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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입맛 따라 골라 먹는 크로켓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이달에는 엄마의 ‘열망(!)’이 담긴 요리가 아니라, ‘아이들 입맛에 맞춘’ 크로켓 두 가지를 소개한다.


엄마가 해 먹이고 싶은 음식 vs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가리는 음식은 없어도 입이 짧아 엄마 속을 태우는 두 딸래미. 덕분에 엄마의 요리 솜씨는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언제나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 주말, 아침부터 볶음밥을 해달라는 아이들 요청에 수제 햄과 다진 고기(둘 중 하나만 넣었어야 했는데…)에다 달걀까지 듬뿍듬뿍 넣고 냉장고 야채칸에 있는 채소를 몽땅 넣어 밥을 볶았다. 
처음에는 맛있다고 먹어대더니 이내 반도 못 먹고 밥알을 세기 시작한 두 딸. 식탁에 턱 괴고 앉아 있는 꼴을 보자니 부아가 치밀어 당장 밥그릇을 치워버렸다. 따끈할 때는 그럭저럭 먹을 만했는데 식어빠진 볶음밥을 한입 먹어보니 이것저것 너무 많이 넣어서 ‘이 맛도 저 맛도 아닌데다’ 간이 너무 싱거워 먹기 힘들 정도.
‘그래, 아침부터 너무 과했지….’ 늘 과욕을 부리면 이렇게 실패하고 만다. 그날 점심은 된장국에 나물 몇 가지로 가볍게 때우고 저녁 메뉴를 다시 고심했다. ‘우리 애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뭐지?’ 곰곰이 생각하다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엄마가 ‘먹이고 싶어 하는’ 음식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먹이고 싶어 하는 음식은 한 끼를 먹더라도 단백질과 비타민이 듬뿍듬뿍, 그리고 밋밋하게 맛을 낸 음식들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단순한 재료로 고소하고 달큼하게 맛을 내거나 재밌게 모양을 낸 음식이다. 물론 음식을 만들 때마다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긴 하지만 결국 조리 방법은 엄마 뜻대로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아이들 의견을 반영해 크로켓를 만들기로 한다. 이것저것 섞지 않은 아주 단순한 크로켓이 오늘의 콘셉트. 새우를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서는 태국식 크로켓을, 감자를 좋아하는 첫째를 위해서는 감자크로켓을 준비했다. 
평소대로라면 새우나 감자에 고기와 채소 등 이것저것 섞어버렸겠지만 꾹 참고(?), 원재료에 아주 충실한 크로켓을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 어른 입맛에도 맛있었다. 그렇다. 영양 밸런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맛있게 먹는 게 더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걸 왜 이제야 깨달은 거지?



새우커틀릿 만들기
얼마 전 주한태국대사관의 초청으로 태국 식당에 간 적이 있는데, 난생처음 먹어본 새우크로켓 맛에 반해버렸다. 먹는 내내 새우 좋아하는 둘째를 생각하며 어떻게 응용하면 좋을까 즐거운 고민을 했다. 
식당에서는 허니소스를 곁들였는데 오묘한 맛이라 따라하기 쉽지 않아 꿀만 곁들일까 하다가 집에 있는 말린 자두를 송송 썰어 꿀과 섞은 다음 크로켓에 조금씩 얹어 먹으니 씹는 맛이 괜찮다. 토마토케첩이나 시판 타르타르소스를 찍어 먹어도 맛있다.

재료 (2인분)
새우살 400g, 다진 대파 ½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달걀물(2개 분량), 밀가루·빵가루 적당량, 카놀라유 4컵, 딥소스(건자두 2개, 꿀 ¼컵)

how to cook
새우살은 생물로 준비해 옅은 소금물에 살짝 흔들어 씻은 뒤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냉동 새우살은 냉장실에서 해동해 쓸 것. 
①의 새우살은 곱게 다진다. 듬성듬성 다지다 보면 진액이 나와 서로 엉키기 시작하는데, 그러면 칼날을 뉘어 새우살을 도마 위에 편평하게 편 뒤에 양손으로 다지면 빠르다. 
②의 새우살에 다진 대파 약간,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는다. 미리 간을 보아 새우살이 짭짤하면 소금은 생략해도 된다. 양념한 새우살은 볼에 던지듯 치대어 반죽을 차지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 
비닐장갑을 끼고 참기름을 손바닥에 고루 바른 뒤 ③의 새우살을 지름 5cm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반대기 모양으로 빚는다. 
④의 새우살 반대기에 밀가루를 고루 묻힌 뒤 여분의 가루를 털어내고 달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를 묻힌다. 
튀김기름은 올리브유보다 카놀라유가 적당하다. 냄비에 카놀라유를 붓고 가열한 다음 튀김옷을 떨어뜨렸을 때 바로 바닥에 가라앉았다가 떠오르면 ⑤의 반죽을 하나씩 넣어 한쪽 면이 충분히 익으면 뒤집는다. 
튀겨낸 크로켓는 키친타월에 얹어 기름을 뺀다. 
딥소스는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말린 자두를 곱게 다져 꿀과 섞은 뒤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킨다. 크로켓이 뜨거우니 어린아이는 반 잘라 한 김 식힌 뒤 접시에 담아 주고 딥소스를 조금씩 얹어 먹인다. 

감자크로켓 만들기
원래 일식 감자크로켓은 다진 고기를 넣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원재료에 충실하기 위해 감자에 채소를 약간만 곁들였다. 집에 있는 당근을 약간 넣어 색을 내고, 양파를 넣어 달큼한 맛을 더했다. 반죽에 생크림을 넣는 게 정석이지만, 없는 관계로 우유로 대체했다.

재료​ (2인분) 감자(중간 크기) 3개, 우유 ¼컵, 양파(중간 크기) ½개, 당근·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달걀물(2개 분량), 밀가루·빵가루 적당량, 카놀라유 4컵 


how to cook
감자는 껍질을 벗겨 4등분해 냄비에 담고 감자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뒤 소금 1큰술을 넣어 삶는다. 
당근과 양파는 곱게 다진다. 
①의 감자가 푹 익으면 물을 따라내고 다시 냄비를 불에 올려 감자를 굴린다. 이렇게 하면 수분이 날아가 더 포슬포슬하다. 
불을 끄고 감자를 곱게 으깬 다음 우유,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섞은 뒤 다진 당근과 양파를 넣어 섞는다. 
④의 감자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둥글게 빚은 뒤 밀가루에 굴려 여분의 가루를 털어내고 곱게 푼 달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를 고루 묻힌다. 
냄비에 카놀라유를 붓고 중불로 가열한 다음 튀김옷을 넣었을 때 바닥에 가라앉았다 바로 떠오르면 반죽을 4~5개씩 넣어 굴려가며 익힌 뒤 키친타월에 올려 기름을 뺀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이달에는 엄마의 ‘열망(!)’이 담긴 요리가 아니라, ‘아이들 입맛에 맞춘’ 크로켓 두 가지를 소개한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성우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