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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3세 육아는 처음이지?

걸음마를 떼고 쫑알쫑알 말을 시작하던 귀여운 모습도 잠깐. 어느새 고함지르고 반항하는 말 그대로 미운 세 살이 됐다. 순둥이 같은 아이도 악마처럼 만드는 3세의 비밀을 살펴봤다.

2016-02-11

 

 

동서양을 막론하고 3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통은 비슷한 듯하다. 한국에 ‘미운 세 살’이 있다면 미국에는 ‘The Terrible Two(공포의 두 살)’라는 말이 있다. 순둥이 소리를 듣던 아이가 3세를 기점으로 왜 저렇게 사사건건 사고 치고 엄마가 시키는 일에 무조건 싫다고 하는 걸까?

 

3세 아이에게는 급격한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걸음마가 익숙해져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자신만의 생각과 주관이 생긴다. 말을 할 때 “내가 할게” 식으로 ‘나’라는 주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 이전까지는 엄마와 나를 동일한 대상으로 인지했으나 3세가 되면서 자아 개념이 생긴다. 자기 나름대로 좋은 것과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엄마가 못하게 하면 언어 능력이 미숙하다 보니 고집부리고 떼쓰는 방식으로 싫다는 걸 표현하는 것.

 

부모의 잘못된 훈육이 ‘3세병’을 더 심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얌전하고 순할 때는 무관심하다가 미운 행동에 집중했다면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말썽을 부릴 수 있다. 간혹 부모를 골탕 먹이거나 속상하게 하려고 반항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을 혼내는 엄마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힘으로는 이길 수 없기에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상처 주는 말을 하는 등 말썽을 피워서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돌 무렵에 걸음마를 시작하고 생후 24개월부터 대소변을 가릴 수 있는 것처럼 3세에 미운 행동을 보이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반항적인 게 아이의 성장에 어떤 도움이 될까 싶지만 아이는 하고 싶은 일을 경험하고 좋고 싫은 감정을 표현하면서 독립심과 자발성을 키워간다. 지금 당장은 이 괴로운 순간이 계속될 것 같지만 아이를 격려하고 또 인내하며 충분히 기다려주자. 이 시기가 지나면 어느새 엄마 일도 도와주고 혼자서 자기 일을 척척 해내는 아이로 변해 있을 것이다. 

 

​ 3 years 육아의 원칙

01. 아이의 마음을 살펴본다

아이가 세 살이 되면서 찾아온 변화는 부모를 힘들게 하지만 그 변화의 이면에는 독립성, 신체 능력 발달, 자신감 등 긍정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말썽부리고 떼쓰는 아이에게 화를 내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보자. 가령 아이가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동은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다. 아이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부모는 무작정 화 내고 아이는 상처받게 된다. 

 

02. 잘못된 행동은 명확하게 알려준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아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받아주거나 엄마 기분에 따라 양육 태도를 달리하면 나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했을 때는 평소보다 목소리를 낮추고 “다른 사람이 다치게 돼”, “하면 안 돼”라고 말할 것. 특히 부엌에 들어오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등 안전과 관련된 일은 더 엄격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03. 때로는 무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면 엄마도 화가 난다. 이때 엄마가 화를 내거나 힘으로 제압하면 더 심하게 반항할 수 있다. 아이의 행동에 즉각적인 반응 보다는 “네가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 이야기할 수 없어”라고 말하고 자리를 피하자. 아이는 자기가 떼를 써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으면 울음을 곧 멈춘다. 이후 아이가 진정되면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보고 허용되는 선에서 요구 사항을 들어준다. 

 

04. 훈육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떠올리며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초장에 바로잡겠다는 생각은 금물. 아이는 엄마의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하면 안 되는 일’임을 인지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위험하다는 등의 구체적인 이유까지 이해하지는 못한다. 답답한 마음에 힘으로 제압하거나 체벌을 하면 자기주장 능력이 떨어지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간다. 

