길찾기도 공간지각능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답니다. 어릴 때부터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공간지각능력은 공간에서의 사물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공간 이미지 형성’과 ‘방향감각’이 결합되어 이루어집니다. 수 세기 활동에서도 공간 이미지 형성이 포함돼 있었지요. 주사위가 그중 하나의 예인데요.

주사위 점의 개수를 헤아리는 수 세기 활동은 각각의 점이 배열된 패턴을 함께 익혀야 하는데 이 활동도 기하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간지각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이 도움이 될까요? 첫 번째 문제를 봅시다. 왼쪽 보기에 도형 그림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우선 이 도형을 세심히 관찰해야겠지요. 그 오른쪽에는 원래 도형을 회전한 도형들이 색칠되지 않은 채로 보이고요. 문제는 보기에 주어진 도형과 같게 일부를 색칠하는 활동입니다.

 


이 문제는 풀이 과정에서 보기에 주어진 도형의 이미지, 특히 색칠된 부분을 머릿속으로 기억해야 하는 ‘공간 이미지’ 형성을 필요로 합니다.

주어진 도형의 색칠된 부분이 회전이동 되어 있는 각각의 도형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고 색칠해야 하니까요. 회전이동은 대칭이동이나 평행이동보다 쉽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방향감각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것이죠.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네 개의 도형이 나열된 기준은 단순한 모양에서 복잡한 모양의 순서입니다. 처음의 정사각형(a)에서는 대각선을 기준으로 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두 번째 사다리꼴(b)에서는 오른쪽이 색칠되어 있다는 것을 머릿속에 이미지로 저장하여 제시된 도형에서 위, 아래, 옆의 위치 관계를 함께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머지 두 도형(c, d)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한 모양입니다. 이 문제 풀이에서 중요한 것은 위치 파악을 위해 어떤 대상을 기준으로 설정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공간과 관련된 활동에서는 단순히 문제를 제시하고 정답을 말해주는 데 그치기보다는 문제를 소재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사고 과정을 언어화하면 좀 더 풍부한 교육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다음 문제는 공간 이미지 형성에 도움이 되는 활동입니다. 아이에게 그림과 같이 서랍에 나열된 사물과 위치를 보여주고 기억하게 하세요. 10초쯤 보여준 뒤 아래의 빈 서랍에 주어진 사물들을 각각 똑같은 위치에 배치하는 문제입니다.

물론 서랍에 사물이 놓인 사진을 제시해도 됩니다. 이 활동의 핵심은 눈으로 지각한 것을 머릿속에 그리는 기억 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랍 전체를 보고 나서 각 부분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어야겠지요. 아이가 문제에 점차 익숙해지면 사물의 위치를 바꾸거나 보여주는 시간을 줄이면서 유사한 활동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간감각에 대한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똑같은 사물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공간감각의 가장 기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머릿속에 지각된 사물을 재현하는, 즉 공간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다음 문제는 그림과 같이 2차원 평면에 제시된 상황을 보고 나서 머릿속으로 3차원 공간을 설정하여 다시 그리는 능력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위 문제에 사용된 소재가 정육면체라는 단순한 도형이었다면, 좀 더 실생활에 가까운 소재인 사진을 활용한 활동을 이어보겠습니다.


위쪽 교실 그림에는 아래쪽 사진의 주인공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함께 보입니다. 문제 풀이를 위해서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인물의 시점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진이 그림 속 카메라로 찍은 사진인가를 추리할 수 있어야 하지요.

이를 위해서는 방향감각은 물론 사진 속 인물의 주변 배경에 대해서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2차원 평면 사진을 보고 3차원적으로 생각해본 다음 그것을 다시 2차원으로 표현하는 입체적인 문제입니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간에서 방향과 위치를 파악하는 문제를 좀 더 소개해보겠습니다.



각각의 보트 그림을 보고 어느 섬에서 바라본 모양인지를 판별하는 문제입니다. 방향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문제이죠. 공간감각을 위한 또 다른 문제로 고정된 위치가 아니라 이동하는 경로에 따라 어떤 사물을 보게 되는지 확인하는 문제를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공간감각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비하면 수 세기와 연산은 단순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하학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호에는 마지막으로 측정과 관련된 활동을 소개하겠습니다.
- 박영훈의 수학탐험대⑰편 끝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오나요?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 되며,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해야 수학의 첫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열일곱 번째 칼럼은 ‘공간지각능력’에 대해 다룹니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박영훈
일러스트
김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