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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엄마의 사교육 스케줄 엿보기

아이 교육에 관심이 남다른 엄마라면 사교육 1번지의 교육 트렌드에 민감하게 마련. 최근 교육열이 높다고 소문난 지역의 사교육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  교육열이 높은 지역 하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대치동, 용산구 한남동, 노원구 중계동, 성북구 길음동, 성남 분당구의 수내동을 꼽는다. 유명 대학입시학원이 몰려 있는데다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도 많아 사교육 1번지로 통한다.

강남의 영어유치원을 나온 아이들은 초등 저학년이면 영어 원서를 술술 읽는다더라, 유치원 때부터 제2외국어를 시작해 몇 개 국어를 한다더라는 소문에 ‘정말?’이라고 반문한다면 이미 트렌드를 놓치고 있는 것.

그렇다면 현재 사교육 1번지에서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고 있을까? 사교육 열기가 뜨겁기로 소문난 지역에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영어 사교육은 ‘영어놀이학교’에서부터
유아 사교육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영어유치원이다. 실제로는 ‘정규 유치원’이 아닌 유아 대상의 영어학원인데 수년간 전국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었다.

영어유치원(정확한 명칭은 ‘유치부 영어학원, 전일제 어린이 영어학원’이나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인 ‘영어유치원’으로 통칭함)이 흔해지자 이제 강남, 한남동, 분당의 교육열 높은 엄마들은 영어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일명 ‘영어놀이학교(이 역시 영어학원이나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인 ‘영어놀이학교’로 통칭함)’를 찾기 시작했다.

영어놀이학교는 주로 외국의 커리큘럼을 적용해 아이의 인성, 리더십, 영어 실력을 키우는 프리미엄 교육기관을 표방한다.


엄마들이 영어놀이학교를 선호하는 이유는 2~3세부터 이곳에서 영어를 접하면 소위 명문 영어유치원의 입학 테스트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명 영어유치원들이 입학 사정 시 레벨 테스트를 실시해 일정 실력 이상의 아이들만 선발하는 추세이고, 운 좋게 합격했다 하더라도 친구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미리부터 영어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요즘 강남권에서 대기자가 줄을 선다는 영어놀이학교는 ‘찰리스빅레드하우스’, ‘리틀소시에’, ‘위즈아일랜드’, ‘애플트리’, ‘이튼하우스’ 등이다.

재벌가와 톱스타의 자녀들이 다니는 곳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는데, 한 달 평균 원비가 200만원 이상으로 일반 국공립 어린이집에 비하면 5~6배 비싼 편이지만 늘 원생이 넘친다.

영어놀이학교에 아이를 보냈던 엄마 A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고 표현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마음에 들어요. 수업 내용이나 액티비티도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다양하고 수준이 높아서 만족했습니다”라며 추천했다.

아이가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인데 기본 회화는 물론 간단한 영작문도 자유롭게 하는 수준이라고. 더 놀라운 점은 이 정도 실력을 갖춘 아이가 같은 학급만 해도 꽤 많다는 것이다.




2 영어유치원에서 제2외국어까지 섭렵
영어놀이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유치원을 다니게 된다. 놀이식이냐 학습식이냐 구별짓기도 하지만 수업은 당연히 영어로 이뤄지며 보통 5세 가을 학기부터 한국어를 쓰지 못하도록 ‘Only English’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입학할 때 레벨 테스트를 실시해 실력에 따라 반을 나누는 경우가 대부분. 이곳에서의 일상은 영어를 쓴다는 것 외엔 일반 유치원과 비슷하다.

등원하면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로 대화하며 외국 교재를 사용해 각종 활동을 하는데, 미술, 체육, 과학 등 모든 과목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5~7세에 이런 커리큘럼을 밟은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에 이미 <해리포터> 정도는 원서로 읽고, 자신의 생각을 영작문으로 표현할 정도의 실력을 갖게 된다.

최근에는 영어유치원에서 특별활동으로 중국어를 가르쳐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영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영어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엄마 B는 “유치원에서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까지 가르쳐주니 따로 사교육을 할 필요가 없어 더 좋다”고 평하기도 했다.


요즘 강남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영어유치원은 ‘PSA’, ‘메이플베어’, ‘게이트’, ‘랜퍼스’ 등이다. 영어놀이학교, 영어유치원을 거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몰입수업이 이루어지는 사립초등학교로의 진학율이 높다.

영유→사립초등학교는 이미 교육 좀 시킨다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기본 코스’로 통한다. 영어유치원 수료를 앞둔 아이들 중에 초등생이 다니는 학원으로 옮기느라 과정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유치원 수료는 2월인데 영어학원 개강은 12월이라 학원에 다니기 위해 마지막 3개월을 포기하는 것이다. 학원 역시 고난도의 레벨테스트를 통과해야 수강이 가능하다.


영어유치원 외에도 영어 사교육의 종류는 다양하다. 영어 학습지는 기본이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센터에 방문해 영어 수업을 받는 아이들도 많다. 그 외에도 팀을 짜서 원어민에게 회화 과외를 받기도 하고, 요즘은 영어 뮤지컬 교사가 집으로 찾아와 영어를 가르치는 수업도 인기다.


반면에 영유아기에 영어 사교육에 큰 금액을 지출하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많다. 또 다수의 영어 전문가들은 외국어 습득에 절대적 시기는 따로 없으며, 어릴 때 교육기관에서 주입식으로 영어 학습을 하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사립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엄마 C는 “아이가 어릴 때는 홈스쿨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그렇게 아낀 학원비로 초등학교 때 해외 캠프를 보내는 게 훨씬 이익인 것 같아요.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방학 때 해외로 여행이나 캠프를 많이들 다녀와 서로 어디에 갔었는지 비교하더라고요. 실제로 영어캠프에 한 번 다녀오면 실력이 확 늘어요.

