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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맘의 생생 육아일기

두 돌 아이의 독서 교육

2016-03-08

 


 

두 돌 아이의 독서 교육

“어째 애 키우는 집에 애가 읽을 책이 없냐?” 얼마 전 집에 오신 친정엄마가 한소리 하셨다. ‘으잉? 책 많은데…’ 하고 책장을 들여다보니 대부분 큰애가 돌 무렵에 선물 받았던 보드북. 친정엄마가 가끔 한 권씩 사들고 오신 그림책 몇 권이 그나마 구색을 맞추고 있었다. 한순간 아이 교육에 무관심한 엄마가 된 것 같아 기분이 가라앉았다. 나름 해명을 하자면 아이가 아직까지 책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지켜보던 참이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어느 순간부터 아이의 책 읽기가 정체기에 들어선 건 맞다. 전보다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많아졌고,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동생이 태어나면서 엄마인 내가 끼고 앉아서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확실히 줄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건 환영하지만 어릴 때는 마음껏 뛰어노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나의 교육관 또한 영향을 미쳤을 거다. 한창 책을 많이 읽어주던 때도 있었다.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큰 아이를 ‘재우기’ 위해서였다. 업거나 안아줘야만 자던 아이였는데 신기하게도 가만히 눕힌 채 책을 두어 권 읽어주면 스르르 잠들었다. 30여 년을 살면서 책의 유용함과 고마움을 그때만큼 강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 

 

26개월 아이에게 책보다는 놀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이 살짝살짝 흔들리는 건 사실이다.  첫째 아이 친구들의 집에는 이야기책, 자연관찰책 전집이 책장에 빽빽히 꽂혀 있다. 어떤 엄마는 요즘 유행하는 북클럽에 가입해 아이에게 매달 새로운 책을 접하게 하고 스마트패드로 독후활동도 시킨다. 재미있는 영상과 노래가 나오고 터치하는 대로 반응하니 아이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란다. 

 

둘째 산후조리원 동기 중에는 아이가 세 살이 되면 한글 방문학습지를 신청하겠다는 엄마도 있다. 그런 친구들의 환경에 비하면 우리 아이의 독서 활동은 정말 비루한 수준이다. 읽던 책 읽고 또 읽고, 책에 낙서하고, 동물 이름 맞히고, 그림만 보고 엄마 마음대로 이야기 만들어 읽어주는 게 전부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건 ‘책꽂이에 있는 책 다 꺼내서 어질러놓기’이니 말 다했지. 게다가 동생이 태어나면서 정신줄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엄마가 새 책도 안사주고 잘 읽어주지도 않으니 전직 초등학교 교사 출신 외할머니가 보기에 얼마나 답답하셨을꼬. 

 

하지만 나도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지 ‘고민’은 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유명한 책이거나 베스트셀러라고 무조건 구입하지 않겠다는 요상한 고집이 발동해 전문가가 추천하고 상도 받고 엄마와 아이의 반응도 좋은 책을 엄선한 ‘책 리스트’를 작성 중이었는데 친정엄마는 내 계획도 모르고! 물론 그 엄청난 리스트를 작성하는 사이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어느 날 제대로 ‘필’ 받아 마음에 드는 책 10여 권을 무심히 인터넷 책방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총계가 10만원이 넘는 걸 확인하니 차마 결제창으로 이동하는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이 돈이면 조금 더 보태서 차라리 전집을 사는 게 싸게 먹히겠다는 엄마들의 ‘흔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영부영 장바구니에 책을 몇 권 담아둔 사이 시간은 가고 아이는 만 두 돌을 훌쩍 넘고 나는 친정엄마에게조차 교육에 무심한 엄마로 핀잔을 듣는 존재가 됐다. 그래,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지. 오늘 다시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니 아이가 볼 책이 더 필요하긴 할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전집을 들이고 싶진 않다. 직접 읽어주지 않아도 돼 몸은 더 편하겠지만 스마트패드로 하는 독서 교육도 사양하련다. 대신 한동안 뜸했던 도서관을 더 자주 방문하겠다고 결심한다. 

 

아니지, 우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책 결제부터! 

 

 

심효진 씨는요…

심효진 씨는요…

전 <우먼센스> 기자이자 25개월, 5개월 연년생 두 아이를 둔 엄마. 일할 때는 제법 똑똑해(!) 보인다는 평도 들었지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여전히 어리바리 초보맘 코스프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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