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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2주년 특집 기획

부모인 나, 제대로 살고 있는걸까?

PART 2 2016 육·아·용·어·사·전

올 한 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육아 용어는 무얼까. ‘나홀로 육아’로 고군분투 중인 엄마들의 자조 섞인 단어 ‘독박육아’, 글로벌 육아의 붐을 타고 온 ‘스칸디 대디·스칸디 맘’, 인스타그램 인기 해시태그 ‘애스타그램·딸스타그램’ 같은 SNS 용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육아 용어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2016년 육아 현주소를 짚었다.


 ㄱ  골드맘 고학력에 경제력을 갖춘 소위 ‘귀하게 자

란 엄마’를 지칭하는 말. 안정적인 소득과 소비력을 지닌 골드미스들이 결혼해 아이를 낳은 후 자신은 물론 아이를 위해서도 지갑 열기를 아끼지 않으며 골드맘 시장을 키우고 있다. 여

 

성들의 지위가 향상되고 소득이 늘면서 파워풀한 소비 주체로 떠올랐다. 이들이 경제는 물론 산업계의 주역이 될 거라는 의미의 신조어 위미노믹스(Women + economics = Womenomics)도 비슷한 의미의 용어다. 

 

  

 ㄷ  독박육아  (유의어 = ‘나홀로 육아’, 파생어 ‘육아 독립군’) 고스톱에서 패자 한 명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다는 ‘독박’에서 따온 용어. ‘혼자 육아를 도맡다’는 뜻의 신조어로 아빠보다는 엄마가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2년 무렵 온라인상에 ‘독박육아’라는 단어가 드문드문 등장하다가 2015년을 거쳐 올 한해 폭발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난 용어로 지난 6월에는 동명의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독박육아란 단어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더 이상 육아가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니며 부부 공동의 책임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역설적인 상황을 강조 혹은 비판하기 위해 독박육아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것. ‘육아는 함께하는 것이다’라는 점에선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기대치만큼 현실이 뒤따라주지 못하다 보니 ‘엄마 혼자 육아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자조적으로 또는 비판하는 단어로 쓰이는 모양새다.

 

<2015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기혼 여성 942만 명 가운데 경력단절 여성은 205만3000여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8.2%가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다. 

 

이는 상당수의 워킹맘들이 출산 후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독박육아 중’이란 사실을 방증한다. 뿐만 아니다. 독박육아는 비단 전업맘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업맘, 워킹맘 할 것 없이 가정 내 육아 비중은 아빠보다 엄마에게 상당 부분 치중되어 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업맘은 남편의 4배 이상, 맞벌이 엄마는 2배 이상 육아에 시간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박육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행복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독박육아가 길어지면 무력감에 휩싸이기 쉽고 에너지가 급속도로 소진되어 작은 것에도 짜증내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버거움을 느낀다. 

 

낮아진 행복감과 스트레스는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 독박육아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과도한 책임감’을 내려놓고 숨통이 트

일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육아에 서툰 ‘곰손 남편’이라 할지라도 기저귀 갈기, 분유 타기, 아이와 목욕하기 등 난이도 ‘하’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도록 알려주고 격려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 여건 탓에 내 남편은 육아에 참여하기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다른 가족 또는 이웃의 도움을 받거나 어린이집, 육아도우미 찬스를 적극 활용해보자. 

 

조금이나마 육아를 거들고 곁에서 내 말에 귀 기울이고 맞장구 쳐주는 지원군이 생긴다면 암울한 독박육아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ㄹ  라테 아빠 → 스웨덴에 ‘Latte-pappa(라테파파)’라는 용어가 있다. 한 손에 커피 한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유모차를 밀며 시장을 보거나 공원에서 아이를 돌보는 아빠를 지칭하는 용어다. 

 

1930년경 출산율이 곤두박질치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쏟아져 나왔는데 스웨덴 정부가 고심해 내놓은 정책 중 하나가 급여의 80%를 지급하면서 480일 동안 육아휴직을 쓰게 한 유급육아휴직제도다. 

