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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아빠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베스트베이비>와 네이버포스트가 함께한 ‘아이와 나’ 공모전에는 182명의 에디터가 약 900개의 포스트로 참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참여자 중 <베스트베이비>에 칼럼 게재 기회를 얻은 에디터는 총 6명. 이번 7월호에는 육아휴직 중인 Hb, 파란오이 님이 들려준 아빠 육아의 노하우를 전한다.

 ->  육아휴직을 알리니 주변에서 말리더라
육아휴직을 선언한 후 ‘남자가 아기를 잘 돌볼 수 있겠어?’, ‘차라리 출근하는 게 더 쉬울걸?’ 등등의 앞서 육아휴직을 경험한 워킹맘 선배들의 걱정과 더불어 ‘한창 일할 때인데…’, ‘10년 차 남교사는 할 일이 많다’라며 내 미래를 걱정하는 상사의 조언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내의 삶 때문이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한 아이를 키우는 것도 가치 있지만 교사로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내 딸 이수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가 어른이 돼서 ‘나도 엄마처럼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 ‘세젤예’ VS ‘진상녀’
EPISODE 1
아침에 일어나 밖에서 참새 소리가 들려오자 “오? 짹짹!” 하고 거실 창문을 열고 고개를 빠끔히 내미는 이수. 참새 지저귀는 소리가 날 때마다 연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대며 ‘짹짹이’를 찾는다.

그러더니 창밖에 보이는 등교하는 언니 오빠들과 부르릉 지나가는 자동차를 구경한다. 궁금한 게 많다. 손바닥만 한 궁둥이를 흔들며 짹짹이를 보는 뒷모습이 더없이 귀엽다.

EPISODE 2
오늘 따라 아침식사를 하는데 밥투정이 작렬이다. 두어 입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숟가락을 세 개째 내던진다. 급기야 흘린 음식을 손바닥으로 휘휘 문질러 온 사방에 흩날린다. 그러고는 식판을 바닥으로 슝 던져버린다.

더 이상 먹지 않을 것 같아 황급히 아침식사 종료. 평소의 반도 안 먹었으니 당연히 배가 고프겠지.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찡찡거려서 줬더니 이번엔 걸레를 풍덩 빠뜨려 결국 쏟아버렸다. 주방 바닥은 닦아도 미끈거린다. 화가 몽글몽글 솟아오른다. 내 이럴 줄 알았어!!!


결론

이수를 돌보다 보면 내가 보인다. 요동치는 내 감정의 골을 마주한다. 얄팍한 내 이해의 깊이와 대면한다. 좀 더 깊으면 좋겠는데, 조금만 더 넓으면 좋겠는데 내가 이 정도의 사람이구나 싶어 자괴감이 들 때도 있다. 집 밖에서는 점잖게 행동할 수 있지만 가족 앞에서는 나의 됨됨이가 고스란히 다 드러난다. 생각지 못했던 육아의 어려움이다.


2 할 만한 낭비
이수와의 식사는 언제나 전쟁이다. 배가 좀 부르다 싶으면 ‘기승전 물놀이’가 시작된다. 손에 쥔 밥숟가락을 퐁당~, 밥덩이를 퐁당~, 먹기 싫은 반찬을 퐁당~. 그거로 끝이면 양반이다. 컵 안에 손을 넣고 휘휘 젓다가 그 컵을 식판에 쏟아 부어야 식후 이벤트가 끝이 난다. 결국 남은 밥은 다 버릴 수밖에.

이 같은 ‘낭비’ 가운데서 아이는 자란다. 버리는 게 이렇게 많은데 밥을 조금만 줘야 하나? 고민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나.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먹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인 것을.

아까운 낭비를 감수하더라도 이수가 더 먹고 잘 컸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시간도 에너지도 그렇다. 육아휴직을 고려할 때 효율과 속도를 중히 여기는 내 성격에 이수와 종일 놀아주는 걸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까꿍놀이를 서른 번씩 반복하다보면 지칠 것 같았다. 몇 쪽 되지 않는 그림책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주다 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아 그게 제일 큰 걱정이었다. 물론 지금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반복으로 이수의 생각이 형성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다잡는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랬을 거다. 내 아버지도 수백 번, 수천 번 까꿍놀이를 반복하셨을 테고, 어머니는 모두 합쳐 한 트럭은 흘렸을 나의 밥상을 매번 치워주셨겠지.

