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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 마음 얻는 현명한 대화의 기술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면 주목하자.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공개한다.

기획
황선영 기자
사진
성나영
도움말
이정숙(대화 컨설턴트, <유쾌한 대화법> 저자)
참고도서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이기주 지음, 황소북스)
2014.08.01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맡기다 보면 선생님과 1:1로 대화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마련. 아이가 제대로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일상적인 대화가 될 수도 있고, 친구와 싸웠거나 아이가 다쳤을 때처럼 민감한 상황에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원하는 바는 전달하면서 효과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선생님과 대화할 때 기본 매뉴얼

1. 스몰토크(Small Talk)로 시작해 빅토크(Big Talk)로 나아가라

“날씨가 정말 좋죠?”, “비가 너무 많이 오네요” 같은 일상의 화젯거리를 나누는 가벼운 대화를 스몰토크(Small Talk)라고 한다. 낯선 사람과 대화를 전개할 때 많이 사용하는 대화법으로 서먹한 분위기를 짧은 시간에 해소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날씨가 정말 화창하네요. 운동하기 딱 좋겠네요. 00 선생님은 운동 뭐 좋아하세요?” 식으로 상대방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면 더 좋다. 스몰토크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면 목적이 있는 화젯거리인 빅토크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자. 물론 선생님과 엄마 사이의 빅토크는 아이다. 
“00가 집에서는 ~한 부분이 잘 안 돼서 저한테 많이 혼나요. 유치원에서는 어떤가요?”, “00가 요즘 유치원에 가는 게 너무 좋대요. 00가 좋아하는 친구는 누구인가요?” 등등 자연스럽게 근황을 묻고 대화를 이어나간다.

2. 첫 인사가 엄마의 인상을 좌우한다

인사에도 두 종류가 있다. 툭 치면 반사적으로 나오는 ‘기계적 인사’와 진심이 묻어나는 ‘진심어린 인사’가 그것. 매일 아침 유치원 통학 버스 앞에서 선생님을 만날 때 어떻게 인사했는지 되돌아보자. 웅얼거리며 고개만 갸웃하거나 상대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건네는 인사, 뚫어져라 쳐다보며 미소 없이 건네는 인사는 안 하는 것만 못하다. 
꼭 인사를 고상하게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저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진심을 담아 인사하면 된다. 또한 상대방이 인사할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도 중요하다. 단순히 똑같은 말로 화답하기보다는 가벼운 화젯거리를 덧붙이면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안녕하세요. 저희는 날씨가 굉장히 좋아서 주말에 00와 여행을 다녀왔어요. 선생님도 주말 잘 보내셨어요?”라고 묻는 식이다.

3. 대화에도 좋은 태도가 있다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은 오직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게 아니라 당신의 모든 부분을 관찰한다. 이를 ‘메러디안 법칙’이라고 하는데 목소리 38%, 표정 30%, 태도 20%, 몸짓 5%, 말은 7% 정도를 차지한다. 
말뿐만 아니라 몸짓 언어 또한 대화의 일부분인 것. 따라서 대화를 할 때는 눈보다는 상대방의 코나 턱, 목걸이를 쳐다보는 것이 노하우다.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눈 움직임을 통해 감정 변화도 읽을 수 있다. 
또 무의식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표정이 경직되거나 미간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이 오해를 사기 쉽다. 옷차림도 일종의 대화다. 통학버스를 태워줄 때 아침이라고 해서 편한 옷을 입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과한 옷차림도 상대방에게는 부담이지만, 너무 격이 없어도 실례다.

4. 구구절절 쓸데없이 말을 늘어놓지 마라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방이 가진 정보를 제대로 얻어내기 위해 먼저 듣고 나중에 얘기하는 습관이 있다. 말도 장황하게 하거나 쓸데없이 길게 하지 않는다. 
사람의 최대 집중력은 18분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듯, 제대로 말을 전달하고 싶다면 일정 시간 안에 하고 싶은 말만 명료하게 전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첫 마디에 말하고 싶은 키워드를 압축하고 그다음엔 앞서 꺼낸 말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간혹 선생님 앞에서 본인이 아이를 잘못 키워 이렇게 됐다며 구구절절 하소연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오히려 선생님에게 자녀한테 소홀한 엄마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 차라리 “고치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네요. 집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라고 조언을 구하는 편이 낫다.

5. 잘못이 아닌 해결책에 집중하라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내버려뒀나요?”, “아이가 싸울 동안 뭘 하고 계신 거죠?” 등 과거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고 잘못의 이유를 파고들면 대화는 발전하지 않는다. 
“그게 말이 되나요?” 식의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도 삼갈 것. 똑같은 말이라도 ‘하지만’이라는 부정적인 표현 대신, ‘그런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황은 알겠어요. 그런데 아이가 화가 난 데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라는 식이다. 이러한 대화 습관은 선생님과의 견해 차이가 있을 때 더욱 유용하다.