 

이 제도의 특이 사항이 있다면 480일 중 적어도 60일은 남자가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써야 하는 것. 그러니 아빠들도 모처럼의 휴직 기간 동안 부드러운 라테 한잔 들고 유모차를 밀며 여유롭게 육아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육아에 열성적이고 아이와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로 통하는 ‘스칸디 대디’는 결국 정책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매체의 설문조사에서 직장 남성 600명에게 육아휴직을 안쓰는 이유를 물었더니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 ‘상사가 허용하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46.4%를 차지했다. 

 

정책이 있다 한들 기업이 빈자리를 대체할 추가 인력을 고용하는 데 비용을 쓰지 않고 정부에서도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안도 그저 공허하게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랜선 이모  ​ 실제 친조카가 아님에도 SNS 채널을 통해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랜선(온라인) 상의 이모들을 일컫는 말. 

 

‘대박이에게 빠진 랜선 이모’, ‘삼둥이 랜선 이모’, ‘랜선 이모를 사로잡은 사랑이’ 같은 식으로 쓰인다. 하지만 육아 예능 프로를 통해 얼굴을 알린 연예인 자녀들만 랜선 이모를 거느린 건 아니다.

 

랜선 이모는 나이, 살고 있는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다. 심지어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도 귀여운 꼬마아이들에게 ‘세젤귀,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귀여운/예쁜)!’를 외치며 어린 랜선 이모를 자처한다. 

 

이렇듯 일면식 없이 SNS로 친분을 맺은 많은 랜선 이모들이 아이의 성장을 지켜봐주고 격려해주고 있다. 그녀들의 활약은 결코 녹록지 않은 육아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 중인 엄마들에게 따뜻한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ㅂ  번아웃 키즈(Burn- Out Kids)  최근 언론에 수도 없이 오르내린 심리학 용어 ‘번아웃증후군’에서 파생된 용어다. 번아웃증후군은 일종의 탈진증후군으로 오직 한 가지 일에 매진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증이나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번아웃 키즈’는 번아웃증후군이 아이들에게까지 퍼지며 이름붙은 새로운 병증으로 독일 함부르크 대학병원의 아동청소년 심리연구소 미하엘 슐테 마르크보르트 소장이 처음 명명하였다.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번아웃’의 가장 큰 원인은 부모의 성과 지향적 태도다. 늘 잘할 것을 독려하고 끊임없이 발전을 요구하지만 정작 칭찬에는 인색하다. 

 

잘하고 있는 아이에게 앞으로도 계속 잘할 것을 강조한다. 어른도 일상 속에서 긴장과​ 이완이 필요한 법인데, 항상 긴장 상태에만 놓이게 되면 정신적 면역체계가 ‘탈진’이라는 바이러스성 공격을 물리칠 충분한 힘을 잃게 된다.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1등을 해야만 인정받는 세상이 우리 아이들을 번아웃 키즈로 만들고 있진 않은지 고민해보자. 전문가들은 아이가 초등생이 되었을 때 ‘스스로 하고 싶은 뭔가가 있는 아이’만 되어도 일단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년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껏 뛰놀며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스스로 알아나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ㅅ  스칸디육아·스칸디대디   2011년 전후를 기점으로 해외의 다양한 육아법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세계적 리더로 키운다는 유대인 육아, 그들의 히브루타 대화법, ‘프렌디(friendly + daddy의 합성어)’를 강조하는 스칸디 육아, 엄격하고 절제 있는 프랑스식 육아…. 이 중 스칸디 육아는 프랑스 육아와 함께 여러 해 동안 한국 부모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다.

 

자연 친화적이며 합리적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양육법을 가리키는 말로 아이와의 교감, 자율성을 가장 중요한 육아 덕목으로 여긴다. 

 

스칸디 육아라는 말은 ‘스칸디 대디’란 용어가 처음 쓰인 2011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에 실린 ‘타이거맘은 가라. 스칸디 대디가 온다’라는 기사에서 시작되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스칸디 대디는 정서적 공감을 중시한다. 

 

엄격한 규칙을 강조하는 타이거맘과는 대조적. 스칸디 부모들은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언어보다는 교감과 대화를 중시하며, 일상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왜 그런가’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이해시키며 부모-자식 간 서로의 타협점을 도출해낸다. 

 

또한 평등한 관계 속에서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와 같은 양육 방식은 아이를 창의적이면서도 독립적으로 키우는 데 일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이 몰려온다’라는 제목으로 <2013 트렌드 코리아>(김난도 등 저, 미래의창)에 기술된 바 있다. 

