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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자꾸만 손이 가는 추억의 술빵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서피. 유지나 베이킹파우더를 넣지 않고도 손쉽게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는 술빵 이야기.


엄마가 즐겨 먹던 음식, 아이들도 좋아라~
전업주부이셨던 친정어머니는 계절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요것조것 궁리해가며 간식을 직접 만들어 주셨다. 구멍가게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못했던 게 당시에는 한(?)이었지만, 덕분에 좋은 음식을 찾는 평생 습관을 갖게 된 것에 감사하다. 
술빵은 원래 여름 음식이다. 막걸리와 물을 부어 만든 밀가루 반죽을 햇볕 잘 드는 장독대에 덮어두면 1~2시간 만에 반죽이 두 배로 부풀어 오른다. 찜통에 갓 쪄낸 것을 먹으면 폭신폭신하고 따끈한 것이 정말 맛있는데 차갑게 식어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껍질은 더 쫀득거리고 구멍 숭숭 뚫린 빵은 고슬고슬하면서도 탄력이 생긴다. 
막걸리로 발효시킨 것이라 더운 여름에도 잘 쉬지 않는 장점이 있는데, 오며 가며 뜯어 먹다 보면 상할 틈도 없다. 친정어머니의 장기 메뉴 중 하나가 술빵으로 만든 햄버거로, 먼 길 가실 일이 있으면 김밥 대신 햄버거를 찾으시는 아버지를 위해 직접 개발하신 것이다. 
폭신폭신한 술빵을 저며 두툼하게 만든 패티를 얹고 양파와 토마토를 얹은 단순한 햄버거지만 어릴 적엔 그게 그렇게 맛있었다. 요즘 인기 있는 치아바타 수제 버거와 맛이 비슷하다. 
우리 아이들한테도 추억의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술빵 만들기를 시도해봤다. 생각보다 쉽고 아이들이 잘 먹어서 만들 때마다 흐뭇하다. 그래서 어떤 때는 햄버거를 만들어줄 빵이 남아나지 않을 때도 많다.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데다 백색 수입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던 터라 <에쎈>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앉은뱅이밀을 주문해 쓰고 있는데, 색깔이 거무튀튀하긴 해도 구수한 맛이 남다르다. 꼭 앉은뱅이밀이 아니더라도 가급적 우리밀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추억의 술빵 레시피

재료 우리밀 500g, 생막걸리, 설탕 1큰술, 소금 1작은술, 물 ½컵

how to cook
밀가루에 설탕과 소금을 섞어 체에 친다. 이렇게 체에 내려야 빵이 더 부드러운데, 이것이 번거롭다면 생략하고 물에 설탕과 소금을 녹인 뒤 밀가루를 섞어 반죽하면 된다. 
밀가루를 볼에 담고 생막걸리와 물을 동량으로 넣어 걸쭉하게 반죽한다. 막걸리는 반드시 효모가 살아있는 생막걸리를 사용해야 한다. 
볼에 랩을 씌우고 따뜻한 방바닥이나 전기방석 위에 놓고 두꺼운 이불을 덮어둔다. 4시간 정도 발효시키는데, 전기방석을 사용하면 1~2시간 만에 반죽이 두 배로 부푼다. 단, 너무 고온에서 발효시키면 빵이 질척거리니 주의한다. 
물에 적셔 꼭 짠 베보자기를 김 오른 찜통에 깔고 ③의 반죽을 붓는다. 두께는 취향에 따라 조절하는데, 반죽 두께가 5cm 내외이면 25분쯤 찌면 된다.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생밀가루가 묻어나지 않으면 불을 끄고 잠시 뜸을 들였다 꺼낸다. 소쿠리에 빵을 쏟아 한 김 날린 뒤 잘라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어요!
● 반죽에 풋콩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포도, 크랜베리 등을 넣어도 좋아요.
● 반죽을 좀 되직하게 만든 뒤 팥앙금을 넣고 동그랗게 빚어 찌면 맛있는 찐빵이 돼요.
● 잼이나 마멀레이드, 유자청 등을 발라 먹거나 와인비네거 몇 방울을 떨어뜨린 올리브유를 찍어 먹어도 맛있어요. 음료는 우유가 제격이고요.
● 빵을 갈라 햄과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거나, 패티와 토마토, 치즈 등을 얹고 머스터드소스와 케첩 등을 뿌려 햄버거를 만들어도 맛있어요.
● 남은 빵은 밀봉해 보관하는데 딱딱해진 빵은 보온밥통에 넣어두거나 비닐팩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면 부드러워져요.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서피. 유지나 베이킹파우더를 넣지 않고도 손쉽게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는 술빵 이야기.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보리
일러스트
경소영