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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그리는 짙은 여름의 추억

On July 04, 2018 0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 매일 먹어도 좋은 시원한 수박, 시원한 빗소리, 장마철의 눅눅한 공기 등 여름을 기억하는 조각은 참 다양하다. 무더운 만큼 짙은 추억을 만들기도 좋은 계절 여름. 아이들에게 더 짙은 추억을 그림책으로 선물해보자.

-> 책을 추천해주신 나옥현 씨는요…

 ->  책을 추천해주신 나옥현 씨는요…

아이들과 꼭 들러보면 좋을 도서관으로 손꼽히는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다양한 그림책뿐 아니라 전시, 문화 등과 연결시키는 이색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그곳을 아우르는 나옥현 관장의 깊이 있는 안목과 생각이 그대로 전해진다.

 


1 나오니까 좋다
이 책은 캠핑 가는 여정, 캠핑장에서의 준비, 야외에서 맛있게 식사하는 내용이 마치 내가 직접 하는 것처럼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림에서 가끔 보이는 몽환적인 색감이 무척이나 훌륭해서 여름밤이 이렇게 신비로웠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당장 짐을 싸 떠나고 싶어진다. 글·그림 김중석, 1만3000원, 사계절

2 수박이 먹고 싶으면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입가에 천천히 미소가 번진다. 수박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에서 고되다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채근하지 않는 느긋함을 배운다.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와 제 속살을 쉬이 내주는 수박이 참 많이도 닮았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우리에게도 “어이! 이리들 오소!”라고 외칠 것 같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글 김장성, 그림 유리, 1만6500원, 이야기꽃


3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
목욕을 싫어하던 아이를 단박에 매일 목욕을 하고 싶게 만들어버릴 책이다. 그리고 행여나 물감을 만지다가 다른 곳에 묻을까 노심초사하는 엄마들에게 넓은 아량을 갖게 하는 책으로 꼭 추천하고 싶다.

몸을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따라 상상의 세계를 그리다 보면 어느새 우리 모두 화가가 된 기분이 든다. 글 문승연, 그림 이수지, 9500원, 길벗어린이


4 할머니의 여름휴가
나이든 할머니에게 바다의 소리를 선물하는 기특한 손자. 할머니는 손자가 주고 간 소라껍데기를 통해 추억의 물건을 꺼내고 자신과 메리에게 바다를 선물한다.

이 책은 꼭 직접 가야 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아이에게 달달하고 부드러운 꿀 같은 여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부모에게 제격인 책이다. 글·그림 안녕달, 1만2000원, 창비




 

-> 책을 추천해주신 문지애 씨는요…

 ->  책을 추천해주신 문지애 씨는요…

똑 부러지게 뉴스를 전달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라디오에서 사연을 읽어주던 문지애 아나운서.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이자 아이의 읽기, 말하기, 쓰기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연구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아이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소개하며 그림책 육아를 다른 엄마들과 나누고 있다.

 


1 심심해서 그랬어
책장 가득 펼쳐진 농촌의 여름 풍경이 눈물 날 만큼 정겹다. 초가집, 호박넝쿨, 장독대, 가축을 세밀하게 그린 삽화가 도시의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풍경이 된다.

빽빽한 건물과 삭막한 아스팔트 위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진정한 즐거움을 보여줄 수 있어 함께 읽는 부모도 기쁘다. 여름만이 지닌 초록의 향연과 활기 덕분에 덩달아 힘이 난다. 글 윤구병, 그림 이태수, 9000원, 보리


2 오늘처럼 비 오는 날
눈과 귀와 촉감으로 느끼는 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바람의 습도, 창문에 부딪치는 빗소리, 비 내리는 풍경에 차분히 집중하게 만든다. 여운이 느껴지는 화풍 역시 담백하고 자연스럽다.

어느 뮤지션이 말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엄마와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했는데, 그때의 감성이 풍부한 창작과 감수성의 원천이 됐다고. 우리 아이에게 비가 오는 날은 어떻게 기억될까? 글 김순이, 그림 황정하, 1만원, 시공주니어


3 3초 다이빙
건축학도 출신 작가의 이력이 특색 있다. 간결한 선만으로 입체적이고 선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그림책. 푸른 색채가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고 단순한 문체는 아이의 흥미를 잡아끈다. 천천히 느리게 가도 우리가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깊이 있는 삶의 방향을 이야기한다. 글·그림 정진호, 1만2000원, 위즈덤하우스

4 엄마는 해녀입니다
제주 해녀를 주제로 고희영 감독과 스페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 작업한 그림책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최고 격려는 ‘너는 반드시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네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라’임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가 힘에 부쳐 헐떡일 때 잠시 숨을 고르도록 편안하고 안정적인 부모가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제주의 바다를 배경으로 가족의 사랑, 지혜, 인생이 집약된 최고의 그림책이다. 글 고희영, 그림 에바 알머슨, 1만3500원, 난다




 

-> 책을 추천해주신 심혜경 씨는요…

 ->  책을 추천해주신 심혜경 씨는요…

그림책 치유에 대해 연구하며 문화예술활동과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한국그림책테라피협회의 대표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위로와 치유를 전할 수 있는 그림책을 연구한다.

지은 책으로는 <독학자의 서재>(공저), <언니들의 여행법>(공저)이 있으며, <폴 오스터 글쓰기를 말하다>, <남자 없는 여름>, <서툰 서른 살> 등을 번역했다.

 


1 나만의 바다
온 세상이 앞으로만 달려가는데 바다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뿐 불평을 하거나 싫증을 내지 않는다. 도시의 아늑한 집을 떠나오고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게 불만인 아이는 가족과 함께 바닷가로 놀러왔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다.