 

 PLUS TIP 육아스타일에 따른 부모 지칭 용어들


 +  타이거맘 ‘통제와 관리, 엄격한 규칙’을 강조하는 육아법으로 중국계 미국인인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Amy Chua)의 <회고록(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에 언급되며 교육적 논쟁을 불러왔다. 호랑이처럼 엄하게 자녀를 교육시키는 부모란 의미.

 

 +  헬리콥터맘 헬리콥터처럼 자녀의 주변을 맴돌며 온갖 일에 다 관여하는 엄마를 뜻한다.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서는 대표적인 과잉보호 유형.

 

 +  잔디깎이맘(lawn mower parents) 자녀의 성공을 위해 아이 앞에 놓인 모든 장애물을 잔디 깎듯 해결해주는 부모.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극성 엄마인 헬리콥터맘보다 더욱 높은 강도로 자녀의 삶에 개입하는 유형으로 학교는 물론 취업 현장까지 나서기도 한다. 



 ㅇ  아키텍키즈   건축(Architect)과 아이(Kids)의 합성어로 <2016 트렌드 코리아>에 등재된 용어. 마치 건축 설계를 하듯 부모의 체계적인 계획에 의해 길러지는 아이들을 뜻한다. 

 

고도성장기인 1980년대 태어나 최초의 치맛바람 속에서 ‘수학의 정석’을 풀며 성장한 부모 세대로 육아·출산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보를 수집하며 ‘육아의 정석’을 찾고자 한다. 

 

임신 계획은 물론 교육, 생활 전반에 이르기까지 디테일한 로드맵을 세우는 게 포인트. 회사를 관두고 육아를 선택한 경우 ‘아이 키우기’에 열정적으로 몰두하며 그 안에서 성취감을 느끼려 한다.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며 창의성, 정서 발달에도 많은 비중을 둔다. 소비에 있어서는 고가의 브랜드를 찾기보다 합리적인 육아용품을 선호하는 편. 

 

젖병 하나를 고르더라도 디자인은 물론 소재까지 꼼꼼하게 따진다. 이들의 성향은 육아 커뮤니티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월령에 따른 필요 물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리스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다 특정 브랜드는 물론 모델명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식이다.

 

피아노학원, 수학·영어학원 등 본인이 체계적인 사교육을 경험한 세대이기에 교육 스케줄을 짜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데 익숙하다. 아키텍키즈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교육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문센(문화센터)’인 경우가 많다. 

 

백일이 갓 지난 무렵 베이비 마사지를 시작으로 오감놀이, 미술·신체놀이, 음악으로 점차 분야를 넓혀나간다.

 

애스타그램, 육아스타그램  최근 ‘대세 SNS’라 불리는 인스타그램의 단골 해시태그로 꼽히는 게 ‘애스타그램’, ‘딸스타그램’, ‘육아스타그램’, ‘줌마그램’ 같은 용어다. 

 

트위터, 페이스북의 시대는 가고 인스타의 시대가 왔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분위기 좋은 감성 사진 한 컷과 짧은 글로 임팩트 있는 포스팅을 할 수 있다는 게 최고 강점. 

 

구구절절한 설명이나 광고 글이 많은 여타 SNS 채널과 달리 한 장의 사진만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한결 직관적이다.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 로 대동단결한다. 

 

해시태그 하나면 비슷한 취향의 사용자를 단숨에 추려낼 수 있다. 소위 ‘신박한’ 육아 아이템을 찾고 아이와 놀기 좋은 장소나 레스토랑을 알아내고 예쁜 아이 옷 브랜드를 찜하는 것도 ‘잘 고른’ 해시태그 하나면 단숨에 해결된다. 

 

인생 육아템·신박한 육아용품   엄마들끼리 흔히 하는 이야기로 ‘육아는 아이템 빨이다’라는 말이 있다. 옛날 옛적엔 빨간 고무 다라이 하나로 목욕은 물론 여름철 물놀이까지 만사 OK였다면, 스마트한 요즘 부모들은 A부터 Z까지 꼼꼼한 조사와 검증을 거친다. 

 

월령에 적합한 욕조, 수영장 부럽지 않은 간이 풀장 등 우리 집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물건을 귀신같이 찾아내고야 만다. 구입하는 육아용품의 개수는 과거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무조건 비싼 값에 구입하진 않는 것도 특징이다. 

