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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집착 대마왕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번쯤 무언가에 푹 빠지는 시기가 있다. 뽀로로 같은 특정 캐릭터부터 공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심할 정도로 집착하는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

 


 ···  한 가지에 심하게 꽂힌 아이, 괜찮은 걸까?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무언가에 푹 빠져 집착하는 모습을 한번쯤은 보게 마련. 이를테면 공룡이나 자동차 같은 장난감일 수도 있고, 번개맨 같은 캐릭터일 수도 있다. 요즘은 킨더조이 같은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장난감에 꽂힌 아이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언가에 푹 빠진 아이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점점 정도가 심해져 집착하는 수준에 이르면 부모는 고민스럽다. ‘이대로 내버려둬도 괜찮을까?’, ‘아이가 특정 사물에 집착하는 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라는데…’ 등 온갖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이의 이 같은 집착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고 말한다. 돌이 지나 걷기 시작하고 점차 의사 표현을 시작하는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슬슬 물건에 집착하는데 만 3~4세쯤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집착의 대상이 바뀌어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5~6세를 지나면 대부분 없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 이후에도 이어질 때다.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는 물건을 빼앗으면 자지러지게 울고 떼쓰며 심한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불안감을 느낀다면 그 원인을 찾아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아이가 특정 대상에 집착하는 이유
유독 한 가지 장난감이나 물건에 집착하는 아이는 의존성이 높고, 새롭고 다양한 것을 받아들이는 걸 힘들어하는 특성을 보인다. 아이가 무언가에 집착하고 의존한다는 건 갓난아이처럼 보살핌을 받고 싶은 욕구가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의 욕심대로 채워지지 않는 게 있어 이를 장난감이나 물건으로 대신하려는 심리를 반영하기도 한다.

이렇듯 심리적 불안감으로 무언가에 집착하는 아이는 부모 또는 또래와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장난감이나 물건 대신 사람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게 효과적이다.


1 부모의 영향
아이는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물건을 덩달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가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특정 사물에 대해 인상적인 흥미를 보였다면 그 모습을 본 아이 역시 부모를 흉내내고 싶은 마음에 같은 대상에 집착하기도 한다. 또 가정에서 남녀 간의 차별이 존재하는 경우 로봇이나 공룡 등 힘센 장난감에 집착하기도 한다.

2 부모와의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아이가 부모에게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사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에게 충족되지 못하는 사랑과 위안을 사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다.

3 단순한 성향의 문제
사람마다 관심사와 취향이 제각가 다르듯 아이 역시 자신의 취향과 기호대로 행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이런 기호를 결정짓는 건 선천적, 후천적 요인이 고루 작용한 결과다.



 ▶ CASE 1  “아이가 공룡에 푹 빠져서 공룡 장난감만 사고 공룡이 그려진 옷만 입어요. 늘 공룡 책만 보고 온통 공룡 이야기뿐이에요.”

생후 36개월이 지나면 아이는 사람보다 동물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특히 멸종된 동물인 공룡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존재. 아이가 공룡에 열광하는 이유는 현존하는 동물과 생김새가 다르고 다양한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이는 커다란 몸짓, 뾰족한 이빨을 가진 공룡에 자신을 투영해 사냥하는 상상을 하며 욕구를 충족하곤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흥미를 가진 영역에서 남다른 기억력과 집중력을 발휘해 길고 어려운 공룡 이름과 서식지, 연대까지 줄줄 외워 부모를 놀라게 할 정도.

하지만 지나치게 공룡에만 빠져 있으면 그 시기에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정서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타인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한 때이므로 아이가 지나치게 공룡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CASE 2  “아이가 매일 킨더조이를 사달라고 떼를 써요. 심지어 초콜릿은 먹지도 않고 장난감만 꺼내어 놀고 또 금세 싫증을 내요.”

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킨더조이는 엄마들에겐 큰 골칫거리다. 마트 앞을 지날 때마다, 혹은 밥을 먹는 대가로 ‘킨더조이!’를 외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 문제는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수집하는 게 목적인 경우다.

심지어 똑같은 장난감이 나와서 다른 친구에게 주거나 버리기라도 하면 자지러지게 울거나 떼를 쓰기도 한다. 똑같은 게 몇 개씩 자리를 차지한 걸 보면 ‘이게 정상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 3세 무렵부터 아이는 ‘내 것’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 시작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 정도가 되면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사달라고 조른다. 이 시기엔 또래의 유행에 민감하므로 또래와 동질감을 느끼고 따돌림 당하지 않기 위해 유행하는 캐릭터 상품을 사 모으기도 한다.

반대로 정서적으로 무언가 채워지는 경험을 하기 위해 장난감을 모으는 데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이에게 장난감은 단순히 갖고 노는 물건이라기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아이와 부모 간의 애착이 잘 형성되었는지, 상호작용이 잘되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 CASE 3  “지극히 상남자다운 4세 아들이 칼, 방패, 총 놀이를 너무 좋아해요. 늘 이런 장난감만 가지고 노는데 내버려둬도 되나요?”

유독 칼이나 총 같은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단순히 장난감일 뿐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혹시나 아이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한 대학의 심리학 박사가 4~5세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평소에 장난감 총을 가지고 노는 아이가 더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걷어차기, 주먹질, 떠밀기, 물건 부수기 등을 하는 빈도도 더 높았다는 것.

