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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그림책

On June 01, 2018 0

해가 길어 밤이 더 늦게 찾아오는 것만 같은 여름밤이 시작되었다. 무더위가 밤까지 이어질 한여름도 코앞이다. 더위에 뒤척이는 여름밤, 아이도 부모도 기분 좋아질 한여름 밤의 꿈같은 그림책을 추천한다.

-> 책을 추천해준 이민영 씨는요 …

 ->  책을 추천해준 이민영 씨는요 …

10살, 7살, 4살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 서점 ‘박쥐’의 주인장이다. 우리말 책뿐만 아니라 영문 원서까지, 아이들을 위한 세계의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아이에게 어떤 책을 골라 줄지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해 일대일 맞춤 구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1 시간 상자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책은 아이들에게 환상적인 밤을 만들어준다. 이 책은 글 없이 그림만 있는 책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시원한 여름 바다에서 주인공 남자아이만이 발견한 환상의 세계. 현실로 치면 꿈에서만 가능한 세계가 펼쳐지는데, 이 책을 읽다 잠들면 아이가 실제로 멋진 꿈을 꿀 것만 같다.

아이와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분명 책을 읽어주는 것 못지않게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데이비드 위즈너, 1만3500원, 시공주니어


2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이 책은 사실 모든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이기도 하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늘 변함없이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과 응원이 가득한 편지와 같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엄마와 떨어져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다.

책을 읽어주던 엄마가 목이 메어 끝까지 못 읽을 수도 있는데, 엄마로 보낸 하루를 반성하고 또 더 나은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도록 이끌어준다. 글 윤여림, 그림 안녕달, 1만2000원, 스콜라


3 Good Night, Gorilla
어느 동물원의 경비가 퇴근하기 전 동물 우리를 잠그는데 개구쟁이 고릴라 한 마리가 몰래 빠져나와 열쇠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귀여운 해프닝을 잔잔하게 그린 책이다.

사자, 기린, 코끼리, 하이에나 등 여러 동물이 등장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어 동물 이름과 ‘Good Night’가 글의 전부인 간결한 책으로 어린 아기들부터 볼 수 있다. 글·그림 Peggy Rathmann


4 The Game of Light
아이에게 엄마 아빠와 함께한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추천한다. 책 자체가 놀이가 되는 책을 만드는 작가 에르베 튈레의 ‘게임’ 시리즈 중 하나다.

불을 끄고 누운 뒤 손전등을 페이지 한 장 한 장에 비추면 벽에 책에 있는 모양이 나타나는데 해님도 보이고, 꽃이 피기도 하고, 물고기가 헤엄을 치기도 한다.

별똥별이 떨어지며 ‘이제 별똥별이 너희를 잠들게 해줄 거야’ 하고 끝나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잠자기 전 읽기에 더없이 완벽한 책이다. 늘 읽던 책과는 다른 느낌이라 아이들도 무척 신기해하며 재미있어한다. 글·그림 Herve Tullet

 

-> 책을 추천해준 정홍 씨는요 …

 ->  책을 추천해준 정홍 씨는요 …

세 아이의 아빠인 정홍 작가는 동화 쓰는 아빠가 되고 싶어 느지막이 상상의 세계로 발을 내디뎠다. <하루 5분 엄마 목소리>, <하루 5분 아빠 목소리>, <하루 5분 탈무드 태교 동화> 등 태교 동화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모의 상상력이야말로 아이들의 정서적 자양분이라는 사실을 몸소 깨닫고 지금도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찾아낸 이야기를 부지런히 써내려가고 있다.

 


1 머나먼 여행
이 책은 사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어렵다. 글이 한 줄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아주 긴 이야기를 읽고 난 기분이 드는 참 신기한 책이다. 한 페이지에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에 아이와 함께 충분히 그림 속에 머무르길 권한다.

