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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육아를 엿보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가 있을 만큼 과학은 기피 과목 중에서도 단연 1순위로 꼽히는 어려운 학문이다. 그런데 별다른 사교육 없이도 아이에게 과학 원리를 가르칠 수 있다면? 과학 영재 윤하 엄마의 ‘아날로그 육아’ 노하우 엿보기.

 


“이 로봇청소기는 사이클론 방식인가요? 먼지는 비중이 크거든요. 비중이 클수록 원심력도 크니까 공기는 팬으로 나가고 먼지는 벽 쪽에서 돌아요. 필터는 스펀지 필터예요?” -SBS <영재발굴단> 145회 中

어른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 말을 고작 다섯 살 난 아이가 또박또박 내뱉었다. 지난 1월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꼬마 과학자 황윤하 군이 바로 그 주인공.

최신 가전제품을 마치 장난감처럼 줄줄 꾀는 것은 기본이고 선풍기, 스피커, 토스터기 등 각종 전자제품을 직접 분해해 안을 들여다보는 통에 윤하의 방 안에는 장난감 대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공구가 가득했다.

윤하는 전시회에 가면 휘황찬란한 드론 대신 십이간지와 1년 열두 달이 새겨진 시계를 고르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대신 미니 선풍기를 분해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남들은 ‘영재’라며 마냥 부러워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남들이 잘 모르는 ‘엄마의 이야기’가 있다.



아직 어려 손이 작은 윤하를 위해 엄마 아빠가 마련해 준 미니 공구 세트. 

TV 등 가전제품은 분해왕(!) 윤하 덕에 거실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 아이의 낙서로 관리가 까다로운 흰 가죽소파는 패브릭 소재로 대체했다. 

서랍장 한 칸을 당당히 차지한 빈티지 선풍기.

윤하의 과학 실험은 주로 부엌에서 이루어진다.


달걀을 품은 꼬마 에디슨, 윤하
윤하의 어린 시절 모습은 병아리를 부화시키려고 창고에서 꼬박 하루 동안 달걀을 품었다는 발명가 에디슨을 꼭 빼닮았다.

“기어 다닐 무렵부터 기계를 무척 좋아했어요. 버튼을 누르면 뭐가 나왔다 들어가거나 소리가 커지고 작아지며 작동하는 게 좋았나 봐요. 선풍기, 카세트, CD 플레이어 등을 죄다 만지려고 해서 전부 치우느라 애먹었죠.

한번은 아이가 리모컨을 너무 눌러대는 통에 에어컨이며 TV며 방마다 모든 가전이 풀가동돼 전기세 폭탄을 맞은 적도 있어요. 그렇게 좋아하니 결국엔 ‘그래, 애초에 말릴 수 없으면 그냥 부딪혀보자’ 하게 됐어요. 덕분에 둘째를 낳을 여력이 없네요.(웃음)”


마음에 드는 책은 몇 날 며칠을 반복해 읽고, 차를 좋아할 때는 주차장에서 살다시피 해 애를 먹었다. 서너 살쯤엔 ‘물’을 관찰하겠다며 하루에도 몇 시간씩 싱크대 앞에서 물을 틀어놓은 채 시간을 보냈다. 물이 사방으로 튀고 흘러내리는 바람에 부엌이 마를 날 없었고, 결국엔 싱크대 아래 마루가 전부 썩어버렸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고 말리다가 지쳐서 놔뒀더니 수도꼭지에 파이프, 컵, CD 등 별의별 물건을 다 끼워보는 거예요. 아마 물이 나오는 모양이 달라지는 걸 보고 싶었나 봐요. 제 눈에는 그냥 ‘물장난’으로 보이는 걸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계속했어요.”

처음 몇 개월은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시간이 흘러 아이가 다섯 살이 되자 연진 씨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또래 아이들은 유치원에 가고, 영어도 배우고, 학원도 다닐 시기잖아요. 그 시간에 윤하는 온종일 물장난을 하고 있으니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근데 남편이 절 다독였어요. ‘아이가 궁금하니까 하는 거야. 단순히 재밌어서 그러는 거면 저렇게 몇 시간씩 못 붙어 있어. 그냥 둬’라고요.”



윤하의 ‘물’에 관한 실험은 부엌에서, 또 욕실에서 꼬박 2년간 계속됐다. 그렇게 오랜 시간 물이 흐르는 모양, 수압, 부력 등을 관찰한 덕에 지금 윤하는 유체의 속성에 관해서는 책만 봐도 완벽하게 이해하는 척척박사가 됐다.

