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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집 나간 입맛 돌려주는 토마토 반찬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이달에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입맛 잃은 아이를 유혹할 새콤한 토마토 반찬을 선보인다.


우리 집 공주들의 솔푸드 ‘토마토’
우리 집 냉장고 채소칸에 늘 채워져 있는 식재료가 브로콜리와 연근, 당근, 그리고 토마토다. 몸에 좋은 채소들이기에 늘 상비해두고 먹이는데, 이 중에서 절대 떨어뜨려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토마토.
우리 집 공주들이 입맛 없거나 감기에 걸려 기운 없을 때, 그리고 뭔가 심기가 불편할 때 꼭 찾는 게 토마토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토마토 사랑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애가 태어나서 중국인 입주 이모가 아기를 돌봐주셨는데, 어느 날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다며 토마토국을 끓여 주셨다. 아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중국 유학 중에 남편과 만나 학교 식당에서 난생처음 먹어본 토마토국은 가히 충격적이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과일로나 먹는 토마토를 끓여 먹는 것도 신기했지만, 기름이 둥둥 떠 있고 시금털털한 맛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게 매일같이 나오는 기본 국이라 한 번 먹고 두 번 먹다 보니 묘하게 중독되는 매력이 있었다. 
또 해장국으로 마셔도 좋을 만큼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따끈하게 한 그릇 먹으면 왠지 기분도 좋아진다. 오랜만에 토마토국을 달게 먹다 보니 옛날 추억이 하나 떠올랐는데, 이유식을 시작할 때 큰애가 토마토국을 한입 먹어보곤 쩝쩝 입맛을 다셨다.
이게 사실 한국인의 식성에는 좀 무리가 있는 맛인데 엄마 아빠의 입맛을 물려받았나 보다. 큰애는 토마토국을 그리 사랑하더니, 말 틔고 난 뒤로 툭하면 냉장고 문을 부여잡고 토마토국 내놓으라고 농성을 한다. 둘째도 몸이 안 좋거나 기분이 별로일 때는 오로지 토마토국에 밥을 말아 먹거나 국만 두 그릇을 해치운다.
토마토가 비싼 겨울철엔 조금씩 아껴가며 국만 끓여 주고, 요즘처럼 잘 익은 토마토가 흔할 때는 듬뿍듬뿍 사다가 국도 끓이고 반찬도 해주면 입 짧은 우리 공주들이 겁나게 먹어 치운다. 
그래서 다른 엄마들에게도 꼭 한 번 소개하고 싶지만, 토마토국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비교적 무난하게 시도할 수 있는 토마토달걀볶음과 방울토마토무침을 택했다.

토마토달걀볶음 & 방울토마토무침
우리의 콩나물국처럼 중국인이 가장 흔히 먹는 국이 토마토달걀국이라면, 가장 만만한 반찬은 토마토달걀볶음이다. 일본 주부들도 자주 해 먹는 모양이던데, 유독 우리에게만 낯선 반찬이다.
토마토를 기름에 볶다가 스크램블 달걀과 섞어낸 아주 단순한 요리이지만 영양 가치는 정말 놀랍다. 토마토는 익힐수록, 그리고 기름과 함께 섭취할수록 항암 작용을 하는 라이코펜의 흡수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달걀까지 더했으니 밥과 함께 먹으면 5대 영양소가 모두 충족되는 셈이다. 사실 이거 하나면 다른 반찬은 내놓을 필요도 없다. 밥 위에 덮밥처럼 얹어 쓱쓱 비벼 먹어도 맛있고, 고슬고슬하게 물기 없이 볶아 토스트에 얹어 먹어도 별미다.
방울토마토무침은 요리잡지 <에쎈>에 연재 중인 일본의 유명한 허브요리 연구가 기타무라 선생에게 배운 것을 응용해봤다. 채소의 껍질을 벗긴 것을 프랑스 조리용어로 콩카세라고 하는데, 서양 요리에서는 콩까세한 방울토마토를 올리브유와 허브에 버무려 샐러드나 전채로 이용한다.
기타무라 선생은 다른 재료 아무것도 넣지 않고 오직 수제 식초 한 숟가락만 뿌려 내는데, 타라곤 허브를 넣어 숙성시킨 우아한 식초 향과 톡 터지는 방울토마토의 맛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타라곤 식초는 국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기에 일반 식초에 올리브유를 섞어 부드러운 신맛을 냈다. 최근에 아이들에게 해주고 예쁘고 맛있다고 극찬을 받은 요리다.

토마토달걀볶음
재료​ (1인분) 대저토마토(중간) 2개, 달걀 1개, 소금 약간, 올리브유 적당량 



how to cook
➊​달걀은 소금을 아주 약간만 넣고 곱게 푼다. 이유식이라면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된다. 토마토 고유의 짭짤한 맛 때문에 충분히 먹을 만하다. 
토마토는 꼭 대저토마토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단, 완숙 토마토로 만들어야 한다. 토마토는 열십자로 칼집을 내어 팔팔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어 껍질을 벗기고 꼭지를 도려낸 뒤 아이 연령에 맞게 잘게 자르거나 큼직하게 썬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뜨겁게 달궈 달걀물을 부은 다음 튀김젓가락으로 휘저어 몽글몽글하게 80% 정도 익으면 불을 끄고 고루 뒤섞어 그릇에 덜어낸 뒤 다시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토마토를 넣어 볶는데, 식성에 따라 살짝만 볶거나 무르게 될 때까지 볶은 뒤 스크램블한 달걀을 넣어 가볍게 뒤섞은 뒤 불에서 내린다. 

방울토마토무침
재료​ (2인분) 방울토마토 20개, 사과식초 1큰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또는 카놀라유) 1큰술 



how to cook
➊​방울토마토는 잘 익은 것을 고르되 너무 푹 무르지 않은 게 좋다. 잘 익은 대추토마토를 이용하면 더 맛있고, 일반 토마토를 한입 크기로 잘라 써도 된다. 방울토마토는 열십자로 칼집을 낸 뒤 팔팔 끓는 물에 넣고 한번 휘저어 곧바로 체에 건진 뒤 찬물로 샤워시킨다. 토마토 껍질을 벗기고 꼭지를 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둔다. 
비교적 순한 맛의 사과식초나 현미식초와 샐러드용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고른 섞은 뒤 껍질 벗긴 방울토마토에 넣고 버무려 접시에 담아 낸다. 

Plus tip
토마토국 끓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재료는 토마토달걀볶음과 같고 물만 2컵 더하면 된다. 껍질 벗겨 썬 토마토를 올리브유에 달달 볶다가 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10분간 푹 끓인 뒤 간을 보아 싱거우면 소금을 아주 약간만 넣는다. 맛이 고루 잘 어우러졌으면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된다. 
불을 세게 올려 팔팔 끓는 국물에 달걀물을 조금씩 둘러 부은 뒤 바로 불을 끄고 젓가락으로 아주 천천히 한 번만 휘저어 완성한다. 이때 너무 휘저으면 국이 지저분해지니 주의하자. 
소금간은 최소한으로 하고, 파나 마늘 같은 향채는 일절 넣지 않는다. 토마토를 넉넉히 넣고 물은 적게 잡아 진하게 수프처럼 끓이면 아침식사로 먹어도 될 만큼 든든하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이달에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입맛 잃은 아이를 유혹할 새콤한 토마토 반찬을 선보인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성우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