그림을 오래오래 들여다볼수록 더 신나는 여행을 하게 된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와 부모라면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마음껏 대사를 주고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에런 베커, 1만2000원, 웅진주니어


2 할머니의 여름휴가
이 책을 보고 나면 아이도 어른도 소라껍데기를 함부로 버릴 수 없게 된다. 아니, 소라껍데기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어떤 사소한 것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다.

그 모든 것들이 판타지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마구 파헤치는 것도 어쩌면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틈을 찾는 건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러한 상상력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잘 보여준다. 상상 속에서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가는 것만큼 아이들에게 황홀한 경험은 없을 것이다. 글·그림 안녕달, 1만2000원, 창비


3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처음 이 책을 보고 나서 ‘산다는 건 가라앉지 않기 위해 계속 집을 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 위에서 바닥까지 길게 연결된 집에 희망과 추억이 함께 들어 있다. 바닷속에는 그리운 추억이 잔뜩 잠겨 있고, 그 추억을 뿌리 삼아 옥상 위에 꽃이 피어난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희망이 피어난다. 다시 이 책을 보고 나서는 ‘추억이 많을수록 희망도 만발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 히라타 겐야, 그림 가토 구니오, 9500원, 바다어린이


4 오리건의 여행
한 편의 아름다운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그림책이다. 곰과 어릿광대가 한 몸이 되어 눈부신 황금 들판을 가로지르는 표지 그림만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고요한 독백과 함께 이어지는 둘의 여행은 어떻게 끝이 날까? 마지막 장면에서는 모두 ‘아!’ 하는 탄성과 더불어 여운이 길게 남는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감동이 꽉 찬 마음으로 잠이 드는 여름밤도 참 좋을 것 같다. 글 라스칼, 그림 루이 조스, 1만5000원, 미래아이

 

-> 책을 추천해준 박채란 씨는요 …

 ->  책을 추천해준 박채란 씨는요 …

가슴을 울리는 글을 쓰는 박채란 작가는 예술단체 ‘빛나는 순간’의 공동 대표다.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의 보금자리가 자리한 안산 원곡동 ‘국경 없는 마을’을 1년 넘게 오가며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 <국경 없는 마을>을 썼고, 어린이들이 선입견과 편견 없는 마음으로 조금 특별한 이웃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길 바라며 국경 없는 마을의 아이들 이야기를 동화로 엮어 <까매서 안 더워?>를 펴냈다. 최근에는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생각하는 어린이 인문 그림책 <벽>을 출간했다.

 


1 꽁꽁꽁
‘차가운 냉장고 안에 든 음식들은 한밤중에 무엇을 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술 취한 아빠가 냉장고에 무언가를 넣어놓고 문을 제대로 닫지 않으면 냉장고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책을 읽기 전에 아이들과 상상의 나래를 펼쳐도 참 재미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문을 여는 냉장고라는 친숙한 물건과 우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가 무더운 여름밤 아이들에게 시원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선사한다. 글·그림 윤정주, 1만2000원, 책읽는곰


2 수영장
한 아이가 수영장에 들어가고 거기서 만난 친구와 더 깊은 물속으로 헤엄쳐 간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보게 될까? 이 책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그림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이야기를 지어내고 자기 안의 상상의 세계를 경험한다.

꼭 이야기가 실린 책만이 좋은 책은 아니다. 이렇게 글 없는 책을 통해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자신도 몰랐던 이야기를 만나는 경험도 책 읽는 것 못지않게 참 좋은 경험이다. 이지현, 1만4800원, 이야기꽃


3 바다 100층짜리 집
유명한 베스트셀러 그림책 <100층짜리 집> 시리즈의 ‘바다’ 편이다. 한 여자아이가 배 위에서 들고 있던 인형 콩이를 바다에 떨어뜨린다. 여자아이는 인형을 찾기 위해 시원한 바닷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며 여행을 시작한다.

