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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KID'S SELECT BOOK

내 아이가 사랑한 그림책

책장이 찢어지고 너덜너덜해지도록 손에서 놓지 않는, 유독 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그림책이 있다. 때로는 수많은 꼬마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때로는 도통 알 수 없는 내 아이만의 취향이 반영돼 있기도 하다. 독서지도사, 아동미술 전문가, 그림책 만드는 아빠들에게 ‘내 아이가 보고 또 본 그림책’을 물었다. 아이가 그 책에 꽂힌 이유가 무엇인지 아동발달 전문가의 조언도 들어보자.

기획
박시전 기자
도움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2016.12.07

 MY KID'S PICK UP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크리스 호튼 지음, 9800원, 보림큐비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 이 책은 아기 부엉이가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엄마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아기 부엉이가 잠결에 그만 나무에서 떨어져 길을 잃어버리죠. 

 

다행히 친절한 다람쥐 아줌마가 도와주겠다고 나서요. “엄마가 어떻게 생겼니?”라는 물음에 아기 부엉이는 “우리 엄마는 덩치도 아주 크고, 귀가 쫑긋쫑긋하고, 눈도 부리부리하다”고 답해요. 

 

설명을 들은 다람쥐 아줌마는 엉뚱하게도 아기 부엉이를 덩치 큰 곰, 쫑긋한 귀의 토끼, 부리부리한 눈의 개구리에게로 데려다줘요. 아기 부엉이의 엄마 찾기 소동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그림책이에요.

 

책을 읽어주다 보면 큰 애와 작은 아이의 호불호가 제각각일 때가 많은데 이 책은 두 아이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어요. 수도 없이 읽어줘서 거의 줄줄 외울 정도지요. 

 

아기 부엉이가 엄마를 만나는 장면에선 이제야 안심했다는 듯 안도의 미소를 짓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엄마 잃은 아기 부엉이랑 같은 마음이 되어 내내 종종거리다 드디어 엄마를 만나니까 덩달아 안심이 되나 봐요. 

 

맨 마지막에 반전(?)처럼 아기 부엉이가 또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데 그 장면에서 “어, 또 떨어진다!”라며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너무 귀여워요. 참! 무심코 책장을 넘길때는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엄마 부엉이의 실루엣이 페이지 곳곳에 숨겨져 있답니다. 

 

이걸 알고 나서는 숨어 있는 부엉이 엄마를 찾느라 책장 구석구석을 더 열심히 보네요.

 

김혜경 단후·단영 형제의 엄마이자 어린이북클럽 ‘맛있는 책빵’을 운영하는 독서지도사.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는 게 가장 즐겁다는 엄마 선생님.

 

 

 

  …   전문가의 이야기

‘엄마’는 모든 이들의 첫사랑입니다. 그래서 ‘엄마 찾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의 마음을 가장 끌어당기는 주제이지요. 오죽하면 <엄마 찾아 삼만 리>라는 책도 있고, 드라마의 단골 소재도 ‘알고 보니 저 사람이 우리 엄마?’라는 핏줄 찾기일까요. 

 

그림책 속에서 부엉이는 자신의 실수로 엄마를 잃어버립니다. 마치 아이들이 온갖 말썽과 실수로 엄마에게 혼이 나고 심리적으로 엄마에게 버려진 것처럼 느끼는 과정을 연상시키지요. 

 

아이는 이때 혹시 엄마가 나를 계속 미워하면 어쩌나 두려워하고 다시 자신을 반겨주기를 기다립니다. 이 그림책은 부엉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엄마의 모습을 묘사하고 찾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사랑했던 엄마의 이미지를 찾아나갑니다. 

 

이 책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마지막 반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그리던 엄마를 찾고 난 뒤에 다시 꾸벅꾸벅 졸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모습이 아이들과 무척 닮았잖아요? 

 

그리고 그 뒤에도 역시 아기 부엉이가 엄마를 잘 찾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기에 단순히 엄마를 만나고 끝나는 엔딩보다 훨씬 더 깊은 안정감과 여운을 남깁니다.

 

 MY KID'S PICK UP  


<수박 수영장> 
안녕달 지음, 1만2000원, 창비

<진짜 진짜 재밌는 공룡 그림책> 베로니카 로스 글, 브라이트 스타 그림, 1만7500원, 부즈펌어린이

<곰 사냥을 떠나자>​ 마이클 로센 글, 엘린 옥슨버리 그림, 8500원, 시공주니어


<수박 수영장>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가 미리보기를 통해 접하고 ‘정말 창의적이다’ 싶어 구입한 책이에요. 이제 세 살 된 아이가 과연 잘 이해할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예상을 뒤엎고 처음 볼 때부터 완전히 집중해서 “또! 또!”를 반복하더군요. 

