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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real talk | 아빠 육아휴직의 실상을 알려드립니다!

대한민국 아빠 육아휴직 보고서 PART 2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맞벌이 부부에게 육아휴직제도는 한 줄기 빛과 같다. 원칙적으로 부부 모두 신청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은 여성에 비해 저조한 수준. 다행히 육아는 공동 책임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을 위한 지침서.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50%나 늘었다는 통계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아빠 육아휴직을 독려하고 나선 요즘. 그럼에도 아빠 육아휴직자를 주변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육아휴직을 경험한 선배 아빠와 현재 휴직 중인 아빠들이 모여 육아휴직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B·B 육아하고 살림하느라 바쁘실 텐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자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진성 2015년 12월 1일부터 1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복직과 이직을 반복하다가 전업주부가 된 지 7개월 된 아빠입니다. 일곱 살 딸과 다섯 살배기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 블로그(blog.naver.com/jinslovejin)에 수다 떨듯이 육아와 살림 이야기를 올립니다.

진성일 저는 육아휴직을 한 지 좀 오래된 아빠입니다. 2011년 첫아이 돌 무렵 육아휴직을 하면서 <이프>라는 잡지에 아이와의 일상을 연재했어요. 그 이야기를 모아서 얼마 전 <아빠는 육아휴직 중입니다만>이라는 책을 출간했죠. 현재는 건축설계 사무실을 운영 중입니다.

한민규 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고 곧 복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네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고 두 달 뒤에는 둘째가 태어나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얼굴에 철판을 까는 심정으로 육아휴직을 신청했는데 아직까지는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육아휴직 하면서 아이와 보내는 일상을 블로그(blog.naver.com/prozete)에 열심히 기록하고 있죠.

김성욱 육아휴직을 한 지 3개월 된 초보 육아휴직자입니다. 다섯 살 아들, 세 살 딸을 키우고 있고 올 12월에 셋째가 태어납니다. 잡지 기자로 일하던 아내가 다시 복직하게 되면서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됐어요.



 ->  B·B 이전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육아휴직은 큰 결심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아빠들은요. 어떤 계기로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되었나요?

진성일 아내가 학교 선생님인데 육아휴직 후 복직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어요. 2009년에 금융위기가 터졌고 그 여파가 근무하던 설계사무소에까지 미쳤는데 회사도 어렵고 저도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던 찰나 차라리 제가 대신 육아휴직을 하기로 결심했죠. 그때만 해도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다행히 회사가 자유로운 분위기라 예상보다 수월하게 휴직이 받아들여졌어요.

김진성 아들 녀석하고 사이가 너무 안 좋아서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됐어요. IT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했는데,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집에 들어오니 아이들하고 친해질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어요.

어느 날부터 둘째인 아들이 엄마 껌딱지가 되더니 아빠인 저를 너무 싫어하는 거예요. 아이에게 서운하기도 했고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로 결심했죠.


김성욱 출판 인쇄물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최근에 클라이언트가 많이 줄어 고민이 많았어요.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 지내던 아내가 다시 복직을 하게 되면서 어린 아이들을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고민하다가 제가 육아휴직을 선택했죠.

규모가 작은 회사라 남녀 통틀어 제가 처음이었어요. 그리 환영받지는 않았지만 대체 인력 인건비 등 정부에서 기업에 지원해주는 제도 덕분에 그나마 덜 눈치를 보면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한민규 사내 커플이었던 아내와 결혼 후 첫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1년간 육아휴직을 했어요. 생각보다 육아가 많이 힘들었던지 다시 일을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어느 날 제게 “경력 단절도 싫고 양가 부모님들은 아이를 돌봐주실 수 없는 상황이니 오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저 역시 아내가 힘들어하는 게 안타까웠고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분위기 좋을 때 육아휴직을 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죠. 쉽진 않았지만 결국 회사에서 받아들였어요.




 


 ->  B·B 배우자 육아휴직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인데 아직까지도 쉽게 용인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김진성 예상은 했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았어요. 제가 몸담고 있던 조직이 너무 보수적인 게 문제였죠.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했을 때 거의 배신자 취급을 받았거든요. ‘남아 있는 사람은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혼자 쉬겠다고?’라는 인상을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아이와 저의 관계를 꼭 개선해야 했기에 육아휴직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끝까지 고집을 피웠더니 마지막에는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당장 휴직하라고 하더라고요. 아마 저희 팀에서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원이었을 거예요.


