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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 앞둔 아이, 몇 까지 셀 수 있으면 될까요?

On December 13, 2017 0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옵니까?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선 유아 때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해야 수학의 첫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서 시작된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네 번째 이야기는 덧셈의 토대가 되는 ‘전략적 수 세기’입니다.

 ->  ‘19까지의 수’가 의미하는 것

“아이가 몇까지 셀 수 있어야 하나요? 50까지? 아니면 100까지?”
“우리 아이는 숫자를 잘 세서 별 걱정은 없어요. 그런데 덧셈과 뺄셈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가르쳐야 하죠? 학습지를 시작해야 할까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입니다. 수학 학습에 대한 불안감과 막막함을 여실히 반영한 질문이지요. 그런데 매년 어김없이 이 질문을 받고 있는 현실을 짐작해보건대, 아마도 아직까지 명쾌한 답을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궁금증과 의문을 해결해주고자 한 것이 바로 이 칼럼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이 답을 드리겠습니다.


“19까지 셀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덧셈과 뺄셈은 저절로 익히게 되니 따로 학습할 필요 없습니다.” “단, 19까지의 수 개념이 완벽하게 형성되어 수 세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불안감이 해소되셨나요? 그래도 만족할 수 없다고요? 여전히 불안하다면 그건 아마도 ‘19까지 모르는 애들이 어디 있어? 가르치지 않아도 그냥 알고 있는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거라 짐작해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부모님 대부분은 덧셈식과 뺄셈식이 빼곡한 시중의 학습지를 떠올리고 있을 것 같군요.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수 개념이 완벽하게 형성되어 수 세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제가 이런 단서를 붙였는데 과연 무슨 뜻일까요? 지난 3회의 칼럼을 꼼꼼하게 읽은 독자라면 수 세기 활동이 미취학 아이에게 얼마나 지적인 활동인 동시에 커다란 도전인지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수 세기는 아이가 태어나 생애 최초로 접하는 수학적 활동입니다. 수학은 ‘사고하는 학문’입니다. 수를 센다는 건 ‘하나, 둘, 셋…’을 말하는 언어 활동이 아니라 논리적인 추론이 요구되는 지적 활동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왜 하필 제가 ‘19까지 세면 충분하다’고 했을까요? 19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곧이어 이런 의문도 갖겠지요. ‘19까지 익히기만 하면 어떻게 덧셈과 뺄셈을 저절로 할 수 있다는 거지?’ 차례차례 답해보겠습니다.

우선 ‘19까지’ 완벽한 수 개념을 갖는다는 것과 ‘자유자재로 수 세기가 가능하다’는 게 무얼 뜻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아이들의 수 세기 능력은 ‘첫째, 일대일 대응에 의한 수 세기 ▶ 둘째, 직관적 수 세기 ▶ 셋째, 묶어 세기에 의한 전략적 수 세기’ 대체로 이와 같은 단계를 거치며 발달합니다.



첫째, 일대일 대응에 의한 수 세기
‘일대일 대응에 따른 수 세기’를 연습하고자 다음 문제를 풀어봅시다. ‘하나, 둘, 셋…’ 같은 수 단어를 배우기 전, 꽃잎 하나와 동그라미 하나를 서로 짝짓는 건데, 이후 수 세기를 할 때 ‘손가락을 하나씩 꼽는 활동’과 연계됩니다.
 


꽃잎의 개수만큼 동그라미 안에 색칠을 하는 ‘일대일 대응에 의한 수 세기’는 수 개념이 형성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이 경험이 반복되고 축적되면 어느 순간 아이는 일일이 세어보지 않더라도 한눈에 개수를 확인하는 ‘직관적 수 세기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아래 제시된 그림은 ‘직관적 수 세기 활동’의 예시입니다.



둘째, 직관적 수 세기


일대일로 대응하며 수를 세는 것이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위 그림을 보고 한눈에 ‘딸기 3개’, ‘사과 4개’라는 개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세고자 하는 대상의 개수는 대체로 ‘다섯’을 넘지 않습니다.

이러한 직관적 수 세기 능력을 갖추기까지 아이는 상당히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아이에게 수학 학습지를 시킬 거라면 이 같은 일대일 대응과 직관적 수 세기 활동이 최대한 많이 포함된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대로 된 유아용 수학 교재라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5개 이하의 대상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위 그림처럼 여러 개의 사물이 인쇄된 그림카드를 보여주며 몇 개인지 물어보면 됩니다. 그림을 보여주고 곧바로 감춘 뒤 개수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지도 방안입니다.

머릿속으로 그림의 잔상을 이미지로 떠올리면서 전체를 한눈에 알아보는 경험이 수 감각 형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 같은 경험이 축적된 아이라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냥 보면 알 수 있어요. 네 개예요”라는 반응을 보일 겁니다.

