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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아이에게 화가 날까?

매일같이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어느새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낮에는 버럭 하고 밤에는 반성하는 엄마들을 위한 조언.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이제 집에 가자고 몇 차례 불렀는데도 아이가 못 들은 척하거나 싫다고 떼를 쓴다면? 더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엄마 말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고 아이를 버릇없이 키운다는 눈초리를 받고 싶지 않아 크게 다그치게 된다. 

 

처음에는 잘 타이르려 해도 아이가 계속 고집부리거나 울음을 터뜨리면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러 결국 ‘버럭’하고 마는 것. 아이에게 화내고 반성하는 이 ‘도돌이표’는 오늘도 계속된다. 

 

수많은 육아서를 정독하고 감정을 컨트롤하려고 노력해도 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으려면 첫째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둘째 엄마 자신의 욕구 역시 파악해야 한다. 가령 자존감이 낮은 엄마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요구를 하게 된다. 

 

또 자신도 모르게 ‘내 아이는 활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화가 날 수 있다. 만약 아이의 잘못에 불필요한 화를 냈다면 부모 자신을 먼저 돌아볼 것. 화가 완전히 가라앉은 뒤 아이의 어떤 모습에 화가 났는지 떠올리면 자신의 분노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다. 

 

 

‘감정일기’를 쓰면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먼저 화가 났던 상황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그 당시 떠올렸던 생각을 가감 없이 기록할 것. 그다음 자기 스스로를 공감해주고 내가 이렇게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행동과 통찰을 적으면 된다. 

 

예를 들어 돈이 별로 없는데 택시를 탔고 차가 막혀 불안한 마음에 택시기사에게 짜증을 낸 상황이라고 치자. 택시비를 못 내면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초조하고 버스를 탈 걸 후회하는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본다. 그다음 불안하고 두려웠던 자신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준 뒤 그 상황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천천히 생각해본다. 

 

이처럼 먼저 내 마음을 헤아리고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 아이의 작은 실수에 분노하지 않는 여유가 생긴다. 대부분 엄마들이 아이에게 화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 꾹꾹 눌러 참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 폭발해 크게 화를 내고 후회하는 상황을 반복한다. 

 

하지만 ‘화’는 나쁜 감정도 아니고 화를 안 내고 살 수도 없다. 다만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한데, 화를 내고 야단치는 데도 요령이 있다. “넌 엄마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니?”, “엄마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식으로 잘못만 지적하면 아이는 상처만 받을 뿐이다. 

 

극단적인 감정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화를 내는 건 엄마의 감정만 표출할 뿐 아이에게 잘잘못을 알려주는 훈육 효과도 없다. 아이를 혼내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엄마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보자. “엄마는 네가 방을 어지럽혀서 힘들었어”라고 1인칭으로 이야기하면 혼나는 느낌을 받지 않으면서 엄마의 감정이 충분히 전해진다.  

 

 

▶욱씨 엄마들을 위한 상황별 처방전 


1. 무조건 ‘싫어’라고 말할 때

유아기 아이들은 싫은 이유를 논리적으로 말할 능력이 없을뿐더러 자신이 ‘싫다’고 말하면 하기 싫은 일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는 아이가 거부하는 이유를 찾아 아이의 욕구를 파악하는 게 우선.

 

가령 비가 내리는데 밖에 나가 놀자고 떼를 쓴다면 “안 돼”라는 거절 대신 무엇 때문에 나가려고 하는지 물어보자. 아이가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아이의 욕구를 해결해줄 수 있다. 이런식으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배려해주면 아이는 ‘싫어’ 대신 다른 대답을 하게 된다. 

 

2.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반복할 때

아이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다. 귀찮아서 건성으로 대답하면 아이는 엄마의 애정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더 매달리게 마련.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자꾸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조르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 “지금은 엄마가 바쁘니까 조금 이따 이야기하자”라고 상황을 정리해주자. 

 

말로는 알겠다고 대답하지만 목소리가 날카롭거나 표정이 경직되어 있으면 아이는 엄마가 화가 났다고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한다. 아이들은 단순히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보다 엄마가 나에게 얼마나 관심과 애정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3. 엄마가 밉다고 말할 때

평소 “엄마 미워,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들으면 진심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은근히 서운한 정도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불쑥 화가 나기도 한다. 나름대로 아이는 자신이 아는 가장 나쁜 말로 감정을 표현한 것. 

 

아이의 표현이 과격할수록 그동안 엄마에게 서운한 감정이 많이 쌓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는 아이의 마음을 추측하려고 하지 말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직접 물어보자. 

 

대부분 자신과 놀아주지 않거나 동생 편을 들어주는 등 사소한 이유를 말할 것이다. 엄마가 아무리 잘해줘도 한 번만 마음이 상하면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는 게 아이들이지만 엄마가 진심으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금세 섭섭했던 감정이 풀어진다. 

 

4. 꼬박꼬박 말대꾸를 할 때 

모든 인간은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화가 난다. 아이들의 말대꾸는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달라는 표현이다. 엄마가 원하는 말을 하게끔 강요한다고 해서 아이가 쉽게 수긍하고 따라주지 않는다

 

. 말대꾸에 화를 내기 전에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엄마가 원하는 것만 강요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말대꾸는 아이 나름의 의견이 생겼다는 의미이고 아이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5. 아이가 무작정 떼쓸 때

아이가 사람 많은 곳에서 소리 지르고 울면서 떼를 쓰면 당황스러워 더 화가 난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 서툴어 차분히 엄마 아빠에게 설명할 수 없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부모가 알아주지 못하니 답답한 마음에 온몸으로 감정 표현을 한다. 

 

이때는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아이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줄 것.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고 훈육하겠다는 생각은 접고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직시하는 평정심을 갖도록 노력한다. 

 

6. 실수를 반복하고 말썽부릴 때

아이가 어리고 정말 몰라서 실수했을 때는 화가 나지 않지만 일부러 못 듣는 척하거나 알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느껴지면 엄마를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착각이다.

 

아이는 단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혼난다는 것만 인지할 뿐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왜 혼나는지 구체적인 이유까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가 미성숙한 존재임을 인정하면 화를 낼 이유도 사라진다. 


7.친구와 싸우거나 동생을 괴롭힐 때 

첫째아이가 동생을 괴롭히고 있으면 눈앞에 펼쳐진 상황만 보고 큰아이에게만 화를 내기 쉽다. 하지만 아이를 혼내기 전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엄마가 걱정돼서 그러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라고 물으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것이다. 이때 오해가 있었다면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잘못한 점은 명확하게 짚어주자. 

 

매일같이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어느새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낮에는 버럭 하고 밤에는 반성하는 엄마들을 위한 조언.

Credit Info

기자
위현아 기자
사진
한정환
도움말
박윤미(<버럭맘 처방전>, 비폭력대화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