 

 


 

​ 3 years 육아 트러블 상활별 대처법

case 1 “물건을 던지고 엄마 얼굴을 때려요”

MOM 요즘 아이의 가장 큰 즐거움은 물건 집어던지기. 처음에는 그런가 보다 넘겼는데 아이가 던지는 물건에 한두 번 맞다 보니 참을성도 한계가 다다랐다. “던지면 안 돼”라고 백번 말해도 못 알아듣는 아이 앞에서 여봐란듯이 손에 잡히는 아무 물건을 던져 ‘까불지 마. 너보다 내가 더 잘 던져’라고 소리치고 싶다. 


KIDS 힘을 줘서 물건을 던지면 멀리 날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엄마 아빠가 저한테 관심을 보이면 신이 나서 더 멀리 던진답니다. 가끔은 제가 싫다고 해도 자꾸 무시하는 엄마 때문에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질 때도 있어요.

 

DOCTOR'S SAY 이 시기 아이들이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놀이 활동이다. 아이의 표정을 보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데 찡그리거나 화난 얼굴이 아니라 웃고 있다면 단순히 던지기를 놀이로 즐기고 있다는 의미. 하지만 던지는 행동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아이도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제지해야 한다. 물건을 던지는 건 나쁜 행동이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복해서 설명해줄 것. 만약 훈육이 통하지 않거나 떼를 쓰면서 물건을 던진다면 아이가 던질 만한 물건은 모두 치운다. 

 

case 2 “모든 일을 혼자 하려고 해요”

MOM 세수하고 옷 입고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까지 뭐든 자기가 하겠다는 아이 때문에 매일 아침 전쟁을 치른다. 이미 회사에 지각왕으로 찍힌 지 오래고, 통학버스에서 기다리는 어린이집 교사에게 늦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KIDS 예전엔 세상이 무섭고 모르는 것 투성이어서 엄마만 따라다녔어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신기하고 궁금해서 엄마가 하는 건 다 따라하고 싶어요. 또 원하는 곳은 마음대로 걸어갈 수 있고 힘도 강해져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거든요.


DOCTOR'S SAY 걸음마가 익숙해지고 인지 능력이 발달하면서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엄마가 하는 행동은 무엇이든 따라 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만지고 맛보고 냄새 맡아봐야 직성이 풀린다. 독립성과 호기심이 생기면서 보이는 행동으로 이 시기에 나타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니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립성과 자발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것. 만약 아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싶은데 키가 닿지 않는다면 안아 올려서 눌러보게 해주고 “○○도 엄마처럼 누를 수 있네”, “버튼을 누르니까 문이 열리네”라는 말로 아이의 행동으로 인한 변화와 능력을 칭찬해주자. 단, 가스레인지에 가까이 가거나 자동차 운전석에 앉는 등 위험한 행동은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case 3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해요”

MOM 아이의 애착인형이 누더기처럼 변한 지 오래. 얼마 전부터는 퀴퀴한 냄새까지 풍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애착인형을 숨겼다가 기절 직전까지 우는 아이를 보고 결국 포기했다. 변기보다 더러울 것 같은 인형을 매일 밤 껴안고 자는 아이를 보면 사이다 없이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다.  

 

KIDS 집 밖의 세상이 궁금해서 엄마 몰래 나가서 이곳저곳을 구경해요. 하지만 엄마가 곁에 없으면 무섭고 가슴이 콩닥거린답니다. 그럴 때 엄마 냄새가 나는 이불, 매일 밤 안고 자는 인형이 있으면 안심이 돼요.

 

DOCTOR'S SAY​ 독립심이 강해지는 아이들은 엄마 품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엄마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이 있다. 이때 엄마를 대신하는 것이 인형, 이불, 노리개 젖꼭지 등 ‘애착 물건’이다. 아이가 애착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만 5~6세가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만약 만 5세가 지났는데도 집착이 계속되고 물건이 눈앞에서 없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불안해한다면 아이와 엄마의 애착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아이를 야단치거나 강제로 애착 물건을 빼앗는 것은 금물. 한시적으로 물건을 떼어낼 수 있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는 물건에 더더욱 집착하게 된다.

