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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육아 小確幸

On March 05, 2018 0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小確幸)’이 트렌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산뜻한 면 냄새가 나는 흰 러닝셔츠를 머리로부터 뒤집어쓸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하루 24시간이 바쁜 엄마들에게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 아이와 함께하기에 더 또렷한 엄마들의 소확행에 대한 이야기.

 


 >  당신만의 소확행이 있나요? 
처음으로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을 쓴 사람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랑겔한스 섬의 오후>라는 에세이에 이렇게 적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이 접은 속옷이 차곡차곡 정리된 걸 볼 때 느끼는 행복이 자신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소확행이라 한다.


사실 엄마들은 지금처럼 소확행이 트렌드가 되기 전부터 소소한 행복의 기쁨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결혼 전에, 아이를 낳기 전에는 평범했던 일상이 엄마가 되어서는 아주 가끔 찾아오는 기쁨이 되었기 때문이다.

휴일 아침 침대에 누워 이불을 턱까지 올리고 게으름 피우기, 미뤄두었던 소설책 읽기, 친구와 맥주 한잔하며 한껏 여유 부리기, 요즘 인기 있는 영화 보기 등 쉬운 듯 쉽지 않은 일들이 엄마들에게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엄마들만이 느끼는 소소한 행복은 아이를 키우는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

유난히 일찍 잠이 든 아이 덕분에 생긴 선물 같은 시간,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맡는 아이의 살냄새, 온종일 울고 떼쓰며 힘들게 하다가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는 아이의 맑은 눈을 볼 때 등 소소한 찰나 같지만 엄마의 마음속에는 말캉말캉한 행복이 가득해지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사소한 것에 서럽기도 한 게 엄마들의 삶이다. 남편이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양말, 아기를 재우고 나오면 한가득 쌓여 있는 장난감, 어르고 달래도 그치지 않는 아이의 울음. 사소하지만 버겁고 힘들다.

그래도 매일 사무치지 않을 수 있는 건 사소한 일에 웃음이 나는 순간이 공존하는 까닭이다. 우리의 모든 시간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일 리 만무하다.

하찮고 별 볼일 없는 시간도 있고 무언가를 느끼기도 전에 지나가버리는 평범한 일상도 있다. 우리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시간이 있어서다.


누구나 즐겁고 느긋한 삶을 꿈꾸지만 아무나 손에 쥘 수는 없다. 달콤한 삶의 레시피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 어디에도 레시피는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존재한다 한들 한숨 한 스푼, 불만 두 스푼만 더 넣어도 결과물은 달라진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순간도 마찬가지다.

소확행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내 손에 쥔 작은 행복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그저 평범한 일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만의 일상이 아닌 아이와의 일상이 대부분인 엄마들은 소확행의 순간이 많은 만큼 힘든 순간도 많기에 놓치기 십상이다.


먹여야 하고, 씻겨야 하고, 재워야 하기에 엄마의 하루는 바쁘다. 행복이 함께하더라도 자칫하면 느낄 틈이 없다. 결국 나만의 달콤한 삶의 레시피로 행복을 느끼는 틈을 많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

하루 종일 정신없는 엄마의 인생 속에서 ‘내 인생은 어디 있나’ 싶다가도 ‘이게 행복이지 뭐’ 하는 그 둘 사이 어딘가를 오가는 엄마들이여,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끊임없이 인생에 대해 고민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그대들이야말로 작은 행복으로 단단해진 인생의 고수라는 사실이다.

여기 엄마들을 위한 소확행 레시피가 있다. 우리는 내일도 여전히 엄마로 잘 살아야 하니 내 곁의 작은 행복을 더 잘 요리할 수 있는 이 레시피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엄마들만이 느끼는 소소한 행복은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 유난히 일찍 잠이 든 아이 덕분에 생긴 선물 같은 시간,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맡는 아이의 살냄새, 온종일 울고 떼쓰며 힘들게 하다가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는 아이의 맑은 눈을 볼 때 등 소소한 찰나 같지만 엄마의 마음속에는 말캉말캉한 행복이 가득해지는 순간이 있다.




 >  나만의 시간 속 소확행

1 어릴 적 좋아했던 음악 틀어놓고 청소하기
전쟁 같은 아침 시간이 지나고 남편은 회사에, 아이는 유치원에 간 시간. 매일같이 해야 하는 청소가 지겨워질 찰나, 나를 웃고 울렸던 오빠들의 노래가 가득한 플레이 리스트를 재생해보자.

HOT, 젝키, SES, 핑클 등 그 시절 우리의 언니 오빠들을 총출동시켜 신나게 따라 부르며 청소기를 밀고 나면 가벼운 마음으로 활짝 웃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어서 생각나는 옛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며 느끼는 행복은 덤이다.


