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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는 둘째가 생겼는데 기쁘지가 않아요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성우
소품협찬
분트(www.bunt.kr)
장소협조
듀에뜨(02-797-7471)
2016.05.03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큰딸아이와 일곱 살 터울이 나는 둘째를 갖게 되어 심란해요. 학교에 다니면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을 텐데 동생까지 생기면 큰아이가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고요. 남편은 둘째가 생겨서 좋다는데 전 지금껏 계획한 미래가 전부 틀어져서 아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답니다. 첫아이 임신했을 때는 정말 행복하고 하루하루가 설 는데 지금은 아무 감정이 없어요. -민맘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에, 또 아이를 낳은 후에 다양한 양상의 불편한 감정을 느낍니다. 불안감, 두려움, 심란함, 우울감, 심지어 낭패감 같은 것까지요.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짧지 않은 기간 자기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뒤로 미루고 아이 돌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까요. 요즘은 참 다양한 분야의 심리학이 있는데 그중에는 ‘애도(mourning)’에 관한 심리학도 있습니다. 

 

애도의 심리학은 애착을 느끼던 인간관계를 상실했을 때 경험하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설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애도가 인간관계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민맘 님의 경우도 일종의 자기 애도가 필요합니다. 민맘 님이 계획한 미래를 떠나보내야 하는 애도 말이지요. 애도는 보통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과정을 거친다고 하지요. 상실이 일어났을 때 처음엔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고(부정) 상실의 탓을 누군가에게 돌리면서 화를 내게 됩니다(분노). 

아마도 민맘 님은 지금 분노의 단계에 와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제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고(타협) 그러면 맥이 빠지고 우울해지게 됩니다. 애도의 심리학에서는 이런 과정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고착하지 않고 건강하게 수용하기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그 방법은 매단계의 과정을 충실히 경험하는 거예요. 공연히 의연한 척하느라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충분히 화내고 슬퍼하라는 거지요. 

 

째를 임신함으로써 계획한 미래가 전부 틀어졌다고 하는데 저는 민맘 님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떤 꿈을 꾸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설레고 즐거웠을 감정을 느껴보고 싶네요. 그리고 그 계획을 포기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 속상함도 듣고 싶습니다. 

 

민맘 님, 둘째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이유로 들어 자신의 속상한 감정을 억지로 다스리려고 하지 마세요. 이미 생긴 감정을 다스리려고 하면 역효과만 날 뿐입니다.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고, 오히려 둘째 아이에 대한 원망, 미움 등으로 변질될 수도 있어요. 

 

소중한 아이를 임신했는데 내가 이래도 되나,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어른스럽지 못해 식의 생각은 자기 자신을 점점 더 속상하게 만듭니다. <좋은 이별>에서 김형경은 상실 후에 화가 나거나 원망을 하는 것은 인간이 잠시 유아기로 퇴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무의식으로 퇴행해서 과거 시절의 상실감을 다시 경험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과거에 이렇다 할 상실의 경험이 없었더라도 그 누구라도 행복하게 꿈꾸던 것을 잃게 되면 화가 나고 슬퍼집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애도하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안타까워하고 슬퍼하세요. 뱃속의 아기에게 ‘엄마가 슬퍼하는 건 너 때문이 아니야’라고 이야기하면서요. 속상한 마음을 글로 써보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게 충분히 슬퍼하다 보면 달라진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렇게 했을 때 애초에 계획했던 일을 이룰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BB counselling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박미라 씨는요…

박미라 씨는요…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 을공부하며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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