한민규 맞아요. 육아휴직 한다고 하면 다들 처음에 “이직 준비하냐?”, “아내가 허락했어? 허락한 아내가 대단하다!” 아니면 “쉬어서 좋겠다”라고 말해요. 육아휴직은 쉬러 들어가는 게 아닌데 말이죠.

김성욱 회사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진 않았어요. 제가 육아휴직을 한다고 했더니 장인어른은 “그럼 생활비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아내가 일을 시작하고 저도 적은 금액이지만 육아휴직급여를 받으니 생활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그 질문을 받고 살짝 당황했어요. 예상치 않게 아내가 셋째를 임신했는데 그때 장인어른이 또다시 “돈은 남편이 벌고 애들은 아내가 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어른들은 아직 남자가 집에서 아이 돌보는 걸 이해하지 못하세요. 제 어머니도 제가 다시 회사에 복직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태산이세요. 요즘도 가끔 전화해서 “집에서 놀지 말고 나가서 뭐라도 해라”고 하셔서 난처할 때가 많아요.


김진성 저는 휴직하기 1년 전부터 가족들을 만날 때마다 육아휴직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고 복직도 보장된다고 반복해서 말씀드렸어요. 그런 덕에 양가 어른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  B·B 실제로 육아와 살림을 해보니 어떠셨어요?

진성일 원래 마트에서 주방 코너 기웃거리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고 남녀의 일을 구분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기저귀 갈고, 분유 먹이고, 목욕시키는 일은 제가 도맡아 했거든요. 아마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아빠들 대부분은 보통 아빠들보다 살림이나 육아에 관심이 많을 거예요.

한민규 아내가 봤을 땐 완벽한 수준은 아니었겠지만 평소에 육아와 살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어요. 나름 자신감이 있었는데 막상 휴직 후 아이 키우고 살림을 도맡아 해보니 그동안 ‘아내를 겉핥기 식으로 도와줬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지금까지 어떻게 아내가 혼자 다 했을까 싶을 정도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더라고요.

김성욱 설거지거리 쌓여 있는 걸 못 보는 성격이라 거의 매일 퇴근 후에 제가 설거지를 했어요. 집안일에 대한 불만이 조금 있었는데 막상 육아와 살림을 다 하려니 설거지할 시간은커녕 그릇 들 기력도 남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결국 식기세척기를 샀는데 그간 구입한 가전제품 중에 만족도가 제일 높아요. 필요하다면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김진성 저는 좀 다른 경우이긴 해요. 휴직 전에는 솔직히 집안일을 거의 못 도와줬거든요. 아내가 90%를 해내고 저는 10% 정도만 참여한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에 아내와 저의 역할이 바뀌면서 아내는 제가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살림의 90%를 해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저는 그게 불가능했어요. 원래도 살림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초반엔 아내와 갈등이 좀 있었어요.


진성일 남편이 육아휴직에 잘 적응하려면 아내가 남편을 믿어줘야 해요. 남편을 ‘춤추게’ 하는 칭찬 기술도 필요하고요. 당연히 육아와 살림은 처음이니 초반에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죠. 그 시기를 참지 못하고 아내가 지적하고 채근하면 자발적으로 뭔가를 해보려는 의욕이 사라지거든요.





 ->  B·B 육아나 살림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한민규 저는 한 달 정도 아내와 휴직 기간이 겹치도록 연차를 몰아 쉬며 아내에게 육아와 살림을 인수인계 받는 시간을 가졌어요. 한 달 동안 많이 배웠는데도 초반에는 회사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나 문자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 아내가 좀 귀찮아하기도 했어요. 회사에 있는데 집에 있는 것 같다고요.(웃음) 그래도 물어볼 사람이 아내밖에 없는 걸 어떡해요. 계속 물어봤죠. 하하.

김진성 안타깝게도 아빠들은 육아 수다를 떨 곳이 없어요. 육아 정보를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고요. 엄마들은 동네 육아 친구도 많고, 산후조리원 동기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잖아요.