6.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상황파악이 우선!
유치원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엄마가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다. 잘잘못을 따질 게 아니라 “얼굴의 상처는 괜찮나요? 상대편 아이 엄마에게 제가 전화 드리고 싶은데 연락처를 받을 수 있을까요?”식으로 상대방을 먼저 챙기는 게 도리다. 
“선생님이 말리셨어야죠”처럼 비난하는 말은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 오히려 “선생님께서 당황스러우셨겠어요. 우리 00이가 지금까지 그런 적이 없는데 실수를 했나 보네요.” 식으로 선생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준 뒤 내 아이를 챙기는 게 낫다. 
선생님에게도 엄마가 상식적이면서도 배려가 깊은 사람으로 비춰지고, 심정적으로 지지도 얻을 수 있다. 00이가 원래는 착한 아이라는 것을 상대방 아이 엄마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

7. 과도한 배려는 독이 된다
대화를 하면서 지나친 자랑만큼이나 피해야 할 것이 바로 상대방을 과도하게 배려하는 일이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든다. 돈을 주고 아이를 맡긴다고 해서 아랫사람 부리듯 대하는 태도도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려워하면서 저자세일 필요도 없다. 
물론 적당한 칭찬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힘드시죠?”, “우리 아이가 요즘 선생님 덕분에 이렇게 좋아졌어요” 식으로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

8. 화가 날수록 최대한 말을 아껴라
아이가 부당한 처우를 받았거나 친구에게 맞고 왔을 때 화가 나는 건 당연하다. 이런 일이 생기면 대부분 선생님한테 전화가 오는데, 엄마는 예상치 못한 문제 상황을 듣게 되면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쁘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일의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소상히 밝혀야 하는 선생님이 제3자 화법을 취하기라도 하면 당연히 “선생님은 뭘 하셨나요?”라고 묻게 된다. 
하지만 선생님이 충분히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충분히 미안함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선생님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를 계속 맡길 생각이라면 아무리 화가 나도 막말을 하는 건 금물. 마음속에 있는 말을 아끼고 다소 부족한 듯할 때 멈추어야 한다. 만약 화가 누그러지지 않는다면 일단 상대방이 하는 얘기를 모두 듣고 난 뒤 입장을 전달해도 된다.

  • TIP. 선생님 성향별 대화 노하우
    선생님의 성격에 따라 대화도 달라져야 한다. 등하교를 시키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두 마디 건네게 되는데, 대답하는 스타일만 봐도 선생님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 한눈에 딱 보기에도 명쾌한 성격의 선생님이라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는 단도직입적으로 솔직하게 핵심을 말하는 게 효과적. 아이에게 다정다감한 스타일의 선생님이라면 등하교 시 자연스럽게 만난 자리에서 고민을 이야기해보자. 깐깐한 성격의 선생님이라면 면담을 먼저 신청한 뒤 조용하게 단둘이 이야기하되 미리 하고 싶은 내용을 메모해 논리정연하게 전달하는 게 효과적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트리게 마련. 이럴때 일수록 현명한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 전문가에게 문제 상황에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노하우를 물었다.

상황별 실전 대화법

Case 1.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를 때렸을 때
선생님 00가 오늘 유치원에서 친구를 때려서 얼굴에 상처가 났네요. 일단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 전화 드려요.
엄마 어머, 00가 그럴 리가 없는데…. 집에서는 얼마나 착하다고요. 혹시 상대편 아이가 00를 화나게 한 거 아닌가요?
선생님 00가 갖고 있는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놀려다가 싸운 것 같아요. 평소엔 00가 절대 그러지 않는데 친구가 장난감을 안 주려고 소리를 쳐서 화가 났나 봐요. 옆에서 지켜본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죄송해요.
엄마 선생님이 말리셨어야죠. 그리고 상대편 엄마한테 전화하기 전에 먼저 저한테 연락하는 게 먼저 아닌가요.
선생님 네, 죄송합니다.

전문가 코멘트

첫 마디가 선생님이 잘못한 일인 양 부정적인 말로 시작하면 선생님은 방어 태세를 취합니다. 어머니의 따지는 말투는 선생님으로 하여금 학부모인 어머니와 가급적 충돌을 피하려면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하죠. 어머니가 선생님에게 그런 부담을 주면 아이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어려움을 당해도 어머니에게 자세한 정보를 주고 싶지 않을 겁니다. 