이 책의 묘미는 각 층마다 모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바닷속 동물들을 만나는 데 있다. 바닷속의 다양한 동식물이 때로는 신기한 행동을, 때로는 내가 매일 하는 행동을 한다는 게 아이들에게는 우습고 신기하고 재미있어 눈을 떼지 못한다. 덤으로 1부터 100까지 숫자도 익힐 수 있다. 이와이 도시오, 1만1000원, 북뱅크


4 불을 꺼 봐요
책을 읽으려면 밝은 불빛이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깨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방 안의 조명을 다 끄고 책을 펼친 다음 책 안에 든 꼬마전등을 켜보자.

그럼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그림자로 읽는 책이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불빛으로 만들어진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괜히 신이 난다.

아이에게 전등을 쥐어주면 자연스럽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림자를 만들고 이야기를 지어낸다. 그림자놀이만큼 잠자리에서 하기 좋은 놀이도 없다. 리처드 파울러, 1만5000원, 보림

 

-> 책을 추천해준 황정혜 씨는요 …

 ->  책을 추천해준 황정혜 씨는요 …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작가들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포스터와 그림책을 만드는 ‘후즈갓마이테일’ 대표다. 특히 후즈갓마이테일의 작품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도 매료시키는 매력이 있다. 좋은 그림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취향을 갖게끔 하고, 좋은 이야기로 건강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게 그녀의 소망이다.

 


1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
산타 할아버지는 언제 쉴까?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답이 각양각색이다. 이 책 속의 산타 할아버지는 더운 여름이 오면 일을 쉬고 휴가를 떠난다. 썰매를 캠핑가로 고쳐 타고 프랑스에도 가고 스코틀랜드에도 가는 산타 할아버지.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에서 선글라스를 쓰고 선베드에 누워 차가운 음료를 마시며 한가롭게 휴가를 즐기는 할아버지를 보면 괜스레 나도 새로운 여행지에서 잠을 청하듯 마음이 설렌다. 글·그림 레이먼드 브릭스, 8000원, 비룡소


2 텅 빈 냉장고
더운 여름밤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어느 날 냉장고를 열어보니 당근 세 개만 달랑 눈에 들어온 맨 아래층의 앙드레 할아버지. 배고픈 할아버지는 위층으로, 위층으로 올라가며 이웃들과 재료를 모은다.

과연 그렇게 모두 모여 어떤 음식을 해 먹을까? 아이도 어른도 읽다 보면 냉장고에서 꺼낸 신선하고 시원한 재료로 친구들과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은 밤이 될 것이다. 글·그림 가에탕 도레뮈스, 1만1000원, 한솔수북


3 작은 새
파란 하늘에 빨간 트럭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트럭 운전사 아저씨. 표지만 봐도 시원해지는 이 책은 작은 것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운전사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려한 색감과 마음을 뻥 뚫리게 하는 여백, 아저씨의 익살맞은 표정이 기분을 맑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책 속의 새들과 하늘을 나는 듯한 좋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덕분에 붕붕 하늘 위에 있는 듯한 기분으로 잠을 청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제르마노 쥘로, 그림 알베르틴, 1만3000원, 리젬


4 바닷속 생일파티
깊고 깜깜한 바닷속에서 머리에 전등을 달고 다니는 아기 심해어가 문어의 생일 파티에 가는 이야기다. 이 책이 밤에 더 빛나는 이유는 바로 야광 북이기 때문. 불을 끄면 반짝거리는 바닷속 친구들만으로도 아이들이 책 속에 빠져든다.

글이 적은 대신 독특한 그림체와 군데군데 숨어 있는 야광 그림이 여름밤을 풍성하게 해준다. 지루할 틈 없는 책이라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여러 번 읽어달라고 조를지도 모른다. 글·그림 질라사우레, 2만2000원, 후즈갓마이테일

 

해가 길어 밤이 더 늦게 찾아오는 것만 같은 여름밤이 시작되었다. 무더위가 밤까지 이어질 한여름도 코앞이다. 더위에 뒤척이는 여름밤, 아이도 부모도 기분 좋아질 한여름 밤의 꿈같은 그림책을 추천한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취재
문은영(프리랜서)

2018년 6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황선영 기자
취재
문은영(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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