단순한 물장난이라 여겼던 그 시간 속에서 물과 씨름하며 스스로 물리, 역학 등 수많은 자연법칙을 깨우친 것이다. 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후에는 자연히 수력발전에서 ‘에너지’로 관심이 옮겨갔고, 실험 과정 역시 전기와 가전제품으로 발전했다.


“선풍기를 좋아할 때는 시대별, 회사별 제품을 다 보고 싶어 했어요. 전부 사줄 수야 없으니 가전매장에 구경도 다니고, 고물상에서 한 두 개씩 사주기도 했죠.

그러다 하루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선풍기를 보더니 주워오자고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동네를 돌아다니며 버려진 선풍기를 죄다 주워 모았어요. 고장 난 제품은 직접 고쳐보고, 부품이 없으면 따로 구입해 끼우기도 했죠.”



도심 속 아파트에 살던 윤하네는 조용한 삶을 좇아 2년 전 교외로 이사를 왔다.
서울을 떠난 삶은 처음이지만 윤하와 함께 집 앞의 작은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지금의 삶이 연진 씨는 무척 행복하다고.

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하며 원리를 배우니 별다른 학습 교재나 교구가 필요하지 않았다. 윤하는 평소 궁금한 게 생기면 책부터 꺼내 들곤 하는데, 이 역시 엄마의 교육관 덕에 길러진 습관이다.

“집에 가전, 자동차, 생활용품 등의 카탈로그만 200권쯤 될 거예요. 아이가 관심이 생기면 인터넷을 검색하는 대신 스스로 카탈로그를 찾아보거든요. 과학은 제가 잘 모를 뿐더러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학문이라 어설픈 답을 건네면 아이가 헷갈려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되묻거나 같이 찾아봐요. 아이 아빠는 답을 알아도 스스로 찾는 게 도움이 된다며 안 알려주는데, 그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또 아이가 궁금해하는 과학 원리는 대부분 부엌에서 실험하는데,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실험 가능한 게 많아요. 저희는 계량컵, 타이머, 저울을 자주 쓴답니다. 일상 용품도 요긴하게 쓰는데, 가령 페트병 하나 들고 밖에 나가 측우기 실험을 하는 식이에요.”


결국 윤하의 과학적 재능은 아이의 호기심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한 엄마 연진 씨로 인해 그 빛을 발한 셈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처음부터 아이의 실험 과정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연진 씨는 다른 분야를 교육할 때도 윤하가 좋아하는 분야를 접목시킨다. 윤하는 최근까지 글씨를 쓰기 싫어했는데,
이를 위해 연진 씨가 떠올린 방법은 요즘 윤하의 최대 관심사인 ‘자동차’와 연계학습을 시키는 것.
“차 이름 써볼까?”식으로 좋아하는 걸 쓰라 했더니 ‘아이나비’, ‘약 500M 전방에서 교통량 측정 중’ 등 문구를 열심히 적었다고.
지금은 엄마에게 편지도 써줄 만큼 제법 솜씨가 늘었다. 


믿는 정보에 발등 찍히다(!)
첫아이라 모르는 게 많은 만큼 연진 씨도 한때는 월령별 발달 참고서, 이유식 레시피, 놀이법, 학습법 등 수많은 육아 지침서를 정독했다.

“아이가 좀 심하게 토한다 싶어 책을 찾아보면 위관협착증이니 뭐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질병 이름이 줄줄 나와요. 또 열이 며칠 지속되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도 하고요. 그런 걸 보면 마음이 무척 불안해지고 무서웠어요.”


아이의 교육도 마찬가지. 윤하가 서너 살이 되자 본격적으로 놀이법에 관한 육아서적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들 모자에게는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


“놀이는 그냥 놀이어야 하는데 꼭 학습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부모들이 그런 걸 원하니까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세요’뿐 아니라 ‘그러면 아이가 이렇게 할 겁니다’까지 나와 있으니 저도 모르게 아이의 반응을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힘들게 준비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아이를 다그치고, 아이는 아이대로 짜증을 내고요.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요.”

아이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자 속상함은 커져만 갔고, 쌓여가는 정보는 마치 과제처럼 연진 씨를 짓눌렀다. 도대체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해 검색을 해보면 다들 어찌나 열성적인지…. 그에 비하면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것만으로도 탈진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블로그를 보면 어떤 엄마는 사업으로 돈도 벌고, 아이도 열심히 키우고, 살림도 하는데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어요. 거의 한두 달을 꼬박 앓았던 것 같아요. 근데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블로그, 육아서 다 그만 보라고.