 

중고나라 이용은 물론이요, 소셜 마켓의 최저가 판매, 중복쿠폰까지 꼼꼼히 챙긴다. 엄마들의 디테일한 욕구에 맞춰 뒤집기 방지용 보디필로, 수유 쿠션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유 시트, 휴대가 좋은 보트 침대 등 예전에는 생각도 못한 온갖 신박한 육아용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그리고 ‘궁극의 육아템’이라는 인정을 받으면 엄마들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가가호호 모든 가정에 같은 육아용품이 자리한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흔히 ‘국민○○’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육아용품이 이에 해당되는데, 다른 건 몰라도 ‘국민’ 자가 붙은 걸 구입하면 기본은 했다는 위안이 들고 가

성비 면에서도 손해는 아니라는 확신도 갖는다.

 

그러나 육아용품을 구입할 때 심사숙고는 필수. 육아의 수고로움을 거들어주는 고마운 육아템이긴 하지만 많고 많은 용품을 들이기에 앞서 점점 좁아지는 집, 비어가는 지갑, 육아용품의 효용성을 고려한 대차대조표를 그려봐야 한다. 

 

직접 사용해본 선배맘들의 솔직한 장단점 분석은 물론, 해당 육아용품의 실질적인 사용 기간도 충분히 고려하자. 

 

에잇 포켓(Eight Pcoket)  한 자녀를 향해 열리는 여덟 개의 포켓을 지칭한다. 1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 친조부모, 외조부모 모두 6명의 어른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는 의미를 지닌 일본의 신조어 ‘식스포켓’에 결혼 안 한 이모와 삼촌의 지갑까지 더해졌다. 

 

저출산으로 인해 외동이 점점 늘어나고 비혼(非婚)을 지향하는 골드미스 이모와 삼촌이 많아진 세태를 반영한 말이기도 하다. 

 

오리 신드롬 (Duck Syndrome) ​ 수면 위에선 유유하지만 물속에서는 버둥거리는 오리의 모습에서 따온 말로 SNS처럼 겉으로 보이는 공간에서는 행복한 모습만 드러내려는 것.

 

SNS상의 모습만으로 다른 이들은 나와 달리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생각해 자신의 작은 불행이나 실수에도 쉽게 좌절하게 된다. 

 

 

 ㅈ  조리원 동기  같은 시기에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한 엄마들이 퇴소 후에도 동기 모임을 갖는 등 꾸준히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 2주간 조리원에서 생활하며 함께 젖을 물리고, 모빌을 만들고, 산후 마사지를 받으며 나름의 ‘동지애’를 나눈 사이인데다 같은 월령의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공감대 형성이 쉽다는 게 이 모임의 특징이다. 

 

아이의 인맥은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에 강남 지역의 일부 ‘로열급’ 산후조리원은 비용이 1000만원을 호가하지만 미리미리 예약해야 간신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ㅋ  키즈딜레이(Kids Delay)  육아가 힘들고 믿고 아이 맡길 곳이 없다 보니 아이 갖기를 최대한 미루는 현상. 아이가 예쁘고 소중하다는 건 공감하지만 일단 육아 월드로 입성할 경우 경제적 압박감이 더해지는 데다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면 최소 월 15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믿을 수 있는 어린이집 입소는 쉽지 않으며 부모님께 신세를 지는 것도 죄송하기만 하다. 

 

어느 것 하나 부담이 아닌 것이 없으니 아이 낳기를 계속 미루게 되는 것이다.

 

카스육아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뭉치는’ 데 카스(카카오스토리)만 한 SNS 채널도 없을 것이다. 카카오스토리는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인 열에 일곱은 사용할 정도로 이용자 수가 많은데다 기존 SNS가 익숙지 않은 엄마라 할지라도 쉽게 사용 가능한 게 최고 장점으로 꼽힌다. 상대방의 카톡 프로필만 클릭하면 바로 앱으로 연동되니 접근성도 높다. 

 

아기가 너무 귀엽다는 댓글에 힘도 나고, 다른 엄마들이 아이 키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나다. 카스는 엄마들의 육아일기 공간,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동시에 육아로 단절된 삶에 한 줄기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이 되어준다. 