그런데 아빠들은 낄 자리가 없어요. 예전에 아빠를 위한 인터넷 카페가 생기기도 했는데 초반에는 활성화되더니 금방 그 열기가 사그라들었어요.

엄마들은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나서 그런지 소소한 글도 읽어주고 댓글도 잘 달아주지만 이상하게 남자들은 자기가 필요한 것 아니면 읽지도 않고 댓글도 달지 않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커뮤니티가 오래 지속되기 힘들어요.


김성욱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러 가면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 얘기하면서 육아 정보를 나누는데 저는 그 무리에 섞이기가 힘들더라고요.

동네 백수처럼 보일까봐 걱정도 되고, 먼저 가서 말 걸기도 쑥스럽고요. 어른끼리 친해져야 애들도 친해질 텐데, 괜히 저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친구를 못 사귀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진성일 저는 다른 엄마들하고 교류하지 못해서 아쉽지는 않았어요. 아이들하고 다 같이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놀이터 친구가 생기던데요. 아이하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으면 다른 애들이 먼저 다가와요.

김진성 그건 맞아요. 제가 애들하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많이 다가와요. 아무래도 아빠는 몸놀이를 많이 해주니까 더 재미있어 보이나 봐요.

한민규 아이가 두 돌 정도 되면 사회성을 키워줘야 한다기에 일부러 어린이집 친구들이 다니는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고 다녔어요. 애들끼리 아는 사이라서 그런지 엄마들 무리에 자연스럽게 합류했죠.

나중에는 어린이집 엄마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었으니 관심 있으면 가입하라고 하더라고요. 좀 쑥스럽긴 했지만 딸을 위해서 그 커뮤니티에 들어갔어요.

다른 엄마들이 많이 챙겨주고 총무도 시켜줘서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요.(웃음) 아빠도 조금은 뻔뻔해져야 엄마들하고 어울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이나 육아 정보를 좀 더 잘 얻을 수 있다면 좋죠.




 ->  B·B 육아와 살림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김진성 육아는 체력이 필요한 ‘노동’인 것 같아요. 어린이집 하원시키기 전에 저녁거리 준비해놓고, 나가서 애들이랑 놀아주고 집에 들어오면 완전히 체력이 방전돼요. 지친 몸을 이끌고 밥을 해서 아이들 먹이고 설거지를 한 뒤 밀린 집안일을 잠깐 하면 밤 9시가 넘어요.

솔직히 살림이고 뭐고 그냥 눕고 싶을 때도 많고, 밖에서 애들이랑 좀 살살 놀아줄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해요.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놀아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몸이 부서져라 놀아주고는 있습니다만 힘든 건 사실이네요.(웃음)


김성욱 애들이 매일 아빠하고만 놀다 보니 놀이 소재가 떨어져서 고민이에요. 초보 전업 아빠라서 매일 밑반찬으로 뭘 해줘야 할지 걱정이고요. ‘내일 아침엔 뭘 먹이나?’라는 생각에 잠을 설칠 때도 있어요.

한민규 저도 요리가 제일 힘들었어요. 청소나 설거지는 예전에도 많이 해봐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요리는 정말 소질이 없거든요. 지금도 밥 하고 아이 먹이는 게 제일 힘들어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스스로 먹는 훈련이 덜 되어 식사 시간마다 전쟁을 치르죠. 밥 먹이고 나면 체력이 고갈돼서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  B·B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육아휴직을 하며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을 것 같아요.

김진성 둘째 아이가 저를 너무 싫어해서 육아휴직을 결심했잖아요. 아이와 관계를 회복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렸어요. 원래는 목욕탕도 같이 못 갈 정도로 아이가 저를 싫어했는데 휴직 하고 1년쯤 지나니 아들이 제 등에 비누칠을 해주더라고요.

감동의 순간이었어요. 지금은 아빠 껌딱지가 됐는데, 육아하고 살림하는 게 쉽진 않지만 잃어버렸던 아들을 되찾은 것 같아 스스로 만족스러워요.


