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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놀이 하면서 친구가 성기를 만졌대요!

아이의 성적 놀이에 대처하는 법

‘성(性)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건 사춘기는 되어서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이들은 본래 호기심이 많고 주변의 모든 것을 탐색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자신의 몸’도 포함된다. 아이가 성기를 만지작거리거나 바지를 내리고 친구들과 병원놀이를 하는 모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경험, 선배맘들은 이미 겪어보았고 초보맘이라면 이제 ‘곧’ 닥칠 일이다. 아이가 성적 놀이를 시작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 어린이집에서 친구들끼리 하의를 벗기는 장난을 했대요
얼마 전 한 유아 스포츠단에서 수업 중 6세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팬티를 벗어보라고 했던 일이 알려지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 큰 이슈가 된 사건이 있었다. 뉴스에 보도되면서 비슷한 일을 겪었던 부모들이 맘 카페에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행동들을 장난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적지 않게 일어나는 일’인 만큼 문제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번지기도 한다. 심지어 법정 다툼으로 어이지는 사례가 있을 정도이니 성적인 문제에 관해 부모들이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령,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겠는가? 친구랑 병원놀이를 하다가 주사를 맞거나 진찰을 받기 위해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환자 역할을 했다면?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장난기가 발동한 친구가 아직 잠이 덜 깬 우리 아이의 팬티를 벗겼다면?

대개는 낮에 있었던 일을 종알거리는 아이 입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이야기인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아이와는 달리 그 순간 부모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오간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당혹스러움과 분노.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주변에서 말하든 말든 힘없는 내 아이가 성폭력에 노출된 게 아닌가 싶고,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교사들은 무얼 했나 싶어 화가 치민다.

아무리 어린애라지만 장난을 친 아이는 가해자, 그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한(?) 내 아이는 피해자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급기야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떨리는 마음으로 장난친 아이 부모에게 전화해 ‘댁의 아이가 이런저런 일을 했는데 알고 있느냐.

아무리 아이지만 심한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해 달라. 그리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 차원에서라도 교사들과 이 일을 공유해야겠다’는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황스러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성적인 행동이나 놀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행동은 일단 휴대폰은 한쪽으로 치워두고 감정을 가라앉힌 뒤 여러 루트를 통한 팩트 체크로 자초지종을 파악하는 것이다.




# 상대방 아이와 부모, 친구들, 주변 어른을 통해 상황 파악하기
내 아이의 말이지만 100% 믿어선 안 된다.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유아기에는 누구나 자기중심적이며, 자신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말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성인인 부모 역시 ‘내 아이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한 채 상황을 판단하게 된다. 특히 부모가 당황한 얼굴로 이것저것 캐묻는다면 아이도 함께 당황한 나머지 상황의 전후나 인과관계를 더 혼동할 수도 있다.


또한 병원놀이를 하던 그 순간 우리 아이만 환자 역할을 했으리란 법은 없다. 간호사 역할, 의사 역할도 했지만 엉덩이에 장난감 주사를 ‘콕’ 놓던 그 순간이 유독 재미났고 인상적이어서 그 부분만 이야기한 걸 수 있다.

게다가 많고 많은 날 중 그날만 병원놀이를 했으리란 법도 없다. 치마를 들추거나 바지를 내리는 장난 또한 유치원 아이들 사이에 한창 유행 중인 놀이일 수도 있다. 고로 내 아이 또한 장난의 주범이었던 적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단순한 장난으로만 치부한 채 ‘애들이 다 그렇지’ 하고 넘길 일은 아니다. 어떤 부분을 바로잡아야 할지, 아이에게는 어떤 방식의 성교육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장난을 친 아이 측에 따져 묻기 전에 내 아이에게도 해당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담당 교사와도 충분히 얘기해봐야 한다. 장난을 친 아이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보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이 일파만파 커지다 보면 잘잘못을 따지게 되고 ‘가해자, 피해자’ 이야기가 나오며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신의 행위가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 비난 대신 분명한 지침을 알려주자
부모들은 난감하고 당혹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지만 성에 대해 궁금해하고 자기 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만 4~6세 남근기 시기에는 특히 자기 성기를 만져보거나 자극하려는 시도가 많이 나타난다.