 


2 나를 위한 쇼핑 리스트 만들기
부드럽고 감촉 좋은 잠옷, 향기 좋은 보디 제품과 아로마 오일, 따뜻한 차를 우리는 티포트 등 나를 위한 작은 쇼핑 리스트를 채워보자. 중요한 건 나를 좀 더 소중히 여기는 시간을 위한 쇼핑 품목이어야 한다는 것.

아로마 오일을 떨어트린 욕조에 잠깐 몸을 뉘일 때, 아이가 유치원에 간 동안 나를 위한 차를 우릴 때, 향 좋은 보디 용품으로 샤워하고 나왔을 때, 보송보송 잘 빨아 말린 보드라운 잠옷을 입고 잠들 때 등 나만을 위한 소확행을 위해 작은 사치를 부려보자.



3 나의 소확행 리스트 적어보기
결국 소확행은 일상을 좀 더 눈여겨보고 내 감정에 더 귀 기울여야 가능하다. 내가 어떤 순간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찰나에 웃고 있는지 알아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막상 나만의 소확행이 무엇인지 적으려고 보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아이의 얼굴, 오늘따라 유난히 잘 손질된 머리, 그전부터 사고 싶었지만 가격 때문에 고민하던 물건의 세일 소식, 기다리던 택배 도착 문자 등 작지만 행복한 순간을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의 행복을 톡톡히 느낄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내가 행복한 작은 순간을 쌓다 보면 결국 나답게 사는 나를 만나게 된다.




 >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속 소확행 
1 레게음악 틀어놓고 춤추기
오늘은 동요 대신 레게음악을 틀어보자. 꼭 레게음악일 필요는 없다. 내가 아는 신나는 음악이면 뭐든 좋다. 아이와 누가 더 신나게 흔드는지 춤 대결을 할 수 있는 노래면 된다. 처음엔 쑥스럽기도 하고, 아이가 동요를 틀어달라고 조를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번 해보면 아이도 나도 엄청 큰 소리로 웃으며 그 시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육아 에세이 <엄마와 연애할 때>의 저자 임경선 작가는 온종일 떼쓰는 아이와의 하루에 지칠 찰나, 배달 온 짜장면의 까만 양념으로 아이 얼굴에 수염을 그려준 뒤 둘이 한참을 웃었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정말 소소한 일탈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잊지 말자.



2 아기 사진 출력하기
‘스냅스’ 등 휴대폰 사진을 바로 출력할 수 있는 편리한 앱을 이용해 미루지 말고 아기 사진을 몇 장이라도 인화해보자. 사진이 집으로 배달 온 날 박스를 열고 아이와의 추억을 한 장 한 장 꺼내 보면 금세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인화한 사진은 휴대폰 화면으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남편과 함께 보면서 또 한 번 행복하고, 아이와 함께 보면서 또 한 번 행복해지는 마법에 빠지게 된다.




3 아이 꽉 안아주기
때론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 행복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느껴지는 부드러운 살결, 내 아이만의 살냄새, 자연히 편안해지는 마음, 가득 번지는 미소. 이건 엄마밖에 모르는 행복의 순간이다.

하지만 아이가 점차 자라면 바쁜 일상에 쫓겨 스킨십이 줄어든다. 정신없이 아침에 유치원 보내고 뒤돌아서면 하원 시간, 집에 오면 저녁 챙겨 먹이고 씻기고 치우고 하다 보면 또 어느새 재울 시간이다.

분명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그 잠깐이 그렇게 힘들다. 아이를 꽉 안아주는 건 단 1분이면 가능하다. 아이도 나도 행복해지는 순간을 매일 쌓을 수 있는 쉽지만 확실한 방법을 잊지 말자.





 >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 속 소확행 
1 남편과 암호 만들기
꽃 한 송이, 초콜릿 한 개, 매콤한 떡볶이 등 작은 것이지만 누군가 나를 위해 내민다면 금세 함박웃음을 짓게 하는 것들이 있다. 남편이 내가 우울한 순간, 힘든 순간을 단번에 눈치채고 퇴근길에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건 그저 바람일 뿐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광고에나 어울리는 말. 작은 행복이 필요할 땐 기다리지 말고 남편에게 힌트를 주자. 남편과 암호를 정해놔도 좋다.

‘우울’이라고 문자를 보내면 초콜릿 사오기, ‘분노’라고 문자를 보내면 떡볶이 사오기 등 귀여운 암호로 작은 행복을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보자.

