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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희의 댓글 카운슬링

놀이터에서 아이가 피해를 봤어요!

Q 놀이터에서 딸이 뺑뺑이를 세우자 타고 있던 아이가 화를 냈어요. “내가 타던 걸 왜 멈춰?” 저는 딸이 “네 것도 아닌데 왜 그래?” 따지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딸은 말없이 다른 데로 갔고 저는 애들 일에 끼어들기 뭣해 딸을 데리고 놀이터를 나와버렸어요. 문제는 그다음, “넌 왜 아무 말도 못했니?”라고 딸을 다그치고 말았네요. 내내 마음이 불편합니다.


먼저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보겠습니다.

 

놀이터에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일단 아이들끼리 관계를 겪을 기회를 갖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명백히 공공질서가 무너지는 순간에는 어른이개입해 알려줘야 하죠.


내 아이, 네 아이 편을 가르지 말고 그 상황에 필요한 질서만 명료하게 알려주세요. 아이가 엄마 마음에 드는 대처를 못했다고 해서 다그쳐서는 안 됩니다. 아이는 관계를 배우는 와중에 있으니 엄마는 어떤 게 바람직한지 일러주기만 하면 되지요.


놀이터에 엄마가 함께 있지 않았을 때 , 아이가 집으로 돌아와 ‘힘들었던 일’을 들려준다면 엄마는 일단 공감해주는 게 좋습니다. 공감할 때에는 속이 시원해지도록! “와, 속상했겠다. 엄마가 안아줄게.” 아이의 잘잘못을 심판하거나 지적하지는 마세요. 

 

자식이 속상할 때 엄마는 위로를 주는 존재여야 합니다. 아이들 사이의 다툼은 우발적이어서 엄마의 위로만으로 대부분 종료되죠. 위로 끝에 “다음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조언을 덧붙여주세요. 충분히 위로받은 아이는 엄마의 조언에 귀를 활짝 열기 마련입니다.


만약 비슷한 갈등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이가 도움을 원하는지 확인하세요. 아이가 도움을 청하면 엄마가 나서야 합니다. 나설 때에는 절대로 무식하지 않게! 최대한 절차를 밟으세요. 아이의 언어는 주관적입니다. 아이 말만 덥석 믿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관찰자의 의견을 청해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면 상대 아이 엄마와 한자리에 모여 솔루션을 찾도록 하세요. 솔루션은 건설적으로! 서로의 양육법을 비난하면 안 됩니다. 두 아이 모두 지금 매우 어설프게 사회를 배워나가는 중임을 기억해야죠.


사실 놀이터라는 최초의 ‘가정 밖 사회’로 아이를 내보낼 때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그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개인의 욕구보다 공공의 질서가 우선된다는 것. 이렇게 어려운 말을 아이가 어떻게 이해하느냐고요? 

 

구체적으로 이런 거죠. 그네를 탈 때엔 먼저 온 아이와 나중에 온 아이 사이에 어떤 규칙이 작동되는지, 먼저 온 아이라 하더라도 얼마만큼 오랫동안 그네를 차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뺑뺑이를 멈춰 세울 때는 어떤 신호를 건네야 하는지, 그때 타고 있던 아이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는 것은 재미있는 놀이 방식인 건지, 아니면 방해가 되는 행동인 건지….

 

수시로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아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이죠. ‘그렇게까지?’ 네, 그렇게까지 해야 튼튼히 유지되는 것이 공공질서입니다. 자기보다 어린아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리는 그 노력의 틈바구니에서 비로소 마련된답니다.

오소희 씨는요…

오소희 씨는요…

여행 작가이자 에세이스트. 12년 전 당시 세 살이던 아들 중빈이를 데리고터키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라오스,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구석구석을 누볐다. 학교에서 체득한 지식보다 길을 걷고, 보고 체감하는 여행의 힘을 믿는다. 

블로그(blog.naver.com/endofpacific)에 엄마들의 궁금증을 그녀의 시선으로 답해주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오소희
사진
한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