너무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돈을 들이다 보면 정작 필요할 때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미리 아껴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기도 했다.




3 초등 1학년부터 독서·논술 과외 시작
영어는 일찍부터 가르치는 데 반해 한글 교육은 비교적 늦게 시키는 추세다. 보통 만 5세 정도 되어야 한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한글을 떼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도 1학년 1학기에는 받아쓰기 시험을 보지 않는데다, 학습지를 활용해 비교적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도 한글 떼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대신 사고력 수학, 독서, 논술 과외는 성업 중인데, 실제로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논술 과외를 받는 아이가 많다.

또 출판사의 독서클럽에 가입해 꾸준히 독서 및 독후 수업을 받기도 한다. 논술 수업은 대부분 팀을 꾸려 진행하는데, 이때 엄마의 정보력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동원해 읽기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을 모은다.


분당에서 초등 1학년 아들을 키우는 엄마 D는 최근에 논술 과외를 시작했다.

“요즘 인기 있는 과외 교사는 아이들을 고르기도 해요. 성별, 학습 능력, 부모의 서포트까지 따져서 팀을 꾸리더라고요. 아이가 엄청 좋아하지는 않지만 전문가가 추천하는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서 앞으로 꾸준히 시킬 생각이에요.”

논술 과외비는 교사 경력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대략 1주에 한 번씩, 2시간 수업에 10만원 선이다.




4 예체능은 일찍 시작할수록 이익
예체능은 놀이하듯 배우는 과목이 많아 부담 없이 사교육을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수준 높은 수업이 이루어지는 기관과 선생님을 찾기 힘들어 엄마들이 유난히 ‘네트워크’에 의지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미술은 일반 회화보다는 퍼포먼스 미술 등 체험과 연계해 창의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마트나 백화점의 문화센터, 대형 프랜차이즈 미술학원, 개인이 운영하는 아틀리에 등에서 사교육이 많이 이루어진다.

아이가 어릴 때 퍼포먼스 미술을 접했다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판에 박힌 수업 대신 자신만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커리큘럼을 택해 사교육을 받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은 선배 엄마들이 유아기에 필수로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하는 분야다. 초등 5학년 자녀를 키우는 엄마 E는 “요즘엔 악기 하나씩은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치는 추세예요.

피아노처럼 기본적인 악기는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 수학 같은 주요 과목 위주로 학원을 다녀야 해서 피아노학원 다닐 시간이 없거든요” 라고 조언한다.

음악 사교육은 동네 음악학원도 많이들 선호하지만 여전히 ‘야마하음악학원’, ‘스즈끼 바이올린’ 등 전통적인 교육원이 강세. 악기에 따라 개인 과외도 많이 받는데, 전문적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면 주 1회 레슨 기준 한 달에 15만~20만원 정도다.


최근엔 창의융합교육도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한 분야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미술, 음악, 독서, 외국어, 요리 등을 한 번에 다루는 걸 말한다. 이런 교육이 아이들의 오감 발달을 자극해 교육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엄마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령 영미권 그림책을 읽고 느낀 점을 음악과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동화에 등장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식이다. 강남권의 인기 있는 창의융합교육기관으로는 ‘클랩 스튜디오’, ‘글래머러스펭귄’, ‘리틀매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보통 2시간 1회 수업이 5만~10만원 선.


체육 역시 사교육 입문 공식이 있다. 가장 먼저 생활체육으로 시작해 태권도와 발레로 확장된다. 태권도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하원 후 2시간 정도 아이를 맡아 교육해주므로 제2의 보육기관이나 다름없다. 한 달에 10만원대 초반 비용으로 태권도 무술은 물론 인성교육, 생활체육까지 가르쳐 가성비가 높다.


그 외에도 축구, 아이스하키, 수영, 리듬체조 등도 인기. 팀을 짜서 그룹으로 수업받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대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진행해 큰 부담은 없는 편.



5 잘 노는 것도 사교육의 도움이필요하다
노는 법도 학원에서 배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요즘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숲체험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게 수순.

명문 생태학교들이 성업 중으로 1년간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한 달에 한 번씩 거주지 인근 숲에 모여 놀이도 하고 생태 공부도 한다. 숲체험 역시 그룹으로 이루어져 관계가 돈독한 엄마들이 자녀들끼리 팀을 짜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레고, 맥포머스 등 조립 완구를 갖고 노는(?) 학원도 많아지는 추세. 조립 완구를 좋아하지만 실력의 한계를 느낀 아이들이 학원에서 교사의 도움을 받아 더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다. 로봇 조립이나 코딩, 로봇발명경진대회 준비 프로그램을 찾는 아이들과 부모도 많다.




6 고수 엄마들이 조언하는 최고의 사교육 스케줄은?
워낙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이다 보니 학원 스케줄 짜는 것도 고도 전략이 필요하다. 학기 초에 학원 스케줄을 짜는데 가장 오래, 가장 자주 다닌 학원을 제일 먼저 꼽는다.

영어학원이나 태권도학원이 이에 속하며, 나머지 빈 시간에 다른 과목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케줄을 짠다. 3~4개 학원을 다니면 한 달에 교육비만 2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가 기하급수로 높아진다는 것.

사교육을 경험해본 엄마들은 이구동성으로 영유아기의 사교육은 아이보다는 엄마의 만족감 때문에 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교육비 지출에 ‘본전’ 생각을 하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원하는 대로 시켜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꼭 필요한 것만 배우게 하고,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홈스쿨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선택은 부모의 몫이다.

아이 교육에 관심이 남다른 엄마라면 사교육 1번지의 교육 트렌드에 민감하게 마련. 최근 교육열이 높다고 소문난 지역의 사교육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이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