그 집 애가 말을 잘 듣고 순한 거고 그 엄마가 체력이 좋은 거지, 윤하랑 그 애랑은 다르다고요. 그 말을 듣는데 아차 싶었어요. 윤하는 다른 애들이랑 다르게 장난감도 별로 안 좋아하고, 레고도 잘 안 하고, 교구에도 흥미를 못 느끼거든요. 그때부터 아이가 좋아하는 걸 더 많이 하게 해주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어요.”


‘해야 할 것’과 ‘못 해준 것’을 주로 생각했던 연진 씨가 ‘해낸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자 윤하도 달라졌다. 엄마가 의무감으로 준비하는 놀이가 없으니 제 스스로 즐거운 것을 찾아나가기 시작했고, 그중 대표적인 게 바로 ‘선풍기 수리공 놀이’다.

준비물이나 정해진 규칙이 없으니 모든 과정이 아이에게는 흥미로운 도전이자 실험이 된다. 게다가 비교 대상이 없으니 윤하가 하는 게 곧 놀이의 모범 답안이 되는 셈. 요즘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 궁금한 것을 찾아다닌다.




과학 영재를 키운 엄마의 훈육
연진 씨는 마음이 여리고 순한 편인 반면, 윤하는 호기심이 많은 만큼 고집도 세다. 궁금한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한 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내고야 만다.

윤하의 고집이 만만치 않으니 처음엔 훈육에도 난항을 겪었다. 말 그대로 ‘순한 아이’로 행동의 기준을 정하고 그 틀 안에 아이를 가두다 보니 혼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집이 2층이었어요. 윤하는 장난기가 많은 편이라 늘 방방 뛰니까 저와 남편은 항상 죄인이었죠. 몇 백만 원을 들여 두꺼운 매트를 깔고, 아래층에 수시로 드나들며 조공(!)도 하고요. 그래도 소용이 없으니까 늘 아이를 붙잡고 혼을 냈어요.

그런데 아이를 혼낼 일이 너무 많아지니 결국엔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윤하가 조금 더 윤하답게 자랄 수 있도록 제 기준을 낮추는 대신 수용 범위를 넓힌 거죠.”


아이를 자유롭게 두기 위해 연진 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잔소리를 줄일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이었다. 뛰놀기 좋아하는 윤하를 위해 거실이 곧장 마당과 텃밭으로 이어지는 1층집으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살림살이가 망가질 때마다 아이를 탓하기보다 가구를 최소한으로 줄였으며, 전자제품을 분해하거나 조립하는 것이 위험하다며 말리는 대신 코드를 뽑고 깨끗하게 닦아 안전하게 갖고 놀도록 내주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작은 드라이버를 들고 다니며 온 집 안의 살림을 분해하는 윤하 덕에 가전제품이 남아나질 않았다. 금속의 경도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스테인리스로 된 냉장고 표면을 긁는가 하면 스탠드는 몇 번이나 새로 샀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이러다 혹여 지나친 말썽쟁이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우려도 잠시, 윤하는 어딜 가나 칭찬받는 의젓한 여섯 살 꼬마 과학자로 성장했다. 누구보다 밝고 씩씩할 뿐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고.


“몇 년이 지나니 말하지 않아도 엄마 아빠가 싫어하는 행동을 알더라고요. 저희 부부가 의도했던 게 아니라 너무 신기했어요. 아마 제 스스로 행동하면서 조금씩 깨달음을 얻나 봐요. 어쨌든 지난 일을 생각하면 정말 감개무량해요.(웃음)”



거실에 자리한 테이블과 의자는 엄마의 휴식 공간이자 윤하의 토론 공간이기도 하다.
사물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만져보고,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윤하.
최근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 공간지각 및 언어인지 능력이 상위 0.1%에 속했는데,
검사를 맡은 교수는 윤하의 그러한 행동이 능력 향상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테이블 위에는 윤하의 손때가 묻은 카세트 플레이어가 놓여 있다. 


생활 속에서 깨치는 과학
방송을 통해 윤하의 이야기가 알려진 후 블로그와 SNS에는 엄마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여기에는 교육법을 묻는 질문뿐 아니라 집안일을 하느라 아이와 제대로 놀아줄 수 없어 죄책감이 든다는 고민도 있었다. 연진 씨는 자괴감에 빠졌던 자신의 지난날이 떠올라 더 마음이 쓰인단다.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를 어떻게 가르쳤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과학과 집안일은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하버드대 물리학과 수업에도 ‘부엌과 과학’이라는 수업이 있더라고요.