기억나지 않는 내 어린 시절은 물론이거니와 기억하는 나의 성장기 곳곳에 누군가의 이해와 내어줌이 바닥을 받치고 있지 않을까. 그 모든 이들의 ‘낭비’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낭비로 성장한다.


3 아빠라서 이상한가요?
모처럼 ‘미세먼지 좋음’인 날. 이런 날은 무조건 나가야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딸기체험농장. 딸기를 배부르게 먹고 곧장 집으로 가려니 아쉬워 가는 길에 있는 장릉에 들러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안내원 할아버지께서 “혼자 왔나 보네요?”라고 물으셨다.

“아니요, 아이랑 둘이 왔는데요”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그냥 웃으며 “네~” 하고 말았다. 어떤 뜻인지 알듯하다. ‘엄마는 어디 가고 아빠 혼자서 애기를 데리고 다니우?’ 정도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아니면 ‘엄마 없이 젊은 남자가 혼자 애기 키우느라 애쓰시우’로 받아들이면 지나친 해석일까? 낮 시간에 젊은 아빠 혼자서 딸아이를 데리고 체험농장에 오다니, 뭔가 이상했나 보다.


그래, 아빠의 육아휴직은 흔치 않은 일이지. 아직은 이수와 나들이를 가거나 문화센터에 가면 조금 다른 시선을 느낀다. 괜히 나 혼자 느끼는 어색함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또한 남들과 다른 시간을 지내고 있는 내 안의 낯설음에서 오는 느낌이겠지.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양성평등 같은 거창한 명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엄마든 아빠든 다른 시선을 받지 않고 마음 편히 아이와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니 이수랑 앞으로 더더욱 많이 나다녀야겠다.

 

-> 스타 에디터 Hb 님은요…

 ->  스타 에디터 Hb 님은요…

본명 정휘범. 육아휴직 후 21개월 된 딸 이수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성장은 상호적이라는 믿음으로 아이를 옳은 길로 이끌려 애쓰면서 동시에 아이로부터 참된 것을 배우고 있다.
Hb 님의 육아휴직 시리즈 보러가기





 ->  아빠 육아휴직 신청, 가능할까?

남자 육아휴직 비율 20% 시대. 나도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육아휴직은 한 아이당 초등학교 2학년까지 한 번 쓸 수 있고 이 기간에 지급되는 급여는 3개월간 평상시 임금의 80%, 상한선은 150만원, 그나마도 75%만 선지급이고 25%는 복직 후 6개월이 지나 일괄 지급된다.

솔직히 식구가 하나 늘어나는 처지에 육아휴직급여만으로 생활하는 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외벌이라면 스타트업 회사들이 돈 없이 버틴다는 ‘데스밸리’를 지나가는 기분일 것 같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 회사가 데스밸리로 들어가는 분위기라 반강제적으로 1월부터 육아휴직을 쓰게 됐다.

 


1 출산 전 꼭 따져봐야 할 것들
산부인과는 진료 세부 내역서와 검사 결과를 잘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귀찮은 일이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경험상 꽤 털리는(?) 일이 많다.

보건소 최대한 활용하기
일단 임신이 확인되면 관할 보건소에서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엽산, 철분제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임신부 배지를 나눠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으면 국가에서 지원하는 50만원가량의 바우처를 병원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산전 검사도 일반 병원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

산부인과 검사는 꼭 필요한 것만!
아내는 보건소에서 산전 검사를 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했는데도 병원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비용이 발생하는 검사를 중복으로 받는 낭패를 겪었다. 산부인과 비용을 보험 처리하려고 상세 목록을 뽑았더니 1~2개월 사이에 중복 검사를3~4개 정도 한 것이다.

비용으로 따지면 10만원 가까이 되는 금액인데 병원 측에 해명을 요구했더니 처음엔 2만원 정도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다. 심평원에 신고했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라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너무 어이없는 상황이라 지역 맘카페에 이런 경우를 조심하라고 글을 올렸더니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꽤 많았다. 나름 맘카페에서 이 글이 이슈가 되었는지 한 3일 뒤 산부인과에서 연락이 왔다. 전액을 환불해주고 위로의 허브티 세트도 보내왔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우리 부부는 다른 산부인과로 옮겨버렸다.