하지만 무턱대고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하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으니 아이에게 총이나 칼은 사람을 해치는 데 쓰이는 물건이므로 가지고 노는 게 좋지 않다고 이해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그 대신 아이가 총놀이나 칼싸움을 하면서 느꼈던 흥분, 긴장감 등을 다른 활동으로 해소할 수 있게 하자. 밖에서 뛰어놀거나 트램펄린 등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시키는 야외 놀이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CASE 4  “아이가 어릴 땐 뽀로로를 그렇게 좋아하더니 5세가 된 지금은 번개맨에 홀딱 빠졌어요. 유치원 갈 때도 무조건 번개맨 옷만 입으려 해요.”

뽀로로나 옥토넛, 시크릿쥬쥬 등 특정 캐릭터에 집착하는 아이가 많다. 몸집도 작고 연약한 어린아이들은 늘 착한 일을 하고 정의로우며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캐릭터, 또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멋진 마법을 부리는 등 힘이 센 대상에게 끌리게 마련이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며 캐릭터를 동경하기도 한다.


자신은 할 수 없는 일을 척척 해내는 강인한 모습을 통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에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 과정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나온 공주를 보며 마치 자신이 공주처럼 특별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자기만 가지고 놀아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생길 경우 또래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특정 캐릭터에 빠져 있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해 역할놀이를 해보자. 캐릭터가 아닌 역할놀이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 CASE 5  “아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스크림이나 사탕을 찾아요. 안 주면 떼쓰고 울어서 어쩔 수 없이 주는데 이게 맞는 건가 싶어요.”

만 2~6세는 미각이 발달하는 시기라서 강한 단맛에 길들여지면 평생 설탕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탕수수 등 천연 원료로 만드는 설탕은 무기질 같은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으며 빠른 시간 안에 에너지원인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다.

특히 뇌 활동은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뇌를 혹사하고 피곤할 땐 자연스레 단맛을 찾게 되는 것. 하지만 설탕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당뇨, 심장 질환 등 생활습관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당분에 대한 의존도는 성인보다 아이가 훨씬 높은 편.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당분 섭취 권장량은 50g으로 각설탕 15개 분량에 해당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인은 60g 정도를 섭취하고, 유아는 70g 정도 섭취하며, 아이들은 주로 단맛이 나는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통해 당분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소아비만, 소아성인병, 충치의 주원인으로 과도한 설탕 섭취를 꼽는다. 단맛이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도 아이들이 즐겨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단백질 식품에 풍부한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이 단맛을 대체해 기운이 나게 해주므로 설탕 섭취를 줄이고 우유, 고기, 생선, 달걀노른자 등을 먹는 것도 방법.

무엇보다 설탕 섭취를 줄이는 일상 속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시판 음료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어린이 음료나 탄산음료 같은 액상 과당을 넣은 가공 음료는 설탕 함유량이 상당히 높다.

그러니 시판 음료보다 당도가 낮은 생과일을 갈아 마시면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먹이는 것도 방법인데, 올리고당은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몸속에서 당 흡수 속도를 늦춰준다.




 ▶ CASE 6  “아이가 온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봐요. 눈뜨자마자 찾는 건 물론이고 밥 먹을 때도 유튜브 영상을 봐야만 떼쓰지 않고 먹어요.”

요즘 엄마들이 흔히 겪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유튜브 영상 중독이다. 딱히 아이에게 영상 찾는 법을 알려준 적도 없는데 스스로 유튜브에 들어가 영상을 보는 모습은 대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 소아과의사협회에서는 생후 18개월까지는 TV나 DVD, 스마트폰 등 영상매체에 노출시키지 말라고 권고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인지 능력과 언어 능력이 발달하는데, 영상물은 일방적인 전달 방식이기 때문.

18개월 이후에도 하루에 총 1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때 중요한 건 아이 혼자 영상을 보게끔 방치하지 말고 부모가 옆에서 같이 시청하며 말을 걸어 이해를 돕는 것. 영상의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청하면 아이의 언어, 인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만약 아이가 정해진 시간 이외에도 스마트폰을 보여달라고 떼를 쓸 경우라도 영상물을 계속 보여주는 건 금물이다. 아이가 심하게 울고 떼쓰면 곤혹스럽겠지만 단호하게 영상을 금지할 것.

대신 엄마와 약속한 시간에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주면 부모 말에 신뢰감이 생겨 아이는 울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게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부모의 일관성 있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자.




 ▶ CASE 7  “3세 아이가 분홍색에 집착이 심해요. 분홍색 물건은 무조건 다 가지려 하고, 옷도 분홍색만 입으려 해요.”

유독 여자아이 중 분홍색만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한 색을 좋아한다는 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특정 색을 좋아하면서 다른 색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향이 생기는 건 방지하는 게 좋다.

아이가 한 가지 색을 고집한다면 색연필이나 크레파스 등으로 색칠놀이를 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색과 다른 색을 사용해 여러 가지 색의 다양성을 알게 해주자.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색으로 마음껏 색칠하게 한 다음 점차 다른 색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요령.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 엄마가 다른 색으로 색칠을 해서 다양한 색깔의 매력을 느끼게 하면 된다. 또한 집에 있는 아이 장난감을 보면서 “빨간 공이 예쁘네!”라며 아이가 흥미를 갖게끔 유도하고, 나무나 꽃 등 자연의 색을 보며 세상에는 다채로운 색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하자.

또는 아예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이가 좋아하는 색으로 입혀서 만족감을 느끼게 하면 더 이상 그 색을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번쯤 무언가에 푹 빠지는 시기가 있다. 뽀로로 같은 특정 캐릭터부터 공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심할 정도로 집착하는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

Credit Info

기획
강지수 기자
사진
안현지, 서울문화사 자료실
모델
김은호(5세)
도움말
이정근(마포아동발달센터 소장)
스타일리스트
김유미
헤어·메이크업
박성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