이렇게 직관적 수 세기 능력이 형성되면 5개를 넘는 대상의 수 세기는 한결 쉽게, 그리고 수학적 추론에 의해 하게 됩니다. 앞으로 우리는 이를 ‘전략적 수 세기’라는 용어로 부르겠습니다.




셋째, 덧셈의 기초가 되는 ‘전략적 수 세기’
이전 칼럼에서 제시했던 수 세기 문제를 다시금 소환해 보겠습니다. 8개의 사과가 흩어져 있는 그림이었는데요. 흩어진 사과가 한눈에 파악되지 않기에 ‘직관적 수 세기’를 적용할 수 없는 예시로 들었던 문제입니다. ‘다음 사과는 모두 몇 개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죠.


“하나, 둘, 셋… 일곱, 여덟.”
짐작컨대 대부분 아이들은 이렇게 일일이 세어가며 답할 겁니다. 시중 학습지에 나온 덧셈·뺄셈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었더라도 아직 이렇게 일일이 세고 있다면 수 개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겁니다.

위 그림 속 사과의 개수를 파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2, 4, 6, 8’ 등 두 개씩 묶어서 세거나 ‘4, 8’이라는 두 배수 전략을 사용하거나 혹은 ‘5와 3’과 같이 먼저 5를 묶은 뒤 나머지 3을 추가해 8이라는 개수를 도출해내는 겁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할 것은 각각의 묶음이 모두 ‘5 이하’라는 사실입니다. 5 이하의 개수를 한눈에 파악하는 ‘직관적 수 세기’ 연습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  직관적 수 세기의 중요성
‘직관적 수 세기’가 왜 중요할까요? 단순히 개수를 구하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보다는 직관적 수 세기가 아이의 수학적 사고를 확장시키는 매우 중요한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전략적 수 세기를 하려면 어떻게 수를 묶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는 아이 스스로 나름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학적 추론’의 출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이 연습해 봐야 하고 시간도 필요합니다.

전략적 수 세기를 잘 해내기 위해선 무작정 세어보는 건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묶어 세기 연습을 할 만한 적절한 문제가 주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요.



위 문제는 각각 7개, 8개, 9개인 구슬의 개수를 파악하기 위해 아이 스스로 어떻게 묶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구슬을 묶어가며 ‘전략적 수 세기’를 하는 이 과정 속에 매우 중요한 수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덧셈’이라는 연산의 기초 개념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혹시 눈치채셨나요? 예를 들어 위 보기에서 7개의 개수를 세고자 ‘2’와 ‘5’라는 묶음으로 분리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합시다. 그다음엔 개수를 세는 방식에 주목해봅니다.


“둘 그리고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우선 두 개의 구슬은 한눈에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2를 출발점으로 하여 다른 묶음에 있는 대상을 하나씩 짚어갑니다. 우리는 이를 ‘이어세기’라고 말합니다. 이보다 한 단계 더 세련된 방식도 있습니다.

“다섯 그리고 여섯, 일곱.”
개수가 큰 묶음인 ‘5개’를 먼저 헤아리고, 그다음 ‘여섯, 일곱’이라고 이어세기를 하면 보다 간단합니다. 이처럼 이어세기가 가능해지려면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선 처음에 몇 개씩 묶을 것인지 나름 전략을 수립합니다. 이때 파악한 첫 번째 묶음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기억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 둘, 셋… 일곱, 여덟…’ 같은 수의 계열성에 대한 이미지와 개념을 머릿속에 자유롭게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곧바로 ‘덧셈적 사고’와 연계되니까요.

그러므로 전략적 수 세기는 단순 기능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모종의 결단을 내리고 추론 과정을 밟아야 하는 고도의 수학적 사고라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수 세기는 단순히 개수를 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추론을 토대로 하는 수학적 사고에 따른 것’이란 뜻이지요. 수 세기, 즉 ‘이어세기’가 덧셈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되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호에 계속하겠습니다.
-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④편 끝.

 

PROFILE

PROFILE

박영훈 소장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몬타나주립대학에서 수학 M.A.를 취득, 현재 홍익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와 나온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수학이란 학문이 숫자와 기호의 조합이어서는 안 되며 삶의 온기가 느껴지는 수학, ‘생활 속의 수학’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며 수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 중·고등 수학 교과서를 집필했으며 저서로 <당신의 아이가 수학을 못하는 진짜 이유>, <새로 쓰는 초등수학 교과서> 시리즈가 있다. <베스트베이비>의 칼럼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를 통해 유아 수학의 기본을 짚어주고 있다.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옵니까?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선 유아 때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해야 수학의 첫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서 시작된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네 번째 이야기는 덧셈의 토대가 되는 ‘전략적 수 세기’입니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기자
박영훈
사진
추경미

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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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전 기자
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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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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