 

하지만 온라인 소통에만 과하게 집중하다 보면 ‘SNS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다. 때로는 남들은 다 잘들 사는데 나만 불행한 것처럼 느껴져 우울감을 불러오는 공간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물론 카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모든 SNS에 내재된 치명적 약점이다. 여기서 파생된 용어로 ‘오리 신드롬’이 있다. 

 

 

 ㅍ  프랑스 육아  자율성과 규제가 공존하면서도 부모의 권위를 세우는 프랑스 육아는 ‘아기 중심’에서 벗어난 부모의 독립적인 삶을 중시한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전반적인 생활 방식이 아이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 엄마들은 무통분만, 분유수유, 영유아 보육시설 이용을 당연하게 여긴다. 

 

특히 수면교육은 프랑스 육아의 화룡정점으로 꼽힌다. 아이 재우기는 엄마들에게 가장 어려운 육아 과업. 밤새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느라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하지만 프랑스 엄마들은 대담하게도 아이를 따로 재운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신생아조차 따로 재우는 것. 아이가 한 가정의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아이가 가정의 삶 전체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게 프랑스 육아의 핵심이다. 

 

그래서 레스토랑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도 아이들이 뛰거나 소란을 피우는 일이 드물다. 아이라고 봐주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오히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도 가정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므로 그에 걸맞은 태도를 요구하는 것. 지나친 아이 중심 육아로 지쳐 있던 한국 부모들에게 프랑스 육아가 꾸준한 호응을 얻는 이유다.

 

피딩족  ​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Financial), 육아를 즐기며(Enjoy), 활동적이면서도(Energetic), 자녀에게 헌신적인(Devoted) 50~70대

할아버지 할머니. 손주를 위해 고가 의류나 장난감 등을 구입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 구매력 높은 실버 세대를 지칭한다. 

 

 

 ㅎ  황혼육아 & 할빠·할마  맞벌이 부부가 늘고 조부모가 손주 육아를 대신하면서 엄마 아빠 대신 ‘할마’, ‘할빠’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맞벌이 가정은 520만 가구에 달한다. 

 

그리고 이 중 절반 이상의 가구가 조부모에게 육아를 맡기고 있다. 잊힐 만하면 터지는 어린이집 폭행사건은 맞벌이 부부로 하여금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조부모 육아를 더욱 선호하게 만든다. 

 

이 같은 현상으로 ‘황혼육아’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50~70대에 이르는 시니어 세대의 유아용품 구매율도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황혼육아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면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육아를 담당하는 조부모가 대부분 60대 이상의 노년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할마·할빠에게 따르는 지병이 있으니 이른바 ‘손주병’이다.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젖병을 씻는 등 무리하게 손목을 쓰다 보니 손목이 저리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나기 십상이고,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느라 허리·무릎 관련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조부모 육아가 아이를 믿고 맡길 마땅한 보육시설이 없는 엄마 아빠에게 안심할 수 있는 육아 대안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이

황혼육아로 힘들어하지 않도록 나름의 육아 지침을 꼭 정하도록 하자. 

 

오전 시간대만이라도 어린이집을 이용하거거나, 퇴근 후에는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드려야 한다. 더불어 부모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에 합당한 금전적 보상도 꼭 챙길 것.

 

한류 말고 ‘할류’  소비 시장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고객이 큰손으로 떠오르며 한류가 아닌 ‘할류 열풍’이란 말이 생겼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 2명 중 1명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맡아 키우는 세태 역시 ‘할류’가 신풍속도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하고 있다. 

 

베이비페어나 유아교육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는 게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조부모 육아가 늘어난 만큼 노년층이 쓰기 좋은 육아용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좋은 초경량의 간편한 유모차, 아이의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아기띠와 힙시트 등이 인기 품목으로 꼽히기도 한다. 유의어로 ‘피딩족’이 있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린 육아 용어는 무얼까. ‘나홀로 육아’로 고군분투 중인 엄마들의 자조 섞인 단어 ‘독박육아’, 글로벌 육아의 붐을 타고 온 ‘스칸디 대디·스칸디 맘’, 인스타그램 인기 해시태그 ‘애스타그램·딸스타그램’ 같은 SNS 용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육아 용어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2016년 육아 현주소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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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시전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