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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가 생기긴 할까요?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성우
소품협찬
요술나무(www.yosulnamu.com)
2016.03.30

 

 

이제 4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늦게 낳아서인지 지금까지도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네요. 남들은 한 달쯤 되면 일상생활을 하는 것 같던데 도대체 나는 왜 이런지 우울해져요. 할 일은 잔뜩 쌓여 있고, 아이는 계속 울고, 몸은 맘대로 안 따라주고…. 자상한 남편이 옆에 있지만 아이 낳은 뒤 지금까지 행복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주위에 도와줄 어른이 없어서인지 아이 돌보는 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고 아이가 예쁘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어요. 모성애가 나중에라도 생길 수 있을까요? 저도 남들처럼 우리 아이가 예뻐서 물고 빠는 날이 올까요? -밍키맘

 

출산을 하고 엄마가 된 여성에게는 아이를 보살피는 일이 주어지지만, 엄마가 된 여성 역시 누군가의 지극한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낳은 산모들은 일종의 정체성 변화를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무척 예민해지기 때문이죠. 

 

춘기 아이들이 급격한 정체성 변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여성의 경우는 사춘기 이후에도 정체성 변화를 몇 번 더 겪게 됩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결혼을 하면 부모가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친정에서 시댁으로 말이지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시댁 식구를 내 가족 이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문화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경험이 심각한 스트레스가 된다는 건 대부분 여성들이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경험은 바로 출산입니다. 배가 불러오고 젖이 불어나는 육체적 변화와 함께 누군가의 엄마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육아의 책임이 거의 전적으로 여성에게 귀속되는 한국적 상황 때문에 여성들은 엄마로서 무게감을 한층 더 힘겹게 느끼지요. 그래서 산후우울증이 깊어지는 것이고요.

 

이럴 때는 산모를 따뜻하게 보살펴줄 어른이 필요합니다. 초보맘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이해하고 위로해주고, 건강을 보살펴주며, 아기를 능숙하고 여유 있게 돌봐줄 나이 든 여성 말입니다. 

 

마도 밍키맘 님에게는 그렇게 보살펴줄 어른이 필요한가 봅니다. 많이 긴장되고 불안하셨지요? 그럴 때는 마음껏 외로워하시고, 또 속시원히 울어도 보세요. 슬픔 속으로 충분히 가라앉으면 다시 천천히 떠오를 테니까요. 그때까지 남편을 비롯해 주위의 도움을 충분히 받으면서 자신을 기다려주세요. 보살펴줄 어른이 없다면 밍키맘 님이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보살피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마음속에서 그리고 있던 모든 어머니상을 지우세요. 엄마는 모름지기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이상과 기대가 활력소 역할을 하기도 했겠지만 지금처럼 힘겹고 우울한 시기에는 무겁고 단단한 족쇄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아이를 낳으면 행복한 엄마가 될 거고, 한 달이면 털고 일어나 바지런히 아이를 돌볼 거고, 또 누구보다 아이를 예뻐해서 물고 빠는 엄마, 모성애 강한 엄마가 되어야지 하는 이제까지 님이 생각한 모든 기대를 놓아버리세요. 자신이 되고 싶은 어머니상을 따라 하기 위해 애쓰지 마세요. 그러면 반드시 좌절하게 되니까요. 

 

그보다는 자신이 될 수 있는 어머니상을 받아들이세요. 있는 그대로의, 가장 자기다운 엄마가 되세요. 밍키맘 님은 어떤 엄마일까요? 무뚝뚝하지만 변함없이 든든한 엄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물고 빨며 예뻐하지만 집착이 강한 엄마일 수도 있고요. 집안일에 게으르고 정리도 잘 못하지만 아이들과 신나게 노는 걸 잘하는 엄마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다 잘하면서 단점은 없는 엄마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그러니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을까 봐 초조해하지 말고 느긋하고 자연스러운 엄마가 되세요. 단언컨대 그런 엄마가 가장 좋은 엄마입니다. 

박미라 씨는요…

박미라 씨는요…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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