지루한 며칠을 보내던 아이는 어느새 바다의 아름다움에 눈을 뜬다. 밀려왔다 물러가기를 되풀이하는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바다를 발견하고 마음을 여는 건 우리의 일! 캐나다 어린이책협회(CCBC) 추천 도서. 글 쿄 매클리어, 그림 캐티 모리, 1만3000원, 바다는 기다란 섬


2 빗방울이 후두둑
볼로냐 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어느 날,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데 우산이 뒤집혀 비를 피할 수 없게 된 주인공. 주위 사람들을 따라 달려보지만 발을 헛디뎌 엎어지고 만다. 다

른 사람들이 아무리 속도를 내어 달려간다 해도 나만의 호흡으로 천천히 가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 사는 게 쉽지 않은 요즘, 거센 빗방울을 뿌리는 여름 소나기를 보면서 책을 읽어주는 부모도 오히려 힘을 얻고 통쾌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다. 글·그림 전미화, 1만3500원, 사계절


3 지난 여름
작가가 핀란드 여행에서 받은 자연으로부터의 위로와 감동을 그린 책이다. 동양의 수묵화 같은 느낌을 주는 색감과 섬세한 터치에서 그 어떤 화려한 색채의 그림보다 진하고 신비로운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회색 콘크리트 빌딩 숲에 사는 도시의 소년이 시골 조부모님 댁을 방문하는 길을 함께 따라나서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가득한 그림책이다. 글·그림 김지현, 1만3000원, 웅진주니어


4 수영장에 간 날
무더운 여름날, 폭염을 벗어나기 딱 좋은 수영장에 왔지만 물이 두려운 연이는 하나도 즐겁지 않다. 물에 빠지거나 코로 물이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이 가득한데, 친구 소희와 열을 셀 동안 튜브 끌어주기를 하면서 시원한 물에서 즐기는 법을 알게 된다.

물에 들어갈 용기가 없어 망설이는 아이에게 이 그림책을 선물해보자. 이제는 물이 하나도 무섭지 않은 연이와 함께 용기를 내어 파란 물에 풍덩 뛰어들 테니. 글 문여림, 그림 임소연, 1만1000원, 논장

 

-> 책을 추천해준 이지은 씨는요…

 ->  책을 추천해준 이지은 씨는요…

그림책NORi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가 쌓이고 갖가지 이야기가 모여 온전한 공간이 되는 그림책문화공간이다. 그림책을 매개로 갖가지 놀이가 펼쳐지는 그곳의 주인장 덩더쿵이 바로 이지은 대표다. 지금도 속닥속닥 재미난 작당을 꾸미고 있는 그녀에게 그림책 이야기를 듣는다.

 


1
‘사사삭’, ‘스스슥’, 스케이트가 빙판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빙글빙글, 휘리릭, 쿵! 아이들의 움직임이 활기가 되고 에너지가 된다. 얼음판은 금세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사사삭’, ‘스스슥’ 연필이 종이 여기저기를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하나의 선이 음악이 되고 음악이 모여 풍경이 된다. 무더운 여름밤, 종이 한 장 꺼내 들고 차가운 겨울을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 그림 하나로 세상의 모든 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이 상상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이수지 지음, 1만5000원, 비룡소


2 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어느 더운 날, 저마다 사연을 품은 달토끼와 거북이, 오징어가 옹달샘에서 만난다. ‘만남’은 ‘우연’이 주는 큰 선물이다. 뜨거운 열기에 오징어가 썩은 냄새를 풍겨도 토끼와 거북은 꿋꿋이 오징어를 위해 바다를 찾아 나선다.

‘함께 한다’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불편하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하다. 하지만 고단한 여행길을 걷다 보면 나를 내려놓기도 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한다.

유쾌하면서도 기분 좋은 동시에 잔잔한 감동이 있는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는 세상이다. 이들에게 끈끈한 우정을 선사한 해님과의 만남도 반가운 책이다. 글·그림 조수진, 1만5000원, 반달


3 물싸움
농부에게 물은 생명줄이며, 태양은 농사의 에너지원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어느 것 하나 부족하면 생태의 균형이 깨지게 마련이다. 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못하는 긴긴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논바닥만큼이나 농부의 가슴도 타들어간다.

하나둘 지치기 시작한 사람들은 조금씩 평정심을 잃어간다. 원망과 긴장이 극에 달할 즈음, 갈급함을 채워주는 빗방울이 하늘에서 쏟아진다.

순간 모든 고난을 잊고 마냥 행복해하는 농부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볼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다. 글·그림 전미화, 1만3500원, 사계절


4 안녕, 나마스테!
이글거리는 태양이 주춤한 이른 아침. 꼬마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성별도, 나이도, 문화도, 인종도 아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고, 움직이고, 상상하며 뜨거운 해님의 기운과 숨어 있던 바람의 여유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담백하면서도 진지한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엽다. 책을 보며 엄마 아빠도 아이와 함께 온몸을 움직여보자. 자연과 아이와 내가 하나가 되는 시간. 안녕, 나마스테! 글·그림 유태은, 1만1000원, 이야기꽃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 매일 먹어도 좋은 시원한 수박, 시원한 빗소리, 장마철의 눅눅한 공기 등 여름을 기억하는 조각은 참 다양하다. 무더운 만큼 짙은 추억을 만들기도 좋은 계절 여름. 아이들에게 더 짙은 추억을 그림책으로 선물해보자.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취재
문은영(프리랜서)

2018년 7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황선영 기자
취재
문은영(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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