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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베이비가 육아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③

놀담이 제대로 놀아드립니다

보육 시장에 패기 있게 도전장을 던진 젊은이들, 제대로 놀 줄 아는 언니 오빠 ‘놀담’을 만났다.

 

아이 하원 시간마다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워킹맘,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가기 바쁜 아이들. 아이 돌봄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일과 육아를 짊어진 워킹맘들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사교육이 보육의 영역을 담당하고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지 오래.

 

 

‘놀담’은 부모가 원하는 시간에 대학생 놀이 선생님을 매칭해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를 선물하는 놀이서비스다. 2016년 3월 앱을 선보인 이래로 5000여 명의 부모들이 이용했으며 가입된 선생님 수만 900여 명에 달한다. 이렇듯 1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보인 놀담은 대학생 세 명의 손에서 탄생했다.

 

잘 놀 줄 아는 아이가 행복하다

대학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하는 문미성(24세) 대표는 1학년을 마치고 자신처럼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을 모아 단순히 돈이 목적이 아닌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도움을 주는 소셜 벤처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들이 뜻을 모은 건 워킹맘을 위한 서비스였다. 하지만 대학생의 입장에서 워킹맘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을 해 보니 결국 워킹맘이 키우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놀이만한 게 없더라고요. 저희 어릴 때만 해도 밖에만 나가면 놀 수 있는 친구들이 무척 많았어요. 할 수 있는 놀이도 다양했고요.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제대로 뛰어놀 시간도, 공간도, 친구도 없어요. 아이들이 정말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거기다 워킹맘들은 항상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을 가지고 있고요.” 

 

맞벌이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늦둥이 동생과 자주 놀아주던 문 대표는 아이들과 대학생의 ‘케미’가 제법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이들을 이끌고 놀아주기에 대학생의 나이가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으며, 대학생들에게도 의미 있고 재미있는 아르바이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길로 마포구의 지역맘 카페에서 이용자들을 받고 교내에서 놀이 선생님을 모집했다. 반응은 예상 보다 훨씬 뜨거웠다. 3개월 만에 선생님 60여 명이 지원을 했으며 200명에 가까운 부모들이 신청했을 정도다. 

 

 

“이제까지 대부분 놀이 서비스는 교구를 가지고 언어 발달이나 창의력 발달 등 을 목적으로 하는 ‘놀이형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거든요. 저희는 이걸 ‘다르게’ 해 보고 싶었어요. 

 

학습 시터나 숙제 도우미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저희만의 놀이 철학을 담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놀이의 가치를 알려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죠.”

 

놀담의 놀이 철학은 즐거움, 자발성, 주도성이다. 우선 아이들이 즐거워야 하고 같이 노는 선생님도 즐거워야 한다. 그다음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를, 아이들이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

 

그래서 놀담에는 짜여진 커리큘럼이 없다. 선생님이 아이가 좋아하는 걸 찾아주고 함께 ‘정신줄 놓고’ 놀아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보니 선생님의 역량에 따라 서비스 질이 좌우된다는 단점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놀담에서는 사전 면접을 강화하고 워크샵도 진행한다.

 

“단지 적극적일뿐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놀이 철학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선생님을 선발하려고 해요. 또 중간중간 워크샵을 진행해 아이와 선생님의 관계를 점검하기도 하고요. 

 

간혹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선생님에게는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 연령별 발달 상황에 따른 추천 놀이 등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실제 놀담을 이용해 본 부모들은 대부분 높은 만족감을 보인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단다. 무한 체력을 지닌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뛰어 놀아주니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얼마 전 5세 쌍둥이 어머니께서 놀담을 이용한 적이 있는데요. 아이 중 한명이 건강이 좋지 않아 집에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셨어요. 몇몇 요구사항에 맞춰 선생님을 연결했는데, 항상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온몸으로 신나게 놀아주는 선생님을 만나니 그렇게 즐거워하더라는 거예요. 

 

선생님이 아이들을 만나고 간 날이면 어머니께서 항상 저희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세요. 그럴 때면 이 일을 시작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대학생 CEO의 파란만장 성장기

 

팀원들의 생각을 맞춰나가는 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모들과의 마찰을 조율하는 일 등 떠올려보면 놀담을 시작한 이후 하루도 조용히 지나 간 날이 없다. 

 

기업운영이 미숙한 초창기에는 파트너사와 사업 계약을 맺을 때 종종 트러블을 겪기도 하고 학생이라는 이유로 만만하게 보는 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지금의 놀담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경험이라고 얘기하는 문 대표. 하지만 대학생이라 유리한 부분도 있단다.

 

“대학생 CEO로서 힘든 점을 주변에서 물어보는데 의외로 많이 없어요. 오히려 저희가 학생이다 보니 평소 만나고 싶었던 사회적 기업가들이 흔쾌히 만나주셔서 좋아요. 또 청년들에게 주어진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저희와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과 또래이기 때문에 소통이 잘 돼요.” 올해로 24살. 하나둘 졸업하는 동기들도 있지만 문 대표는 1학년을 마치고 휴학한 이후 줄곧 휴학생 신분이다. 부모님의 사업 반대는 여전하다. 

 

그녀뿐만 아니라 함께 놀담을 이끌고 있는 두 팀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부모님들은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없는 길을 만들어가려는 자녀들을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녀는 물론 팀원들도 결코 놀담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놀담’은 저와 운명을 같이 한 사이랄까요. 이만큼 안정화시키기까지 팀 내부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지금에 와서 그만둘 수는 없죠. 

 

현재의 목표는 6개월 내에 서비스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는 거예요. 그 다음에는 더 많은 지역의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거고요. 최종 목표는 ‘놀이’하면 떠올릴 수 있는 기업이랍니다.”

 

 놀이는 유치한 것도, 괴로운 노동도 아니다. 기쁘고 즐거운 것이며 아이들이 몸과 마음을 키우는 가치 있는 일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놀담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잘 노는 게 잘 사는 삶이며 건강한 삶이라는 것을 말이다.

보육 시장에 패기 있게 도전장을 던진 젊은이들, 제대로 놀 줄 아는 언니 오빠 ‘놀담’을 만났다.

Credit Info

기획
전미희 기자
사진
김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