 

 


 

case 4 “원하는 걸 들어줄 때까지 떼를 써요”

MOM 사람 많은 곳, 특히 마트 같은 데서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다 버리고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다. 이 아이의 엄마가 아닌 척하고 싶다. 원하는 걸 들어줄 때까지 아이는 울고 그 떼를 받아줄 수도 없고 정말 미칠 노릇이다.

 

KIDS 엄마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방해하면 서럽고 화가 나요. 마음은 답답한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물건을 던지고 바닥을 쳐야 화가 풀린답니다. 가끔은 계속 울고 화 내면 원하는 것을 엄마가 사주기 때문에 일부러 바닥에 뒹굴 때도 있어요.

 

DOCTOR'S SAY 자신이 원하는 걸 들어주지 않을 때 아이들은 분노와 좌절감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언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울기, 발버둥치기 등 비언어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 3세가 되면 떼쓰기가 절정에 이른다. 떼쓰기를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기’로 아이가 고함을 지르고 생떼를 써도 반응하지 않는다. 단, 어떨 때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어떨 때는 허용해주면 아이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일관된 양육 태도를 보여 떼쓰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떼쓸 때마다 엄마가 원하는 걸 들어주면 나중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울고불고 화를 내는 등 행동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간혹 감정이 격해지면 벽에 머리를 박거나 자신의 살을 꼬집는 등 자해하는 아이가 있다. 엄마는 깜짝 놀라 아이에게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자기도 모르게 하는 행동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는 혼내거나 격하게 반응하지 말고 아이의 감정을 달래주는 것이 우선이다. 머리를 벽에 찧는다면 푹신한 쿠션을 대주고, 행동이 점점 심해지면 손을 잡아 저지한다. 단순히 떼를 쓸 때처럼 아이의 행동을 무시하거나 몰래 지켜보려고 자리를 뜨는 것은 금물. 아이의 불안감을 자극해 행동이 더욱 과격해질 수 있다.

 

 


 

case 5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싫어’를 외쳐요”

MOM 하루에도 수십 번 아이에게 거절 당하면 “넌 대체 좋은 게 뭐야?”라고 소리치고 싶다. 아무 뜻이 없는 건 알지만 ‘싫어송’을 온종일 흥얼거리는 아이를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너 지금 나랑 밀당 하니?’ 

 

KIDS ‘싫어’라는 어른들의 말을 따라 했더니 하기 싫은 일을 안 해도 되더라고요. 사실 엄마가 시키는 일 중에 하고 싶은 게 별로 없거든요.

 

DOCTOR'S SAY​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만큼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때다.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싫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아이 나름대로 의견이 생겼다는 뜻이므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때는 아이의 의견을 인정해주되 할 수 있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줘야 한다. 아이들은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싫다’고 말하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고 무조건 거부하기도 하니 ‘싫어’ 대신 ‘좋아’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을 만들자. 가령 아이가 밥 먹기를 거부한다면 과일이나 간식을 권유해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낼 것. 아이가 ‘좋다’고 대답했을 때 부모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안 먹어’, ‘안 입어’, ‘안 잘래’를 말장난 하듯이 하거나 아예 노랫말로 만들어 흥얼거리는 아이도 있다. 이는 정말 싫어서가 아니라 엄마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장난을 치는 것이니 아이가 싫다고 하면 “그럼 그렇게 해”라고 덤덤한 반응을 보여 흥미를 떨어트린다.

걸음마를 떼고 쫑알쫑알 말을 시작하던 귀여운 모습도 잠깐. 어느새 고함지르고 반항하는 말 그대로 미운 세 살이 됐다. 순둥이 같은 아이도 악마처럼 만드는 3세의 비밀을 살펴봤다.

Credit Info

기획
위현아 기자
사진
한정환
모델
이로하(4세), 김대훈(5세)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스타일리스트
김지연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바바라(02-514-9006), 베베드피노(031-978-5992), 쁘띠빠또(02-6911-0748), 킨더스펠(02-3442-0220), 오즈키즈·캡텐(02-517-7786)
참고도서
<아이심리백과:3~4세편>(신의진 저, 걷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