부가 서비스도 꼼꼼히
출산을 앞두면 부가적으로 선택할 게 많다. 제대혈부터 시작해서 성장앨범 패키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산부인과는 연계된 베이비 스튜디오가 있는지 입구에서부터 만삭 사진 포스터가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다.

그 외에도 뉴본, 50일, 백일, 돌 등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진 패키지와 아기의 손발을 본뜨고 탯줄로 액자를 만드는 상품을 보면 실로 엄청나다.


2 정신없이 지나간 출산과 조리원 생활
출산의 순간
2017년 마지막 날 새벽, 아내가 배가 고파 간식을 먹고 휴대폰 게임을 딱 켜는 순간 뭔가 신호가 오고 양수가 터졌다. 부랴부랴 싸놨던 출산가방을 챙겨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해 상태를 보니 역아였던 아이가 발로 자궁 문을 툭 차서(?) 발이 조금 삐져나온 상태라 일단 수술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새벽에 먹은 샌드위치 때문에 공복 상태가 아니라 마취하면 위험하다고 수술을 바로 들어갈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다 소화될 때까지 지연시켜보려 했지만 그 사이에 진통이 와서 2시간 뒤에 수술을 시작했다. 공복 상태가 아니라 마취를 약하게 해야 해서 좀 힘든 수술일 거라고 의사가 말하는데 어찌나 겁이 나던지.

다행히 아이는 무사히 잘 나왔고, 만약 수술 날짜를 점을 보고 받았으면 아까울 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사주는 자기가 찍어 나오는 것이니.


입원
출산을 하고 나면 바로 움직일 수 없으니 병실을 잡는다. 자연분만은 3일, 제왕절개는 7일 정도 입원을 예상하고 1박에 15만원짜리 1인실, 가격이 유동적이던(?) 2인실, 그리고 보험이 되고 경쟁이 치열한 5인실이 있는데, 일단 우리는 1인실을 잡았다.

보호자의 일은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 산모가 화장실 갈 때 부축하고, 식사나 청소 시간에 챙겨주고, 신생아실에 아기가 잘 있나 살펴보고 사진을 찍어 오는 정도다. 그래도 산모 입장에서는 옆에 남편이 있으면 확실히 마음이 편하다니 다행이었다.

출산 예정일에 맞춰 미리 출산가방도 싸놓고 준비를 나름 했지만 역시나 부족한 게 많았다. 그래서 아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서너 번 집에 들러 한파에 보일러가 동파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출산가방에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을 가져와야 했다.

의외로 분주한 산후조리원 생활
산후조리원은 수도원처럼 무념무상으로 휴식에 전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아침 7시 30분 식사부터 시작해 9시 세탁, 10시 청소, 10시 30분 간식, 12시 점심, 14시 교육 프로그램, 15시 간식, 17시 30분 저녁, 19시 30분 간식을 거쳐 하루가 마무리된다. 거기다 아이가 배고플 때마다 수유콜이 걸려와 24시간 대기조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남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아기 안기, 배냇저고리 입히기, 속싸개·겉싸개 묶기, 기저귀 갈아주기 등을 아주 간략하게 알려준다. 하지만 이걸 직접 해보는 것과 안 하는 건 집에 가서 시작하는 레벨이 달라질 테니 초보 아빠라면 꼭 배우기를 권한다.

 

-> 스타 에디터 파란오이 님은요…

 ->  스타 에디터 파란오이 님은요…

본명 권용만. 남고, 공대와 군대를 거쳐 IT 업계에 몸담으며 기계와 장난감을 좋아하는 키덜트의 인생을 살 것이라 예상했지만, 꿈속에서 만난 요정님이 딸로 태어나 당황한 6개월 차 초보 아빠.
파란오이 님의 육아휴직 시리즈 보러가기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베스트베이비>와 네이버포스트가 함께한 ‘아이와 나’ 공모전에는 182명의 에디터가 약 900개의 포스트로 참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참여자 중 <베스트베이비>에 칼럼 게재 기회를 얻은 에디터는 총 6명. 이번 7월호에는 육아휴직 중인 Hb, 파란오이 님이 들려준 아빠 육아의 노하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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