유명한 물리학자가 요리하면서 과학책을 내기도 했고, 익숙한 가전제품도 첨단 과학이잖아요? 좁은 공간인 부엌에서 아이가 깨칠 수 있는 과학 원리가 정말 많아요.

게다가 윤하는 뭐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요. 집안일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부엌에 들어가면 자기도 하겠다고 쫓아 들어오는 거예요. 처음엔 못 하게 했는데 아이가 너무 원해서 결국 허락했어요.”


그 뒤로는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아이에게 쌀을 씻어보라며 건네면 주방이 쌀바다로 변했고, 설거지를 하라고 하면 곧 홍수가 났다. 물론 뒷수습은 몽땅 연진 씨의 몫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자 늘 전쟁 같던 주방에도 차츰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요리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윤하에게 연진 씨는 플라스틱 칼과 당근을 건넸고, 지루해하면 다시 밀가루 반죽을 건넸다.

그러면 윤하가 당근을 썰고 반죽을 만지며 노는 동안 국을 끓일 짬이 났다. 그리고 당근의 단면을 관찰하는 윤하와 함께 ‘베타카로틴’ 같은 그때그때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과학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이 협업할 때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 맞는 부분이 생기잖아요. 아이도 ‘이렇게 하면 엄마가 싫어하는구나’, ‘이렇게 해야 빨리 할 수 있겠구나’ 식으로 자기만의 노하우를 익히더라고요.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가 무척 힘들지만요.(웃음)”


연진 씨의 노력 덕분에 설거지 한 번 시작하면 물 앞에서 세 시간이 기본이던 윤하는 어느새 만능 살림꾼이 다 됐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다른 일을 하는 엄마를 도와 압력밥솥에 밥을 짓고, 제가 먹은 식기는 씻어두고, 세탁기를 돌린다. 무엇보다 부엌에서 좋아하는 과학을 배울 수 있으니 신이 나서 뭐든 열심이다.

“저도 수학, 과학이라면 질색하거든요. 근데 윤하랑 같이 실험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계량컵으로 양이나 부피 측정하기, 저울로 무게 재기, 밀도 차이 알아내기.

그 외에도 삶은 달걀과 날달걀을 제자리에서 굴려 관성을 비교하기도 하고요. 근데 그렇게 어렵기만 하던 과학 법칙들이 아이와 실험 후 이야기 몇 마디 나누니까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단번에 이해가 되는 거예요.”


<영재발굴단>을 통해 알게 된 한 교수는 과학은 일상에서 갖게 되는 호기심과 놀라움에서 발전하는 학문으로, 윤하가 ‘생활과 밀접한 과학’을 하고 있다며 크게 칭찬했다고.



아날로그 육아를 꿈꾸다
물건을 직접 수리하고, 작은 텃밭을 꾸리고, 집안일을 함께 하고, 스마트폰 대신 보드게임을 하는 일상. 이 특별할 것 없는 일과를 통해 연진 씨가 윤하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다.

디지털 방식이 보편화되고 세상이 편해질수록 스스로 뭔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는 줄어들게 마련. 연진 씨는 윤하가 때로는 느리고 어려워도 참아내는 방법, 스스로 조작하고 사고하는 방법 등을 배우기를 바란다.


“내비게이션을 보면 빠르고 정확하게 길을 찾겠지만, 시간이 더 걸리고 돌아가더라도 스스로 지도를 보며 찾아가면 기억에 오래 남잖아요. 그렇게 길을 익히면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도 당황하거나 헤매지 않을 수 있고요. 저는 윤하에게 지도 보는 법을 가르치고 싶어요.

다소 더딜 수는 있지만 아이가 느끼는 성취감이나 기쁨이 연쇄 반응을 일으켜 좋은 습관을 만들고 더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시켜줄 거라 믿거든요.” 
이토록 따뜻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꼬마 과학자 윤하의 10년 후가 더욱 궁금해진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가 있을 만큼 과학은 기피 과목 중에서도 단연 1순위로 꼽히는 어려운 학문이다. 그런데 별다른 사교육 없이도 아이에게 과학 원리를 가르칠 수 있다면? 과학 영재 윤하 엄마의 ‘아날로그 육아’ 노하우 엿보기.

Credit Info

기획
김도담 기자
사진
안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