 

올봄부터 꽤 여러 달을 보았는데, 여름에는 진짜 수박 수영장에 가자고 조르기도 했어요. 한 장면만으로도 상상력을 펼쳐나갈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곰 사냥을 떠나자>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일찌감치 사두었어요. 아이가 처음에는 시큰둥하더니 두 돌 넘으면서 ‘급 관심’을 보이더군요. ‘곰사냥을 떠나자~’ 같은 반복되는 문구를 노래처럼 불러주면 더 재미있어해요. 

 

곰을 만나기 전에는 긴장감이 돌게 목소리를 낮추고 천천히 읽어주다 곰을 만난 순간부터 빠른 속도로 다급하게 읽어주었더니 내용에 맞춰 동작까지 따라하며 빠져들더군요. 유명세만큼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유쾌한 책이에요. 

 

최근에 ‘꽂힌 책’은 <진짜 진짜 재밌는 공룡 그림책>이에요. 공룡 이름이며 먹이, 특성 등을 줄줄 욀 정도로 푹 빠졌어요. 책 속 공룡과 대화도 나누고 다른 공룡을 잡아먹는 육식 공룡이 나쁘다면서 장난감 로봇으로 물리치는 놀이도 매일 해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도 쉽게 되어 있어요. 게다가 그림이 마치 사진처럼 보일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굉장히 액티브해요. 얼마 전부터 같은 시리즈의 <진짜 진짜 재밌는 곤충 그림책>도 즐겨 보고 있답니다.

 

김성엽 세 살 아들내미와 미술놀이, 그림책 읽기를 즐기는 자상한 아빠.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아이들을 위한 창의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작업실(Zaupsil)’ 평촌원 대표 원장으로 일한다.

 

 MY KID'S PICK UP  

 

 <신데렐라를 찾아라> 박수연 글, 홍선미 그림, 1만2000원, 키즈엠


<신데렐라를 찾아라!> ‘밤 12시가 되자 신데렐라가 유리 구두 한 짝만을 남긴 채 사라집니다. 

 

왕자는 신데렐라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왕자가 무도회에서 만난 신데렐라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넓은 배경에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고 그 안에서 신데렐라, 왕자님, 신하들을 찾아내는 그림책이에요. 

 

신데렐라 스토리를 담은 건 아니고 모티프를 빌려온 셈인데 예전에 인기를 모았던 <월리를 찾아라>와 비슷해요. 애들이 책을 잘 안 봐서 최근에 TV는 방에 넣고 책장을 거실로 내놨는데 이 책을 제일 많이 꺼내 보네요. 

 

글밥이 적고 재밌게 찾기 놀이를 할 수 있어서 그런가 봐요. 아이 셋이서 책 펼쳐놓고 배 깔고 엎드려 코를 박고 본답니다. 저희 집 세 딸은 각각 두 살 터울인데 책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 신기해요. 

 

큰애는 구석 구석에 숨은 인물들을 찾아낼 때마다 만족감을 느끼는지 엄청 신나 해요. 이제 막 세 돌 된 막내는 단순히 여러 인물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고요. 

 

조금 뜬금없긴 한데 책 내용 중 펭귄 캐릭터도 등장하거든요. 그러면 “언니, 여기 펭귄 있어” 하며 신기해하죠. 둘째는 주인공인 신데렐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어요. 

 

다른 책을 볼 때는 자기가 다 보면 빨리 다음 장으로 넘기겠다며 실랑이가 붙는데, 이 책은 한장 한 장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하니 다툼이 없어요. 두꺼운 하드보드 종이라 찢어질 염려도 없고요. 

 

한 아이가 보기 시작하면 이내 두 아이가 달라붙어서 보고 있어요. 저희 집 세 자매가 거의 1년 동안 심심할 때마다 꾸준히 꺼내 보는 책이니 본전 제대로 뽑은 셈이죠.

 


 

김현희 어린이집 교사이자 개성 넘치는 세 딸 아린·윤하·다연이를 키우는 멋진 엄마. 텔레비전, 스마트폰 대신 그림책을 한 권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는 결심하에 ‘하루 1권 책 읽어주기’를 실천 중이다.

 

 MY KID'S PICK UP  


<싹싹싹> 
하야시 아키코 지음, 8500원, 한림출판사

<안아줘> 제즈 엘버로우 지음, 9000원, 웅진닷컴


아이가 백일 무렵부터 같이 그림책을 보기 시작했어요. <안아 줘!>, <싹싹싹>은 4~6개월 무렵 특히 좋아한 책이에요. 돌 전 아기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베스트셀러답게 저희 아이도 이 책들에 한동안 꽂혔었죠. 