한민규 이제까지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 육아휴직인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리 친하지 않았던 아이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서 매일 시간을 보내는 게 꿈만 같아요. 대학 졸업 후 일하느라 제 자신을 잊고 살았는데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된 것도 좋고요.

김성욱 회사 다닐 때보다 몸은 고되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확실히 덜한 것 같아요. 솔직히 힘들긴 하지만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제가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밥도 잘 못 챙겨 주고 가끔 화도 내는 부족한 아빠라서 미안할 때도 있지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진성일 육아휴직을 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그때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 덕분에 지금도 아이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  B·B 슬슬 복직 후가 걱정될 것도 같아요.

한민규 솔직히 걱정이에요. 제가 담당했던 일은 이미 다른 직원이 하고 있고, 돌아가면 어떤 부서에 배치될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육아휴직을 1년 사용하고 5개월 더 연장할 때 고민이 많았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 회사에서 잊히는 건 아닌가, 내가 있을 자리가 없는 건 아닌가 하고요. 다행히 공공기관이라 큰 불이익은 없을 것 같지만 내심 불안한 건 사실이에요.


김진성 제가 다니던 회사는 보수적이라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부터 거부감이 컸어요. 복직할 때도 쉽지 않을 거라 예상하긴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가 일하던 영업팀이 아닌 회계팀에 자리가 있으니 그 부서에서 일하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잠깐만 타 부서에서 일하라는 건지, 알아서 나가라는 건지 구별이 잘 되지 않아 결국 이직을 했어요.

김성욱 저도 규모가 작은 회사에 다니다 보니 복직이 보장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는 각오로 육아휴직을 신청했어요. 불안감이 큰 게 사실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없을 것 같아 결단을 내렸죠.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아빠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을 거예요. 휴직 이후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책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아빠들이 마음 놓고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진성 배우자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려면 회사의 임원급들이 육아휴직을 경험해본 분들로 세대 교체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봐요. 요즘 회사의 고위 간부들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세대가 아니거든요. 아이 키우는 현실을 모르니 그분들은 이해가 불가능한 거죠.



 ->  B·B 육아휴직을 꿈꾸는 후배 아빠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성욱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는 설거지를 하다가 현기증이 나서 링거를 맞았는데요. 제가 아프니 집안에 비상이 걸리더라고요. 주부는 집안의 기둥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평소 건강관리를 정말 잘해야 해요.

한민규 육아휴직 전에 아내한테서 육아와 살림을 잘 인수인계 받아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요. 제 아내는 일일이 노트에 해야 할 일을 적어줬어요.

복직 후를 대비해서 회사 동료들과 종종 연락하는 것도 좋은 것 같고요. 저는 회사 부서 모임에 일부러 참석하기도 해요. 그래야 회사에서 저를 잊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성일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면 스트레스만 받아요. 엄마와 아빠는 엄연히 다르고 서로 잘하는 분야가 다르잖아요. 아빠는 아빠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김진성 육아휴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전업’을 선택한 열혈 아빠. 블로그 ‘행복덩이 아빠의 ENJOY LIFE(blog.naver.com/jinslovejin)’에 두 아이와 보내는 일상, 휴직 후 느꼈던 감상을 올리고 있다.

진성일 육아휴직의 목표는 아이와 재미있게 놀기. 집 안팎에서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를 23가지나 만들어낸 아빠 놀이동산 발명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육아휴직 동안의 에피소드를 묶어 <아빠는 육아휴직 중입니다만>을 펴냈다.

한민규 ‘우물 안 개구리 나만의 공간(blog.naver.com/prozete)’에서 폭풍 육아 수다 중. 1년 남짓한 육아휴직 기간 동안 동네 엄마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관계의 기술’을 익힌 아빠 육아의 숨은 실력자다.

김성욱 3개월 차 초보 육아휴직자. 육아잡지 기자인 아내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며 육아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곧 셋째 육아까지 전담해야 하는 기구한(?) 운명에 처했다. 선배들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는다는 기분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맞벌이 부부에게 육아휴직제도는 한 줄기 빛과 같다. 원칙적으로 부부 모두 신청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은 여성에 비해 저조한 수준. 다행히 육아는 공동 책임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을 위한 지침서.

Credit Info

기획
황선영·심효진·강지수 기자
사진
이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