유아기에 자신의 몸을 살펴보거나 성기를 만지는 자위행위, 동성이나 이성 친구와 성적인 놀이를 하는 것 또한 발달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부끄러움이나 죄의식 없이 아무렇지 않게 바지를 내리고 서로의 몸을 살펴볼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모습을 빤히 지켜보기도 하고, 어른들처럼 껴안거나 뽀뽀를 하기도 한다. 이는 만 4세부터 취학 전에 주로 보이는 행동으로 이 무렵 아이들의 성적 행위는 동기도, 의미도 성인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가만히 떠올려보면 만 2세 무렵에도 아이는 성적 호기심을 보였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변훈련을 시작할 무렵 자연스럽게 자기 몸, 특히 성기에 관심을 갖는데 남자아이들은 자신의 음경을 만지작거리며 장난을 치고, 여아들은 질과 음핵을 만지며 감촉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되고 그다음에는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다 보니 행동을 이어가곤 하는데 아무리 어려도 성기를 만지다 보면 자극과 충동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어린애가 어쩜 저럴 수 있나’ 비난하기보다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혹시 아이가 부모의 잠자리를 보거나 성적인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에 노출되어 행동을 모방하는 것은 아닌지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유사 성행위가 위험한 것은 ‘모방’ 때문이다. 한 명이 유사 성행위를 할 경우, 다른 아이는 또 다른 아이에게 같은 행위를 하면서 예기치 않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인 것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은 발달 과정의 일부이다. 어른들은 당혹스러워 하지만 사실, 아이가 성기를 만지며 노는 모습은 불과 얼마 전까지 자기 발가락과 손가락을 갖고 놀던 것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차츰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사회적 관계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줄어들게 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긴장하거나 초조할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성기를 만지거나 행동이 자주 반복된다면 불안감의 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아이들 사이의 성적인 놀이에는 이렇게 대처하자
 +  지나친 과잉 반응은 삼간다
아이가 성적인 놀이를 했다고 무조건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말자. 어린이집에서 혹은 또래 친구들끼리 놀면서 성적인 놀이를 했을 때 정작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데 어른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려다 다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사건’이 일어났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서인데, 앞에서도 밝혔듯 아이들의 발달 과정상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잘 모르고 한 거라고 마냥 지켜봐서는 안 된다.

병원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진료하는 모습을 흉내낸 것인지, 아니면 실제 상대 아이의 몸을 만지거나 자기 몸을 만져보라고 시켰는지 등의 차이를 알아보아야 한다.

이렇듯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구체적으로 앞뒤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대처하는 데 있어 미숙하거나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나중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걸 방지하려면 앞으로 어떤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눈높이 성교육’이다. 친구의 성기를 보여달라거나 만지는 것은 절대 안 되며, 다른 사람에게 정서적·신체적으로 불쾌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또 병원놀이를 할 때 인형을 진찰하게 하는 등 서로의 몸을 터치하지 않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좋다.



 +  정확한 성교육은 필수
성적인 놀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한 놀이 종목을 따지자면 병원놀이와 소꿉장난일 것이다. 주사를 맞기 위해 팬티를 내린다거나 엄마 역할이 되어 아기를 낳는다는 설정은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이때 별 생각 없이 놀다가 성기를 잡아당기거나 장난삼아 성기 안에 무언가를 집어넣으려 할 수 있는데, 병원놀이를 하더라도 옷을 벗으면 안 되며 특히 성기를 만질 경우 자칫 잘못하면 다치거나 상처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특히 성기는 매우 소중한 곳이므로 친구를 포함해 다른 사람이 만지게 해서는 안 되고 보여줘서도 안 된다고 일러주고, 상황에 따라서는 ‘싫어’라고 분명하게 표현해야 된다고 설명해주자.

물론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에는 의사 선생님은 볼 수 있으며 가족끼리 같이 목욕을 하는 건 예외 사항이라는 점은 미리 이야기할 것.


성교육은 가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게 중요하다. 이때 정색하거나 야단을 치는 등 싸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도 만 3세쯤 되면 여자와 남자가 다르다는 걸 명확하게 이해하며 성별 차이에 따라 놀이의 종류도 각각 나뉜다.

소꿉놀이를 할 때면 ‘엄마, 아빠’의 역할을 분명히 맡아 하기도 한다. 그러니 만 3세 무렵이 되었다면 성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바람직한 성교육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성(性)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건 사춘기는 되어서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이들은 본래 호기심이 많고 주변의 모든 것을 탐색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자신의 몸’도 포함된다. 아이가 성기를 만지작거리거나 바지를 내리고 친구들과 병원놀이를 하는 모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경험, 선배맘들은 이미 겪어보았고 초보맘이라면 이제 ‘곧’ 닥칠 일이다. 아이가 성적 놀이를 시작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기자
사진
추경미
도움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모델
이다연(6세), 이현우(7세)
스타일리스트
김유미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봉쁘앙(02-3444-3356), 아비에(02-3442-3012), 오즈키즈(02-517-7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