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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한번 끓여 두면 겨우내 든든, 엄마표 사골곰탕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밤새 고아낸 곰탕을 더 맛있게, 끝까지 야무지게 먹이는 그녀만의 비법을 공개한다.


사골곰탕 손쉽게 끓여 알뜰하게 활용하기
겨울철이라 애들이 햇빛을 자주 못 봐서 그런지 얼굴도 핼쑥해 보이고 피부가 까칠하다 싶으면 ‘사골곰탕’을 끓일 때가 되었구나 싶다. 한 이틀 꼼짝 없이 지키고 앉아서 고아야 하기 때문에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한때는 한살림에 주문해 먹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배달된 사골곰탕을 보시곤 “그래, 잘했다. 가스값 들지 신경 써야지, 오히려 사 먹이는 게 부담 없고 싸겠다” 하시는데, 과연 그럴까? 직접 고아 먹이면 겨우내 넉넉할 것을 시판 제품은 그에 비하면 너무 비싼 게 아닌가 싶어졌다. 
아이들 입에 들어갈 건데 값을 따질 필요 있느냐는 분들도 있겠지만, 값비싼 시판 제품을 사서 아껴가며 먹이느니 저렴한 가격으로 정성껏 준비해 넉넉히 먹이는 게 훨씬 실속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탕도 여러 번 끓여보면 절로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사골과 잡뼈를 섞고 거기에 사태 등 고기를 넣어 푸짐하게 끓이는 게 가장 좋지만, 사실 잡뼈만으로도 훌륭한 곰탕을 끓일 수 있다. 사골보다 국물도 빨리 우러나는 편이고 사이사이 살점도 넉넉히 붙어 고기를 따로 넣지 않아도 건더기 씹는 맛이 있어 좋다.
곰탕은 대개 3~4탕까지 끓이는데 처음부터 욕심내서 끼니마다 먹였다간 금세 물려서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한두 끼 먹을 정도만 남겨두고 냉동실에 보관하는데, 우리 집은 1~2탕은 서로 합해서 곰국용으로, 3탕은 우거지탕용, 4탕은 육수용으로 나누어 한 끼 먹을 만큼씩 비닐팩에 담아 다시 커다란 지퍼팩에 용도별로 모아 담고 매직으로 큼직하게 이름을 써둔다.
잘 끓인 곰탕은 소금과 파만 넣어 먹어도 맛있지만, 무를 나박나박 썰어 넣고 파도 넉넉히 넣어 한소끔 끓이면 달큼한 맛이 나고 느끼한 맛도 없애줘 아이들이 더 잘 먹는다. 가끔은 토란도 넣어 끓여 주는데 우리 둘째가 특히 좋아한다.
그리고 우거지탕용은 곰탕이 지겨워졌을 때 쓴다. 된장을 삼삼하게 풀고 시래기나 우거지를 넣어 끓이면 애들이 곰탕인 줄도 모르고 잘도 먹어치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묵국도 번거롭게 멸치국물 낼 필요 없이 곰탕에 양파와 감자, 어묵을 넣고 잠깐만 끓이면 진한 맛의 어묵탕이 된다. 마지막 육수용은 전골이나 남편 김치찌개를 끓일 때 유용하다.
지난주 동네 정육점에 새로 들어온 잡뼈가 실해 보여 달라 하니 한우 A++ 등급인데 2kg에 1만1000원밖에 하지 않았다. 주말 내내 곰탕을 고았는데 살점도 실하고 뽀얀 국물이 깔끔하게 우러나 넉넉히 냉동실에 얼려두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간격을 두고 먹이는 게 좋긴 하지만 밤새워 공들인 엄마 욕심에 이리저리 편법을 써가며 우거짓국도 끓여보고 미역국도 끓여가며 한 일주일 내리 곰탕을 먹이고 나면 거짓말처럼 아이들 얼굴이 뽀얗게 살이 오른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보시길!

곰탕 끓이기의 정석
친정어머니는 아이 키만 한 커다란 들통에 곰탕을 3탕까지 끓이시던데 우리 집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곰솥인지라 대개 4탕까지 끓인다. 식구들이 진한 맛을 좋아하거나 냉동실 자리 차지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1~3탕을 모두 합해 국물을 더 졸이고,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다면 우리 집처럼 용도별로 나누어 보관하면 된다.

재료 잡뼈 2kg, 대파(흰 부분) 2대, 무 1/3개, 마늘 10쪽, 양파 1개, 월계수잎 5장 

how to cook
잡뼈는 찬물에 담가 물을 2~3번 갈아가며 핏물을 충분히 뺀 뒤 곰솥에 담고 뼈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센 불에 팔팔 끓인다. 
검은 거품이 충분히 올라오면 불에서 내려 잡뼈를 채반 등에 쏟아 붓고 곰솥을 깨끗이 씻는다. 
잡뼈는 흐르는 물에 하나하나 씻어 곰솥에 다시 넣고 물을 가득 부어 대파, 양파, 마늘, 무, 월계수잎을 넣고 센 불에 끓이다 약한 불로 줄여 7~8시간 끓인다. 
1탕은 커다란 양푼 등에 부어 베란다에 내놓고 다시 같은 방법으로 2~4탕을 끓인다. 이때 파, 양파, 마늘 등 건더기는 건져낸다. 식은 곰탕은 굳은 기름을 고운체에 거르거나 숟가락으로 걷어낸다. 
1~2탕은 합해서 바로 먹을 것만 남기고 냉동 보관하거나 더 졸여서 보관한 뒤 먹을 때 물을 더해 끓인다. 
3탕, 4탕은 용도별로 나누어 보관한다. 
곰국을 먹을 때 아이들은 매운 파 맛을 싫어하므로 국물이 팔팔 끓을 때 송송 썬 파를 넣고 잠시 후에 국물을 그릇에 퍼 담거나 그릇에 파를 적당량 담고 팔팔 끓는 국물을 부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춰 준다. 

정혜숙 편집장의 쿠킹 노트
밤새 곰탕을 고을 때는 자기 전에 새 물을 갈아 붓고 가장 약한 불에 올려둔 뒤 중간 중간 깨어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친정어머니가 알려주신 방법 하나. 휴대용 가스버너를 사용하는 것이다. 
주방 가스레인지에서 어느 정도 끓이다가 베란다로 옮겨 휴대용 가스버너에 계속 끓이면 가스가 소진되는 대로 불이 꺼져 태울 염려도 없고, 겨울에는 자연스레 기름이 굳어 다음날 아침에 걷어내기만 하면 된다. 
무더운 여름에도 곰국 끓일 일이 있으면 베란다를 활용하곤 한다. 그리고 실전에서 얻은 교훈 하나 더! 곰탕을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외출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사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밤새 고아낸 곰탕을 더 맛있게, 끝까지 야무지게 먹이는 그녀만의 비법을 공개한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성우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