중요한 건 남편도 나에게 작은 선물을 기대하는 순간이 있을 테니 남편의 암호도 함께 만들 것. 의미 없이 피곤하고 우울한 날이 작은 암호로 행복한 순간이 된다.



2 재개봉 영화 보기
<타이타닉>, <러브레터> 등 연애할 때 봤을 법한 영화들이 요즘 속속 재개봉을 하고 있다.

이제는 사는 게 바쁘고 애들 키우느라 정신없어 사랑을 속삭이던 그때와 또 다른 우리가 되었지만, 함께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나마 풋풋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

영화관을 찾으면 가장 좋겠지만 아이 맡길 곳이 없다면 집에서라도 꼭 남편과 함께 옛 추억이 담긴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3 서로의 소확행 리스트 주고받기
남편도 남편만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기억할 점은 분명 그의 소확행 리스트는 나와 전혀 다른 순간으로 메워질 거라는 것이다. 부부이기 때문에 같은 순간 꼭 같은 행복을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행복하니 상대도 행복하겠지 라는 생각 대신 상대의 행복한 순간을 미리 알아두는 건 어떨까. 상대가 나의 작은 행복을 알고 존중해줄 때 우리는 그 어떤 순간보다 짜릿한 행복을 맛보게 된다.





 >  아이가 잠든 후 소확행 
영화와 맥주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아이를 재운 뒤 마시는 맥주와 영화의 조합은 더더욱 옳다. 당신의 그 아름다운 시간을 더 꽉 채워줄 추천 리스트. 칼럼니스트이자 영화감독인 조원희 씨가 육아 퇴근 후에 보면 좋은 영화와 그에 어울리는 맥주를 추천했다.

오늘은 카트에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 맥주 한 병을 담아보자. 그리고 좋은 영화 한 편을 안주로 시원하게 한 모금 하며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껴보길 바란다.



-> 독한 코미디와 독한 맥주
 MOVIE  배드 맘스(Bad Moms, 2016)  BEER  바바리아 8.6 오리지널(Bavaria 8.6 Original)
‘나쁜 엄마는 있지만 못된 엄마는 없다.’ 이 영화는 쉴 틈 없이 육아에 시달려온 엄마의 이야기다. 에이미(밀라 쿠니스)는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매일같이 참고 견디며 노력하지만 결국 일상에 지쳐 방전되고 만다.

그리고 ‘나쁜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 매일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엄마의 삶에 지쳤다면 에이미의 일탈로 대리 만족을 느껴보자. ‘나쁜 엄마’라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지 않고 가족을 외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잠시 일탈이 필요할 뿐이다. 독한 맥주 한잔과 함께 신나게 웃고 나면 나도 같이 일탈을 한 듯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 수 있을 것이다.



-> 일탈 그 이상의 영화와 부드러운 흑맥주
 MOVIE  아이 엠 러브(I Am Love, 2009)  BEER  벨코포포빅키 코젤 다크(Velkopopovicky Kozel Dark)
엄마가 되고 나면 감정이 참 단순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예민하게 감정을 느낄 틈이 없다는 말이 맞다. 아이를 보살피는 틈 사이사이 내 감정을 돌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영화는 행복에도 슬픔에도 여러 갈래가 있던 젊은 날, 예민하고 섬세했던 그때의 감정을 다시 되살아나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간질간질 행복해진다.

아들의 친구를 사랑한 엄마의 이야기. 어쩌면 누군가는 이 영화를 불륜의 미화라 말할 수 있고, 스토리를 거북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 엄마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 사랑하고 설레었던 예전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날 것이다. 부드러운 흑맥주까지 더해지면 사랑에 흠뻑 취했던 그때로 돌아가 작은 행복을 맛볼 것이다.



-> 가볍지만 묵직한 한 방이 있는 가족 영화와 맥주
 MOVIE   투 이즈 어 패밀리(Two Is a Family, 2016)  BEER  호가든 로제(Hoegaarden Rosee)
‘아빠에게 애를 맡기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엄마라면 할 수 없는 장난과 아빠들만의 어처구니없으면서도 사랑스러운 육아법에 웃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영상의 총집합이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남자가 딸아이를 키우며 같이 성장하는 뻔한 내용이지만 그 속에서 육아의 행복 그리고 웃음과 감동까지 느끼게 해준다.

‘그래, 심각할 필요 없어. 육아를 조금 가볍게 생각하면 또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교훈도 함께 얻는다. 장미 향의 가벼운 맥주와 함께하기에 딱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小確幸)’이 트렌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산뜻한 면 냄새가 나는 흰 러닝셔츠를 머리로부터 뒤집어쓸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하루 24시간이 바쁜 엄마들에게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 아이와 함께하기에 더 또렷한 엄마들의 소확행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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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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