 

특히 <달님 안녕>이 포함된 하야시 아키코의 아기그림책 4종은 본전을 뽑았어요. 그런데 재미난 건 <달님 안녕>, <구두 구두 걸어라>는 5~6개월 무렵 푹 빠져서 보다가 나중에는 본 척도 안 하더라고요. 

 

네 권 중 좀 더 난이도(?)가 높은 <손이 나왔네>랑 이유식 먹는 아기의 이야기를 다룬 <싹싹싹>으로 바로 갈아타더군요. 자신의 월령과 발달에 맞춰 책 선호도가 바뀌는 게 참 신기했어요. 

 

대개 돌쟁이 아기들이 그렇듯 시윤이도 선명하고 단순하면서도 컬러풀한 그림책, 재미난 의성어·의태어가 담긴 말놀이 그림책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돌 즈음부터는 찬란한 보색의 세계를 그린 <두 빛깔이 만났어요>에 한동안 빠져 지냈어요.

 

‘영유아를 위한 보색 그림책’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서로 보색인 주황 물고기와 파랑 물고기, 청록 카멜레온과 빨강 카멜레온, 노랑 새와 남빛 새가 같은 페이지에 등장하는 구성이에요. 특히 수십 마리의 잉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좋아서 ‘까르르’ 웃으며 팔다리를 흔들곤 한답니다.

 


 <두 빛깔이 만났어요> 이재희 지음, 9000원, 보림출판사


이미종 이제 갓 돌 지난 아들 시윤이의 엄마이자 책 만드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 에디터. 책을 살 때면 언제나 ‘아이 책, 엄마 책 사이좋게 한 권씩’ 장바구니에 담는 책 좋아하는 엄마.

 

 MY KID'S PICK UP  


<공룡 유치원> 
스티브 메쩌 글, 한스 윌헬름 그림, 6만원(전 12권, DVD 포함), 크레용 하우스


<공룡 유치원>은 세 살배기 승효가 요즘 한창 꽂혀 있는 책이에요. 오빠인 승목이가 다섯 살 무렵 좋아했던 책인데, 확실히 둘째라 그런지 좀 빠른 것 같아요. 

 

글이 적은 편도 아닌데 책을 읽어줄 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더군요. 처음에는 한 권만 샀다가 아이가 계속 이 책만 읽어 달라고 해서 전권을 들였어요.

 

이 책은 유치원 선생님과 아동학자가 함께 만든 생활 동화라 그런지 아이들이 공감하기 참 좋아요. 유치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각 권마다 새로운 주제가 등장하고, 갈등을 겪다가 슬기롭게 풀어가는 과정을 밝고 따뜻하게 그렸어요. 

 

각각의 주제도 ‘처음 유치원에 가는 날(1권)’, ‘소방 훈련 하는 날(8권)’, ‘생각하는 의자(9권)’ 등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겪을 수 있는 내용을 다뤄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많이 난 책인데, 보편적인 사랑을 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듯해요. 이 시리즈 못지않게 두 아이의 사랑을 받은 책을 자면 <개구쟁이 특공대>예요. 

 

주인공 아이 셋이 로봇나라, 공룡나라, 모래사막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죠. 요즘 둘째 승효는 이 두 시리즈만 번갈아가며 봐요. 어린이집에서 한창 ‘나름의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친구 관계를 확장해가는 아이들에게 적당한 책 같아요.

 

주현진 세 살 승효, 여덟 살 승목이 남매를 키우고 있는 엄마. 아이들과 같이 책을 볼 때면 본인부터 푹 빠지는 진정한 그림

책 마니아다. 


 

  …   전문가의 이야기

<공룡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인 ‘공룡’과 익숙한 환경인 ‘어린이집’의 조합이니 그야말로 아이와 엄마 모두 만족할 만한 요소를 갖춘 책입니다. 공룡은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이 엄청 좋아하지요. 

 

사실 공룡은 ‘조절’이나 ‘배려’와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본능에 충실한 동물입니다. 공격성이 대표적인 특징인데, 아직 자기 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의 원초적인 감정과 닮은 점이 많지요. 

 

마음대로 휘젓고, 있는 힘껏 싸워서 상대를 제압하고, 세상의 왕이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언제까지 그렇게 지낼 수는 없지요.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것들, 또 ‘사회성’이라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니까요. 