아이 문제로 전화한 선생님을 불편하게 만드는 대화가 아이를 더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단 “저런, 우리 아이 때문에 선생님이 많이 놀라셨겠어요” 식의 사과부터 하고 “많이 다쳤나요?”라고 물어보세요. 선생님이 말려야 했다는 둥의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선생님과 아이 그리고 어머니의 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입니다.

Case 2. 처음 유치원 선생님을 만나 대화할 때
선생님 안녕하세요, 00 어머님.
엄마 어머, 어머! 안녕하세요. 제가 00이 엄마예요. 애만 덜렁 맡겨놓고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00가 평소에 좀 산만하고 정신없는데다 좀 부산스러워요. 수업 시간에 칭얼거려도 예쁘게 봐주세요.
선생님 아, 네. 아이들이 다 그렇죠. 주의 깊게 보겠습니다.
엄마 아, 그리고 김치 들어간 밥은 절대 먹지 않거든요. 특별히 신경 좀 써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엄마 맘 다 아시죠?
선생님 아, 네….

전문가 코멘트 

선생님의 수고를 잘 알고 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현명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산만하다는 등 아이의 단점을 말할 필요는 없어요. 선생님이 미처 아이의 산만함을 몰랐다면 ‘이 아이가 산만하구나’라고 생각해 달리 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럴 때는 “남자애들 다루기가 쉽지 않을 텐데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한 가지 부탁드릴 일이 있어요”라고 서두를 꺼내 아이가 김치를 안 먹으니 피해 달라는 말이 명령이 아니라 부탁임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 좀 써주세요”는 공손하게 들리지만 명령입니다. “제 아들이 김치를 먹으면 뒤탈이 나서 걱정이에요” 정도로만 말하고 선생님이 알아서 “그럼 제가 안 먹이도록 조심할게요”라는 답을 유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Case 3. 아이가 유치원에서 다쳤을 때
선생님 어머님, 00가 점심시간에 놀다가 다리를 살짝 긁혔어요. 주의 깊게 못 봐서 너무 죄송해요.
엄마 아니, 애가 다쳤으면 당장 저한테 전화를 해야죠! 얼마나요? 많이 다쳤어요?
선생님 겉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일단 소독하고 병원에 다녀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세요.
엄마 선생님은 도대체 뭘 하고 계셨죠? 이렇게 다칠 줄 알았으면 유치원에 보내지도 않았어요. 정말 너무 실망스럽네요.

전문가 코멘트 

엄마가 선생님을 교사로 대하지 않고 집에서 애 봐주는 사람 대하듯 말한다면 보살필 아이가 많은 선생님으로서는 그 아이에게서 눈길을 거두게 마련입니다. 

“우리 애 때문에 선생님이 많이 놀라셨겠어요. 애들이 놀다가 다칠 때도 있지요. 많이 안 다쳤으면 곧 낫겠지요”라고 쿨하게 말한 뒤 다음 이야기를 꺼내면 오히려 아이에게 더 애정이 가고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될 겁니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고운 법이지요. 아이 맡긴 엄마 말이 미우면 천사 같은 선생님일지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가 대신 미워지는 법이랍니다.

Case 4.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엄마 선생님, 오늘 제가 사정이 있어서 1시간 정도 늦게 아이를 데려갈 것 같아요.
선생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일단 데리고 있을 수는 있지만 1시간까지는 힘들 것 같은데 어쩌죠?
엄마 급한 미팅이 잡혀서 도저히 나갈 수 없는 상황인데다 남편도 힘들다고 해서요.
선생님 아, 그렇군요.
엄마 좀 부탁드려요. 제가 언제 이런 적 있나요. 저도 어쩔 수 없어 그러니 좀 도와주세요.

전문가 코멘트 

선생님도 퇴근 시간이 있는데 무조건 늦게 데리러 간다고 말하는 것은 남의 개인 시간을 빼앗겠다는 매우 무례한 행동입니다. “선생님도 퇴근하셔야 할 텐데 이런 부탁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먼저 양해부터 구해야 합니다. 

하원 시간이 지난 후 아이를 돌봐주는 것은 순전히 선생님 개인 재량이지 반드시 해야 할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탁은 정중할수록 좋습니다. 더구나 어머니가 개인 미팅이나 남편 사정을 마치 당연한 듯 말하며 늦는다고만 하고 데리러 갈 시간도 말하지 않고 맡기려 한다면 누구든 화가 날 겁니다. 

선생님으로서는 대상이 학부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락한다고 해도 분노가 생겨 아이에게 고운 시선을 보낼 수 없겠지요. 아이 맡기는 엄마는 선생님에게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해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면 주목하자.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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