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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실패가 필요한 이유

자식이 꽃길만 걷길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 하지만 인생에는 가시밭길도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이 가시밭길을 잘 활용하면 더 위대한 성공을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특히 심리학에서 어떤 일을 할 때마다 거듭 실패하면 나중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체념하는 ‘학습된 무기력’ 상태가 된다는 이론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웬만하면 실패 경험을 피해 가는 게 낫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도 있듯이 더 위대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성장 발달은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배우는 과정의 연속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실패와 습득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 실수와 실패를 성장과 발달 과정의 일부로 생각하고 이로부터 배우는 태도를 가져야 더욱 위대한 성공을 할 수 있다.




 ->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실패내성’
누구나 어떤 일에서 실패하고 나면 부끄러움이나 좌절,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든다. 그러나 ‘실패내성’이 있는 사람은 그런 감정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기보다는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또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게 된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내다보려고 노력하는데 바로 이런 특성이 실패를 견디는 힘, ‘실패내성’이다. 실패내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실패 경험에 의한 건설적인 효과가 커진다.




 ->  실패내성을 키우려면?
실패내성은 장기간에 걸친 환경과 경험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의 적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실패내성은 조그만 실패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하는 아이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실패 경험을 건설적으로 활용하는 강인한 아이로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1 중간 난이도의 도전 과제를 줄 것
건설적인 실패 경험의 조건 중 하나는 목표나 과제의 난이도다.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각각 50%인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평가하고 싶은 생각에 그 과제를 완수해내려는 의지가 높아진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나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푹 빠져서 몰입하기 쉬울 뿐 아니라, 몰입해 일을 하다가 실패하면 그 요인을 찾아보고 계속해나가고자 하는 동기를 얻는다.

이는 아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 단계를 고려해 중간 난이도의 놀이나 학습을 시키면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가며 스스로 그 과제를 즐기게 된다.



2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할 것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느냐, 아니면 누군가 시켜서 하게 되느냐에 따라 실패 경험이 건설적일 수도, 학습된 무기력증같이 파괴적일 수도 있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한 경우가 타인이 정해준 목표를 수행하다 실패한 경우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가 통제적으로 양육할 때보다 자율성을 지지하는 행동을 많이 보이고 자녀와 애착관계가 잘 이루어질수록 실패내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긍정 마인드 ‘성장 마인드 셋’을 키워줄 것
자신의 지능이나 재능 같은 능력을 대하는 태도를 ‘마인드 셋’이라고 하는데, 이는 ‘고정 마인드 셋’과 ‘성장 마인드 셋’으로 나뉜다.

‘성장 마인드 셋’을 지닌 사람들의 특성은 열심히 전념을 다해 노력하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 성장 마인드 셋을 갖도록 교육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반면에 ‘고정 마인드 셋’을 가진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는 걸 큰 불행으로 여기며, 자신의 지능이나 똑똑한 정도가 평가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성장 마인드 셋’을 발달시키는 표현법
아이가 어떤 일의 성공이나 실패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신을 ‘똑똑하다’거나 ‘바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하자. 그 대신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또는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다’라고 표현하게끔 가르친다.
과제가 ‘너무 어렵다’는 말 대신 ‘이것을 풀려면 시간과 노력이 좀 많이 들겠다’라고 말하게 한다.
‘못 하겠다’또는 ‘포기하겠다’는 말 대신 ‘다른 전략이나 방법을 사용해봐야겠다’고 말하게 한다.
‘실패했다’는 말 대신 ‘실수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고 생각하게 한다.
‘이 정도면 됐어’보다는 ‘이것이 정말 내 최선인가?’를 질문하게 한다.



 ->  무분별한 칭찬과 보상의 역효과
칭찬에 익숙해지면 아이는 칭찬을 받기 위해 행동하게 된다. 일 자체에 대한 흥미나 결과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자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 외적인 환경에 의해 동기가 유발된다.

무엇보다 칭찬을 받기 위해 행동할 경우 결과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좌절한다. 이런 경우 실패내성이 길러지기 어렵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나약한 사람이 되기 쉽다.


유아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상을 받기 위해 학습한 경우’, ‘스스로 원해서 학습한 경우’ 모두 외적 보상이 과제에 대한 흥미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어서 하던 ‘놀이’도 어떤 지시나 보상을 받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되면 더 이상 재미가 없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으므로 부모는 아이에게 원하는 행동을 강요하기보다 아이 스스로 흥미를 느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현명하다.



제대로 칭찬하는 노하우
바람직한 행동이라면 즉각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칭찬한다. 막연하게 잘했다는 말보다 어떤 점이 바람직하다는 걸 알려줘야 행동 강화에 도움이 된다.
성취 결과를 칭찬할 때는 능력이 아닌 ‘노력’에 초점을 맞춘다. 노력을 칭찬하는 태도는 아이의 성장 마인드 셋을 발달시킨다.
성취한 결과의 의미나 가치를 알려주는 칭찬을 한다. 성취 결과가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중요성과 가치를 알려주어야 칭찬의 효과가 지속된다.
아이가 좋아서 한 행동에 대한 칭찬은 삼간다. 이미 내재적 흥미가 있는 과제를 수행한 결과를 칭찬하면 내재 동기가 감소할 수 있다.
과도하거나 잦은 칭찬은 삼간다. 지나치게 잦거나 끊임없는 칭찬은 아이가 그 찬사에 의존하게 만들어 칭찬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꾸지람과 칭찬을 섞는 것을 피한다. 둘을 섞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MINI INTERVIEW “실패를 잘 이겨내야 더 큰 아이로 성장합니다.”  김아영(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 한국교육&심리연구소 소장)

MINI INTERVIEW
“실패를 잘 이겨내야 더 큰 아이로 성장합니다.”
김아영(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 한국교육&심리연구소 소장)


지난 35년간 교육심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김아영 교수. 최근 <실패는 나의 힘>이라는 책을 펴내 육아에 신선한 관점을 심어주었다. 김 교수는 부모가 아이의 기를 살려주고 당당한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패하지 않는 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은 아닙니다. 아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무조건 쉬운 일만 하게 하고, 무분별하게 칭찬하는 건 올바른 양육 태도가 아니에요. 더 중요한 것은 ‘자율성’을 키워주는 겁니다.

가능한 한 많은 일을 아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자유롭고 융통성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아이는 스스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가면서 더 나은 인격체로 성장할 겁니다.”


자율성을 키워주려면 부모는 인내심을 갖고 아이가 가족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면 된다. 아이의 작은 성공과 실패에 부모가 먼저 일희일비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건 금물. 이 원칙만 잘 지키면 아이는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할 줄 아는 진정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자식이 꽃길만 걷길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 하지만 인생에는 가시밭길도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이 가시밭길을 잘 활용하면 더 위대한 성공을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이성우, 서울문화사자료실
참고도서
<실패는 나의 힘>(초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