 

이 책은 본능에 충실한 공룡이 유치원 생활에 적응하며 사회성을 키워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렸습니다. 아마 아이는 책을 보며 ‘아이고, 공룡 너도 참고 살기 힘들겠구나.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더 좋지?’라고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질 겁니다. 자칫 ‘교훈’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은 것도 이 책만의 특별한 매력입니다.

 

 

 MY KID'S PICK UP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맥브래트니 지음, 1만원, 한국프뢰벨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이 책은 출간한 지 거의 20년 된 책입니다. 아기 토끼와 아빠 토끼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서로 지지 않으려 팔을 한껏 뻗으며 ‘이만큼~’ 하고 재어보는 내용을 따스한 그림과 함께 담았어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책이어서 종종 아이와 읽곤 했죠. 그런데 최근 몇 달 새 딸아이가 이 책을 유독 좋아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 민망하지만 아빠 토끼가 꼭 저 같다고 하네요. 

 

저희 부부는 신혼부터 지금까지 맞벌이 중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네 살 될 때까지 아이를 씻기고, 재우고,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는 게 늘 저의 즐거운 일과였어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아빠를 유난히 따랐고요. 그런데 최근 1~2년 새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엔 아이 자는 모습만 보고 아침에 겨우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정도예요. 아이가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저에 대한 서운함, 우리 아빠가 바쁘지만 토끼 아빠처럼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과 바람이 조금은 담겨 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볼 때면 아기 토끼의 대사는 아이가 읽고 아빠 토끼 부분은 제가 읽어요. 그 때마다 책 속 토끼처럼 팔을 넓게 벌리거나 뛰어오르는

동작을 따라하는데 정말 정말 신이 나죠.

 


아기 토끼는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하늘까지보다 더 먼 길은 없지요. 

‘나는 아빠를 달까지 가는 길만큼 사랑해요.’ 아기 토끼는 눈을 감으면서 말합니다. ‘야, 그거 정말 멀구나.’ 아빠 토끼는 말했습니다.

‘아주 아주…….’

아빠 토끼는 아기 토끼를 풀잎 침대에 눕히고 몸을 숙여서 잘 자라는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토끼 옆에 엎드려 미소 지으며 속삭였지요.

‘아가야. 아빠는 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만큼 널 사랑한단다.’

 

 

이 책의 마지막은 언제나 가슴 벅찹니다. 밤늦게건, 자정을 넘어선 새벽 시간이건 집에 오면 자는 모습이라도 보려고 제일 먼저 아이 방에 들어가는 저를 비롯한 세상 모든 아빠들의 마음 같아서요. 괜스레 아이에게 고마워지고 아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 멋진 책을 딸아이는 물론 저도 참 좋아합니다.

 

민찬기 아빠만큼 야무진 여섯 살배기 딸아이를 키우는 ‘그림책 만드는 아빠’. 재미난 상상력, 따뜻한 감동이 담긴 멋진 그림책을 펴내는 출판사 ‘그림책공작소’의 대표다.

 


 

  …   전문가의 이야기

그림책이 아빠와 아이 사이를 연결하는 교환 일기장이 되었네요. 아이는 자기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고백하고, 아빠는 미안한 마음을 그림책을 통해 다시 전달하면서요. 아이에게 이런 사랑 고백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아빠와 딸 사이의 애착이 잘 형성되었다는 의미일 겁니다.

 

이 책은 활동적이고, 지혜로운 동물로 묘사되어 아이들이 감정을 잘 이입하는 동물인 토끼를 주인공으로 ‘애착’이라는 주제를 따뜻하게 풀어갑니다. 작가는 책 속 토끼를 통해 아이가 아빠와 함께 마음껏 뛰놀고 싶은 마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아이보다 아빠를 위로하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이는 나를 사랑할 거야’라는 믿음은 아빠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기도 하지요. 

 

이 책은 마치 연가(戀歌)를 읽듯이 천천히 나직하게 읽어 내려가면 좋습니다. 읽는 동안 아이는 달까지 가는 길을 상상하고, 아빠는 자신이 얼마나 아이를 사랑하는지 되짚어볼 수 있을 겁니다. 아빠가 얼마나 바쁜지 이야기하는 것보다, 잠깐이라도 그림책을 함께 보며 아빠의 마음과 입장을 전달해보면 어떨까요.

책장이 찢어지고 너덜너덜해지도록 손에서 놓지 않는, 유독 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그림책이 있다. 때로는 수많은 꼬마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때로는 도통 알 수 없는 내 아이만의 취향이 반영돼 있기도 하다. 독서지도사, 아동미술 전문가, 그림책 만드는 아빠들에게 ‘내 아이가 보고 또 본 그림책’을 물었다. 아이가 그 책에 꽂힌 이유가 무엇인지 아동발달 전문가의 조언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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