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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속에 숨겨진 자기조절력의 비밀

기다리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손에 땀이 흐른다. 도대체 내 아이는 왜 이렇게 자제력이 없고 제멋대로일까? 인내심과 자제력이 약한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요즘, 자기조절력의 비밀을 파헤쳐보자.

기획
황선영 기자
사진
이주현
모델
아이오나(5세), 홍아인(6세)
도움말
김이경(아름아동심리발달연구소 연구실장)
의상협찬
유니클로(02-3442-3012), 밍크뮤(02-2104-0770), 알로앤루(02-740-3134), 닥터마틴(02-514-9006)
참고도서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이의 자기조절력>(이시형 저, 지식채널)
2016.05.02



자제력이 약한 아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연달아 터지는 ‘분노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별것 아닌 일에도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일종의 감정조절 장애다. 인간은 누구나 욕구가 있다.

 

하지만 모든 욕구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무법천지로 만들지 않게 하는 힘 자제력, 자아통제력, 자아조절력 이라고도 부르는 자기조절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기조절력은 말 그대로 자신 의 신체와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 내심과 자제력의 근간이 바로 자기조절력이다. 동일한 월령의 아이들을 한 방에 모아두고 자세히 관찰해보자.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면 금세 짜증을 내며 떼를 써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 이는 아이마다 자기조절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조절력은 태어나서 3세까지 기초가 만들어지고 6세경까지 발달한다. 

 

아이가 성인이 돼서 갖 는 자기조절력이 이 시기에 결정된다는 얘기다. 타고난 기질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아이의 자기조절력은 충분히 발달할 수 있다. 

 

요즘 부모들은 ‘안 돼’라는 말에 유독 인색하다. 혹여 아이와의 애착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야단을 치고 나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방임은 분명 좋지 않지만 애정 과잉 역시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의 욕구가 100% 충족된다면 아이는 참고 기다리며 억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결국 아이에게 ‘통제’와 ‘절제’를 배울 기회를 잃게 해 자기조절력을 기를 수 없게 만든다.

 

최근 이상적 육아로 여겨왔던 아이 중심의 애착육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사랑과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다 들어주라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은 물론 친구, 부부,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도 참지 못하면 갈등이 생긴다. 규칙과 규율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를 가까이 할 사람은 없다. 아이가 성장하고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건강하게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절제하는 자기조절력을 키우도록 도와야 한다.

 

연령별 자기조절력 발달

그렇다면 자기조절능력은 어떻게 발달할까? 뇌과학 권위자이자 신경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는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 그중에서도 눈 부위 바로 위에 넓게 펼쳐진 안와전두피질(OFC)에 주목한다.

 

전전두엽은 사고와 행동의 사령탑으로 모든 감각기관에서 들어온 정보를 분석하고 통합해 가장 적절한 사고와 행동을 도출하는 부위다. 안와전두피질은 적당한 외부 자극, 안정된 애착과 신뢰에서 오는 촉진적 자극, 그리고 때로는 꾸짖고 제지하는 억제적 자극을 통해 발달하는데, 다른 뇌의 부위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위축되고 발달하지 못한다.

 

특히 자기조절력 발달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3세까지로 보는데 이 시기에 기초 회로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놓아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제제’와 ‘통제’를 통해 자극을 주어야 한다. 이후 보통 6세, 길게는 사춘기까지 이미 싹튼 자기조절력을 계속 훈련하고 다듬어나가면 된다.

 

▶0~1세

뇌의 모든 영역이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로 아직 자기조절 력이 생긴 건 아니지만 아이가 살아가는 기초가 만들어진다. 자기조절능력을 키우기 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와 일차적 신뢰 관계, 즉 애착을 잘 쌓는 것이다. 

 

특히 생후 6개월까지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어야 한다. 인지 능력이 발달하면서 의도적으로 엄마의 관심을 끌기도 하는데, 엄마를 바라보고 웃거나 옹알이를 하는 식이다. 이때 엄마가 적당히 응대해주어야 긍정적인 정서와 함께 자기 긍정감도 생긴다. 다양한 자극 또한 아이의 뇌 발달을 돕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탐색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좋다.

 

1~3세

부모에게 완전히 의존했던 아이가 스스로 서고 움직이면서 독립된 인간으로 자라나는 시기다. 18개월 이후 본격적인 자기조절능력이 생기는데 가령 사탕을 두고 “이건 조금 있다가 먹자”라고 이야기하면 딴 곳을 보거나 혼잣말을 하고 엄마 옷을 잡아당겨 주의를 전환시키는 등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자제력과 참을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어른들과의 힘겨루기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만 2~3세 무렵에는 시키는 건 무조건 “싫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이때 아이의 ‘아니야’는 자기주장, 자기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다만 어디까지 자율성을 허용 하는가가 관건인데 너무 제한하면 위축되어 소심해지고, 너무 내버려두면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위험한 행동,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어른에게 함부로 하는 행동 등 몇 가지 허용하지 말아야 할 항목을 정해두고 일관성 있게 훈육할 필요가 있다. 몸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는 시기이므로 안전 의식을 심어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을 키워주도록 애쓸 것. 예컨대 뜨거운 것을 가까이 보여주며 “앗 뜨거워!” 하며 알려주면 된다. 너무 보호만 하면 위험 감지력 발달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적정선에서 허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3~6세

3세 이후에는 양심의 근간이 되는 초자아가 생기면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가령 엄마가 과자를 먹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면 스스로 ‘그러면 안 돼’라고 말하면서 행동을 멈추기도 하고, 친구의 물건이 탐나도 ‘빼앗아서는 안 돼!’라는 마음속 소리가 행동을 저지한다. 

 

이 시기에는 자기조절력의 차이도 확연히 드러난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어디에서든 뛰어다니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버릇이 없고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양보나 타협이 어렵다면 자기조절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다는 신호다. 

 

특히 이 시기에는 밥을 먹을 때 반드시 앉아서 먹는 등 생활습관을 통해 규칙과 규율을 배우게 된다. 아이를 제지할 때는 일관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집에서는 공주로 대접받으며 무엇이든 다 허용되는 아이가 밖에서 제지를 받게 되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되고 바깥세상은 나쁜 사람이 가득한 곳으로 생각할 수 있다.

기다리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손에 땀이 흐른다. 도대체 내 아이는 왜 이렇게 자제력이 없고 제멋대로일까? 인내심과 자제력이 약한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요즘, 자기조절력의 비밀을 파헤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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